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기생충 같은 이야기
서민 지음, 지승호 인터뷰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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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진 나는 서민 교수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몰랐다. 티비는 없고 라디오는 거의 듣지 않을뿐더러 기생충은 내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가장 애착이 가는 기생충으로 광절열두조충을 뽑았다. 길이 2미터, 손가락 두 개 굵기의 기생충이라니. ‘제왕의 풍모일진 모르겠으나, 으 싫다.

 

고자라는 이유로 이혼당했지만 고자가 아니라고 강변하면서 두 번째 부인의 미모를 자랑하는 서민적인서민.

 

이 책을 보고서 의사들이 주로 새누리당 뽑는다는 걸 알았다. 서민 교수는 의사들의 그런 성향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다만 돈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들이 새누리당 지지하는 건 어이없다고. 동감이다.

 

그런 보수적인 의사들조차 의료민영화엔 반대한다. 누구나 병원엔 가야한다. 지금도 약값 때문에 병원가길 두려워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서민 교수는 정부가 의료 민영화를 추진하려 든다면 국민들은 머리때 매고 거리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준표는 경상남도 지사 되더니 진주의료원을 폐쇄하기로 했단다.(가난한 사람들은 도대체 몇 번을 당해야 정신 차릴까)

 

공공병원이 왜 필요하냐 하면, 돈 많은 사람은 그런 데 안 가잖아요. 삼성, 아산 병원을 가지. 없는 사람들이 싼 진료비 때문에 공공 병원을 가거든요. 그 사람들이 가는 병원을, 적자라는 이유로 문을 닫는다는 것이 너무한 거죠. 그렇게 따지면 국립의료원도 진작 없어져야 했고, 다른 공공 병원도 다 없어져야 되는 거잖아요.”

 

이래도 정치가 삶과 무관한건가.

 

서민 교수가 로쟈 이현우처럼 글쓰기로 알라딘을 평정한 줄은 몰랐다.

온갖 독서가들이 알라딘에 모여 있다니, 나도 알라딘으로 둥지를 옮길까나.

 

흔히들 우린 기생충 같은 X, XX니 하는 욕을 하곤 했는데, 이 책을 보니 기생충에 대한 모독이었다. (편충아, 미안해. 회충아, 너도 미안. 내가 어리석었어. 기타등등)

 

기생충이 월세 밀린 세입자처럼 조용히 사는 데 비해 일부이기는 하지만 정치인들은 자신이 집주인인 것처럼 군다. 또 탐욕스러운 기생충은 없지만 정치인 중 일부는 탐욕의 화신이다.”

 

색누리당 국회의원들을 기생충에 비유하곤 했었는데 다른 표현을 찾아봐야겠다. 기생충도 여러 기생충이 있으니 숙주를 공생이 아닌 오로지 수단으로만 이용하는 말라리아가 어떨까.

 

교언영색으로 정권에 아부하는 , 아니 말라리아 같은 교수들이 판을 치는 오늘날 우리는 또 한 명의 솔직하면서도 서민의 입장에서 발언하길 두려워하지만결국은 하고야 마는 의로운 교수님을 얻게 되었다. 언젠가 말라리아를 퇴치할 날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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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평전
안도현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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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심정으로 이 책을 읽게 된 것일까? 시에 문외한인데다 백석의 시는 단 한편도 읽어 본 적도 없으면서. 지은이가 안도현이어서? 안도현 시래 봐야 연탄 한 장말고 아는 것도 없으면서.

 

당연한 이야기지만 백석 관련 도서가 공전의 히트를 쳤다는 것도 몰랐고,

백석 시 여러 편이 요즘 교과서에 실렸다는 것도 몰랐다.

