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롤 주의, 북풀 실행 결사 반대합니다. 


P116. 만일 내가 숲속의 무성한 나무들과 교감을 하면 내 마음은 그 나무들만큼 넓어진다. 파란 하늘을 보고 내 마음이 맑아진다면 파란 하늘도 역시 내 마음이다. 내가 남의 말에 공감한다면 그 역시 내 마음이다. 이처럼 마음은 두뇌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마음이 닿는 곳까지 무한하게 확장된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셸드레이크 교수도 한 목소리를 낸다.

 

당신이 나무를 볼 수 있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 나무에까지 이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어떤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은 당신의 마음이 그 사람의 마음과 교감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두뇌 속에 갇혀 잇다면 불가능한 일이죠.”

 

이처럼 마음은 무한하게 퍼져 나간다. 마음은 빛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치를 이용해 성적을 높일 수도 있다. 알래스카 대학의 마하니 교수는 성적부진으로 고민 중인 한 학생에게 수학과 나는 하나다’, ‘서양문화사와 나는 하나다라고 반복적으로 되뇌어 보도록 했다. 그 결과 평소 C, D 학점이었던 그 학생의 성적은 A, B 학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수학과 나는 하나다라고 생각하면 의 공간이 수학까지 확장되는 것이다. 단지 내가 얼마나 진심으로 수학을 나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뿐이다.

 

(“책과 나는 하나다반복하자. )

 

P118. 시력을 잃고도 일상생활을 훌륭히 해내는 키쉬는 아주 어릴 때부터 사물을 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하고 궁리했다. 그러다가 소리를 내면 메아리처럼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면서 주변의 사물을 향해 조금씩 소리를 보내보기 시작했다. 혀와 입천장 사이에 진공을 만들어 딱딱소리를 내면 사물에 부딪쳐 되돌아왔다. 되돌아오는 소리에는 사물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었다.

 

소리도 빛처럼 에너지의 물결이에요. 이 물결이 주변의 사물에 부딪혀서 되돌아오죠. 그 물결 속에는 사물의 위치, 크기, 높이, 재질 등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P120. ‘이스트게이트 센터는 다른 건물에 비해 전기는 90%, 물은 80% 덜 쓴다. 인간의 생각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나는 피어스다. 그는 누구한테서 이 놀라운 건축술을 배웠을까? 흰개미한테서 배웠다. 아프리카의 낮 기온은 40도 넘게 치솟지만 밤엔 0도 가까이 떨어진다. 이렇게 기온차이가 크면 흰개미들은 번식하지 못한다. ? 여왕개미는 하루 평균 3만 개의 알을 15년간 매일같이 낳는다. 그런데 알이 부화하기 위해서는 개미집의 내부온도가 30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여왕벌의 먹이를 적당히 발효시키기 위해서도 역시 30도 정도로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땅 밑의 개미집엔 무려 2백만 마리의 개미들이 몰려 산다.

 

공기가 탁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공기를 정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땅위에까지 개미집을 연장시킨다. 최고 9미터 높이의 개미집도 있다. 개미집 한가운데엔 큰 굴뚝이 있다. 낮에는 이 굴뚝을 통해 내부의 탁하고 더운 공기가 위로 올라온다. 하지만 개미집 꼭대기는 막혀있다. 그럼 탁한 공기를 어떻게 내보낼까? 개미집 벽에 무수히 많은 작은 구멍들이 송송 뚫려 있다. 이 구멍들을 통해 신선한 공기가 들어오고 탁하고 더운 공기는 밖으로 빠져 나간다. 구멍에 유입되는 바람의 힘으로 신선한 공기는 개미집 아래까지 내려간다. 그렇다면 밤에는 어떻게 기온을 30도로 유지할까? 벽에 송송 뚫린 구멍들을 막아서 벽에 저장된 태양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p184. 내가 견디기 힘들어했던 건 시끄러운 소리에 초점을 맞춰놓고 그 소리와 맞서 싸웠기 때문이다. 소리가 싫어지자 싫다는 생각을 마음속에 꾹꾹 짓눌러놓았다. 그러다 보니 짓눌린 생각은 탈출구가 없었다. 그래서 더욱 발악을 해댔다. 그럼 나는 더욱 짓눌렀다. 자연히 나는 점점 더 힘들 수밖에.

시끄러움은 내가 선택한 것이었구나!’

시끄러운 소리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시야를 넓혀 텅 빈 공간의 고요에 귀를 기울여보았다. 그러자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났다.

, 이렇게 조용한걸!’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시끄러운 소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면 시끄러운 소리가 점점 커졌다. 거꾸로 텅 빈 공간의 고요에 초점을 맞추자 고요함이 점점 깊어졌다.

 

(도서관에 학생들이 많다. 학생들은 무신경하게 책의 페이지들을 넘긴다. 이상하게도 내 옆에 앉는 학생들마다 신경질적으로 끊임없이 페이지를 넘겼다.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싶었다. 노트에 왜 내 옆에 앉는 학생들마다 시끄러울까라고 적은 다음날 이 책을 읽었다. ‘, 시끄러움은 내가 선택한 것이었나?’ 그런데 왜 여전히 시끄러울까? 깨달음은 물 건너 간지 오래다. )

 

p188. 텅 빈 공간은 만질 수도 있다. 양 손바닥을 벌려 서로 가까이 했다 멀리했다 해보라. 손바닥 사이의 공간이 살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밀면 밀리고 끌어당기면 끌려온다. 컬럼비아대의 물리학자 브라이언 그린은 공간은 구부릴 수도, 비틀 수도, 물결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p191. 런던 대학의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 박사도 크게 보면 우주는 하나의 마음이다리고 했다. 인간은 무한한 마음이 쪼개진 조각들이다. 프린스턴 대학의 물리학자 휠러 박사도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우주의 작은 마음조각들이다라고 했다.

 

p204. 맨 왼쪽의 작은 슬릿 (가늘고 긴 구멍)을 통해 빛 알갱이들을 발사해보자.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MIT 물리학자 르윈은 레이저 광선을 사용한다. 슬릿을 통과한 레이저 광선의 빛 알갱이들은 벽면에 가운데 사진처럼 슬릿 모양의 타원형 자국을 남긴다. 당연한 일이다. 그럼 슬릿의 폭을 점점 더 가늘게 좁히면? 자연히 벽면에 생기는 빛 알갱이들의 자국 모양도 맨 오른쪽처럼 점점 더 좁아진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다가 마침내 슬릿의 폭을 더 이상 좁힐 수 없을 때까지 좁혀나가면? 돌연 기철초풍할 일이 벌어진다.

, 빛이 더 이상 좁아지는 게 아니라 갑자기 확 넓어지네!”

 

P208. 야구공을 콘크리트 벽을 향해 던지면 튀어나온다. 그럼 빛 알갱이를 벽에 발사하면 어떨까? 처음엔 튀어나온다. 하지만 잠시 후 벽 반대편에 홀연히 나타나는 알갱이들이 생긴다. 어찌 된 일일까?

알갱이가 어떻게 벽을 꿰뚫고 반대편에 나타났지? 귀신이 곡할 일이네?”

이처럼 빛 알갱이는 어떤 장벽이 가로막고 있어도 아무 상관없이 생각하는 곳에 나타난다. 마치 터널을 통과하듯 말이다. 이것이 이른바 양자 터널효과다.

 

P213. 그렇다. 1990~1994년 사이 입원했던 환자들을 위해 6~10년이 지난 2000년에 기도한 것이었다.

“2000년에 기도한 효과가 1990년 초에 나타났다고?”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분명하다. 1990년대 초 환자들의 기록을 조사해보니 기도를 받은 환자들이 하나같이 열도 떨어졌고, 입원기간도 짧았다.

 

P214. 캘리포니아대의 물리학자 커트너는 혀를 내두른다.

혼비백산할 일이죠. 이미 물결 형태로 두 개의 슬릿을 동시에 통과한 알갱이들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어느 한쪽 슬릿만 통과한 것처럼 행동하다니. 원래부터 고체였던 것처럼 행세하는 거죠. 알갱이들이 실험자의 마음속 생각을 미리 읽고 행동한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P218. (팔 다리가 없는 닉 부이치치)는 갑자기 앞으로 고꾸라진다. 청중들은 숨을 죽인다. 그는 이마를 바닥에 대고 목과 허리의 반동을 이용해 일어서려고 한다. 하지만 실패다. 다시 시도하지만 역시 실패다. 허우적거리기만 하고 도저히 일어서지 못할 것 같다. 돌연 그는 엎어진 자세로 고개를 들고 말한다.

 

여러분은 100번 시도해서 100번 실패하면 그냥 포기하나요? 100번 넘어진다고 해서 그게 끝인가요? 저는 수천 번, 수만 번 이렇게 넘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한 번, 또다시 한 번 시도했어요. 그러다 마침내 벌떡 일어서는 방법을 깨우쳤답니다. , 보세요!”

그는 책과 전화기에 이마를 대고 아까처럼 목과 허리를 곧추세우더니 벌떡 일어섰다.

