트리거 - 행동의 방아쇠를 당기는 힘
마셜 골드스미스.마크 라이터 지음, 김준수 옮김 / 다산북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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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란 방아쇠다. 마셜 골드스미스에 따르면 트리거란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는 심리적 자극을 뜻한다. 트리거는 그 자체로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혹은 좋은 트리거와 나쁜 트리거가 있다.

 

원한다 VS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원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일만 하고, 원하고 필요한 일은 도외시했다는 걸 깨달았다. 즉 책만 읽고 돈은 벌지 않았다. 일상의 균형이 무너지니 돈 문제가 불거지지 않을 수 없다. 왜 이걸 예상하지 않았을까? 나는 변화해야 한다. 두 번 다시 돈을 빌리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지?

 

마셜 골드 스미스는 창조, 보존, 수용, 제거라는 네 가지 변화의 수레바퀴를 제시한다. 우리는 수동적 질문이 아니라 능동적 질문을 트리거로 활용할 수 있다. 저자가 세미나에서 제공하는 여섯 가지 능동적 질문은 아래와 같다.

 

1. 나는 오늘 명확한 목표를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2. 나는 오늘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데 최선을 다했는가?

3. 나는 오늘 의미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4. 나는 오늘 행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5. 나는 오늘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는가?

6. 나는 오늘 완벽히 몰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능동적 질문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 중, 열흘 후 적어도 한 영역에서 개선되었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89%였다. 내가 이 책의 독후감을 쓰기로 작정한 건 마셜 골드스미스가 매일 점검하는 하루 질문때문이었다. 저자는 매일 매일 자신이 정한 목록에 최선을 다했는지 1점에서부터 10점까지 점수를 매긴다. 저자는 창조, 보존, 제거, 수용을 토대로 22가지의 목록을 체크한다. 질문들은 각자가 정할 수 있다.



저자에게 도움을 청한 에밀리는 다이어트에 하루 질문을 적용했다.

매일 매일 하루 질문을 실천한 에밀리는 약 두 달후 25kg 감량에 성공했다.

단기적인 목표라면 매시간 질문을 실천할 수도 있다.

 

어떤 질문을 해야할지 결정을 못했지만 조속한 시일 내로 하루 질문을 실험해보겠다. ‘나는 박근혜를 하야 시키는데 최선을 다했는가는 어떨까? 이웃님들도 활용해 보시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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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그린 2016-11-02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도 그렇고 nudge가 자꾸 겹치는 것 같아요 ㅎ

시이소오 2016-11-02 17:02   좋아요 0 | URL
넛지는 행동경제학 책이라 이책보다 읽기가 까탈스럽죠^^

cyrus 2016-11-02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을 표현하지 않아도 박근혜 싫어하는 사람들 엄청 많을 겁니다. 아직도 근혜를 믿는 사람들 빼고는요. 박근혜 지지율 한자리수로 떨어지는 걸 보고 싶습니다. ^^

시이소오 2016-11-02 18:12   좋아요 0 | URL
지금 지지율 한자리자놔요. 한 4프로 찍는걸 보고 싶네요 ^^
 
바람 없는 천지에 꽃이 피겠나 - 김재규 평전
문영심 지음 / 시사IN북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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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1026, 안중근은 이토우 히로부미를 쏘아 죽였다.

그로부터 70년 후, 19791026일 김재규는 다카기마사오를 쏘아 죽인다.

 

안중근은 영웅이 됐지만 김재규에 대한 후대의 평가는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김재규는 영웅인가? 역적인가?

 

김재규는 박정희를 왜 쏘았을까?

 

 

19791017, 유신 선포 7주년 기념행사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렸다.

 

하루 전, 부산에선 학생들이 <민주구국투쟁선언문>을 낭독했다.

 

한민족 반만 년 역사 위에 이토록 민중을 무자비하고 철저하게 탄압하고 수탈한 역사적 지배집단이 있었단 말인가. 모든 경제적 모순과 실정을 노동자의 불순으로 뒤집어씌우고 협박, 공포, 폭력으로 짓눌러왔음을 YH사건에서 본다. 타율과 굴종으로 노예의 길을 걸어 천추의 한을 맺히게 할 것인가, 아니면 박정희와 유신과 긴급조치 등, 불의와 날조와 악의 표본에 의연히 투쟁함으로써 역사 발전의 장도에 나설 것인가?”

 

학생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시민들과 합세하여 시위를 벌이고 마산에서의 시위로 까지 번졌으니, 우리가 익히 들은 <부마사태>의 시작이었다김재규는 부마사태를 직접 눈으로 보고 와 박정희에게 보고한다.

 

각하, 제가 시위대 속에 직접 들어가서 시위대의 성분을 체크하고 왔습니다. 노동자도 있지만 사무직 종사자들도 있고 상인들도 있습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시위대가 밀리면 시민들이 음식을 날라다주면서 격려하고, 쫓기면 숨겨줍니다. 시위대와 시민이 완전히 한 몸입니다.”

 

박정희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4.19때처럼 서울에서 데모가 크게 나면 내가 직접 발포 명령을 내리겠어. 그때는 최인규나 곽영주가 발포 명령을 내렸으니까 총살됐지, 대통령인 내가 발포 명령을 내리는데 누가 나를 총살시키겠어, 안 그래?

 

차지철이 박정희를 거든다.

 

캄보디아에서는 300만 명을 쏴 죽이고도 까딱없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폭동이 일어나면 한 100만 명이나 200만 명 처치하는 게 무슨 문제겠습니까? 각하께 불충하고 빨갱이들하고 똑같은 소리나 하는 놈들은 이 차지철이가 탱크로 다 밀어버리겠습니다.”

 

차지철의 말에 다카기 마사오는 심히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었다고 한다.

 

 

김재규의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강신옥 변호사였다. 강신옥 변호사를 대면한 김재규는 강신옥 변호사를 잘 알고 있었다고 말한다5년 전, 1974년 민청학련 사건 때 강신옥은 변호를 맡았고 당시 김재규는 중앙정보부 차장이었다.

아무 죄 없는 젊은이들을 빨갱이로 뒤집어씌워 인간에게 가할 수 있는 모든 고문을 총동원해 조작한 사건이 바로 인혁당 사건이다.

 

197548일 대법원 상고가 기각된 지 만 하루가 안 된 20시간 만에, 사형선고를 받은지 20시간 만에 김용원, 도예종, 서도원,송상진,여정남,우홍선,이수병,하재완등이 사형을 당했다. 명백한 사법살인이었다.

(이 군법회의의 판결을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전에 법이 그랬으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혁당 사건은 19883, 148개월 만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음에도 박근혜는 이 판결은 인정하지 않고

1975년 판결이 옳다고 말한 것이다.)

