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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아니면 자신이 힘들어 그런 것 밖에 보이지 않는 건지 요즘은 서점을 들려 에세이 코너를 돌 때면 신작 중 행복하기 위해 불행을 벗어나기 위한 책이 참 많다. 마음을 변화시켜 새로운 출발을 하고, 법칙을 따르면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 있어! 이러한 허황된 약속을 하며 유혹하는 책을 보다 이 책을 발견했다. 이제는 여리지도 서툴지도 않은 나이인데도 아침마다 바깥세상으로 나갈 때면 한 없이 바보스럽고 실수투성인 것 같은 인생에 사실은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니라 스스로를 받아들이는 연습이 있어야 한다는 간단명료한 대답을 안겨주는 책. 행복 레시피란 실제 요리처럼, 가장 간편하게 부엌에서 일요일 오후 느즈막하게 뚝딱 만들어도 충분히 음미할 수 있는 맛이 나오는 것일지 모르겠다.

 

 

 

 

 

 

커다란 나무, 닿을 것 같지만 여기 그대로 서있어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가까운 태양 그리고 꺾을 필요 없이 이미 내 품 안에 가득 안긴 거 같은 색색의 풍성한 꽃. 단조롭고 진파스텔의 색이 예쁜 이수동의 그림 에세이는 3년만의 반가운 것이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림은 삭막한 요즘의 위안이 생겨 길거리에도 듬성듬성 그의 그림을 담은 나무 액자가 걸려있어야 할 것만 같다. 성실하고 섬세한 그의 붓 끝에서 느껴지는 이 마음과 위안의 시.

 

 

 

 

 

 

 

네이버 웹툰을 통해 알려진 정글 라이프는 소소한 일상을 통해, 커피 한 잔을 손에 쥐고 가을 추위를 즐기는 법을 배우듯 오늘도 어김없이 인생에 다가서기 쉽게 해주는 따뜻한 책일 거란 생각이 든다. 일상 웹툰을 읽기를 좋아해 사람은 사실 특별한 일 보다 지루한 반복의 일상 속에서 작은 자유로움을 느낀다는 것이라 상상해본다. 우산 타고, 가방 들고 매리 포핀스 같이 도심 하늘을 떠오르는 개굴이는 어깨에 맨 받줄로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보고 싶은 개구장이 호기심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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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 영혼이 쉴 수 있는 곳을 가꾸다
헤르만 헤세 지음, 두행숙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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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위치:

http://blog.cyworld.com/char-babe/3963556

 

 

일러스트 출처: Vegetarians in Paradise

 

 

 

 

 

이번 후기는 내용의 소개 보다 책을 통해 생각나고 얻은 이야기를 담겠다.

 

 

 

 

 

 

 

 

 

 

 

 

런던만 아니다면 영국의 대부분 지역은 자연과 매우 가깝다. 해리포터 (Harry Potter)가 책에서 사는 머글 (muggle) 동네가 바로 Char의 고향인 써리(Surrey)라는 곳인데, 메리 포핀스 (Mary Poppins)나 내니 맥피 (Nanny McPhee)가 당장 굴뚝 타고 내려 올 것 같은, 단독주택이 길게 늘어진 조용한 동네다. 그래서 큰 행운이겠지만, 어렸을 적 언제나 앞마당과 뒷마당에 정원이 있었다. 앞 마당에는 깻잎과 토마토를 심어 먹고 뒷마당에는 사과나무와 서양배나무가 있었다. 가끔 동생과 함께 어둑어둑한 옆집 독거노인 로저 할아버지께 놀러가 할아버지 뒷정원에 심어진 배추와 감자 등 각종 채소를 구경하곤 했다.

 

 

도심이라도 무언가를 가꾸고 키우고, 주말에라도 밭을 찾아가는 어린시절이라면 소중한 것을 배운다. 모든 것은 노력에 따라 보상이 오고, 보상이 없더라도 다시 몇 번이고 씨를 뿌리면 언젠간 밭은 배를 채워준다. 조용히 말 없이 땀 흘려도 좋은 일이 생기고, 남의 눈치나 자신의 눈치 볼 것 없이 식물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는 행복은 세상 그 어떤 것 보다도 정직하고 따뜻하다. 그 단순함에 마음의 평온을 얻고, 아이들의 경우 반려동물을 통해 배우는 것과는 또 다른 환경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생긴다. 이 에세이집은 워낙 헤르만 헤세가 정원 가꾸기와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써서 이를 모은 모음집 같은 것이다. 나름 글이 이어지는 느낌으로 나열됐지만 그냥 그의 여러 생각을 담은 것 같이 편하게 읽을 수 있고- 헤르만 헤세가 정원을 통해 배운 것들을 알아볼 수 있는 책이다.