 

P221. 때로는 인생이 장애물로 가득한 미로처럼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럴 때 육안으로만 바라보면 아무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 물질인 육안은 시야가 짧다. 반면, 마음의 눈은 물리적 한계를 초월해 모든 걸 다 본다. 시야가 무한하다. 위에서도 보고, 아래에서도 보고, 멀리서도 보고, 모든 방향, 모든 시점에서 다 본다. 정말 출구가 안 보일까? 만일 출구가 없다면 그건 설계가 잘못된 미로이다. 인생의 모든 시련도 마찬가지다. 벗어나지 못할 시련은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 영혼이 영적 성장을 위해 스스로 설계해놓은 시련이기 때문이다. 시야를 넓혀 바라보면 인생의 가장 귀중한 기회가 최악의 시련을 가장해서 나를 찾아왔음을 깨닫게 된다.

P243.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크릭은 자유의지는 착각이라고 말했다. “, 나의 기쁨과 슬픔, 나의 기억과 야망, 나의 개체적 정체, 자유의지라는 것도 알고 보면 사실은 엄청난 양의 신경세포와 관련 분자들이 뭉쳐진 덩어리의 행동일 뿐이다. 쉽게 말해 나는 신경세포 덩어리에 불과하다. 우리는 자유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누군가가 우리를 위해 우리의 선택을 이미 결정해놓았고, 우리가 이를 바꿀 수는 없다.”

 

P253. 커다란 고무 보자기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한 가운데에 무거운 큰 구슬을 놓아두면? 보자기 가운데가 휘어서 움푹하게 들어간다. 그런 다음 움푹 들어간 주변의 한 지점에서 작은 구슬을 옆으로 굴리면? 작은 구슬은 빙빙 돌면서 점점 큰 구슬 쪽으로 내려가게 된다. 이 움직임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큰 구슬이 작은 구슬을 끌어당기는 것처럼 보인다.

 

뉴턴은 사과가 지구로 떨어지는 이유가 중력때문이라고 했다. 지구가 사과를 끌어당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력이 왜 생기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무려 250년쯤이나 지나서야 아인슈타인이 처음으로 그 문제에 의문을 품었다.

 

만물이 항상 중력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는 무릎을 탁 쳤다.

알았다. 저 사람은 중력 때문에 떨어지는 건 아니야! 중력이 없어도 떨어져. 공간이 그를 누르기 때문에 떨어지는 거야

 

그는 공간도 살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무거운 게 누르면 공간도 휜다. .....지구가 태양을 도는 이유도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기 때문이 아니다. 무거운 태양이 공간을 휘어놓기 때문에 지구는 그 휜 공간을 돌고 있는 것이다.

 

뉴욕대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 교수도 공간이 태양을 향해 지구를 밀기 때문에 지구가 태양을 돈다고 설명한다. 캘리포니아 공대의 천문학자 엘리스 교수도 공간도 무거운 걸 올려놓으면 눌린다라고 말한다. 공간이 내 몸을 돌아가게 한다면 공간이 다른 만물도 돌아가게 하는 게 당연하다.

 

P256. 우리는 눈에 보이는 물질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물질을 크게 과장해서 본다. 우주 전체를 보면 99.9999퍼센트 이상이 텅 빈 공간이다. 태양이나 지구는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은 일정기간 존재하는 환영이다. 그 모든 환영을 품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텅 빈 공간이다.

 

텅 빈 공간에 흐르는 무한한 마음이 이 환영들로 하여금 완벽한 연기를 펼치게 한다. 내가 시야를 무한히 넓히면 나는 이 무한한 마음과 하나가 된다. 우주만물이 내 마음속에 들어온다. 이처럼 우주만물이 내 마음속의 환영이라는 사실을 진심으로 이해할 때 나는 비로소 우주만물을 움직이는 진정한 창조자가 된다.

 

과학을 진지하게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주의 법칙 속에 마음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된다. 이 마음은 사람의 마음보다 어마어마하게 월등하다. ” - 아인슈타인

 

우리는 이 놀라운 힘의 이면에 의식적이고 지능적인 존재가 있음을 가정하지 않을 수 없다. 마음이 모든 물질의 모태이다.” - 막스 플랑크

 

P261. 마음의 공간을 열어놓는 만큼 실제로 답을 얻을 확률도 높아진다.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소크 박사는 어떤 문제에 대한 답도 이미 존재한다. 답이 드러나도록 옳은 질문만 하면 된다고 했다. 당연한 말이다. 어떤 답도 무한한 공간 밖에 존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P267. 현대그룹의 창업자 고 정주영 회장은 <이 아침에도 설렘을 안고>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젊었을 적부터 새벽 일찍 일어났습니다. 왜 일찍 일어나느냐하면 그날 할 일이 즐거워서 기대와 흥분으로 마음이 설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의 기분은 소학교 때 소풍 가는 날 아침 가슴이 설레는 것과 꼭 같습니다. 또 밤에는 항상 숙면할 준비를 갖추고 잠자리에 듭니다. 날이 밝으면 일을 즐겁고 힘차게 해치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

 

설레는 마음은 이럴까, 저럴까’, ‘될까, 말까?’등과 같은 잡념을 품고 있지 않다. 오로지 문을 활짝 열어놓고 결실을 맞이하길 기다릴 뿐이다.

 

P272.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을까?

1. 문제가 이미 풀렸다고 상상한다. - 성공률이 가장 낮았다.

2. 현실의 부정적인 면만 생각한다. - 성공류이 두 번째로 낮았다.

3. 문제가 이미 풀렸다고 상상한 뒤, 현실의 부정적인 면과 대조해본다. - 성공률이 단연 최고였다.

 

그렇다면 세 번째 방법이 가장 효과적인 이유는? 문제가 이미 풀렸다고 상상하면 첫 번째 방법처럼 일단 마음의 공간이 열린다. 그런 다음 근데 걸림돌이 있는데 어떻게 풀었지?’하고 부정적인 면을 들여다본면? 문제를 풀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보게 된다. 구체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의심이 끼어들지도 않는다. 이처럼 마음의 공간이 열린 상태로 문제를 풀면 긴장 상태로 푸는 것보다 훨씬 더 쉽게 풀릴 수밖에 없다.

 

P275. 진심으로 현실을 바꾸고자 한다면 근원적인 진실을 이해해야 한다. 내 몸을 포함한 우주만물은 죄다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이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 두뇌는 끊임없이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꾸만 허상에 속아 넘어간다. 그래서 아인슈타인도 현실은 허상이다. 단지 대단히 끈덕진 허상일 뿐이다라고 했다. 우주는 무수히 많은 생각들이 만들어낸 무수한 허상으로 가득하다. 무수한 평행우주, 무수한 지구, 무수한 나가 존재한다. 이론물리학자 미치오 카쿠 교수의 말대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일이 다른 우주에 펼쳐진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보어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것은 가능성으로 잠재해 있다가 관찰자가 바라보는 순간 현실로 나타난다.”

우리가 꿈꾸는 모든 것이 무한한 공간 속에 실재로서 이미 존재한다. 단지 관찰자인 내가 시야를 넓혀 바라보지 못할 따름이다. 새로운 현실을 창조하고자 한다면 끊임없이 마음속을 들여다보라. 들여다보면 이미 깔려 있는 생각들이 사라진다.

 

P279. 노스웨스턴대의 신경과학자 융 비만 교수도 창의성 문제를 직감으로 푼 사람들의 뇌파를 촬영해봤다. 그 결과 직감이 떠오르기 0.3초 전에 이미 두뇌에 고주파인 감마파 활동이 돌연 왕성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생각이 텅 비어버렸다는 얘기다.

영감을 얻으려면 생각부터 멈춰야 하는군.”

 

P281. 영국 국영 BBC TV는 이 그림을 2백만 명의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어떤 모습인지 알아맞혀보라고 했다. 거의 알아맞히지 못했다. BBC TV는 곧 답을 알려주었다. 답은 춤추는 남녀였다. .....“거참 신기하네. 독일 시청자들에게는 답을 알려주지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을까?” ......실험을 주도했던 케임브리지 대학의 셸드레이크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마음은 머릿속에 국한되어 있는 게 아니다. 텅 빈 공간이 마음이다. 그래서 영국 시청자들에게 답을 알려주면 독일 시청자들은 텅 빈 공간에서 저절로 답을 보게 된다.”

 

P282. ‘플린 효과라는 게 있다. IQ 테스트가 시작된 지난 1930년대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IO테스트 점수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다. 후세는 선조들보다 IQ가 높다. 후세의 후세는 더 높다. ....세월이 흐를수록 아이들이 언어를 배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MIT의 촘스키 교수마저 의아해하고 있다.

 

P283. 소나 양을 많이 키우는 미국이나 유럽, 호주엔 캐롤 그리드라는 게 있다. 자동차는 지나가도 소나 양은 못 지나가게 도로에 구덩이를 파고 그 위에 쳐놓은 쇠막대기판을 말한다. 소들이 쇠막대기판을 밟으면 발이 쇠막대기판 사이로 빠져 고통을 겪는다. 첫 세대 소들은 쇠막대기판에 발을 디뎠다가 혼쭐이 난다. 몇 번 그러다가 , 여기는 밟으면 안 되겠구나!’ 하고 깨닫는다. 다음에 태어나는 송아지들은 어떨까? 놀랍게도 쇠막대기판을 밟는 횟수가 크게 줄어든다. 어미 소가 가르쳐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럼 다음 세대 송아지들은 어떨까? 아예 밟지 않는다! 역시 어미 소가 가르쳐준 건 아니다. 스스로 알게 된 것이다.