 

인혁당 사건은 세계 사법 사에 길이길이 기록될 업적을 쌓았다.

 

1. 기소자들의 선고형량 합계가 1650년이나 되어 단일 사건으로 최대.

2. 변호사가 법정에서 변론 도중 끌려 나간 전무후무한 재판.

(강신옥 변호사를 끌어낸 게 중앙정보부 요원들이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해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법학자 협회는 그날을 사법사상 암흑의 날로 선포했다.

 

세계 법학자들이 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 말했건만 한 나라의 대통령 후보자는 법이 그랬으면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아가x를 확 찢어xxxxx 이 개 xx x!!!!)

 

 

그때부터 제가 정말 유신체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더 강하게 품게 됐습니다.

그 민청학련 사건 이후에.”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김재규의 저격의도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김재규는 유신정권 중앙정보부장이었으니까. 강신옥 변호사 역시 김재규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재규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이 네 번째 시도였다.

 

1974914일 건설부장관 임명장을 받을 때

1975년 정월 27일 대통령 초도 순시 때.

19794, 궁정동 만찬 때.

그리고 19791026일 마침내 거사를 실행한 것이다.

 

김재규는 차치하고 김재규의 부하였던 박선호, 박흥주, 이기주, 유성옥, 김태원은 사형이란 판결에 억울하지 않았을까?

 

김재규를 원망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들은 죽음 앞에서도 김재규에 대한 존경심을 내려놓지 않았다.

 

박선호는 아내가 보낸 성경 속에서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라는 구절을 되뇌이며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박흥주는 살고자 했다면 살 수 있었을 테지만, 김재규를 배신하라는 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죽음을 택했다.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그의 딸들은 아빠 냄새 난다고아빠가 늦는 날이면 아빠 옷을 끌어안고 잘 만큼 아빠를 사랑했다고 한다그런 딸들을 두고 가야 했으니.....

 

박흥주는 사형 당일, 평소에 좋아하는 시편을 펼쳤다. 다음 구절이 눈에 들어왔다.

 

환난 날에 나를 부르라. 내가 너를 건지리니 네가 나를 영화롭게 하리라.”

<시편 5015>

 

박흥주는 사형직전 눈을 가리지 않았다. 12명의 헌병들이 사격자세를 취하자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대한민국 만세! 대한민국 만세!”

 

김재규는 다카기 마사오를 왜 쏘았는가.

 

한마디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서라고 볼 수 있다.

유신체제는 박정희만을 위한 독재정권에 불과했으므로.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세 가지 원인을 들 수 있다.

한 가지는 정치적인 것이고 두 가지는 개인적인 것이다.

 

1. 부마사태.

 

분명 박정희는 자신이 직접 발포 명령을 하겠다고 말했다.

차지철은 백만 명, 이백만 명 죽여도 문제가 안 된다고, 탱크로 다 밀어버리겠다고 말했고,

박정희는 흐뭇해했다.

김재규가 보기에 이건 애들 허풍이 아니다. 그가 지켜본 바로 박정희는 충분히 학살을 실행할 만한 도살자였다. 차지철 역시

 

만일 그가 박정희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부산, 마산에선 광주보다 더한 살육이 벌어졌을 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부산, 마산 사람들이 새누리당을 밀어주고 도살자의 딸을 지지하고 있는 현실은 그야말로 아이러니하다.

 

2. 여탐

 

박선호는 한 달에 적어도 열 번 이상 궁정동 모임을 준비해야 했다. 당시 연예인 중에 궁정동 안가를 안 거쳐 간 사람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연예인뿐만이 아니었다. 박정희는 일반인들도 눈에 띄는 대로 끌고 와 강간했다. 중앙정보부라는 국가기관이 동네 양아치마냥 여자들을 닥치는 대로 끌고 와 두목한테 상납한 것이다. 박선호는 후에 채홍사의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다고 말했다. 선비 타입인 김재규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3. 박근혜와 박지만

 

박정희 아들인 박지만은 육사 생도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짓거리를 하고 돌아다녔다고 한다. 김재규는 박정희에게 박지만의 행실에 대해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재규는 박근혜가 명예총장, 최태민이 총재에 있는 구국여성봉사단을 조사해 박정희에게 보고를 올렸다. 최태민은 사이비 이단 교주로서 1974년부터 태자마마를 자칭하던 사기꾼이다. 최태민은 박근혜의 이름을 팔아 온갖 부정부패를 저지르고 있었지만 박정희는 정보부가 이런 것 까지 간섭하냐며 불쾌해 했다고 한다.

강직한 김재규의 입장에선 박정희 자식들의 부정부패를 눈뜨고 봐주기 힘들었을 것이다.

 

 

역사에 만일은 없다. 그렇지만 생각을 막을 순 없다.

만일 김재규가 박정희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국민들이 나서서 민주주의를 회복했을까?

 

나는 김재규가 거사를 하는 바람에 신군부가 집권하고 민주주의가 후퇴했다고 생각했었다.

 

참 답답한 이야기요. 김재규가 박정희를 죽이지 않았으면 얼마나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지 아무도 몰라요. 광주항쟁이나 4.19때보다 더한 희생이 따랐겠지. 전두환의 신군부는 어떤 식으로든 정권을 탈취하려고 덤볐을 테고, 12.12 사태 이후에 군인들은 물론이고 여당 정치들인, 기업인들이나 대학교수까지 전두환 밑에 줄 서기를 했어요. 역사가 왜곡된 것은 김재규 탓이 아니고 박정희가 죽고 나서도 유신 세력들을 몰아내지 못한 정치인들과 국민들 탓이지요.

 

광주시민들을 학살하고도 여전히 뻔뻔스럽게 살아있는 전두환과 노태우를 보면 맞는 말인 듯싶다.

 

 

김재규와 부마사태 때 국밥집에서 만났던 사람은 노인이 되어 그의 무덤을 찾았다.

 

저는 압니더. 얼라 씻겨주는 거 보고 알았심더. 그분은 나쁜 사람 아니라예. 죽기 전에 꼭 한 번 와봐야겠다 싶어서 벼르고 벼르다가 요번에 왔심더. 참말 가심이 아픕니더. 오죽했으면 대통령을 직일 맘을 먹었겠십니거? 김 장군이 그카지 않았시믄 광주 사람덜 대신 우리 부산 사람덜이 다쳤을지도 모르지예.

 

김재규의 고향은 경상도 구미다.

그의 추모비를 세운 건 경상도 사람들이 아니라 광주 전남지역의 재야인사 모임인 송죽회였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다. 적어도 경상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가족들을 총칼로 학살 했었을 살인마들에게 투표하는 대신, 김재규의 무덤 앞에 국화 한송이라도 바쳐야 하는 거 아닌가?