 

그 시대 최고의 모던뽀이였던 백석이 삼수갑산에서 양치기로 생을 마감하게 될 줄 그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19434월 조선문인보국회가 창립되었다. 이광수가 회장을 맡았고, 김동환, 정인섭, 주요한, 이기영, 박영희, 김문집, 임화, 한설야 등이 참여했다. 이 단체는 명망 있는 문인들을 동원해 조선 청년들에게 중일전쟁에 지원할 것을 독려하고 촉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내는 벌써 지원하였는가

-특별지원병을-

내일 지원하려는가

-특별 지원병을 -

 

공부는 언제나 못하리

다른 일이야 이따가도 하지마는

전쟁은 당장이로세

만사는 승리를 얻은 다음 날 일

 

-이광수의 시, <조선의 학도여> 중에서

 

나라의 부름 받고 가실 때에는

빨간 댕기를 드리겠어요

몸에 지니고 싸우시면

총알이 날아와도 맞지 않지요

 

-주요한의 시, <댕기>중에서

 

반도의 아우야, 아들아 나오라!

님께서 부르신다, 동아 백만의 천 배의

용감한 전위의 한 부대로 너를 부르신다.

이마에 별 붙이고, 빛나는 별 불이고 나가라

 

-김기진의 시,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 중에서

 

고운 피 고운 뼈에

한번 새겨진 나라의 언약

아름다운 이김에 빗나리니

적의 숨을 끊을 때까지

사막이나 열대나

솟아솟아 날아가라

 

-모윤숙의 시, <어린 날개> 중에서

 

남아면 군복에 총을 메고

나라 위해 전장에 나감이 소원이리니

이 영광의 날

나도 사나이였다면 나도 사나이였다면

귀한 부르심 입는 것을 -

 

-노천명의 시,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 중에서

 

물론 백석시인이 이육사처럼 항일운동을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위의 시인들처럼 욕된 짓거리를 하지 않기 위해 붓을 꺽었다. 그 당시 백석은 만주로 도피 중 이었고 어느 날 해방을 맞았으나 굳이 경성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았다.

 

백석이 왜 38선 이남으로 월남하지 않았는지를 따지는 일은 부질없어 보인다. 백석은 굳이 서울로 갈 이유가 없었다. 그 당시 이북에서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정리해서 월남을 감행하는 사람들은 김일성과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지주나 자본가들,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 우익 노선을 견지했던 사람들, 그리고 일제 말에 친일을 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서울에서는 친일을 용인해준다는 소문이 그들로 하여금 짐을 싸게 만든 요인이 되기도 하였다.

 

북한에 남게 된 백석은 소련 문학 번역에 몰두하고, 아동 시를 지었으나 정치적 사상성이 부족하단 이유로 삼수갑산으로 쫓겨난다. “불귀(不歸)로다 내 몸이야 아하 삼수갑산 못 벗어난다 아하하라고 일찍이 김소월이 노래했던. 북한에서도 최고의 오지인 삼수갑산에서 그는 양치기로 생을 마감한다.

 

이제는 차분히 앉아 그의 시를 읽어야 할 시간이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백석,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내가 너를 사랑해 눈이 오다니!

내가 연애에 서툴렀던 것은 오로지 백석 시를 몰랐기 때문이다.

 

 

 

처마 끝에 명태를 말린다

명태는 꽁꽁 얼었다

명태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明太)

()턱에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백석, <멧새소리>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

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

이 흰 바람벽에

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

때글은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

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 먹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 가지

가지 외로운 생각이 헤매인다

그런데 이것은 또 어인 일인가

이 흰 바람벽에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있다

내 가난한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시퍼러둥두하니 추운 날인데 차디찬 물에 손을 담그고 무이며

배추를 씻고 있다

또 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내 사랑하는 어여쁜 사람이

어늬 먼 앞대 조용한 개포가의 나지막한 집에서

그의 지아비와 마조 앉어 대구국을 끓여놓고 저녁을 먹는다

벌써 어린것도 생겨서 옆에 끼고 저녁을 먹는다

그런데 또 이즈막하야 어늬 사이엔가

이 흰 바람벽엔

내 쓸쓸한 얼골을 쳐다보며

이러한 글자들이 지나간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어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위로하는 듯이 나를 울력하는 듯이

눈질을 하며 주먹질을 하며 이런 글자들이 지나 간다

하눌이 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가장 귀해하고 사랑하는 것들은

모두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그리고 언제나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만드신 것이다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도연명라이넬 마리아 릴케

그러하듯이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2014. 10.21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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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대제 7 - 월웨허 역사소설, 전면 개정판 제왕삼부곡 1
얼웨허 지음, 홍순도 옮김 / 더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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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하의 홍수로 청강현은 막심한 피해를 입는다. 청강현 현령인 우성룡은 우성령에게 앙심을 품은 갈례에 의해 현령자리에서 쫓겨난 처지다. 지방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성룡은 식량을 풀어 수재민들에게 나눠준다.