 

P285. 쉘드레이크 교수는 두뇌는 정보의 송수신 장치일 뿐이라고 말한다. 텅 빈 공간에 저장된 정보를 송수신한다는 것이다. 마치 TV처럼 말이다. “TV에서 사람이 나온다고 TV속에 사람이 들어 있나요? TV에서 소리가 들린다고 TV속에 소리가 들어 있나요? TV수상기는 공중에 떠 있는 그림과 소리 신호를 수신하는 기능만 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사람의 두뇌도 텅 빈 공간에 저장된 정보를 송수신하는 기능만 합니다.”

 

P298. 스위스 과학자들이 사람들의 눈을 가린 채 음식을 먹도록 해보았다. 그러자 사람들은 평소보다 25퍼센트나 덜 먹었다. 눈을 감고 먹으면 음식의 맛이나 입안에서의 감촉 등을 제대로 음미하며 먹게 되기 때문이다. , 음식을 제대로 음미하며 먹을수록 몸이 꼭 필요한 만큼 먹게 되는 것이다.

 

P302. <테니스의 내면 게임>의 저자 골웨이는 하버드대에서 수십 년간 테니스 코치로 일하면서 신기한 사실을 발견했다. 학생들에게 자세가 틀렸어”,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해야 돼등 잔소리를 많이 할수록 실수도 더 많아진다는 것이었다.........

 

테니스를 하다가 공이 라켓 한가운데에 맞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그런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해주지요. ‘공이 잘 안 맞는다고 불평하지 마세요. 그럼 공이 더 안 맞게 됩니다. 뭘 바꾸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공이 라켓의 어느 부분에 떨어지는 지만 그냥 관찰해보세요. 그럼 공이 저절로 라켓의 한가운데에 맞게 됩니다.”

 

P304. “공이 라켓에 맞는 순간 낮게 날아오는지, 높게 날아오는지, 평행하게 날아오는지 주의를 기울여 관찰합니다. 뭔가를 바꾸려 하지 말고 오로지 공이 어떻게 날아오는지만 관찰하세요.” 그에 따르면 사람들이 공을 못 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다. 공을 100퍼센트 관찰하지 않고 다른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마음이 100퍼센트 공에 가 있다면 공은 100퍼센트 맞게 된다. 이런 말을 듣는 사람들은 처음엔 반신반의한다. 하지만 그가 코치해주는 대로 하면 누구나 최고가 된다.

 

P308. 펜실베니아 대학의 벡 교수가 실시한 실험이다. “어항만 봐도 혈압이 약간 떨어지긴 하지만, 곧 다시 올라가요. 반면, 어항 속의 물고기를 보면 혈압이 지속적으로 낮아져요.”

 

P313. 좋아하는 게 단 하나만 있어도 마음은 닫히지 않는다. 마음만 닫히지 않으면 어두운 생각에도 갇히지 않는다. 청소년기까지 외톨이로 살았던 아인슈타인은 이런 글을 남겼다.

 

비록 나는 일상에서 전형적인 외톨이였지만, 진실, 아름다움, 정의를 추구하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P318. <마음속 들여다보기>

내 마음속엔 지금 어떤 생각이 떠 있지? 하고 가만히 들여다본다. 들여다보면 사라진다.

다른 생각이 또 떠오르면 똑같은 방법으로 공간 속을 들여다본다. 그럼 또 사라진다.

생각이 사라지면 다음 생각은 어디서 떠오를까하고 주시한다. 텅 빈 공간이 지속된다.

 

P324. “우주는 자신의 마음속에 무슨 생각들이 들어 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 물질 세계를 창조했다.”는 메시지이다.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도 우주는 자신을 알기 위해 우리를 만들어냈다라고 했다. 텅 빈 공간에 흐르는 무한한 마음이 환영의 세계인 우주를 창조했다면 분명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그 목적은 바로 자신의 마음속에 어떤 생각들이 숨어 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일 것이다.“

 

P330. 이 모든 생각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이 생각을 무한한 공간에 풀어놓아줍니다하고 되뇌었다. 한 번에 안 되면 두 번, 세 번, 네 번, 몇 번이고 반복했다. 텅 빈 공간은 모든 걸 보고 듣고 안다. 모든 말도 알아듣는다. 생각을 떠올리며 이 생각을 무한한 공간에 풀어놓아줍니다.”하고 되뇌면 실제로 풀려나간다.

 

감정도 마찬가지다. 효과를 확인하고 싶다면 마음속에 떠오르는 어두운 생각의 강도를 1~10까지의 눈금으로 수치화시켜 바라보라. 예컨대 화나는 일이 자꾸 거세게 떠오른다면 내 마음속에 지금 떠오르는 화의 강도가 얼마나 될까? 8 정도? 9 정도?’하고 가늠해 본다. 그리고는 이 화를 무한한 공간에 풀어놓아줍니다.‘하고 되뇌어본다. 되뇌면 되뇔수록 화의 강도는 7,5, 4,2 등으로 점점 약해지다가 나중엔 0이 돼 버린다.

 

P337. 교수는 학생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기 다른 방법으로 45초간 화나는 장면들을 되돌아보라고 말했다.

 

2그룹 남의 관점에서 화나는 장면을 되돌아보세요. 화나게 했던 장면들로부터 몇 발짝 떨어져 제 3자의 눈으로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겁니다. 그러면서 저런 감정이 왜 저 사람한테 생기는 거지?’ ‘저런 감정이 저 사람한테 생기는 이유는 뭐지?’하고 거리를 두고 분석해보세요.

 

화나는 장면들을 멀찌감치 남의 시각에서 되돌아본 2그룹 학생들만이 화를 지속적으로 가라앉힌 것으로 나타났다. ‘의 시작으로 화나는 장면들을 되돌아보는 것은 화를 가라앉히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 딴생각을 함으로써 화를 덮어두는 것도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P339. 미슈코프스키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처한 불행한 상황을 벽에 붙은 파리는 어떻게 바라볼까? 나를 벽에 붙은 파리라고 상상하면 내가 처한 불행한 상황에 파묻히지 않게 됩니다.”

 

P343. 하지만 지금은 화를 삭이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대개 몇 분, 혹은 몇 초면 사라진다. 비결은? 화의 물결이 온몸의 혈관을 타고 몸 밖의 무한한 공간으로 자유로이 퍼져나간다고 상상하는 것이다. 화가 내 몸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실제로 화는 내 몸속에 갇혀버린다. 그래서 독이 된다. 하지만 는 몸에 갇힌 존재인가? 아니다. 시야를 넓히면 넓힐수록 무한히 퍼져나가는 존재이다. 그래서 화가 몸 밖으로 퍼져 나간다고 상상하면 실제로 퍼져 나간다.

 

P349. 생각이 완전히 사라지면 시간도 사라진다. 시간도 생각이 만들어낸 허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일엔 사실 앞뒤가 없다. 따라서 온갖 괴로운 생각으로 가득할 때 먼저 텅 빈 공간을 상상해보라. 모든 생각이 즉각 텅 비어버린다. 생각이 먼저 사라져도 텅 빈 공간이 되지만, 텅 빈 공간을 먼저 상상해도 생각이 사라진다.

 

P351. 페미 박사는 40여 년간 뇌파를 연구해온 최고의 권위자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온갖 방법을 다 써도 안 되는 게 하나 있었다. 바로 생각을 텅 비우는 일이었다.

왜 뇌파가 바뀌지 않는 거지?’

...... “끝내 안 되는구나! 수년간의 연구가 물거품이 되는구나!”

긴장이 탁 풀렸다. 모든 의욕이 사라졌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몽땅 포기했다. 모든 걸 내려놓고 한숨을 길게 내뿜으며 머리에 착용한 뇌파 측정장치를 벗으려는 순간이었다.

, 이게 뭐야?”

뇌파 측정장치가 연결된 뇌파 측정기에 알파파가 큰 폭으로 물결치고 있는 것 아닌가!

모든 걸 내려놓는 순간 생각이 텅 비어버리네?”

 

P352. “? 별 효과가 없네?”

자연이나 음악 감상, 혹은 향기나 빛이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부정적 생각에 가득한 마음을 근본적으로 비워주지는 못한다. 그러다가 그는 마침내 이런 주문을 해보았다.

두 눈 사이의 공간을 상상해볼래요?”

갑자기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뇌파 기록장치에 큰 폭의 알파파가 그려지는 것이 아닌가!

 

이번엔 두 귀 사이의 공간을 상상해볼래요?”

역시 큰 진폭의 알파파가 그려졌다. 박사는 이번에는 학생들에게 더 큰 부위의 공간을 상상해보도록 했다.

머리에서 발끝까지 공간을 상상해 보세요.”