 

 

 

 

 

 

 

 

 

 

헤르만 헤세의 정원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소설, '크눌프 (Knulp, 1915)'는 '데미안 (Demian, 1919)' 전에 낸 책으로 헤세가 바라보는 정원의 의미를 잘 보여준다. 헤세에게 정원은 "동심의 행복"을 우선 의미한다. 이는 성인이 되어 순수함을 잃기 전 가장 조화로운 모습이다. 헤르만 헤세의 작품 중 1900-1920 사이 출판작의 주인공은 대부분 첫사랑의 순수함처럼 자신이 잃은 어린 시절 정원으로 돌아가려 한다. 크눌프만 보아도 어릴 적 정원을 바라보며 꽃 한 송이의 아름다움은 그 어떤 경험과도 맞바꿀 수 없다 생각한다. 이렇듯 그는 작품생활에도 정원을 빼놓을 수 없었다. 헤세는 가이엔호펜 (Gaienhofen)에서 살다 1907년에 가족과 함께 자기 집을 이곳에서 가지게되어 정원을 가꾸었다. 1912년까지 이곳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신의 맨손과 맨땅으로 정원을 완성하고 가꾼다. 이후 본고장을 떠나 베른(Bern)과 몬타뇰라(Montagnola)에서도 그는 정원을 가꾸는 취미를 가졌었다.

 

 

 

 

 

 

 

 

 

 

- 목차 -

 

1. 게으른 정원사의 즐거움
즐거운 정원/ 보덴 호숫가에서/ 잃어버린 주머니칼/ 잠 못 이루는 밤들/ 자연의 복원

2. 작지만 반가운 손님들을 초대하기
여름목련나무와 난쟁이 분재/ 유년의 정원/ 작은 기쁨/ 아름다운 세계에서 날아온 낯선 손님/ 도시로의 나들이/ 여름 편지

3. 다시, 소중한 것들이 말을 건다
계절의 유희/ 불꽃놀이/ 구름 낀 하늘/ 오래된 나무의 죽음을 슬퍼하며

4. 만약 내가 고독 속에만 머물러 있었더라면
땅으로부터의 행복/ 나무들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기/ 내면의 부유함/ 나의 오랜 친구였던 복숭아나무/ 보덴 호수와 작별하며/ 정원에서 보낸 시간

해설_

전쟁과 폭력, 비인간화에 대항하는 헤세의 정원

 

 

 

요즘 팝적인 이야기를 자주 섞어 포스트 하다 보니 역시 빼먹을 수 없는 정원 여담 +_+!!

 

 

 ▲ '아메리칸 대드 (American Dad!, 2005-)' 시즌2, Ep. 1 "Camp Refoogee" 中

 

 

 

스티브는 엄마 프랜신과 금붕어 클라우스랑 함께 밭을 일구는 장면.

덥고 찍찍한 여름을 캠프에서 보내기 싫다는 아들, 스티브를 설득하려는 아빠, 스탠.

 

대략 이런 대화가 등장함:

 

 

뉘앙스 전달 위해 직역 아닌 의역.

 

프랜신: 스탠, 아들이 캠프 가기 싫다자나요!

스탠: 하지만 난 여름마다 캠프에 갔소. 인생 최고의 시간을 보냈지. 아들에게 같은 경험을 주고파.

        게다가 정원 가꾸는 건 게이(gay)해. 

 

프랜신: 제임스 코번 (영화배우, James Coburn)도 정원 가꿨거든?!


스탠: 닥쳐! 코번에 대한 당신 거짓말 이제 지긋지긋해! (실제 대사: I'm sick of your lies about Coburn!)

 

 

꽤 마쵸한 느낌으로 많은 남성들 (+ 여성들)의 우상인 명배우 코번이 정원을 가꿨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스탠의 귀엽고 재미난 분노 씬이다.

이토록 우연히 남자들은 정원을 가꾸고 있고 이것이 심신의 안정을 부른다는 걸 머리가 알면서도 여태 행동으로 못 옮겼음이 신기한- 그러한 취미다운 취미다.