 

호문아문 앞으로 와 살려달라는 여자를 쫓아 10명 명의 몽고인들이 들이닥친다. 이들은 서몽고인들로 객이객과는 원수 사이다. 여자는 객이객 토사도 칸의 보일용매 공주였던 것. 문지기와 서몽고족 과의 다툼 끝에 몽고족 다이제는 문지기를 살해한다.

 

강희는 갈이단을 칸으로 인정하는 조서를 써주는 선에서 사건을 수습한다. 강희는 또한 갈례의 상주문을 각하하고 우성룡을 승진시킨다.

 

반란을 꾀하다 간신히 살아남은 양기륭은 황량몽진이라는 마을에서 스님으로 위장, ‘김 화상이라 불리고 있었다. 그는 또 다른 반란을 위하여 마을의 유명한 할망구인 한류씨 집에 군비를 숨겨두고 신식 화총을 비롯한 수 천점의 무기도 모으고 있었다.

 

양기륭은 갈이다 칸과 러시아와 동맹을 모색한다. 또한 양기륭은 자신의 돈을 숨겨둔 한류씨의 환심을 사기위해 한류씨 아들의 병을 치료해 준다는 명목으로 고사기라는 거사를 한류씨에게 소개한다. 고사기의 처방에 따라 약을 먹은 한류씨의 아들 한춘화가 금새 병을 회복한다. 한춘화의 병은 마음의 병이었다. 좋아하던 마을의 주채수라는 여인이 시집을 가게 된 것. 또한 그녀의 뱃속엔 이미 한춘화의 아이가 있었다. 한류씨의 계략에 따라 고사기는 채수를 빼와 한춘화와 결혼시킨다.

 

고사기는 우연히 친구인 진철일, 일명 진황을 만난다. 진황은 <하방술요>라는 책을 쓸 정도로 치수의 대가이나 과거시험에 낙방한 처지다. 진황과 고사기는 여자 거지를 만난다. 여자 거지는 진황이 3년 전에 왕보신으로부터 사들인 몽고 여자였다. 여자는 진황이 사들이 바로 그날 도주했었다. 이 여자의 이름은 아수. 토사도 칸의 보일용매 공주였다. 진황은 아수를 자신의 객점에 재운다.

 

아수는 한류씨의 양녀가 되기로 한다. 아수가 진황을 남편으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하자 진황은 아수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떠돌이 신세와 신분차를 고려해 아수를 거절한다.

 

직접 황하를 찾은 강희는 하백진철일(진황)을 만난다.

 

안휘성 순무인 근보 앞으로 두 아들을 동행한 여인이 찾아온다. 여인의 이름은 이수지로 이광지의 처라고 주장하며 이광지에게 데려다 줄 것을 요청한다. 근보는 부하인 봉지인과 이수지를 데리고 북경으로 향하다 진황을 만나게 되고 근보, 봉지인, 진황은 황하의 치수를 해결하기로 의기투합한다.

 

고사기는 색액도 집에서 열리는 화문(참석자들에게 비교적 자유로운 형식의 글을 짓게 해 문장을 실력을 인정해주는 시험이나 모임)에 참석한다. 고사기는 내노라하는 명사들 앞에서 오만방자하게 거드림을 피우다 내쫓긴다. 친구인 사신행과 객점에서 술을 마시던 고사기는 꽃파는 아가씨인 방란을 보고 한눈에 반한다.

 

한편 조정에서는 대만출정을 둘러싸고 난상토론이 오간다. 이광지는 대만출정을 강력히 주장한다. 근보는 이수지와 그녀의 아들들을 대동하고 명주의 집을 찾는다. 명주는 후일에 대비해 이수지와 그녀의 아들들을 경제적으로 도와준다. 명주가 데리고 있는 고사기에 대한 호기심에 강희는 신분을 속이고 대신들과 함께 고사기를 만난다. 좌중의 사람들이 학문으로 고사기에게 연신 싸움을 걸었지만 고사기의 압승이었다. 강희는 자신의 신분을 밝히고 고사기를 바로 상서방으로 등용시킨다.