마찬가지 결과가 나왔다. 몸속 어느 부위의 공간을 상상해도 알파파가 급격하게 늘어났다. 생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그럼 사람이 아닌 벽과 벽 사이의 빈 공간을 상상해보라고 했다. 놀랍게도 똑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그는 무릎을 탁 쳤다.

아하! 모든 게 공이로구나. 그래서 빈 공간을 상상할 때마다 모든 게 정말 공이 되는구나!”

만일 만물이 텅 빈 공간이 아니라면 텅 빈 공간을 상상한다고 해서 공이 될 리 없다.

 

몸도 마음의 거울이다. 마음이 맑아질수록 몸도 맑아진다. 텅 빈 공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마음과 몸이 맑아진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간단한 명상법이다.

 

P354. 눈뜨고 왓칭하려면?

먼저 허리를 곧게 펴야 해요. 자칫하면 잠들게 되거든요. 그런 다음 눈의 초점을 완전히 풀고 멍하게 허공을 바라봐요. 그럼 아무 생각도 안 들어요.”

이것이 바로 눈 뜨고 명상하는 원리다. 눈의 힘을 완전히 풀고 시야를 최대한 넓혀 허공을 바라본다. 시야를 넓히면 육안이 초점을 맞추지 못한다. 그럼 생각도 못하게 된다.

 

시야를 최대한 넓혀 넓은 공간 전체를 바라본다. 육안의 초점을 완전히 풀고 힘도 완전히 뺀다. 육안으로 보지 않고 마음의 눈으로 본다고 상상한다.

시야를 넓히면 마음의 공간이 넓어져 갇혀 있던 생각들이 풀려나간다.

텅 빈 공간에 또 어떤 다른 생각이 떠오르는지 지켜본다. 지켜보고 있으면 안 떠오른다.

 

왓칭할 때 난 육안으로 보지 않고 마음의 눈으로 본다’, 혹은 마음의 눈에서 사방으로 빛이 퍼져나간다라고 상상하면 왓칭이 편해진다. , 생각이 금방 사라지면서 마음이 공간이 무한히 넓어져 가는 걸 알 수 있다.

 

P361. 인생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나를 알면 신을 알게 된다. 내 마음을 수정처럼 맑게 닦아 시야기 무한해지면 무한한 신과 하나가 된다. ‘원래의 나로 되돌아가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영적으로 성장하는 길이다. 모든 것은 영적 성장을 위해 설계된 수업이다. 지구는 거대한 학습장이다. 이 사실을 깨닫는 것 자체만으로 시야는 무한히 넓어진다. 모든 걸 배움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P363. 지구는 육신의 옷을 걸친 무수한 영혼들이 연기를 펼치는 연극무대이다. 모든 등장인물은 연기자들이다. 연극의 이야기도 각자의 영적 성장을 위해 짜인 각본대로 전개된다. 때로는 각본에 정해진 나의 배역이 너무 견디기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배역을 맡은 연기자는 연기자일 뿐이다. ‘진정한 나는 연극 전체를 멀리서 지켜보는 무한한 마음이다. 시야를 넓혀 멀리서 큰 눈으로 내려다보면 무수히 많은 개체 나들이 한 무대 위에서 다 함께 연기를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따라서 내가 중간에 배역을 포기하지만 않으면 반드시 도움의 손길이 나타나 연극을 무사히 마치도록 해준다.

 

견디지 못할 시련은 존재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나 스스로 써놓은 각본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금 겪는 가장 힘겨운 시련이 내 인생의 가장 귀중한 선물이 될 수 있다.

 

P377. 누구나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푸는 누군가를 찾는다. 하지만 그 누군가는 영영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럴 땐 희망이 끊어진다. 그 누군가를 밖에서 찾기 때문이다. 내가 찾는 그 누군가는 내 마음속에 있다. 마음속을 들여다본다. 배에 음식이 들어오지 않으면 피어오르는 배고프다는 생각, 누군가가 나를 알아주지 않으면 피어오르는 슬프다는 생각, 사랑을 느끼지 못하면 피어오르는 절망스럽다는 생각....이 모든 생각에 어떤 감정도 덧대지 않고 가만히 바라본다.

 

어디서 피어오르는 생각인가?

왜 피어오르고 있는가?

어디로 흘러가는가?

스쳐가는 것인가?

영원한 것인가?

 

P378. 이태리 파비아 대학 심장학과 베르나르디 교수는 사람들에게 베토벤, 비발디, 테크노 음악 등 모두 여섯 가지 음악을 차례로 들려줘보았다. 그러면서 혈압, 심박과 호흡 횟수 등을 살펴보았다. 결과는 너무나 간단했다. 고전음악이든 테크노 음악이든 상관없이 빠른 음악은 혈압과 심박수 등을 빨라지게 했고, 느린 음악은 혈압과 심박수 등을 느려지게 했다. 그러다가 문득 뜻밖의 사실을 발견했다.

? 음악이 바뀌는 중간에 형랍이 가장 많이 떨어졌네?”

.....“침묵이 가장 느린 음악보다 더 큰 휴식 효과를 갖다니!”

참으로, 참으로 깊은 수준의 휴식은 생각을 텅 비운 상태에서만 가능하다.”

 

P380. 내 힘으로 안 될 땐 너무 애쓰지 마라. 내 팔다리의 힘도, 내 몸뚱이의 열정도, 내 두뇌의 생각도, 나를 휘감는 온갖 감정도, 사실은 바깥세상에 속한 것이다. 바깥세상을 움직이는 모든 건 내 마음속에 들어 있다. 바깥세상은 착각의 세계이다. 그 속에서의 몸부림을 멈추고, 대신 마음 속을 들여다보라. 들여다보면 무한한 공간이 열린다. 시야기 무한해진다. 내가 그토록 매달리던 것도, 붙들고자 했던 것도, 얻으려 애쓰던 것도, 죄다 스쳐가는 허상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무한한 공간 속에 사랑으로 가득한 무한한 존재가 들어 있다. 그 존재와 분리될수록 나는 점점 작아진다. 그 존재와 하나가 될수록 나는 점점 커진다. 그 존재 앞에 나의 모든 아픔과 두려움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맘껏 눈물을 뿌려라. 나에 대한 모든 비판과 심판을 내려놓아라. 나를 완전히 열어놓고, 나의 모든 것을 완전히 내려놓을 때 무한한 존재와 하나가 된다. 그래야 비로소 참다운 안식을 얻게 된다. 참다운 안식 속에서 모든 새로움이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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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 2016-04-07 1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사반대를 무릅쓰고 클릭했다가...OTL.

p.188 손바닥이야기를 저는 중학교수련회에서 ˝기체험˝의 일환으로 첨 접했었는데.. 그때 엄청 신기해서 룸메이트들 베개싸움하고 놀 때 저는 그거하고 있다가 결국 베개로 응징당한 기억이 나네요 ㅎ

시이소오 2016-04-07 13:22   좋아요 0 | URL
우왕, 고생하셨네요 ^^
베개로 응징을, 고생하셨어요 ^^;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 - 내가 쓴 글, 내가 다듬는 법
김정선 지음 / 유유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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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가 중간에 멈췄다. 갑자기 공포가 온몸을 휘감았다. 무서워서 도무지 책을 읽을 수가 없었다. 다들 읽어 보시라. 이 책에 비하면 미쓰다 신조의 공포 소설은 애들 장난이다.

 

책을 읽다 불현 듯 그런 생각이 스쳤다.

도대체 나는 얼마나 많은 비문과 오문을 쓰고 있는 걸까

 

그 생각이 드니 공포감에 젖어 도무지 읽어낼 자신이 없었다.

돌이켜보면 입시 시험 이후로 문법을 공부해 본 적이 없다.

한 열흘쯤 지나서야 용기를 내서 다시 도전했다.

그래, 맞을 매라면 맞아야지.’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의 장르를 뭐라 불러야 할까?

문법 소설은 어떨지?

 

저자는 문법과 이야기를 교차로 진행시킨다. 굉장히 현명한 작법이다.

만일 문법에 대한 설명만 나왔다면 읽기 괴로웠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 나오는 이야기엔 나름 반전도 있다. 완전 속았다.

공개할까도 싶었는데 다른 독자들의 재미를 위해 비공개하기로.

 

적의를 보이는 것들

 

접미사 ‘-’, 조사 ‘-그리고 의존명사 , 접미사 ’-을 습관적으로 쓰는 경향이 있는데 되도록 쓰지말라고.

 

굳이 있다고 쓰지 않아도 어차피 있는

 

있다는 동사이기도 하고 형용사이기도 하다. 동사일 때는 동작을, 형용사일 때는 상태를 나타낸다. ‘눈으로 덮여 있는 마을이란 문장에서 굳이 있는을 쓸 필요 없다. ‘눈으로 덮인 마을이라고 하면 된다.

 

술어에 ‘ -있었다라고 쓸 필요도 없다고 한다.

 

길 끝으로 작은 숲이 이어지고 있었다.

길 끝으로 작은 숲이 이어졌다.

 

‘- 관계에 있다도 마찬가지.

 

가까운 관계에 있었다.

가까웠다. (또는) 가까운 사이였다.