Char에게는 "취미 (hobby, pasttime)"라는 단어가 바로 정원 가꾸기에서 탄생하지 않았을까 싶은 이미지다. 

 

 

 

 

 

정원을 가꾸는 헤르만 헤세의 모습.

 

 

 

 

우리가 보는 꽃 vs. 정원사가 보는 자연

 

 

 

"비록 정원은 아직 황량해 보이지만, 거기서 일하는 사람에게는 또 다른 세상이 보인다."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16쪽

 

일주일에 5회 집 앞 올림픽 공원으로 향한다. 40분에서 1시간 정도 여섯 살 먹은 믹스견 엘리노어와 함께 산보를 나가는 것이다. 우리가 요즘 가장 자주 찾는 곳은, 공원 안 깊숙이 몽촌토성 산책로 사이에 낀 정원을 찾는 것이다. 그곳에는 1년 내내 예쁜 꽃과 식물을 심어두고 그 앞에 이름이 적혀있다. 발 밑에는 길 잃지 말라고 돌길이 있지만 거의 잔디에 가려져 우리는 자유롭게 이곳 저곳을 누빈다. 아이들이 자주 오지 않는 이곳에는 큼직한 DSLR를 목에 걸고, 또는 자그만 디지털 카메라를 손에 쥐고 오신 어르신들이 많다. 그래서 가끔은 겁 많아 모두에게 도망치기 바쁜 엘리의 목줄도 풀어주고 둘이서 같은 작은 정원을 빙글빙글 돌면서 꽃구경을 한다. 이곳에는 아름다운 나비들이 가득해 NDS 게임‘동물의 숲 (Animal Crossing)’시리즈가 생각나는 느낌의 아기자기한 정원이다.

 

 

 

 ▲ 화가로도 유명했던 헤르만 헤세의 여러 그림이 깨알 같다

 

 

 

 

"이곳에 있으면 무엇이 화려하고 과장되고 오만한 것인지, 무엇이 즐거우면서 신선하며 창조적인지 분명하게 알게 된다."

 

- '정원에서 보내는 시간' 서문 중

 

 

 

안심할 수 없어

 


도시에서 살면 마음이 자주 흔들린다. 강한 충격이 주어지고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책상 밑이나 복도로 대피한다고 그것을 피할 수 없다. 끈기를 가지고 버티는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꽤 오랜 시간을 흔들리며 안심할 수 없는 불안감에 휩쓸린다. 아무 일이 없었는데, 많은 일이 벌어지고 벌어질 거 같이 매니악의 증세를 보인다. 주로 외부의 충격 때문에 흔들린 마음이다. 이럴 때면 위와 같이 헤르멘 헤세의 정원을 생각한다.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것과 과장된 것의 차이를 알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흔히 눈이 흐려진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맞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특별함이란 무엇을 말하는지 단순한 물건이나 명칭에 혹하기도 한다. 그럴 때면 인근 공원이라도 찾아 나간다. 정원사가 보는 자연을 보지 못할지언정 꽃이라도 감상하며 스스로를 안심시킨다.

 

 

 

 

 

 

 

 

 

 

 

 

 

정원 가꾸기를 통해 SIMPLE LIFE 꿈꾸기

 

단순노동을 무척 좋아한다. 온라인 쪽지함에 쌓인 수천 통의 쪽지를 한 번에 앉아 하나씩 클릭해 지우는 일, 장애인 시설에서 3시간씩 봉투에 풀 붙이는 일 또는 쪼그리고 앉아 한겨울에 손이 얼얼할 때까지 어린이 집 화장실 청소를 하는 것 말이다.

지금은 집에서 꽤 큰 비중의 집안일을 도맡고 있다. 그래 봤자 자잘한 것들이지만 매일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빨래를 널고 걷고 (이것은 분담함), 설거지를 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고 청소기를 돌린다. 그러면 하루 반나절이 지난다. 적은 일을 매일 하고도 이리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데, 이 모든 것을 호텔급으로 하는 엄마는 강한 게 아니다. 원더우먼이다.