 

김재규는 국민 여러분, 민주주의를 마음껏 만끽하십시오.”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었다.

그는 정말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박정희를 쏜 것일까?

김재규를 믿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함세웅 신부는 말했다.

 

누가 박정희를 쏘았나? 자네가 쏘았나? 아니면 자네가? 아니면 내가 쏘았나? 아니야. 김재규가 쏘았네. 그는 박정희를 쏘면 자기가 죽을 걸 알면서도 쏜 거야. 그가 박정희를 죽이고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하지만 그는 군대를 동원하지 않았고 잡혀가서 지금 감옥에 있네. 실제로 자네들이나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도 실행할 용기가 있었을까? 그건 목숨을 건 싸움이야. 그가 박정희에 의해서 희생될 수도 있었던 많은 사람들을 구했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의 죽음이후 35년이 지났건만 민주주의는 멀고 신자유주의는 가깝다.

그는 유신의 심장을 쏘았으나 유신세력은 귀신이 되어, 괴물이 되어

우리 곁으로 되돌아왔다.

 

그러나,

非理法權天

 

비리법권천,

이치에 어긋난 것은 이치를 이기지 못하고

이치는 법을 이기지 못하고

법은 권세를 이기지 못하고

권세는 하늘을 이기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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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11-0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인물이죠.. 언젠가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겁니다..

시이소오 2016-11-01 10:33   좋아요 2 | URL
실행까지는 좋았는데 그 다음에 정신이 나갔어요. 어부지리로 전두환이 정권을 잡게 된게 뼈 아프죠. ^^;

곰곰생각하는발 2016-11-01 13:48   좋아요 0 | URL
제가 알기로는 이때 김재규가 아마 간암 진단을 받았었죠 ? 아닌가요 ? 제가 알기로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시이소오 2016-11-01 14:02   좋아요 1 | URL
네. 병이 있긴했습니다만 판단력에 문제가 있었죠. 안방인 중정으로 안가고 육본으로 가는 바람에 체포당했거든요.

커피소년 2016-11-01 10:3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누가 박정희를 쏘았나? 자네가 쏘았나? 아니면 자네가? 아니면 내가 쏘았나? 아니야. 김재규가 쏘았네. 그는 박정희를 쏘면 자기가 죽을 걸 알면서도 쏜 거야. 그가 박정희를 죽이고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잡았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하지만 그는 군대를 동원하지 않았고 잡혀가서 지금 감옥에 있네. 실제로 자네들이나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해도 실행할 용기가 있었을까? 그건 목숨을 건 싸움이야. 그가 박정희에 의해서 희생될 수도 있었던 많은 사람들을 구했어. 나는 그렇게 생각해.”


김재규가 중정부장으로서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김재규를 인정하지 않지요. 그러나 이 글을 읽고 나면 더 이상 반박할 말이 없을 것 같네요.

과연 자신의 권력과 삶 등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선택을 쉽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아주 적은 피해를 입는 것이 두려워서 행동하지 못 하는 것들이 많으니까요..

시이소오 2016-11-01 10:37   좋아요 2 | URL
김재규의 과도 있지만 공도 있거든요. 잘못한 일을 지적한다면 잘한일은 칭찬해야겠죠 ^^

stella.K 2016-11-0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재규 지구의 끝 어느 섬에 살고 있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도 있던데
설마 정말 그렇지는 않겠죠?ㅋ

안중근은 일본놈 죽인 거지만 김재규는 나라의 아버지를 죽인 건데
감히 어디에 비하겠습니까?

리뷰를 읽으니 박그네는 역시 대통령 되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또 드네요.
그나마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아버지가 욕을 좀 덜 먹지 않았을까요?
딸년이 들쑤셔놓은 꼴이 됐으니...

시이소오 2016-11-01 12:14   좋아요 1 | URL
전두환이 김재규를 살려둘 이유가 없죠.
미군이 개입했다면 그럴수도 있겠습니다만.....ㅎ

아무도 박정희를 대통령으로 뽑지 않았습니다.

선거부정으로 대통령이 된 것이지요.

그리고 대통령은 나라의 아버지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왕정에서야 그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만
민주공화국에선 불가능한 일이지요. 제가 배운 바로는 박정희도 일본 놈이었어요.

스텔라님, 박정희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시면 생각이 바뀌실지도.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
<알몸 박정희>를 읽어보시면 어떨지요?

stella.K 2016-11-01 12:50   좋아요 0 | URL
헉, 그리 말씀하시니 엄청난 뭔가를 알고 계신듯하여
급관심입니다.^^

시이소오 2016-11-01 12:57   좋아요 0 | URL
제가 뭘 알겠습니까? 작가 앞에서 부끄럽네요 ^^;

2016-11-01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11-01 13:55   좋아요 0 | URL
저는 제 이름으로 책을 낸적은 없는걸요. 급이 다르죠. ㅎ ㅎ

2016-11-01 16:0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헐 독재자가 나라의 아버지라니...
하긴 북에서도 `김일성 아버이 동지`라고 한다지만

stella.K 2016-11-01 16:21   좋아요 0 | URL
그냥 비아냥으로 쓴 건지, 진담으로 쓴 건지
앞뒤 문맥 구분 못하는 헐님 같은 분을 위해
남의 페이퍼에 쓴 댓글조차도 진지해져야 하는 것인지
잠시 고민이 스치는군요.

2016-11-01 12: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13: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2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16: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1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1 2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1-02 1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11-02 11:00   좋아요 0 | URL
긍쵸? 말과글이 달라서요.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
제가 예전에도 다른 이웃분 농담을 못 알아 듣고 싸운적도 있네요. 이해해주세요 ^^;

21세기컴맹 2016-11-02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친한 친구의 큰삼촌인데 ㅋ
He is pure samurai

시이소오 2016-11-02 07:47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
김재규 씨의 비밀을 좀 여쭤보시죠??

2016-11-02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 없이 이룰 수 없었던 공은 도대체 무엇을 위한 공인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시이소오 2016-11-02 07:48   좋아요 0 | URL
참 딱히 단정짓기 어려운 분이긴 하죠 ^^;

감은빛 2016-11-02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번째 시도라 보기에는 너무 준비가 부족한 것 아닌가요?
현실 감각이 없는 사람인가요?
그렇다면 보기엔 중앙정보부 부장까지 올라갈 수 없었을 테구요.
여러모로 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예요

시이소오 2016-11-02 17:00   좋아요 1 | URL
계획적이라기보단 우발적인 성격이셨던듯.