 

‘ -에게 있어’, ‘하는 데 있어’, ‘-함에 있어’, ‘-있음에 틀림없다도 습관적으로 잘못 쓰인다고.

그에게 있어 가족은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그에게 가족은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이었다.

 

지적으로 게을러 보이는 표현

 

‘-에 대한’, ‘-들 중 한 사람, -들 중 하나, -들 중 어떤

 

그녀는 전형적인 독일 여자들 중 한사람이었다.

그녀는 전형적인 독일 여자였다.

 

‘- 같은 경우’ ‘-에 의한’, ‘-으로 인한

 

‘-에는의 차이, ‘-‘-으로를 혼동하는 경우, ‘-‘-도 구분해 써야한다.

 

사역 문장의 오류. 너무 많이 쓰이는 지시대명사들. 잘못 쓰이는 었던‘-는가’, 시작할 수 없는 걸 시작하는 오류. 등등

 

읽다보면 내 문장은 정말로 이상한 것처럼 보인다. 한 문장도 못 쓸 만큼 벌벌 떨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어라 김훈체네하는 인상을 받았다. 아니나다를까.

저자는 김훈의 <칼의 노래> 교정을 봤다. 책을 읽으면서 왜 김훈의 문장이 낭독에 좋은지 가설 하나를 얻었다.

 

저자에 따르면 김훈은 그리고, 그래서, 그러나 같은 접속 부사를 거의 안 쓴다고 한다.

접속사 안 써야 하는 거얌?’ 또한 주격 조사 ,도 거의 쓰지 않는다. 김훈은 또한 대명사를 거의 쓰지 않는다. 또한 주어 하나에 서술어 하나다. 서술어가 둘 이상일 땐 주어를 반복해서 쓴다.

 

김훈의 문장이 낭독에 좋은 이유는 문법에 정확한 문장이기 때문은 아닐지.

 

내가 이 책을 두려워한 만큼 저자는 김훈체를 읽는 것은 감당하기 어렵고 두려운 일이다라고 말한다. 교정자가 두려워하는 작가라니! 김훈은 어찌하여.

 

시간만 더 있었더라면 필사를 했을텐데. 아무래도 사서 아무 때나 읽어야겠다.

저자가 쓴 또 다른 책인 <동사의 맛> 역시 어떤 맛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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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da 2016-04-04 11: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관심이 가네요.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시이소오 2016-04-04 11:47   좋아요 2 | URL
소름돋는 책이죠 ^^

singri 2016-04-04 12: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읽어야 될 책 ㅡ
김훈 책도 쌓여있으니 ㅜㅠ

시이소오 2016-04-04 12:15   좋아요 2 | URL
즐독 되시길^^

corcovado 2016-04-04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저에게 딱 필요한책 같습니다.조만간 질러야겠네요.소개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시이소오 2016-04-04 13:32   좋아요 1 | URL
저도 조만간 지를려구여 ^^

큐브 2016-04-04 14: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겠어요!

시이소오 2016-04-04 14:34   좋아요 1 | URL
즐독하세여 ^^

eL 2016-04-04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접속사 안써야 하는거얌?˝ 저는 이번에도 여기서 웃었네요^^ㅋ 읽어보고 싶은 흥미로운 책이 또 늘어만 갑니다ㅜ

시이소오 2016-04-04 14:40   좋아요 2 | URL
이엘님을 웃기려 쓴 문장인데 통했군요 ㅋ ^^

가을벚꽃 2016-04-04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려고 벼르고 있는 중이였는데... 이글에 나온 지적들이 전부 제 글 이야기 같네요 ㅠㅠ 꼭 읽어봐야 겠어요^^

시이소오 2016-04-04 14:49   좋아요 1 | URL
저도 무서움이 좀 가셔서 구입해서 재독해야겠어요 ^^

samadhi(眞我) 2016-04-04 14: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평소에 주장하는 문법적 오류가 나열돼 있네요. 제가 교정볼 때 까탈스럽게 따져드는 오류(?) 입니다. 거의 일본식이죠. 우리말은 쉽게 쓰는데 일어는 빙빙 돌려 말하지요. 이해하기 쉽게 쓴 문장이 진짜 좋은 문장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관공서에서 자주 쓰는 말인데
무슨무슨 관계로 행사를 취소한다는 둥. 그런 말만 들으면 속이 터집니다.
또 누구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그냥 누가 말씀하시겠습니다. 그러면 되는데.

시이소오 2016-04-04 14:53   좋아요 1 | URL
사마디님도 교정보시는군요. 사마디님도 문법 소설 한 권 쓰시는건 어떨지요? 일단 저는 구매합니다^^

samadhi(眞我) 2016-04-04 14:53   좋아요 1 | URL
저는 그냥 취미로 하는 겁니다. ㅎㅎ 따져드는 걸 좋아해서. 실력도 몹시 딸리구요.

시이소오 2016-04-04 14:56   좋아요 1 | URL
취미로 교정을 보시다뉘! 취미로 수학의 정석 푸는거랑 비슷한거잖아요? 교정을 사랑하신다는 증거! 문법소설, 곰곰이 생각해보시길 ^^

samadhi(眞我) 2016-04-04 14:58   좋아요 1 | URL
에헤헤 고마운 제안 생각해 보겠습니다. 저는 아는 것도 없는데 되게 아는 척 하는 게 문제랍니다. 일단 입 좀 다물고(?) 실력부터 갖추려 합니다.

시이소오 2016-04-04 15:20   좋아요 1 | URL
겸손의 말씀. `아직은 때가 아니야`라는 사고방식도 일종의 도피일 수 있다네요.
고민해보세용 ^^

samadhi(眞我) 2016-04-04 16:03   좋아요 2 | URL
제 게으름을 집어주시네요. 저는 전공자도 아니고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alummii 2016-04-04 17: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동사의 맛 이 별로 였어서 이 책에 애써 관심을 안두다가 평이 좋길래 구매해봅니다^^

시이소오 2016-04-04 17:53   좋아요 1 | URL
아, 동사의 맛은 맛이 없나보네요. 참고하겠습니다 ^^

cyrus 2016-04-04 18: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괜히 읽었습니다. 어제 쓴 글을 고쳤는데 또 고치기 싫어졌어요. 엉터리 문장이 그대로 남아있으니 누군가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 ^^

시이소오 2016-04-04 18:36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저도 전담 교정자가 있었으면 좋겠네요 ^^

cyrus 2016-04-04 18:42   좋아요 1 | URL
그런데 자신의 글을 객관적으로 봐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은 점이 있는 반면에 단점은 계속 되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어요. 제가 몇 년 전에 신문 칼럼 공모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활동에 참여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퇴고를 도와주는 입장이었는데 글이 조금이라도 엉성하면 다시 고치라고 종용했습니다. 저 때문에 연속으로 퇴짜를 맞다가 드디어 칼럼이 선정된 분을 만났는데 퇴짜를 당하니까 무척 괴로웠다고 하더군요.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시이소오 2016-04-04 18:59   좋아요 1 | URL
ㅋㅋ 저는 스트레스 받아도 지적 당하고 싶어요^^

깊이에의강요 2016-04-05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법에 약한데...
문법소설(?)이라???
궁금하네요^^

시이소오 2016-04-05 15:34   좋아요 1 | URL
문법에 강한 분들은 지루할 수 있고 문법에 약한 분들은 무서울 수 있어요 ^^;

parkcourage 2016-10-07 05: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손에 들기 전에 겁이 잔뜩^^*

시이소오 2016-10-07 08:12   좋아요 1 | URL
용기를 내세요. 팍꾸하쥬님 ^^

[그장소] 2017-02-2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식하면 정말 아무것도 못하지싶어 저도 모른척 외면을 ...ㅎㅎㅎ

시이소오 2017-02-27 08:08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이야 문법에 맞는 글을 쓰시잖아요. 저야말로 아무 글도 못쓸것 같아 외면하기로 ㅎㅎ

[그장소] 2017-02-27 10:05   좋아요 0 | URL
부끄러워 어딘가 숨고 싶어져요. ㅠㅠ

시이소오 2017-02-27 20:39   좋아요 1 | URL
숨어야 할 사람은 접니다 ㅎㅎ

[그장소] 2017-02-27 22:54   좋아요 0 | URL
아 ㅡ 우리 숨바꼭질 하면 되겠네요!^^ㅋㅋㅋ

시이소오 2017-02-27 22:57   좋아요 1 | URL
ㅋ ㅋ ㅋ ㅋ ㅋ ㅋ ㅋ 그럼 제가 숨겠습니다. 술래하세요 ^^

[그장소] 2017-02-28 02:10   좋아요 0 | URL
ㅋㅋㅋ 술래인데 ㅡ 안찾아~^^ㅋㅋㅋ 계속 숨어있는 시이소오 님 ... 다리 쥐나죵? 쥐약 놓고 갑니당~~

시이소오 2017-02-28 08:02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 찾아줘야죠. 숨어있다 심심해죽는줄 알았음돠 ㅋ

[그장소] 2017-02-28 10:29   좋아요 0 | URL
아유 ~ 심심할까봐 소금 놓고 갔는뎅~ 못 보셨군요!^^ㅋㅋㅋ

시이소오 2017-02-28 12:46   좋아요 1 | URL
못봤습니다. 봤더라도 짜기만 했겠죠 ㅎㅎ

[그장소] 2017-03-01 20:10   좋아요 0 | URL
고 것들끼리 짜니까 ... 술래가 맨날 진다 아닙니까~^^?