가끔 주변에서 집안일이나 일상에 대한 부지런함과 행동력을 보고 놀란다. 하지만 함께 사는 집에 성인으로써 자신의 역할을 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껴 하는 것일 뿐이고, 가족의 스트레스가 그만큼 반감되는 걸 발견해 오히려 나중에는 본인이 편한 일이라는 걸 알아서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남들이 귀찮아 하는 단순노동을 Char는 했을 때 치유 받는 느낌이 들어 좋아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반복적이고 생각 없어 보이는 이 일들이 생활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건 아마도 청소하는 시간이 아까워 그 시간에 다른 걸 하려는 사람들에겐 미친 생각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무언가를 정리하고 닦고, 반복적인 것을 힘을 들여 하는 것에 작은 기쁨을 느낀다.

특히 심적인 문제나 일상생활에 우울을 겪는 사람들에겐 단순한 작업을 매일 반복하세요라고 조언해본다. 아침에 일어나 똑같은 일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해 어느 정도의 정해진 계획 (routine)이 생기면 자신의 가치가 오히려 높아지고 스스로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 이는 절대 매일 오락하기,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기, 늘어져 있기, 12시간 자기와 같은 것을 말하는 게 아니다. 보통 성인은 사회인, 가족구성원 등 생활에서 자신이 채워야 할 각종 역할을 통해 이러한 반복을 매일 경험한다. 그래서 결국 반복의 삶도 무언가에 도움이 되고,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수확이 가능한 일을 하라는 것이다. 취미도 그러한 것이 물론 가능한데- 그 중 가장 기본이자 어려운 게 정원 가꾸기일 것이다. 단순하다 하여 하찮은 일은 아니다. 세상에 가장 위대하고 고귀한 작업은 쓰레기 처분과 지저분한 것을 위생적으로 만드는 청소라 생각한다.

 

 

 

 

 

 

 

 

 

단순작업 속 사람의 깊이

 

강남 사무실 사이 골목에 담배를 피며 부하직원을 앞에 세워두고 위엄 있는 척 굳은 얼굴을 한 남자는 진부한 사고방식만큼 반복적인 일상을 살고 있지만 단순한 작업은 더 이상 하고 있지 않다. 인간의 반복적일 수 밖에 없는 삶에서 그러한 단순작업을 빼면 큰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작업이란 부지런함과 정성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반면 건물에서 방금 걸어 나온 청소 아주머니는 매일 새벽 이른 기상과 같은 장소들을 꼼꼼하게 거쳐 청소를 진행한다. 단순반복의 작업과, 청결의 작업은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는 위대하다. 청소 아주머니는 분명 더 큰 일을 한다 생각한다. 퇴근 후 집에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정성까지 쏟고 여러 방면 (사회에 도움이 되고, 세상에 가장 필요한 건강한 아이들을 키운다)에서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반면 여전히 굳은 얼굴로 부하직원에게 불필요하게 불편한 기를 내뿜고 있어 이 아저씨의 정체는 모르겠다.
돌아가시기 전 매우 좋아했던 할아버지께서는 아침마다 일어나서 세차를 하셨다. 커다란 4WD를 타고 다니셨는데, 멀리 있는 국제학교로 등교하는 Char를 위해 데려다 주시던 시절이었다. 탄다는 표현 보다 탑승한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중학생 Char에겐 다소 크다 느껴지는 말 한 마리를 올라타는 느낌이 들곤 했다. 외할아버지께서는 언제나 단순작업을 병행하셨다. 책을 읽으시다 화분을 키우셨고 바둑을 두시다가 동네 산책을 나가셨고 서점에 가셨다가 세차를 하셨다. 무척 존경하는 외할아버지께서는 일본 기업에 평생 근무 하시다 지금은 퇴직을 하셨지만 노동과 일에 대한 열정이 무척 많으시다. 엄청난 고학력자신 외할아버지께서
단순한 것은 상당한 부지런함을 요구한다. 부지런함은 영혼의 비료가 된다. 정원을 가꾸는 것은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마치 매일 흙을 파면서 주문을 외우듯 그 반복 속에서 위대한 무언가를 발견하고 특별한 일을 겪는 인생이라도 계속해 정원을 찾는다.

 

 

 

 

                                                   사진 출처: 여기

 

 몇 년 전 유행이었던 모래놀이 치료 (sand tray therapy)이 원리도 비슷하지 않을까?

단순하고 재미없을 것 같은 정원사의 일은 사실 대단한 행복이다.