 

하백주의 부인 아쇄는 세상을 떠나면서 비단 매듭을 남겼다. 그 매듭을 풀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라고. 하계주로부터 매듭을 받은 고사기 역시 매듭을 풀지못한다.

 

고사기는 병이 든 소마라고를 진맥한다. 그는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긴 하나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강희에게 고한다.

 

근보, 봉사리, 진황은 계획대로 치수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가나 새로 부임한 우 관찰사는 치수에 문외한이면서도 근보의 치수사업에 딴지를 건다. 우성룡은 청렴결백한 관리이긴 하나 외골수에 편협한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밑줄 그은 문장

 

 

p92. 부귀영화로 누린 50년 세월이 하룻밤 꿈 같은 풍류로 남았구나

지금은 한단 길에서 방랑하면서 그대에게 베개를 빌리려 하네.

 

 

p70. “제가 짚은 맥상을 보면 좌삼부는 마치 거미줄처럼 가늘어요. 반면 우관은 펄덕펄떡 크게 뛰고요. 따라서 음궐이 태음을 손상시킨 것이 병의 근원이 되겠습니다. 원래 이 병은 그다지 위중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액이 마르고 기가 막혀 일어난 증세였을 뿐입니다. .....이에 따라 동목이 치밀어 올라 중토에 스며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위를 상하게 만든 겁니다. ”

 

p171. “’정상유이’(우물위의 오얏)라는 이 문제는 이렇게 풀면 되겠습니다. 복숭아 같으면서 아닌 것이 몸에 털이 없구나. 살구 같으면서 아닌 것이 몸에 금이 하나 갔구나....”

 

......동풍이 불어와도 흔들리고 서풍이 불어와도 움직이더니, 마침내 우물가에 떨어졌구나. 주워서 들여다보니 아니, 글쎄 오얏이 아니고 무엇인가......“

 

p172. “남은 동궐장명도 제가 한번 풀어보겠습니다. ‘빈객이 왕래하는 곳에서 갑자기 무식한 사람 하나 봤네!’ 어떻습니까?”

동궐장명<논어>에 나오는 말이다. 손님을 초대함녀서 동복에게 시중을 잘 들라는 뜻에서 공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사기는 다른 식으로 풀이했다. 옹명도에게 무식하다라는 뜻으로 빗대어 욕을 한 것이다.

 

p183. “저는 방란이라고 합니다. 성은 유이고요.”

난은 수려함이 돋보이고, 국화는 향기가 은은하네. 난과 국화를 닮은 가인을 잊을 수가 없구나....한 무제가 지은 <추풍사>에 나오는 구절이죠. 이름 한번 정말 기가 막히게 잘 지은 것 같네요.”

 

술이 사람을 취하게 하기 전에 사람이 스스로 취하고, 꽃이 사람을 매혹시키기 전에 사람이 스스로 매료당하는 구나! ”

 

p208. 평가의 글은 ()에는 미치지 못하나 두()보다는 위에 있다라고 쓰여있었다.

 

여기에서 는 음이 같은 배꼽 를 뜻하옵니다. 는 역시 배를 뜻하는 두복에서의 자를 말하옵니다.....”

 

배꼽 밑에 있고 배보다 높이 솟은 것은 분명 그거 외에는 없네요!”

 

p237. “두 개의 달이 머리를 맞대고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위에는 경작할수 있는 밭, 아래에는 쉴 새 없이 흐르는 냇물이 있습니다. 여섯 식구가 한 집에서 사는데, 두 내외는 떨어져 삽니다.”

 

중용의 도라고 말을 할 때 쓰는 용자를 지탱하는 용()자네요, !”

 

위에 있어도 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아래에 있어도 아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맨 위에 자리를 잡을 수는 없고 그저 아랫자리를 차지할 수밖에 없어요. 이 글자는 뭘까요?”

하나 일 자 아닙니까!”