시이소오 2017-03-01 20:29   좋아요 1 | URL
짜다,를 그렇게 쓰실줄이야. 제가 졌습니다요. ㅎㅎ

졔졔 2017-08-21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보려고 했는데 사서읽어야겠네요

시이소오 2017-08-21 16:09   좋아요 0 | URL
저도 이책은 구매를 추천합니다. ^^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 테리 이글턴의 아주 특별한 문학 강의
테리 이글턴 지음, 이미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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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학적 평론가와 섬세한 평론가가 있다.

현학적 비평이 작품을 난도질한다면 섬세한 비평은 작품을 감싸 안는다.

정성일 평론가를 존경한다. (이제 감독이라 불러야 할까, 혹은 영화인?)

현학적 평론가의 수장은 정성일이다. 고로, 정성일 평론은 읽지 않는다. 정성일은 마치 소개팅을 주선해 놓고 소개해주는 친구의 장점을 말해주기는커녕 자기자랑만 일삼는 주선자와 같다.

 

도대체 문학이나 영화 평론에 라캉이나 들뢰즈가 왜 필요한가? 허세에 가득 차 현학적인 용어를 남발하는 교만과 자만에 빠진 비평은 관객/독자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 히브리스 비평, 수페르비아 비평. 그가 비평하는 영화는 보고 싶은 생각이 눈곱만큼도 들지 않는다.

 

섬세한 평론가의 수장은 단연 신형철이다. 신형철이 비평의 대상으로 삼은 책은 보고 싶다. 보고 싶어 미치겠다. 신형철은 작품 안에 머무르면서 왜 이 작품이 좋은 작품인지 독자에게 조곤조곤 설명해준다. 손수건 같은 비평. 벙어리장갑 같은 비평.

 

정성일은 끊임없이 작품 밖으로 나가 온갖 쓸모없는 잣대를 가져와 들이밀기 바쁘다. 정성일 식 비평은 프로쿠르스테스의 침대다. 들뢰즈, 라깡 및 온갖 철학자의 이론에 들어맞지 않으면 작품은 잘려지고 만다. 잘려진 작품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심지어 살아남은 작품마저 온데간데없긴 마찬가지다. 철학자의 헛소리만 메마른 대지에 남아 유령처럼 맴돌 뿐이다.

(, 주여, 용서하소서, 저들은 지들이 뭐하고 자빠졌는지 모릅니다.~~ )

 

테리 이글턴은 신형철 같은 비평가다. 이 책에선 그 어떤 철학자의 이름도 등장하지 않는다. 단지 소설을 깊이 있게 읽을 뿐이다. 왜 어떤 문장이 좋은지, 왜 어떤 문장이 나쁜지를 문학 안에서 설명해준다.

 

테리 이글턴은 포스터의 <인도로 가는 길> 첫 문장으로 책을 시작한다. 영어 원문이 실려 있어 우리는 소설 첫 문장의 운율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테리 이글턴은 말한다. <요한 복음>의 도입부 문장이 왜 뛰어난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첫 문장의 아이러니가 왜 탁월한지, <모비딕> 첫 문장이 왜 유명한지. 모더니스트들과 사실주의자들 사이에 캐릭터, 서사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문학을 감정이입으로 해석하기엔 어떤 오류가 있는지, 등등.

 

이 책의 원제는 ‘how to read literature’. , 문학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에 대한 문학 읽기의 방법을 제시한다. 테리 이글턴은 소설가를 믿지 말고 소설을 믿으라고 충고한다. 심지어 소설은 소설을 쓴 소설가의 사상과 다를 수도 있다.

 

우리는 소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이글턴은 서사의 흐름에서 뒤로 물러서서 되풀이되는 관념이나 관심사에 주목하라고 말한다. 인물을 고립시켜 보지 말고, 주제와 플롯, 이미지와 상징을 포함하는 패턴의 한 요소로 파악하라고. 도덕적 비젼 역시 중요하다. 신형철 역시 <몰락의 에티카>에서 이렇게 말했다.

 

문학이 윤리와 무관했던 적이 있었던가. 적어도 그것이 진정한 문학이라면.’


혹은 계보를 추적하며 문학을 읽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탐 존스부터 해리 포터까지 고아 문학의 계보를 만들 수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문학을 좋은 문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독창성? 이글턴에 따르면 새롭다고 해서 가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변화는 진전보다는 퇴보를 의미할 가능성이 더 높다. 보편적인 호소력? 그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작품이란 무릇 세월이 흐르면서 새로운 의미를 산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미? 그것도 아니다. 테리 이글턴은 사적 선호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부분의 소설이 재미가 없다. 테리 이글턴은 좋은 문학에 대한 공적인 기준, ‘규범적 이론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심오하고 복잡함? 그것도 문학을 가치있게 하는 것은 아니다. 플롯이 조화롭고 통일된 문학? 그것도 아니다. 그에 따르면, 20세기에 가장 위대한 희곡은 <고도를 기다리며>이고 가장 훌륭한 소설은 <율리시스>이며 가장 훌륭한 시는 <황무지>. 이 세 작품 모두 플롯이랄 게 없다. 어휘가 풍부하고 화려한 문학? 그것도 아니다. 조지 오웰의 산문은 풍부하지 않다.

 

테리 이글턴은 문학 작품의 몇 구절의 분석을 통해 좋은 문학의 정의를 내리려 시도한다. 여기서 테리 이글턴은 존 업다이크와 윌리엄 포크너를 물 멕인다. 테리 이글턴에 따르면 업다이크의 문장은 반질반질할 정도로 기교적이고, 포크너의 문장은 그저 망할 일들이 줄줄이 이어지며조야하고 수다스럽다.

 

그에 비해 에벌린 워나 나보코프, 캐럴 실즈의 문장은 뛰어나다. 이글턴에 따르면, 에벌린 워의 문장은 선명하고 불순물이나 군더더기가 없다. 억제하지도 과시하지도 않는다. 기교를 의식하지도 않는다. 나보코프의 <롤리타>의 문장은 젠체하긴 하지만 풍자적이고 유머러스하고 <문학적>이다. 캐럴 실즈의 <사랑 공화국>의 문장은 섬세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테리 이글턴은 좋은 문학이 어떤 것인지 딱히 결론 내리지 않았다. 꼼꼼한 읽기를 통해 몇몇 작품 단락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내놓았을 뿐이다. 혹시 테리 이글턴은 좋은 문학이란 독자인 우리가 문학을 좀 더 섬세하게, 깊이 있게 읽을 때, 그때서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하고 싶었던 걸까?

 

이상한 말이지만 사람은 책을 읽을 수 없다. 다시 읽을 수 있을 뿐이다. 좋은 독자, 일류 독자,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독자는 다시 읽는 독자다.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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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북 2016-03-30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저랑 비슷한 시간에 같은 책에 대한 리뷰를 올리셔서 반가워요~ 이런 이유로도 친밀한 느낌이 드네요^^

시이소오 2016-03-30 14:54   좋아요 0 | URL
원더북님, 저도 화들짝 했네요. 반갑습니다^^

프레이야 2016-03-30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읽는 독자가 되어야겠군요. 섬세하게 작품을 품어 안는 비평가가 저는 좋더군요. ^^

시이소오 2016-03-31 00:05   좋아요 0 | URL
그쵸? 저만 그런거 아니죠 ㅋ^^

eL 2016-03-31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첫문단 보고 오? 하면서 클릭해서 끝까지 읽었네요. 두가지 서로 다른 비평에 대한 이야기가 와닿아요. 어떤의미에서는 두 비평의 차이가 대상을 분석하느냐 대상에 다가가느냐의 차이인 것 같은데.. 저도 후자가 좋으네요 ^^

시이소오 2016-03-31 23:34   좋아요 1 | URL
비평은 사랑입니다 ^^

포스트잇 2016-06-07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오래전에 이미 이 책을 정리하셨군요. 대단한 책이죠? ㅎㅎ

시이소오 2016-06-07 12:16   좋아요 0 | URL
테리이글턴 책도 이미오래전에 번역되었더라구요

이글턴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겠어요^^
 
읽다 (2015년판) - 김영하와 함께하는 여섯 날의 문학 탐사 김영하 산문 삼부작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랑과 독서의 공통점이 뭘까요?

 

답은 광고 후에.....아니고요. 잠깐만요. 또 다른 퀴즈가 있습니다. 버지나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사사키 아타루의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그리고 김영하의 <읽다>의 공통점은 뭘까요? 십 초 드리겠습니다. 1.2.3.....10.

 

와우, 역시. 그렇습니다. 강연을 정리한 글인 듯 경어체로 쓰였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리뷰를 경어체로 쓰겠습니다.

 

, 다시 사랑과 독서의 공통점은 뭘까요?

 

해럴드 블룸은 <교양인의 책 읽기>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독서는 자아를 분열시킨다. 즉 자아의 상당 부분이 독서와 함께 산산이 흩어진다.”