 

 

 

 

 ▲ 요즘의 통상적인 취미도 단순작업에 대한 우리들의 숨은 애정을 찾을 수 있다. '동물의 숲' 속 정원 가꾸기 정도는

 

 

'동물의 숲 (どうぶつの森, Animal Crossing)' 이나 RPG게임의 이야기를 오프라인으로 손에 흙 묻혀 즐기고 수확과 꽃피움으로 레벨 상승을 하는 것. 그런 소소함에서 그가 무엇을 얻었는지 우리의 단순하지만 근성 있는 반복 속의 무언가를 발견하는 것인지 - 그것은 이 책 안에 있다.

 

법정스님의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 세 권 중 한 권이라는 걸 알고는 더욱 흥미를 끌어버린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정원 가꾸기. ‘비밀의 화원 (The Secret Garden, 1911)’의 프랜시스 호즈슨 버넷 (Frances Hodgson Burnett) 작가가 책에서 그렸던 비밀의 정원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렇게 추억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정원도, 독자의 정원도 방문해본다.

 

 

 

 

 

 

 

 

 

 

인생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일, 슬픈 일들이 있다.

그래도 때때로 꿈이 현실에서 실현되고 충족되는 가운데 찾아오는 행복이 있다.

그 행복이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해도 그런대로 괜찮을 것이다. 이 행복은 잠시 동안은 참으로 그윽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난다.

오십여 그루의 나무와 몇 그루의 화초, 무화과나무나 복숭아나무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기분은 그런 것이다.

 

- 140쪽

 

 

 

 

 

 

 

 

 

알라딘 신간평가단 13기 (Essay)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All Rights Reserved. 이 포스트의 출처는 CharUrbane Glitz입니다

(차의 어베인글릿츠)! blog.cyworld.com/char-b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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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어느 책방에 머물러 있던 청춘의 글씨들
윤성근 엮음 / 큐리어스(Qrious)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도서 리뷰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 어느 책방에 머물러 있던 청춘의 글씨들 -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이 리뷰의 원문 주소: http://blog.cyworld.com/char-babe/3957127

 

 

 

 

 

책을 보면 가장 먼저 흥미를 끄는 건 역시 제목.

헌책 속 손 글씨가 아니더라도 "손글씨"를 좋아한다면 보고파지는 그런 것.

 

 

 

 

 

 

 

 

그 다음에 눈에 띄는 건 (표지야 뻔하니 스킵!)

누가 추천을 했느냐, 누가 서문을 썼느냐~ !

근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늘의 청춘들에게 권하는 책이라는 문구가 유난히 눈에 띈다.

 

 

책을 받았을 때 출판사에서 신간안내를 보내주었는데 거기에 적힌

박원수 서울특별시장님의 추천의 말 속, 저자 윤성근 씨에 대한 이야기도 나와 흥미롭기에 적어 옮긴다.

 

 

 

 

추천의 말

투박한 손글씨에 가슴이 뭉클한 이유

 

제가 일하는 서울시장실엔 V자 모양의 책꽂이가 있습니다. 특이한 모습에 많은 분들이 왜 저렇게 했는지 묻습니다. 저는 좌와 우로,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으로, 보수와 진보로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것을 인정하며 하나가 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말씀 드립니다. 이 특이한 인테리어를 한 사람이 바로 이 책을 쓴 저자 윤성근씨입니다.

 

윤성근 씨는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이라는 이름부터 특이한 헌책방의 주인이시죠. 서점 주인에게 시장실 인테리어를 부탁한다고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저는 윤성근 씨의 헌책방을 자주 다니면서 그가 책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책을 소유했던 사람, 책을 읽는 사람, 심지어 책을 읽지 않은 사람에게까지 관심을 갖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오고 가는 손님들에게는 물론이고, 자신이 파는 헌책의 얼굴 모르는 주인들에게까지 관심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을 보고, 그는 책을 통해 사람과 소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바로 그런 마음이 시장실에 담기길 바랐습니다. 물론 결과는 대만족입니다.

 

책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남다른 그가 참으로 자기다운 책을 펴냈습니다. 마치 서가에서 이것저것 헌책을 뽑아 보다가 거기 쓰여진 메모를 발견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더 친숙하게 느껴지더군요. 이 메모들은 주로 1980, 90년대에 쓰여진 것들입니다. 투박한 손글씨 하나하나에 이상하게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오래 전에 잃어버린 일기장을 발견한 것 같은 기분입니다.