 

“ ‘누에의 실로 낚싯줄을 만들고 가시의 침으로 낚싯바늘을 만드니, 가시나무 가지로는 낚싯대를 만드는구나. 쌀알로는 미끼를 삼으니, 하천의 물고기가 한 수레 가득하네. 낚싯줄이 끓어지지 않고, 낚싯바늘이 펴지지 않고, 낚싯대가 부러지지 않는 것은 물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융통성 있게 움직여줬기 때문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p239. “세 글자의 우하지라는 제목의 글이 있습니다. 과연 제목에서 말한 소는 어디로 갔을까요?”

이 선생! <맹자>라는 책에 보면 하지라는 단어는 모두 두 번 나옵니다. 그중 하나는 방금 얘기한 우하지.’ 다른 하나는 선생하지예요. 선생에서의 자를 잘 관찰해보면 소()가 발길질을 하는 모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자 역시 눈을 씻고 보면 소가 쪽걸상에 앉아 있는 모양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따라서 우와 선생은 둘이면서 하나, 하나이면서 둘이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굳이 소가 어디로 갔다고 얘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p241. “<예기>의 맨 첫 장을 펴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재물을 마주함에 있어 구차하게 얻으려고 하지 말라. 위험에 직면했을 때는 구차하게 대충 피하려고 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죠.”

 

p298. ‘세상의 걱정은 남보다 앞서서 걱정하고, 세상의 즐거움은 한 발 물러서서 즐거워한다라는 말을 남긴 유명한 범문정도 애끓는 마음에 술 한 잔 녹아드니, 그리움이 눈물을 타고 흐르는구나!’라고 솔직히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글을 <벽운천>이라는 작품에 남기지 않았습니까!

 

p307. 진황은 그 소리를 듣자 유명한 학자인 관한경의 <황종미>라는 작품에 나오는 글이 저절로 떠올랐다.

 

나는 삶아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볶아도 터지지 않는다. 두드려도 절대로 깨지지 않는다. 나는 구리로 만든 완두콩이다. 내 이빨을 부러뜨려도 소용이 없다. 또 내 입을 비뚤어지게 해도 그렇다. 설사 내 다리를 절게 만들거나 손을 꺽어놓아도 하늘이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으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p336. “지가보은, 불가보구(은혜는 갚아야 하나 복수는 해서는 안 된다.)라는 여덟 글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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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권유 - 시골에서 예술가로 산다는 것
장석주 지음 / 다산책방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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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가난이라. 안성 정도에 땅을 사서 집을 지을 정도라면 과연 가난하다고 말할 수 있을지. 집도 없고 차도 없이 빚만 한없이 많은 나로선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는 시인이 부러울 따름. 어느새 시인은 스무 권 이상의 책을 내셨다니 그만큼 열심히 살아온 결과일터.

 

절망, 그것은 삶의 심연에서 나오는 것이다. 참으로 절망한 자들은 그 극한에 이르면 성자같이 겸허해진다. 그들은 결코 나태와 쾌락으로 도망가지 않는다. 서둘러 나태와 쾌락으로 도피하는 자들은 절망한 자들이 아니라 포기한 자들이다.

 

나르시시즘, 혹은 자기애의 헛구렁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사람들. 그들은 쉽게 절망을 입에 올리지만, 진짜 절망이 무엇인지조차 모른다. 진짜 절망한 자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그저 많은 사람들이 절망한 척할 뿐이다. 책임과 의무에 대한 불철저성으로 말미암아 필연적으로 귀결된 참담한 실패 앞에서 그들은 비겁한 자기 정당화의 수단으로 절망을 이용한다. 그들은 절망속에 제 몸을 은신함으로써 타인들의 연민과 동정심을 자극한다. 그들은 다만 인생의 패배자에 지나지 않는다. ‘절망은 나약한 자들의 것이 아니라 참으로 강한 자들의 정서에 속하는 것이다.

 

나는 절망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절망했으나, 나태 속에도 (그럴 시간도) 쾌락 속에도(그럴 돈도 없었기에) 빠지지 않았고, (말할 사람도 없었기에) 타인들의 연민과 동정심에 전혀 기대지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강한 것일까?