 

사랑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사랑은 자기분열이요, 자아상실입니다. 자아상실은 무슨 뜻인가요? 나와 나 아닌 것들의 경계가 흐려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랑을 하면 세상이 아름답게 느껴져요. 아이들의 웃음소리, 길가에 핀 장미 꽃 한 송이도 유난히 사랑스럽습니다. 또한 경계가 없어진다는 말은 한편으론 제정신이 아니란 뜻입니다. 사사키 아타루가 그랬잖아요? 책을 제대로 읽으면 미쳐버린다구요. 김영하는 <돈키호테>를 예로 듭니다.

 

돈키호테에게 현실과 책의 경계는 아예 사라져버립니다. 풍차는 기사가 되고 이발사의 대야는 투구가 되죠. 돈키호테는 온갖 미친 짓에도 불구하고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그에 반해 책 읽고 미친 보바리 부인은 어떻게 되었죠? 자살합니다.

 

쥘 드 고티에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르게 상상하는 기능보바리즘이라 명명했습니다. 다니엘 페나크에 따르면 보바리즘이란 상상이 극에 달하고 온 신경이 떨려오고 심장이 달아오르며 아들레날린이 마구 분출되는 가운데 주인공의 세계에 완전 동화되어, 어처구니없게도 대뇌마저 일상과 소설의 세계를 혼동하기에 이르는현상입니다.

 

책 속에 길이 있을까요? 김영하는 카프카의 소설 <>을 예로 듭니다. 요제프 K는 사실 성에 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성을 찾습니다. 길은 계속 등장합니다. 과연 길을 따라 간다고 성을 찾을 수 있을까요? 김영하 역시 오르한 파묵이 말한 감춰진 중심부를 인용합니다. 독자는 감춰진 중심부를 찾아가는 셜록홈즈같은 탐정과도 같습니다. ‘중심부를 찾기 위해서는 주의 깊게 읽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보바리 부인>의 중심부는 무엇일까요? 플로베르는 루이즈 콜레에게 이런 편지를 썼습니다.

 

내가 볼 때 아름답다고 여겨지는 것은 내가 실천에 옮겨보고 싶은 바로 무에 관한 한 권의 책, 외부 세계와의 접착점이 없는 한 권의 책이다. 마치 이 지구가 아무것에도 떠받쳐지지 않고도 공중에 떠 있듯이 오직 스타일의 내적인 힘만으로 저 혼자 지탱되는 한 권의 책, 거의 아무런 주제도 없는 아니 적어도 주제가 거의 눈에 뜨이지 않는 한 권의 책 말이다. 가장 아름다운 작품들은 최소한의 소재만으로 된 작품들이다. 표현이 생각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어휘는 더욱 생각에 밀착되어 자취를 감추게 되고 그리하여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과연 <보바리 부인>엔 아무런 중심부가 없는 걸까요?) 김영하는 소설을 읽는 다는 것이 감춰진 중심부에 도달하기 위한 여정도 아니라고 말합니다. 김영하에 따르면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헤매기 위해서입니다. ‘아무 의미도 없는 이상한 세계에서 어슬렁거리기위해서입니다. 그렇다면 시간 낭비 아닐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김영하에 따르면 독서는 고유한 헤맴이고 유일무이한 감정적 경험이며 교환불가능하기에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현실의 우주가 빛나는 별과 행성, 블랙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크레페케이크를 닮은 우리의 작은 우주는 우리가 읽은 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것들이 조용히 우리 안에서 빛날 때, 우리는 인간을 데이터로 환원하는 세계와 맞설 존엄성과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소설은 꿈이다.

 

<하자르 사전>에 나오는 유수프마수디는 음악가이면서 꿈을 읽는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꿈을 따라 여행하는 유령을 쫓아다녔다고 하죠.

 

마수디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꿈을 꾸고 그중 한 사람의 꿈이 다른 한 사람의 현실을 구성하는 경우, 꿈의 작은 일부분이 언제나 남겨진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꿈의 아이들이다. 꿈은 물론 꿈에 나오는 사람의 현실보다 짧다. 하지만 꿈은 언제나 아주 깊기 때문에, 어떤 현실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래서 언제나 약간의 찌꺼기가 남게 된다.

 

이러한 잉여물질은 꿈에 나오는 사람의 현실 속으로 완전히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제 3의 인물 현실 속으로 흘러들어가 거기에 붙어 있게 뙨다. 결과적으로 제 3의 인물은 엄청난 어려움과 변화를 겪게 된다. 3의 인물은 처음의 두 사람보다 더욱 복잡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인물의 자유의지는 다른 두 사람에 비해 두 배는 더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다.

 

- 밀로라드 파비치, <하자르 사전>

 

재밌는 관점입니다. 꿈에 따라 현실을 만들고 나면 남는 부분이 생깁니다. 잉여 물질이 엉뚱한 사람의 현실 속으로 들어가 이상한 작용을 하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간혹 엉뚱한 짓을 하는 걸까요?

 

(유수프마수디가 꿈을 따라 여행하는 유령을 쫓아다녔다고 하는데, 실제로 루시드 드리머들 사이에 유령의 몽타쥬가 돌아다닙니다. 제가 보기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과 닮았습니다. 저 유령 빨리 잡혔으면 좋겠네요. 저 놈 때문에 제 현실이 엉망진창인지도 모르잖아요. 참고로 저는, 루시드 드림, 우리말로는 자각몽이라고 하죠. 6개월 훈련하고 포기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김영하는 마치 <하자르 사전>에서의 꿈처럼, 소설에서도 현실로 다 치환되지 않는 잉여 물질이 남는다고 말합니다. 바로 이 부분 때문에 우리가 소설을 읽는 지도 모른다구요.

 

왜 소설을 읽느냐?”하는 질문에 김영하는 말합니다.

거기 소설이 있으니까.”

 

그러니까 소설 자체가 목적이란 뜻이겠죠. 소설을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소설과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파묵에 따르면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2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블랑쇼처럼 말해볼까요? 소설은 삶이고 소설은 죽음입니다. 소설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카프카가 말한 것처럼 얼어붙은 감수성, 우리의 응고된 자아를 해체하고 깨부수는 도끼질입니다. ‘가 죽을 때마다 새로운 가 탄생하는 셈이죠.

 

아우구스티누스를 따라, 사사키 아타루를 따라 반복하시겠습니까?

 

 

 

집어 들고 읽어라, 집어 들고 읽어라, 집어 들고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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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99 2016-03-29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시이소오 2016-03-29 13:36   좋아요 1 | URL
저런, 어안이 벙벙한 상태신가요? ㅋ ^^

kitty99 2016-03-2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이소오 타고 하늘까지 슈웅~~~^^

시이소오 2016-03-29 13:40   좋아요 1 | URL
김영하 작가님을 타셔야죠. ^^

kitty99 2016-03-29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 위에서 만나고 왔음 ㅋㅋㅋ

시이소오 2016-03-29 13:45   좋아요 2 | URL
김영하 작가님이 뭐라든가요? `이 놈의 인기는 하늘, 땅을 안가리는구나`, 만년필을 꺼내 묻지 않던가요? 이름? ㅋ

꿈꾸는섬 2016-03-29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오랜만에 김영하작가책을 만나볼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요새 애정이 좀 식었었는데 시이소오님 글 읽으니 읽고싶네요.

시이소오 2016-03-29 13:46   좋아요 1 | URL
김영하 작가님, 나이먹고 철들었어요. ^^

꿈꾸는섬 2016-03-29 13:48   좋아요 0 | URL
ㅎㅎㅎ철든 김영하작가님~
왠지 매력적일 것 같다는 생각이ㅎㅎㅎ 기대되게해요. 철들었다는 말이요.

시이소오 2016-03-29 13:50   좋아요 0 | URL
한껏 성숙해진 김영하를 기대하세요^^

kitty99 2016-03-29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그냥 째려보시던대요 그것도 한 쪽 눈으로 ...

시이소오 2016-03-29 13:49   좋아요 1 | URL
ㅋㅋㅋ 짝눈이라 그렇게 보일수도 있어요. (농담입니다. 독자, 김영하 외모비하, 뭐 이런 기사 나오면 안 됩니다)

kitty99 2016-03-29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cyrus 2016-03-29 2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번 들어가면 정말 제대로 헤매는 소설이 있습니다. 카프카의 소설입니다. 특히 <성>은 미완성이라서 탈출구가 없어요.

시이소오 2016-03-29 20:3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카프카 소설들이 재밌는 것 같아요^^

룰루라떼 2016-03-2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프카...ㅎ
하자르 사전도 올만에
제목보네요^^
스미스요원 보이믄
제가 잡겠습니다^^
자각몽 잘 꾸거든요~하핫!