거사를 치르고나면 미국이 도와줄거라 생각한거 같은데 미국으로부터 완전히 팽당했죠 ^^;

leaders4289 2016-12-21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카페로 출처 밝히고 펌 했습니다.
좀더 많은 분들이 지금 시국에 읽어 보고 생각해보면 좋을 내용 같아서요.
급히 펌하고 나니 허락없이 펌한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허락없이 펌해서 죄송합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역사를 다시 생각해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12-21 11:17   좋아요 1 | URL
퍼가주셔 감사합니다ㆍ 리더스님 말씀처럼 현시국 과도 관련이 있네요. 이번 박근혜게이트를 통해 많은 분들이 역사에 대해 숙고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쓰기의 말들 - 안 쓰는 사람이 쓰는 사람이 되는 기적을 위하여 문장 시리즈
은유 지음 / 유유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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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이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은유님은 부지런히 책을 쓰시는구나. 왜 우리는 책을 읽을까? 은유님의 말처럼 문장을 만나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은유님은 쓰기의 말들을 모았다. 이 책을 읽고 어찌저찌 무언가를 썼다. <쓰기의 말들>에 자극받았기 때문이겠지. 글쓰기가 막히신 분들, 이 책을 읽다보면 막힌 글들이 뚫어뻥마냥 뻥 뚫릴지도.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거라 믿는다면,

글을 쓰지 마라.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는 글을 쓰지 않고도 살 수 있을 것 같다. 고로 글을 쓰지 말아야지.

 

간절하게 원하면 지금 움직이세요

-노희경

 

새 비료를 뿌리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땅을 다져라.

- 헨리 밀러

 

우리가 힘을 얻는 곳은 언제나

글 쓰는 행위 자체에 있다.

- 나탈리 골드버그

 

매일 작업하지 않고 피아노나 노래를 배울 수 있습니까.

어쩌다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없습니다.

-레프 톨스토이

 

이 책에서 가장 와 닿은 문장이었다. 허접한 내 글을 보면서 언제나 난 왜 이리 글을 못 쓸까자책하곤 한다.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은 매일 매일 연습한다. 한 번이라도 멋진 글을 쓰려고 최선을 다해 노력해봤나?

 

프루스트는 다른 작가들이 통상 스쳐 지나가는 것을 분할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무한정 분할할 수 있는 감각을 주었다.

- 폴 발레리

 

적절한 장소에 찍힌 마침표만큼

심장을 강하게 꿰뚫는 무기는 없다.

-이사크 바벨

 

글쓰기에는 어떤 것도 운 좋게 찾아오지 않는다.

글쓰기는 어떠한 속임수도 허용하지 않는다.

......모든 문장은 기나긴 수련의 결과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난 존재들과 사물들을 대변하는 배우자이자, 그것들이 존재하는 장소이며

그것들의 증인이기도 했다.

- 아니 에르노

 

쓰다라는 동사는 작가들이 따라야 할

궁극적인 도()이다.

- 장석주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사소하거나 아무리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라고 권할 것입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사색하고 책들을 보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흐름 속에 깊이 담글 수 있기에 충분한 돈을

여러분 스스로 소유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버지니아 울프

 

시간은 수학적 단위가 아니라

감수성의 의미론적 분할이다.

-롤랑 바르트

 

작가의 임무는 평범한 사람들을 살아 있게 만들고, 우리가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존재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는 것이다.

-나탈리 골드버그

 

문체란, 작가가 어떤 사실을 진술할 때

드러나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어색함이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는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버렸다.

- 김승옥, <무진 기행>

 

신기한 것들에 한눈팔지 말고,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세요.

-이성복

 

문학은 슬픔의 축적이지, 즐거움의 축적은 아니거든요......세상이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 최승자

 

책상 앞에서가 내 인생의

가장 큰 천국이었음을 깨닫는다.

- 최승자

 

글쓰기의 실천은 기본적으로 망설임들로 꾸며집니다.

-롤랑 바르트

 

그동안 가난했으나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널 보내니 가난만 남았구나

- 세월호 유가족

 

이 책에 실린 문장 중 가장 깊은 울림을 남겼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자기 글을 믿고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위험을 감수하고, 남들과 달라지려 하고 스스로를 부단히

연마하는 것이다.

-윌리엄 진서

 

연민이 내 삶을 파괴하지 않을 정도로만 남을 걱정하는 기술이라면

공감은 내 삶을 던져 타인의 고통과 함께하는 삶의 태도다.

- 수전 손택

 

나는 영혼에 대한 이해라 이름 붙일 수 있는 이야기들을 모은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 문을 닫아 걸면 이곳이 곧 깊은 산중이다.

-최순우

 

너와 세계의 싸움에서 세계를 밀어 줘라.

-프란츠 카프카

 

창작이 곧 삶이라고 할 수 없지만

때로는 창작이 삶을 되찾는 방법이다.

-스티븐 킹

 

본다는 것은 보고 있는 것의 이름을

잊어버리는 것이다.

-폴 발레리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하고 그 처지가 되어 보는 것,

그것이 작가의 일이다.

-아모스 오즈

 

나 아닌 것을 끊임없이 자기 안에

투입해 나가는 운동성이야말로 나의

본질을 이루는 것이다.

-우치다 타츠루

 

난 아무것도 쓰지 않고 그냥 살아왔던

시간도 중요하다고 말해 주고 싶다.

- 박완서

 

글을 쓴다는 것은 나를 나 아닌 것의

실험장으로 만드는 일이다.

-잉게보르그 바하만

 

간결함이란 말해야 할 것을 적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해야 할 것 이상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마르쿠스 파비우스 퀸틸리아누스

 

꽉 막히는 건 때때로 내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는 걸 뜻한다.

-데릭 젠슨

 

글쓰기가 단번에 완성되는 생산품이 아니라 점점 발전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하기 전까지는 글을 잘 쓸 수 없다.

-윌리엄 진서

 

유일한 참된 충고자 고독이 하는 말을 듣도록.

-스테판 말라르메

 

인간은 자기가 손에 넣고 싶다고

바라는 것을 우선 다른 사람에게

증여함으로써만 손에 넣을 수 있다.

-우치다 타츠루

 

지옥으로 가는 길은 수많은 부사들로

뒤덮여 있다.

-스티븐 킹

 

나는 옛날에는 내 위장도 미제고 내 허리도 미제인 줄 알았어예.

우리 클 때는 미제가 제일 좋았거든요.

- 김영자 할머니, <밀양을 살다>

 

너의 마음에 드는 장소는......정열적으로 묘사하면 안 되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묘사해야 한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곳이

바로 삶의 현장이고 삶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체사레 파베세

 

글 쓰는 것이 너무도 힘들 때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쓴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서 글쓰기가 항상 힘들었으며, 종종 거의 불가능했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곤 합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책에 얌전히 누워 있는 그 글들도 어떤 막연함과 불안의 파동을 뚫고 가까스로 건져 올린 것들이다. 참으로 얄궂다. 쓰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쓰기 전에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도 쓰고 싶어서, 써야 하니까, 쓰지 않으면 안 될 어떤 필연적 상황에서 한 문장씩 밀고 나간 흔적들이다. 실물을 만지작거리며 나를 다독인다. 저번에 썼으면 이번에도 쓸 수 있다.