 

즐거운 날을 기념하는 책의 메모, 힘든 친구의 손을 잡아주는 마음으로 선물한 책 속의 메모, 심지어 사귀던 이와 작별할 때 무언가 마음을 적어 책을 건넨 경우도 있더군요. 그러니 그 글씨들이야말로 우리의 청춘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시대의 전후를 살아온 사람들이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고 싶을 때, 잃어버린 초심을 기억하고 싶을 때 꺼내어 읽으면 새삼 용기가 되어줄 책입니다. 시대는 달라도 젊음에는 아픔과 고뇌가 따르기 마련이지요. 그것은 형벌이 아니라 참다운 성장의 자양분이란 걸 느끼면서, 혹독한 시련의 터널을 통과하고 있는 오늘의 청춘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책 곳곳에 일러스트가 있는데, 손 글씨만큼 따뜻하고 정감가는 한국의 세월이 느껴지는 일러스트다.

간단하게 소개해서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가 자신이 발견한 헌책 속 손 글씨와

그 뒤에 숨은 역사적, 지리적 배경 등을 엮어 공유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책은 처음 보았고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동시에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책을 선물해 보았다면

책 속에 자신의 흔적을 남긴 적, 또는 타인의 흔적을 발견한 적 한 번이라도 있다면- 더더욱 따뜻한 책.

 

 

 

목차

prologue 헌책에서 걸어나온 글씨들
scene 1 당신의 청춘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scene 2 겨울 나무가 봄 나무에게
scene 3 이름 모를 시간이 보내온 편지
scene 4 대답 없는 질문으로 책 속을 걷다
scene 5 그때 잃어버린 것들은 어쩌면
scene 6 왜 지나간 것들은 모두 따뜻할까

 

 

 

 

 

 

 

 

“책이나 서점 좋아하는 사람은 봤지만...

헌책 좋아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요.”

 

 

 사진 출처: 익스트림플레이                                          

 

 

어제 대학로에서 은혜랑 보러 갔던 코미디 연극 ‘수상한 흥신소’ 중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에게 한 대사였다 (기억나는 대로).

 

 

 

                                                                                                            캡처 출처: 네이버 책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을 좋아하는 그녀. 헌책이 된 자서전을 품에 꼭 안고 연인을 추억한다. 스콧 니어링은 딱 필요한 만큼만 일하며 나머지 시간은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하며 돌을 주워 집도 짓고 작은 밭에 먹을 만큼만 농사를 지어 밥을 먹었다. 그렇게 사랑하는 아내와 소박하게 살았다. 그러다 100살 되어 삶에게 더 이상 바라는 것 없다며 그는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이 장면을 보고 생각했지. 새 책으로 만났을 때와는 또 다른 헌책의 설렘이란 게 있었을 거라고…

오늘 리뷰 할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에서 나오는 이야기인데, 헌책은 과거에 다른 주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 특별한 거 같다. 앞서 말한 연극에서도 여주인공은 스콧 니어링의 자서전을 죽은 옛 연인에게 소개 받은 것이었다. 이처럼 헌책은 누군가의 흔적이 있기 마련이고, 눈에 안 보여도 세월의 흔적으로 그들의 추억을 공유하는 느낌마저 든다. 혼자 도서관이나 헌책방을 찾다 탐험하다가 발견하는 누군가의 아련한 시절도 빛나는 보물 같겠지만 이렇게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처럼 헌책만의 수많은 매력을 하나로 엮어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이 책은 보물섬으로 떠나는 잃어버린 지도와도 같은 희귀한 것이다.

 

 

 

 

 

 

 

 