 

나를 사로잡는 것은 새로워진다는 것, 끊임없는 자기 갱신에의 열정적 의지, 세계를 향하여 열려 있는 의식의 유연성, 본질을 꿰뚫는 천재적 직관, 늘 창조적인 것에 바쳐지는 시간의 가치에 대한 인식, 자기 성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고마움, 앎에의 욕구와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정신의 건강함,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것, 심미적 감각, 도덕적 균형, 이 모든 것을 수렴하여 자기의 것으로 감싸 안고 있는 타인의 시선에 붙잡히는 내 외관, 그 격동하는 내면을 감춘 가시적 실체가 표면으로 보여주는 고요함과 부드러움!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즐겁게 만드는 화술.

 

이 모든 것들은 어디서 왔는가? 나의 혈관을 흐르는 피와 근육들은 책의 자양분에 의해 형성된 것들이다. 책은 나의 유일한 학교였다. 그것은 획일화된 규율과 책임을 강요하지 않는 학교다. 사람이 저마다 타고난 인격, 개성, 자유의지를 존중하고, 어떤 억압도 정당화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것은 탁월한 학교였다.

 

장석주는 시인으로도 유명하지만 독서가로도 유명하다. 소장한 책만 23천권이라니.

시인의 발뒤꿈치라도 따라가려면 방법이 없다.

책을 읽는 것 말고는.

 

절망할 시간이 없다.

 

 

-2014. 9.9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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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6-02-13 1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도 없고 차도 없이 빚만 한없이 많은 나...˝,

집도 있고 차도 있고 빚은 없는데,
라디오 tv도 있는데 마냥 즐겁지만 않으니
나는 가진게 너무 많은 건가?

한참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시이소오 2016-02-13 11:56   좋아요 0 | URL
그레이스님 부러워요. 누구나 각자의 고민은 있는 법이고
생계와 같은 저차원 고민을 안 하는것만으로 감사할 일 아닌가요?
라디오 tv도 있으시잖아요 ^^

yureka01 2016-02-13 1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외로울 시간도 없어요..ㅎㅎㅎ 장석주 시인은 다독가이기도 하죠.책을 어마무시하게 읽고 ㅎㅎㅎ그런데 장 시인의 심장에는 피만 흐르는게 아니라 언어가 흐르나 봐요..계속 끝없이 문장을 수혈하는 분이라서 ㄷㄷㄷㄷ그런말 있죠...누구나 할 수는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다고 ^^..

시이소오 2016-02-13 13:25   좋아요 1 | URL
작년 겨울에도 공저포함 책 세 권 내신걸로 알고 있어요. 시도 시지만 무시무시 읽고 쓰시네요. 존경스럽죠^^
 
울분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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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미국 문학의 4대 작가는? 해럴드 블룸에 따르면 코멕 맥카시, 토마스 핀천, 돈 드릴로, 그리고 필립 로스다. .....조이스 캐롤 오츠는 왜 빠졌을까? 여자라서, 약간 미친년 같은 포스에??

 

필립 로스 책 중에서 가장 읽고 싶은 책은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포트노이의 불평>인데 살 돈도 없고, 도서관에도 없길래 도서관에서 제일 얇은 책을 골랐다.

 

주인공 마커스의 십대 시절과 이십 대 초반 시절이 주된 시간적 배경인지라 여러 작품들이 연상되었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좀 더 하드 보일드한 버전? 코드웰 학생과장과의 대화에선 카뮈의 <이방인> 혹은 카프카가 연상되기도 하고, 존 어빙의 <가아프가 본 세상>역시. 허걱

그러고 보니 존 어빙은 왜 4대 작가에 빠졌을까? , 해럴드 블룸!

 

이 소설의 시간적 배경은 1951년을 주로 해 1953년까지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3부의 내용을 말해도 되는 걸까? (말하지 않을께요)

 

이 시대 미국 젊은이들의 불안은 주로 한국전쟁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주인공 마커스의 아버지는 점점 비정상적으로 보일만큼 아들의 신변문제에 집착한다. 마커스는 아버지 곁에 있다간 아버지를 죽일 지도 모르겠다는 변명으로 집에서 멀리 떨어진 오하이오의 와인스버그 대학에 진학한다. 그러나, 마커스에겐 어디를 가든 방해자들이 끊이질 않는다.