-은유

 

글쓰기의 거짓 욕망이 다른 욕망,

주체 자신도 모르는 욕망을 가리는 것입니다.

-롤랑 바르트

 

나는 글쓰기를 거짓 욕망으로 꿈꿔왔을 뿐일지도.

 

소설을 쓸 때마다 내가 소설을 쓴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보다는

지금 나는 부엌에서 튀김을 올리고 있다라고 생각하려 합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기록한다는 것은 조수간만처럼 끊임없이 침식해 들어오는 내 인생의 무의미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죠.

- 김영하

 

정말로 진지한 소설에서는 진정한 갈등이

여러 인물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독자와 작가 사이에서 벌어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자아를 허락한다는 것은 온기, 금심, 연민, 아첨, 불완전함의 공유 등을 허락하는 것이다.

이것이 빠지면 무미건조하고 사실성 없는 글이 된다.

-마크 크레이머

 

오늘이라도 늦지 않으니 썩은 자들이여, 함석헌 씨의 잡지의 글을 한번 읽어 보고 얼굴이 뜨거워지지 않는가 시험해 보아라. 그래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이 없거든

죽어 버려라!

-김수영

 

작품을 완성할 수는 없다. 단지

어느 시점에서 포기하는 것뿐이다.

-폴 발레리

 

Man(인류)에 대해 쓰지 말고

man(한 인간)에 대해 쓰라.

E.B 화이트

 

글쓰기는 냇물에 징검돌을 놓는 것과 같다.

돌이 너무 촘촘히 놓이면 건너는 재미가 없고,

너무 멀게 놓이면 건널 수가 없다.

-이성복

 

 

합리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감동해야만 하는 것이다.

무관심과 냉소는 지성의 표시가 아니라 이해력 결핍의 명백한 징후이다.

-한나 아렌트.

 

글쓰기 이전에는 현장에 없던 것을 발견하는 것,

바로 거기에 글쓰기의 희열이 있습니다.

-아니 에르노

 

작가가 하는 일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하고

사람들을 흔들어 놓는 일입니다.

-수전 손택

 

 

말이 몸에서 흘러나오고, 그 말들을

종이에 새겨 넣는 과정을 느끼는 것이다.

글쓰기는 촉각적인 면을 갖고 있다.

육체적인 경험이다.

-폴 오스터

 

 

사랑을 목발질하며 여기까지 왔구나

-기형도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다.

-리베카 솔닛

 

일물일어설,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데 적합한 말은 하나밖에 없다.

-플로베르

 

글쓰기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 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눈앞의 인간관계보다는 깊은 어딘가에서

홀로 지내는 것이 아닐까?

-리베카 솔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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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한엄마 2016-10-19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거 빌려놨어요.빨리 읽어봐야지.^^

시이소오 2016-10-19 12:20   좋아요 0 | URL
술술 읽힐거에요^^

nomadology 2016-10-19 1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주 재미있게봤어요. 그리고 ˝결단코 없다˝는 문장이 좋았습니다.

시이소오 2016-10-19 12:21   좋아요 0 | URL
저도 정신이 번쩍드는 문장이었습니다 ^^

2016-10-19 12: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10-19 1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대한 평점이 그다지 높지 않은 이유를 알 것도 같군요.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명언들 수집하지 않을까요?
저도 한 때 저런 카테고리 만들어 놓고 제법 모았거든요.
그런데 끈기가 없어서기도 하겠지만,
막상 글은 쓰지도 않으면서 모아만 두면 안 써지던 글이 써지나?
회의가 들기도 하더군요.
그래도 모아두면 쓸모가 있나 봅니다. 이렇게 책으로 나오는 걸 보면...

시이소오 2016-10-19 18:04   좋아요 0 | URL
앗. 요즘 댓글달면 계속 사라지네. 모아두면 언젠가 쓸일이 있을것같아요. ^^

cyrus 2016-10-19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저자가 인용한 문장만 있는 겁니까? 저는 이 책이 글쓰기를 주제로 한 단상 모음집으로 생각했어요. ^^;;

nomadology 2016-10-19 17:52   좋아요 0 | URL
왼쪽에 인용문이 있고 오른쪽에 작가의 짧은 단상이 있어요.

시이소오 2016-10-19 18:03   좋아요 0 | URL
노마돌로지님이 설명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사마천 2016-10-19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멋진 말인데 가슴이 울렁하네요. 감사 ^^

시이소오 2016-10-20 16:26   좋아요 0 | URL
그렇죠?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비로그인 2016-10-20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세상엔 가슴을 치는 문장이 이렇게나 많았군요...

시이소오 2016-10-20 16:28   좋아요 0 | URL
가슴을 치는 문장을 만나셨다니 포스팅한 보람이 있네요. 이다호피시님. 감사합니다 ^^

풀무 2016-10-20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유님 티스토리 블로그 읽다가 팬(?)이 되어 틈틈이 책들도 찾아 읽고 있습니다.
쓰기와 말들은 장바구니에만 넣어두고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시이소오님 서재글 덕에 번쩍 정신이 드네요. 잘 읽었습니다.

시이소오 2016-10-20 16:31   좋아요 0 | URL
은유님 블로그 있는줄 몰랐네요. 장바구니에 있으면 주문 넣으시고 읽으실 일만 남았네요^^

풀무 2016-10-20 17:10   좋아요 0 | URL
책 내시면서는 포스팅이 뜸하긴 합니다만..
http://beforesunset.tistory.com/

시이소오 2016-10-20 17:29   좋아요 0 | URL
오, 감사합니다 ^^
 
사이토 다카시의 2000자를 쓰는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혜숙 옮김 / 루비박스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2,000자라고 해서 덜컥 겁이 났으나, 원고지 10, A4 한 장 분량이라고 한다. A4 한 장 정도면 누구나 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부류의 책들은 대개 다 서로 서로 비슷하지 않은가? 그래서 이 책도 그저 읽고 치울 요량이었다. 그런데 자꾸 신경 쓰이는 내용이 있어서.....

 

사이토 다카시가 제안하는 세 개의 키 컨셉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저자는 2000자 정도의 글을 쓸 때 키 컨셉 세 개를 선택하라고 말한다. 세 개를 선택했으면 이 세 개의 키 컨셉을 연결하는 논리를 구축하라고 한다.