시이소오 2016-03-29 21:49   좋아요 0 | URL
오호. 부럽습니다. 잡아주세요. 대머리에요. ㅋㅋ

룰루라떼 2016-03-29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대머리 맞아요?
성질 드러워 보이는?
눈매가 부리부리하고?
지난번에 함 봤는데...ㅎ

시이소오 2016-03-29 2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맞는것 같은데요. 혼자서는 잡기힘드실텐데. 자각몽자들하고 연합하셔야할듯 ^^

룰루라떼 2016-03-29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연합은 무쓴~ㅎ
피하는게 상책일듯~했어요
그때도
느낌 넘 안좋더라고요
큰소리 쳤는데..죄송합니다^^

룰루라떼 2016-03-29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농담이 아니고,
자각몽이라고
상황을 100% 컨트롤 하는것이
아니라서
위험할때는
장소를 재빨리 바꾸는것이
안전하거든요
그리고 그곳이 현실화 된 세계일지도 모르고요^^

시이소오 2016-03-29 22:18   좋아요 0 | URL
맞아요. 농담이었어요. 그 놈 만나면 도망쳐야죠. ^^
꿈에 갇히면 어떡해요? 룰루라떼도 드셔야하는데 ^^

룰루라떼 2016-03-29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이소오님
대머리 본거 저는 농담
아니었어요
자각몽이 거의 안전하다고
저는 생각하지만
성질 드러워 보이는 존재를
아주 가끔 볼때가 있거든요.
그렇다고 일종의 자기계발?
방편으로 자각몽을 시도하시는 분들께 위험하다고만 말할수도
없구요.분명 현실세계에서
깨어있는, 자각생이 더 중요하지만,
장자의 비유처럼 이 세상이
꿈일지도 모르죠.
꿈이 현실보다 더 생생할때도
많거든요.
말이 길어졌는데,
대머리!!!
진짜인줄 알았는데,
농담이라 하셔서
살짝 기분 나빴어요^^

시이소오 2016-03-29 2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잡아달라는 말 농담이었다구요. ^^ 대머리 만나신건 믿죠.
저도 한때 자각몽 공부해서 대충은 아는걸요 ^^ 위험하다고 들었거든요. ^^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줌파 라히리 지음, 이승수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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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이렇게 불공평해도 되는 건가? 누구는 모국어로 간신히 리뷰를 쓰고 있는 마당에 인도에서 태어난 줌파 라히리는 영어로 소설을 써 각종 문학상을 휩쓸더니 이번에는 이탈리아어로 소설을 냈다. 이탈리아에 대한 사랑의 은유라며.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서 오페라를 관람한 적이 있다. 2층에 칸막이로 된 좌석이었다. 이탈리아 소년이 멀찍이 뒤에서 구경하길래 앞쪽으로 와서 보라고 얘기했었는데 그것 때문인지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소년은 계속 나에게 우호적인 웃음을 지어보였다.

 

소년은 일본인이냐고 묻고서는 두서없이 애니매이션 이야길 꺼냈다.

, 일본 애니매이션이 이탈리아에서도 인기구나!’

소년를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나마 아는 이탈리아 어를 말했다.

 

부에노 쎄라

 

, 뭐지, 이 장중함은? 단지 인사말을 했을 뿐인데.’

 

이야기가 장황했다. 요점만 말하자면 줌파 라히리의 20년간의 이탈리아어에 대한 애정에 충분히 공감한다는 것이다. 내가 불어를 공부한 건 오로지 알랭 래네 감독의 <히로시마 내 사랑>때문이었다. ‘, 이건 시잖아!’

 

현실에서 프랑스인들이 하는 말을 듣고는 어찌나 실망했던지. 이건 뭐 돼지들의 꿀꿀거림? 불어에 대한 환상이 처참히 깨졌다. 그 어떤 프랑스인도 <히로시마 내 사랑>의 주인공처럼 음절 하나하나를 음미하듯 시처럼 말하지 않았다.

 

불어를 공부하게 된 이유를 말하면 교수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 영화 그저 그렇던대. 영화 속 불어가 딱히 뛰어난 것도 아니구.”

그 시나리오 뒤라스가 썼거든요. 교수님은 뒤라스를 읽어 보기는 했어요?”

라고 말하진 않았다. 굳이 뭐 하러??

 

언어는 쓰지 않으면 잊혀지기 마련이다. 나는 이제 불어를 거의 모른다. 줌파 라히리는 이탈리아어에 대한 애정을 유지하기 위해 20년간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외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소설을 쓸 정도였으니 가히 대단한 노력이고 열정이다.

 

단편 <변화>는 그녀의 이탈리아어에 대한 미칠듯한 열정과 사랑을 드러낸다. 낯선 도시에 어느 집안으로 들어간 번역가는 자신의 스웨터를 벗고 집주인이 권한 스웨터를 입어본다. 집으로 돌아가려는 번역가는 원래의 스웨터를 찾을 수 없고 집주인은 번역가에게 낯선 스웨터를 내밀고 그것이 번역가의 스웨터라고 말한다. 할수없이 번역가는 남의 스웨터를 입고 집으로 돌아온다. 다음날 번역가는 스웨터를 입어보자 잃어버린 스웨터를 다시 찾고 싶지도 보고 싶지도 않았다.

 

스웨터는 언어에 대한 은유다. 옷은 언어다.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스웨터(이탈리아어)는 이제 자신의 것이 된다.

 

새로운 언어는 새로운 인생을 사는 것이다. 더 이상 기존의 언어로 생각할 수 없다.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만 한다. 그것은 변신이고 새로운 도약이다. 그 결정체가 이 작은 책이다.

그러므로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고 클 것이다.

 

 

밑줄 그은 문장

 

p76.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리고 삶은? 결국 같은 것이리라. 말이 여러 측면과 색조를 갖고 있고 그래서 복합적인 특성을 갖고 있듯 사람도 인생도 마찬가지다. 언어는 거울, 중요한 은유다. 결국 말의 의미는 사람의 의미처럼 측정할 수 없고 형언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p128. 그는 이탈리아어를 소유하고자 하는 나의 갈망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썼다.

새로운 언어는 새로운 인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문법과 고문이 당신을 바꾸고, 다른 논리와 감정으로 이끌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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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6-03-26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지에서 또 한국에 온 대부분의 인도인들은 기본 세개 많으면 다섯개 언어를 하더군요. 기본 세개는 태어난 지역어, 힌두어, 영어인데, 인도 지역별 말들도 거의 다른 언어 수준이니,
정말 그들의 언어와 `수`에 대한 능력은 엄청난 것 같습니다.

시이소오 2016-03-26 12:54   좋아요 1 | URL
인도인들이 대체로 언어 감각이 뛰어난가 보군요. 부럽네요^^

아애 2016-03-26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을 변화하는 큰 방법의 하나 중에 다른 언어로 사는 삶도 큰 것이겠지요. 전 모국어로부터 한 발짝도 벗어나질 못하니 맨날 같은 날이라 불평할 자격도 없지요.

시이소오 2016-03-26 13:43   좋아요 1 | URL
다른 언어를 공부하거나 문화를 공부해도 창의력이 상승한다고 하네요. 아프리카 역사책을 읽을려구요. 아애님은 새로운 외국어를 배우면 어떨지요? ^^

프레이야 2016-03-26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같은 경우, 다른 언어권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평생의 소원이 이루어지긴 어렵겠지요ㅎㅎ

시이소오 2016-03-26 13:44   좋아요 1 | URL
여행을 가서 현지인과 사랑에 빠질수도. 안 되면 여행간걸로 만족하면 되니까요^^

룰루라떼 2016-03-26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이 책
멋질것 같아요^^

시이소오 2016-03-26 21:12   좋아요 0 | URL
멋지지요? ㅋ ^^

룰루라떼 2016-03-26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나 그렇듯이
읽는 속도보다
사는 속도가...ㅠㅠ^^ㅋㅋ

책벌레 2016-03-26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인도인들은 천재인가봐요 ㅠㅠ
한국어랑 영어 두가지도 잘 못하는 저에겐 ㅎㅎㅎ 캐나다에는 영어랑 불어 두가지를 사용해요 요즘 언어 배우기 삼매경입니다~^^
그런데 언어마다 표현법이 조금은 달라서
언어를 알아야 그 나라와 민족을 전부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들어요^^

시이소오 2016-03-26 21:13   좋아요 1 | URL
오옷. 캐나다. 부럽습니다
다른 문화권에서 생활할수록 창의력이 높아진다네요. ^^

깊이에의강요 2016-03-27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뒤라스는 저도 사랑합니다~^^

시이소오 2016-03-27 11:55   좋아요 0 | URL
저는 강요님을 사랑합니다^^

깊이에의강요 2016-03-27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급작스런 고백은 ㅋㅋㅋ
♥^^♥

시이소오 2016-03-27 12:23   좋아요 0 | URL
고백이 받아들여지다뉘!!!! ^^

큐브 2016-03-28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로시마 내 사랑을 본 것도 같고.. 기억이 안 나네요. 뒤라스 책이 한 권 있는 것도 같고요. 이 영화를 다시 한번 볼까봐요..^^

시이소오 2016-03-28 20:54   좋아요 0 | URL
영화 좋아요 ^^

스텔라 2016-03-28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제목 자체가 흡입력있네요. 작가가 역시 대단하군요. 멋지네요

시이소오 2016-03-28 21:15   좋아요 0 | URL
그쵸? 저 작은 책은 언제나 저보다 클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