 

첫 기숙사의 플러서는 새벽 네 시까지 베토벤을 틀고 연극 대사를 연습한답시고 큰 소리로 암송하기 일쑤다. 참지 못한 마커스는 플러서의 레코드를 부수고서 기숙사를 옮겨 엘윈의 방으로 옮기지만 마커스가 대학 시절 유일하게 데이트하고 유일하게 사랑한 올리비아를 엘린은 씨발년이라고 모욕한다. 그래서 아무도 없는 기숙사로 옮겼더니 학생과장 코드웰이 잦은 이사를 이유로 꼬치꼬치 그의 사생활을 캐묻는다.

 

한쪽에 아버지, 플러서, 엘윈, 코드웰 같은 대립적 인물이 있다면 반대편엔 어머니, 올리비아, 서니 코틀러가 있지만 다른 소설들에서처럼 주인공에게 동조적인 인물들과 주인공과의 관계는 다소 느슨하다.

 

살갗이 투명하고 윗입술이 도톰한 올리비아와의 첫 데이트를 하고 나서 마커스는 혼란스러워 한다. 왜냐하면 올리비아는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기꺼이 그의 물건을 빨아주었기 때문이다. 왜지? ? 마커스는 올리비아를 피한다. 자신이 피한다는 걸 느낀 올리비아는 대뜸 이렇게 말한다. “네가 너무 좋아서 그런 거 였어.” 그러나, 여전히 어리둥절해 하는 마커스를 보고는 이번엔 올리비아가 마커스를 피하게 된다. 올리비아가 자신을 상대해 주지 않자 마커스는 올리비아에게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편지를 보낸다. 올리비아에게서의 답장은 금방 왔다. 올리비아는 19살의 어린 나이에 이미 알코올 중독에 잦은 자살 미수 사건을 겪었음을 고백하며 마커스가 자신을 견딜 수 없을 것이라며 자신과의 관계를 끝내길 요구한다. 그녀의 편지를 읽고 마커스는 올리비아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밀당 중에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자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그야말로 엄친아인 서니 코틀러는 올리비아와의 관계를 정리하라고 충고한다. ? 올리비아는 코틀러도 빨아줬다고. 첫 데이트이자 마지막 데이트 때. 올리비아는 실로 ‘1951년의 빨아주기 여왕일까?

 

그러나, 마커스가 병원에 실려 갔을 때 가장 먼저 면회를 온 사람은 올리비아였다. 올리비아는 매일 병원에 면회를 오고 그들의 관계는 나날이 발전하지만 병원에 면회를 온 마커스의 엄마와 올리비아의 만남으로 올리비아는 더 이상 면회를 오지 않는다. 마커스의 엄마는 팔뚝에 자살 흔적이 있는 여자와 만나지 말 것을 마커스에게 부탁하고 마커스는 엄마의 부탁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그날 이후로 마커스는 올리비아를 만날 수 없었다. 마커스는 퇴원 후 올리비아를 찾지만 그녀는 마커스에게 알리지 않고 신경쇠약이라는 병명으로 학교를 떠난 후였다.

 

 

이 책의 가장 하이라이트는 마커스와 학생과장 코드웰과의 첫 번째 면담 부분이다. 코드웰은 두 번의 기숙사 이사의 이유로 마커스를 타인과 타협할 줄 모르는 학생으로 몰아간다. 코드웰은 이어서 아버지가 코셔 정육점을 하는데 왜 코셔 정육점이라고 하지 않고 정육점 운영이라 적었는지 묻는다. 두 사람의 대화는 흡사 카프카의 세계에 와 있거나, <이방인>의 뫼르소와 재판관들의 대화를 보는 것 같다. 결국 그러한 부조리함에 마커스는 울분을 터뜨린다.

 

 

저는 학위를 따려면 졸업을 하기 전에 채플에 마흔 번 참석해야 한다는 규정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과장님. 대학이 저에게 어떤 종교에 속한 사람이든 성직자의 말을 한 번이라도 들을 것을 강요하고, 기독교 신을 찬양하는 기독교 찬송가를 한 번이라도 들을 것을 강요할 권리가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무신론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체계화된 종교의 관행과 믿음을 몹시 불쾌하게 여기는 데 말입니다.