 

주의할 점은 세 개의 키 컨셉이 의미상 비슷해서는 독창적인 글이 나올 수 없다고. 예를 들어 마음’. ‘기술’, ‘과 같이 이질적인 키 컨셉을 결합했을 때 신선한 글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왜 세 개의 키 컨셉을 선택해야 하나? 사이토 다카시에 따르면, 그것이 우리에게 있는 잠재지식을 일깨우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독서 감상문 혹은 리뷰를 쓸 때에도 세 군데를 선택해서 코멘트를 달고, 세 가지 코멘트의 상호관계를 정리하면 글의 요지를 발견하는 감각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에서 한 가지 컨셉만을 다뤘다. 확실히 2000자가 안 된다. 어떤 책이든 세 가지 컨셉을 다루고, 세 부분을 발췌 인용하면, 분명 2000자 이상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우연찮게 <스토너> 독후감을 쓸 때, ‘나를 매혹시키는 세 장면에 대해 썼었다. A4 2장 반 분량 정도?

 

사이토 다카시는 질보다 양이문장력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주장한다. 정말 그런지는 나로선 알 수 없지만, 그의 조언대로 키 컨셉 세 개를 잡는다면 적어도 2,000자 이상은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키 컨셉 세 개로 독창적인 글이 나올 수 있을까

역시나 알 수 없는 일이다.

한 번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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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adhi(眞我) 2016-10-18 09: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평을 쓸 때 500자 기준으로 써요. 500자라는 것도 별 감각이 없지만 500자는 꼭 넘기려 하지요.
인터파크의 서평 기준이 500자여야 300점을 주거든요. 그 뒤로 버릇이 됐어요. ㅋㅋ

시이소오 2016-10-18 09:48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진아님 요즘 글은 족히 2,000자가 될 것 같은데요. ^^

samadhi(眞我) 2016-10-18 09:50   좋아요 1 | URL
안 그렇더라구요. 1900여 글자 겨우 넘고 다른 건 거의 700~800정도가 고작이예요.

시이소오 2016-10-18 10:05   좋아요 1 | URL
그렇다면 진아님도 세 개의 키 컨셉을 잡아 보시는 건 어떨지요?
사이토 다카시에 따르면 2.000자 쓰기가 습관화되면 책도 쓸 수 있다는데요. ^^

samadhi(眞我) 2016-10-18 10:10   좋아요 1 | URL
2000자 넘기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게으르기도 하고 길게 쓰는 게 힘들어서... 연습해야겠지요. 책내용에 분개할 때는 글이 길어지긴 하는데 ㅋㅋ

시이소오 2016-10-18 10:23   좋아요 1 | URL
맞는 말씀입니다. 2000자 쓸려면 2~3시간은 걸리는데 쓰기 쉽지 않죠. 열받게 하는 책 위주로 쓰심이 어떨지요? ㅋ

cyrus 2016-10-1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카시가 제안한 ‘세 개의 컨셉’이 한 편의 글을 세우기 위해(쓰기 위해서) 필요한 뼈대와 같다고 보면 되겠군요. ^^

시이소오 2016-10-18 10:24   좋아요 0 | URL
컨셉 두개로는 신선한글이 나오기 힘들다네요^^

사마천 2016-10-18 11: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관심두는 저자입니다. 속도,양으로 다작을 해내는 솜씨가 대단하죠. 좋은 리뷰 감사 ^^

시이소오 2016-10-18 14:37   좋아요 1 | URL
한국 작가의 부족한 부분을 일본 작가들이 점령해 가는것 같아요.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

stella.K 2016-10-18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사람의 글을 몇자로 정한다는 게 의미가 있는 건가 싶기도 해요.
그걸 일일이 세어 볼 수도 없구...
물론 뭐 글자 세 주는 뭔가가 있다면서요...?
좀스럽게 그걸 세는 것도 그렇지 않나요?

일단 질 보단 양이라는 말에 동의 합니다.
그러다 질로 가는 거 아니겠습니까?
많은 것에서 덜어 내기는 쉬워도 적은 것에서 늘리기는 어렵다잖아요.
그건 쌀밥에서 죽, 불어터진 라면이나 수제비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ㅋ

시이소오 2016-10-18 14:39   좋아요 2 | URL
자신이 그날 쓴 글 글자수 하나하나 꼬박꼬박 샜던 헤밍웨이가 떠오르네요 ^^

stella.K 2016-10-18 15:07   좋아요 0 | URL
그 마초가 그랬단 말입니까?
신기하네요.ㅎㅎ

시이소오 2016-10-18 17:27   좋아요 0 | URL
ㅋㅋ 그러네요 마초같은 헤밍웨이에 어울리지 않죠?? 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10-18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핵심이 되는 내용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나중에 읽어봐야겠네요ㅎ 확실히 세 개의 컨셉을 잡으면 글의 분량도 늘어나고, 컨셉끼리 결합이 일어나면 참신한 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리추얼>이란 책을 보니 작가들도 하루에 몇 자, 혹은 원고지 몇 매 이런 식으로 꾸준히 쓰는 분들이 많더군요. 2000자 이상씩 꾸준히 쓰면 2000자 쓰는 일이 편해지고 쉬워질 것 같습니다^^

사마천님 프로필보고 제가 댓글 달았나 싶어 깜짝놀랐습니다ㅠㅋ

시이소오 2016-10-18 15:33   좋아요 0 | URL
저도 고양이라디오님과 사마천님 헷갈려요^^;

깊이에의강요 2016-10-18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호흡이 워낙 짧아서ㅠ

시이소오 2016-10-18 15:36   좋아요 1 | URL
그 누구도강요님에게 2000자를 강요하지 않아요. 글자수는 상관없으니 자주 -응?- 써주세요 ^^

깊이에의강요 2016-10-1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났다 ㅋ

시이소오 2016-10-18 17:31   좋아요 1 | URL
댓글이 또 사라졌네요. 누가 지운걸까요?

에이, 제가 어떻게 혼을 내겠어요?

길건 짧건 자주 자주 오세야 해용 ㅋㅋ

깊이에의강요 2016-10-18 1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모론을 조심스레 제기해 봅니다.ㅋ

시이소오 2016-10-18 19:11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ㅋ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리틀 피플 같은 걸카요? ㅋ

깊이에의강요 2016-10-18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소설을 안 읽어요ㅠ
리틀 피플이 뭘까요???



시이소오 2016-10-18 23:27   좋아요 0 | URL
앗 답글이 또 사라졌어요.

거참. 강요님한테 답글 단 이후엔 확인을 해야 겠습니다.

리틀 피플은 <1Q84>에 나오는 사악한 것들 입니다.