남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테마의 박물관에 간 것 같다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독서에세이다. 세월을 뛰어넘는 투박한 손 글씨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한다. 주소와 전화번호의 흔적부터, 학교 도서관 도장이 찍히기도 하고 친구의 선물임을 알리는 마음 따뜻한 편지도 있다. 한국 멜로 영화의 고전이 된 ‘클래식’ 속 손예진이나 조인성이 품에 안고 있을 것만 같은 연애편지 적힌 하드커버의 헌책. 그런 심장에 달콤하고도 시린 향수를 부르는 헌책 속 글씨의 사연, 배경과 사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마치 시집을 읽는 거 같이 풍부한 추억과 향수의 책이다. 삶에 지치고 한국에 지치고 사람들에 지친 지금 약해지고 멍든 심장을 위로하는 것 역시 그 사람들의 메모와 지난 인생의 흔적. 이들은 지금쯤 모두 어디 있는가.. 본 적도 없는 타인이지만 잃어버린 친구 보다 그리운 따뜻함이다. 수필이라 하면 주로 자신의 생각과 이야기가 가득한 에세이 집을 떠올리지만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윤성근 엮고 씀”이라 표지에 써있는 거처럼 남의 이야기를 스토리텔링 하여 마치 큰 오빠 일기 훔쳐보는 것처럼 두근거리고 재미있다. 세월은 우리 모두에게 똑같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이라면 그 시간을 어떻게 느끼든 상관없이 째깍째깍 그것은 흐른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그런 사랑, 헤어짐, 그리움, 열정, 기쁨과 소망 그리고 우울조차 어째서 이런 우연한 헌책 속 손 글씨로 무언가 죽어있던 오래된 방을 그때 화려했던 시절로 옮기듯 반짝거리는 조명을 비춰준다. 한참 끊고 있던 담배의 담배연기를 맡은 느낌이나, 잊고 있던 첫사랑을 길 건너편에서 발견했을 때 같은 순간적인 짜릿함과 비슷하다. 책 속 여러 이야기와 손 글씨를 보면서 전혀 모르는 이 사람과 은밀한 방법으로 소통한 거 같은 느낌이 든다.

 

 

 

 

 

 

매일 찾아 헤매었던 잃어버린 따뜻한 사람들은 사실 여태 쭉
헌책 표지 안쪽 어두운 이곳에 숨어 우리가 펼쳐 찾아 주기만은 기다렸던 걸까?


한참 유행해서 툭하면 어디 앞에 힐링이나 치유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에 대해 한 번은 소년이 불만을 토로했다. 어떠한 작품을 가지고 특정한 목적을 부여하는 것은 그 작품에 옳지 않다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Char에게는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가 사람이 고프고 그리운 설렁한 이 마음을 조금은 나아지게 위로했다. “왜 사람들은 이토록 ㅇㅇㅇ….”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요즘,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지나가는 사람의 험한 입 놀림 한 번 안 들으면 운 좋은 날 같고, 우연히 유럽 같은 매너를 만날 때면 세상에서 가장 복 받은 사람 같이 느껴질 정도로 서울은 삭막하고, 사람들은 무심하다. 전혀 다른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Char의 망상 속에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게 아닌가 상상하게 됐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오래 있을 예정이 아니었고 언어의 장벽이 높아서 국제학교를 다녔다. 그때 약 석달 동안 따돌림을 당한 일이 있었다. 온순한 성격에 항상 웃는 얼굴이었기에 언제든 모두가 "귀여워 해주는(?)" 그런 류의 아이였으니 당시 꽤 당황했었다. 당시 국제학교에서 미국아이들뿐인 곳에 전교생 중 유일한 영국인이었다. 선생님 조차도 호주인 한 분뿐, 영국인은 없었다. 한국화/미국화된 것도 아닌, 100% 영국인의 모습이었던 때라 영국 아이답게 소신껏 공부했고 전교 1등도 하였다.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예뻐해 줬으나 동급생들에겐 영국 말 못 알아듣겠다며 왕따를 철저히 당했다. 하지만 그리 아픈 기억은 아닌데 이 이야기 하는 이유란 그 친구들의 태도가 내가 느끼는 한국인과, 그리고 그리워한 이 책 속의 한국인의 행방을 보여주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앞에서는 죽일 듯 괴롭히면서 1:1 대면에는 그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따뜻하고 착한 아이들이었다. 특히 남자애들은 사과를 하고 엄청나게 챙겨줬다. 물론 몰래. 하루는 가장 왕따를 주도하는 Ashley라는 한국계 미국인 친구가 나와 미술실에 단둘이 있게 됐다. TOEFL이 토플이 아니라 “토우플”이라고 알려줬던 게 기억에 남는다. 아무튼 그녀는 내게 결정타를 던졌다. "Charity는 항상 버티니까 계속 그러는 거야. 한 번이라도 애들 앞에서 확 울어버리던지 그래 봐. 싫어하는 티를 안 내니까 더 괴롭히는 거야." 이해가 됐다. 착하고 똑똑한 전형적인 영국학생이 선생님들이 모두 좋아하는 나였고, 말투 자체도 미국어와 달리 고급스러워 짜증났을 테고 성적 잘나오니 심지어 체육선생님과 성관계 한다는 엄청난 악질소문까지 돌았다. 뭐... 그걸 체육시간에 우연히 들으신 선생님이 엄청 화내며 얼마나 얘가 기분 나쁘겠냐며 우리들을 잘 달래는 어른스러운 대처로 무사통과였던 사건이다. 어쨌든 꼬투리 잡으려면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문제는 나는 한없이 성숙하고 강했다는 거다. 밀어도 꿈쩍하지 않고 힘들어도 노력만 하는 당시엔 전형적인 영국 섬사람의 성향이었다 (파도가 거칠어 지금은 침식된 듯 하지만…). 사실 그 아이들도 하나같이 강하고 착한 아이들이었는데, 그걸 왜 그리 들키기 두려워하며 나를 끝까지 “이지메” 시켰을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는 아이들의 추억 보다는 대학생부터 중년까지의 여러 삶의 생각 (손 글씨 남기는 사람들의 연령대를 고려하니 자연스레 그렇게 된다)이 대부분이지만 이때 추억이 생각난다. 한국이 그런 느낌이다. 다들 자신의 모습을 관찰하고 사랑하기 두려워서 강하지 않은 척 다들 무리를 지어서 다니고 자신의 가능성을 보이기 보다 외형에만 치중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푹 빠지고 그걸 남에게 신나게 소개하고 공유할 수 있고 연인을 사랑하는 만큼 옆에 사람에게 포용력 있을 수 있는 당신들은... 어디 깊은 구멍을 파고 숨어든 거처럼 마른 서울 사막. 이 곳도 지나면 조금 따뜻하게 기억될려나...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에서는 단 한 순간도 느껴지지 않는 삭막함인데, 이 사람들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지, 오늘 만나는 사람들도 속으론 다 이런 모습일련지 괜시리 손을 뻗게 된다. 지난 것뿐 아니라, 숨어있는 속내도 오히려 따뜻한 특이하고도 특별한 한국.