 

세계 최고의 철학자이면서 수학자이자 또 논리학자인 버트런드 러셀이 논리로 논란의 여지 없이 제 1원인설, 자연법설, 신의 계획설, 신을 도덕적으로 옹호하는 설, 불의를 교정하기 위해 신을 옹호하는 설을 논파한다는 사실을 아시게 될 겁니다.

 

두 가지 예만 들도록 하죠. 첫째, 1원인설이 왜 타당성이 없느냐 하는 문제에 관해서 러셀은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것에 원인이 있어야 한다면 신에게도 원인이 있어야 한다. 원인 없이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다면, 신만이 아니라 세상도 있을 수 있다’. 둘째로 신의 계획설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당신에게 당신의 세상을 완벽하게 만들 수 있는 전지전능과 수백만 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큐클럭스클랜이나 파시스트보다 나은 것을 만들 수 없겠는가?

 

러셀은 또 복음서에 나타난 그리스도의 가르침의 결함을 논하면서, 역사적으로 그리스도가 실존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합니다. 러셀이 보기에 그리스도의 도덕성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옥의 존재를 믿었다는 점입니다. 러셀은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내가 보기에 진정으로 심오하게 인간적인 사람이라면 영원한 벌은 믿지 않을 것 같다‘ .....러셀은 아주 솔직하게 교회가 인간의 진보를 방해했다는 점, 교회가 자기들의 도덕성을 고집하는 바람에 여러 사람에게 부당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안겨주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러셀은 종교가 일차적으로, 또 주로 공포에 기초하고 있다고 선언합니다.....패배에 대한 공포, 죽음에 대한 공포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거죠....러셀은 신이라는 개념 자체가 자유로운 인간에게는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채플에 대한 주인공의 발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나는 대학 시절 무신론자였다. 미리 알았더라면 채플을 강제적으로 들어야 하는 대학엔 가지 않았을 것이다. 종교를 강요하는 그런 학교를 졸업했다는 게 내겐 비굴함의 징표다. 채플을 얼마나 싫어했으면 채플을 이수 안 했다는 이유로 그해에 졸업을 못했겠는가? 제발 대학들이여, 학생들에게 종교를 강요하지 말아라.

 

필립 로스는 버트런드 러셀의 <왜 나는 기독교인이 아닌가>의 글들을 지금도 신봉하고 있는 듯하다. 니체에게 열광했듯, 이십대 때의 나라면 아마 러셀의 주장에 환호했을 것 같은데 나이가 먹어서일까? 지금은 러셀의 주장이 유아적으로 보이기까지 하는데, 러셀의 비판이 옳지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초등학생들의 투정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내가 유신론자이기 때문일까? 혹은 모든 종교를 선별적으로 수용하기 때문일까?

 

 

청춘은 그야말로 울분의 시기가 아닌가? <울분><호밀밭의 파수꾼>의 하드보일드한 외침이다. 마커스는 학생과장과의 두 번째 면담 때 결국 울분을 넘어 폭발한다.

 

좆까, 씨발

 

말죽거리 잔혹사의 명 대사, “대한민국 학교, 좆까라 그래!!” 만큼 속 시원하다.

 

권위에, 부조리함에, 불평등에, 온갖 부당함에 순응하지 않고

좆까, 씨발이라 울분을 터뜨리며 행동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나이에 상관없이 여전히 청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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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2-05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까 시발.. 이런 표현 좋죠. 문학에서 이런 말 쓰면 은근 쾌감이 전해진달까요 ? ㅎㅎ

시이소오 2016-02-07 20:06   좋아요 0 | URL
어우 이제야 댓글다는 법을 알았네요. 지송^^;;
욕하진 마세요 ㅋ

북깨비 2016-08-01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로 만들어졌다기에 원작을 구경하러 왔다가 시이소오님 리뷰를 읽고 갑니다. 트레일러 분위기가 상당히 심각해 보였는데 심각한 이야기군요. 음.. 일단 사놓은 에브리맨과 죽어가는 짐승을 먼저 읽고 도전해봐야겠어요.

시이소오 2016-08-01 19:30   좋아요 0 | URL
울분이 영화화 됐나요? 보고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