딱히 무슨 사악한 짓을 했는지는 애매모호하네요 ^^;
 
철학자와 하녀 -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마이너리티의 철학
고병권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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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한창 들뢰즈 원전 스터디를 할 때였다. 공부하는 사람들의 공동체가 있다는 흉흉한소문이 돌았다. 멤버 중 한 명이 갔다 왔다고 했다. ‘수유너머라고 했다. “수유리에 있는 거야? 저 잘났다는 사람들끼리 모여 오래 가겠나?”하며 피식 비웃는 척 했지만 속으론 몹시 부러웠고 오래 지속되길 바랐다. 이 책을 보고서야 수유너머가 해체됐다는 걸 알았다. 고병권의 말대로 수유의 해체를 부끄러워하기 보단 수유가 10년 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역량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으리라. 수유라는 이름은 없어졌지만 수유는 우리에게 꽤나 성실하고 유능한인문학자를 선물로 주었다. 고병권, 고미숙, 이진경, 등등.

 

어느 날 철학자 탈레스는 별을 보며 걷다가 우물에 빠지고 말았다. 그것을 본 하녀가 깔깔대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탈레스는 하늘의 것을 보는 데는 열심이면서 발치 앞에 있는 것은 알지 못한다.”

 

고병권은 하녀를 가난한 사람의 기표로 차용한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철학자와 가난한 사람의 변증법적 일깨움을 모색한다.

 

"철학은 인간 안에 자기 극복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 모든 것을 잃었기에 오히려 인간이 가진 참된 것이 드러난다는 걸 철학은 말해준다. 깨달음은 천국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천국에는 우리 자신에 대한 극복의 가능성도 필요성도 존재하기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천국에는 철학이 없고 신은 철학자가 아니다. 철학은 지옥에서 도망치지 않고 또 거기서 낙담하지 않고, 지옥을 생존조건으로 삼아 거기서도 좋은 삶을 꾸리려는 자의 것이다."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에서 정여울이 인용한 윗 문장 때문에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됐다. 가볍게 읽으려했으나 마냥 가볍지만은 않은 생각거리들을 던져주었다.

 

곁에 있어줌의 존재론

 

며칠 후 한 스님을 뵐 기회가 있어 꿈 이야기를 했다. “저는 관음보살이 부러워 죽겠는데 지장보살께 잡혀서 한 대 맞았습니다.” 그랬더니 스님이 빙긋이 웃으며 말씀하셨다.

 

관음보살은 오늘날로 따지면 재벌 회장 같은 분입니다. 정말로 가진 게 많지요. 그것을 모두 나눠줍니다. 글 이름만 부르면 누구에게나 줍니다. 그런데 지장보살은 가진 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줄 게 없지요. 그런데 지장보살은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 곁에 있어 줍니다.”

 

힘든 사람 옆에서 위로한답시고 누가 봐도 현명한 소릴 하느니 차라리 묵묵히 옆에 있어주는 게 더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독일어에서는 무엇이 있다는 말을 ‘Es gibt ~’라고 한다. 여기서 ‘gibt’라는 동사는 주다라는 뜻의 ‘geben’에서 온 말이다. 그러니 있음이 곧 이다. 존재가 선물이라는 말이다.

 

초조함은 죄다.

 

다른 모든 죄를 낳는 인간의 주된 죄 두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초조함과 무관심이다. 인간은 초조함 때문에 천국에서 쫓겨났고 무관심 때문에 거기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러나 주된 죄가 단 한 가지라고 한다면 그것은 초조함일 것이다. 인간은 초조함 때문에 추방되었고 초조함 때문에 돌아가지 못한다.”

 

- 카프카, <, 고통, 희망 그리고 진실한 길에 관한 성찰>

 

고병권은 신화 속의 인물들의 예를 들어 그들의 비극이 초조함에서 연유되었다고 말한다. 아크리시오스 왕은 페르세우스의 원반에 맞아 죽고, 라이오스는 오이디푸스의 칼에 죽는다. 도덕적으로 정당하지 못한 정권들의 초조함도 흔히 몰락을 자초한다. 부마사태가 가라앉지 않자 박정희는 초조했다. 부산, 마산 시민 백 만명 정도 죽이면 아무 문제없을 것이라던 차지철의 계획을 듣고서야 마음이 흡족했다. 오늘날 청와대, 집권 여당, 검찰, 경찰 역시 초조하긴 마찬가지다. 온갖 SNS, 카톡을 훔쳐보거나 언로에 재갈을 물리고, 경찰들은 부자감세로 부족해진 세수를 메꾸기 위해 지금 이순간도 실적 올리기에 급급해 병실에 누워 죽어가는 국민이 숨을 쉬건 말건 목젖을 찌를 만큼 우리들 입속에 음주 측정기를 쑤셔 박는다. 수치가 안 나온다고? 나올 때까지 불게 하면 된다. (죽으면 좆 되는데. 실적 쾅 인데, 하긴 호갱들이야 널렸으니)

 

"철학한다는 것, 생각한다는 것은 곧바로 반응하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지름길을 믿지 않는 것이다. 철학은 어느 철학자의 말처럼, 삶의 정신적 위회이다. 삶을 다시 씹어보는 것, 말 그대로 반추하는 것이다. 지름길이 아니라 에움길로 걷는 것, 눈을 감고 달리지 않고 충분히 주변을 살피는 것, 맹목이 아니라 통찰, 그것이 철학이다. 철학은 한마디로 초조해하지 않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스스로가 초조해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 달 카드 값은 막을 수 있을까, 월세는 낼 수 있을까매일 이런 일차원적인 고민만을 하고 있으니 초조하지 않을 리가 없다. 초조함을 지울 순 없겠지만 이 책을 읽은 이상 조금 덜 초조해하지 않을까

 

갈림길과 막다른 길

 

루쉰이 북경여자사범대학에서 강의를 할 때, 제자 쉬광핑은 군벌과 결탈한 총장에 맞서 싸우는 학생들의 대표였다. 쉬광핑은 스승이자 후에 연인이 될 루쉰에게 조언을 구하는 편지를 썼다. 루신은 자신 역시 쓰디쓴 현실을 위로해줄 설탕같은 것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므로 백지 답안지를 내는 수밖에 없겠다고 고백한 후 그럭저럭 세상을 살아가는 자신만의 철학을 참고하라고 말한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우리가 쉽게 부딪히는 난관이 두 가지 있습니다. 그 하나는 갈림길, 즉 기로에 서는 겁니다. 갈림길 앞에서 묵적(묵자) 선생은 슬피 울며 돌아갔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라면 결코 울며 돌아가지 않을 겁니다. 우선 갈림길 입구에 앉아 잠시 쉬거나 한잠 자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연후에 내가 갈 길을 정하여 다시 출발하겠습니다. 길을 가는 도중 자비로운 이를 만나면 그의 음식으로 허기를 채울지언정 결코 그에게 길을 묻지는 않겠습니다. 그 역시 앞길을 모르는 건 마찬가지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만약 호랑이를 만난다면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 호랑이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호랑이가 꼼짝 않고 서서 가지 않으면 굶어 죽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나무에서 내려오지 않을 겁니다. 나무에 허리띠로 몸을 묶어서 설령 그대로 죽는다 해도 호랑이가 내 몸을 건드리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나무가 없다면? 그러면 별수 없지요. 호랑이에게 통째로 삼켜진다 한들 어쩌겠어요.

 

두 번째 난관은 막다른 길에 다다르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완적(위나라 시인)은 통곡을 하며 돌아섰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하지 않을 겁니다. 막다른 길 또한 갈림길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시밭길이라 할지라도 헤쳐 나가야지요. 온통 가시덤불로 뒤덮여 도저히 갈 수 없을 정도로 험난한 길은 아직 본 적이 없으니까요. 나는 이 세상에 본디 막다른 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확신합니다. 게다가 운 좋게도 이제껏 그런 난관은 아직 겪어보지 못했던 것 같군요.”

 

- 루쉰, <루쉰의 편지>

 

고병권의 충고 : 그러니 당신이 길을 걷다가 난관에 봉착했다면 한숨 자는 것도 괜찮다. 애초에 먼 길을 갈 것이라고, 좀처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면 말이다.

 

수익모델로서의 인간 수용소

 

나는 이 책을 통해 미국의 교도소가 민영화되었다는 걸 알았다. 1983년에서 세워진 미국 최대의 민영교도소가 된 미국교정기업CCA, Correctinons Corporation of America1990대 후반 뉴욕 증권시장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은 미국 5대 기업에 3년 연속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까? 펜실베니아 주에선 두 명의 판사가 소년 교도소인 피에이 차일드 케어로부터 260만 달러의 거액의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발각되었다. 두 판사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교장을 놀렸다는 이유로 소년을 1년 넘게 소년원에 수감시켰다. 빈 건물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혹은 월마트에서 시디 한 장 훔쳤다는 이유로 소년들은 장기 수감되었다.


신자유주의 정권은 법치를 강조한다. 한국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이 법치주의는 민주주의와 아무 관련성이 없다. 법치란 법이 소수의 자본가들에게 다스려짐을 뜻한다. ‘형제 복지원은 신자유주의라는 옷을 입고 이 땅에서 민영교도소로 부활하지 않을까하는 상상을 해보곤 치를 떨었다. 신자유주의가 진리라 주장하는 자본가와 집권여당, , 검사의 이익이 맞아떨어진다면 얼마든지 이 나라에선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닐까.

 

 

이외에도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다가 설명할 수 없는 불편함을 느낀 사람이라면 나처럼 이 책에서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런지도.

 

 

광기의 반대말은 건강이 아니라 길들여진 두뇌다.” 

- 니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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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a 2016-10-13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철학은 지옥에서 도망치지 않고 또 거기서 낙담하지 않고, 지옥을 생존조건으로 삼아 거기서도 좋은 삶을 꾸리려는 자의 것이다.”

→ 위 인용문이 고병권 씨의 것 맞는가요? 저한테는 무척이나 공허하게 들립니다. 우물 안에서 홀로 수도하는 유사 현자 혹은 진지병 환자의 소리처럼 들립니다. (고병권 씨가 실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전반적으로 한국 지식인들의 얘기는 모두 공허하고 영양가 없는 빈소리 혹은 빈말로 들린다는 것입니다. 지금 21세기 백주대낮인데요. 아직도 저런 공염불식 철학으로 대중들을 가르치려 드는 한국형 철학자들, 정말 한심스럽고 문제가 크다고 봅니다. 따지고 보면 공자왈 맹자왈 철학의 반복에 불과한 것입니다. 물론 이 시대에도 영원한 고전, 인간 사고의 원형, 기본 중의 기본인 공자왈 맹자왈에 끊임없이 회귀하고 자문해야 하겠지만, 그건 급격히 변화하는 현실 파악과 미래에 대한 투시/전망이 주가 될 때에만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우물 안에서 아무리 통찰적이고 수준 높은 담론을 읊어봤자, 말짱 소용없다고 봅니다. 지금 21세기 인터넷 혁명 시대는 전지구적으로 모든 것이 공개/공유/토론과 논쟁의 장에 ‘부쳐지는’ 시대입니다. 우리 학자들의 저작들이 영어로 ‘쓰여지거나’ 번역되거나 출간되는 사례가 과연 있는가요? 그런 사례는 몇몇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빼면 완전 제로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지식인들이 우물 속에 갇혀 혼자만의 담론을 읊고 있다는 하나의 증거입니다. 철학 분야 세계 유수의 학술지들을 살펴보면 한국 학자들의 논문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가뭄에 콩보다 찾기 어렵습니다. 철저하게 우물 속에서 나홀로 철학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나마 나홀로 철학이라도 하면 다행일 것입니다. 한국 학자, 지식인, 철학자들뿐만 아니라 음주가무나 주색잡기, 권력놀음이 대다수 한국인들한테는 적격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쪽 방면이 예술 분야하고는 그래도 또 가깝다고 할 수 있지요. 해서 한국이 문학 쪽에선 (언젠가라도) 노벨상 하나쯤은 기대함 직하다고 봐요~

시이소오 2016-10-13 13:04   좋아요 0 | URL
퀼리아님, 비판에 동의합니다. 그래도 고병권씨는 현장을 바탕으로 철학하시는분인데 ^^

마립간 2016-10-1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의 비유 ; 그 뜻은 알겠는데, ... 마치 기독교의 믿음(로마서 3:28, 5:1 과 갈라디아서 3:24)과 행위(야고보서 2:24)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버이날 부모님이 제일 싫어하는 선물이 ... ; `마음`만이라는 것이라 하더군요.

시이소오 2016-10-13 13:05   좋아요 0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지장보살보다 좋은건 그저 지폐겠네요. 지폐보살 ㅎ ㅎ

고양이라디오 2016-10-13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어봐야겠네요. 미국의 교도소 민영화이야기는 충격이네요...

시이소오님 항상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10-13 23:23   좋아요 1 | URL
한국도 이미 민영화 교도소가 있다네요. 이 책읽고 찾아보니. 헐

저도 고양이라디오님 리뷰에 항상 감사드려요^^

고양이라디오 2016-10-13 23:31   좋아요 0 | URL
신자유주의의 힘은 정말 무섭네요...
서글프네요ㅠ 무력감을 느낍니다.

시이소오 2016-10-13 23:37   좋아요 1 | URL
지금이라도 민영화 추진하는 정권은 퇴출시켜야 겠죠. 안그러면 오바마 이전 미국처럼 돈없는 환자들 병원앞에 버리는 일이 한국에서도 벌어질수도 있거든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