 

 

 

 

 

 

 

 

 

헌책은 시간을 잡아놓는 거 같다.

그래서 다시 펼치든지 책장에 보여도 그 순간의 느낌이 느껴진다.

 

오묘한 것은...

아픈 기억도 좌절과 희망의 상실 조차도

책을 통해 다시 추억할 때면 하나같이 아름답고 또는 쓸쓸하면서도 뭉클함이 더 커진다는 것.

 

 

 

 

 

 

 

새 주친 찾아 헌책을 입양 보내기 전에 손 글씨나 특별한 흔적이 있으면

사진으로 남겨두는 윤성근 씨는 매우 다양한 책과, 그 책의 역사적 배경을 소개하고

운 좋으면 주인에 대한 이야기나 주로 그 편지, 시, 메모 등이 탄생할 수 있는 배경을 소개한다.

 

몰랐던 무언가를 알게됐을 때- 이걸 모르고 어떻게 지냈을까 싶은 재미난 사람 이야기들이 있다.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 아직 읽지 못한 책과 작가에 대한 이야기, 나도 해본 적 있는 사랑과 이별.

 

 

 

 

 

 

 

 

 

 

이미 언급했듯 이 책에는 다양한 서적에 대한 소개가 자연스럽게 있다 보니 책 지름신이 적잖다.

사진 속에 보이지만 제목 l 저자 l 출판사 l 출판년도 가 적혀있다.

 

목차에 따로 끝에 정리된 건 아니지만 위와 같이 제목과 저자 모두 잘 보이게 정리해놨다.

그래서 찾고픈 부분이 있다면 이를 기억해내 되돌아가 다시금 발견하기 쉽다

(물론 책이 분실되어 작가 미상으로 메모만 남은 경우도 있다).

 

Char는 95쪽에 나오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기나 긴 자아도취와 사악함을 받아주고 싶지는 않은데- 라 생각에 바로 등을 돌렸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그건 책을 읽어본 후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이런 귀여운 사진도 찍어놓으셨다.

 

여고시절엔 만 원짜리도 곧잘 책 속에 숨겨두고 도토리 묻은 자리 까먹은 다람쥐처럼 지냈지.

그러곤 우연히 엄마나 아빠 책 보다가 뭔가 나오면 앗싸!~ 돈 벌었다~ 라며

또 자기 도토리는 못 찾고 남의 도토리 엄하게 파내 신나게 먹는 다람쥐의 긍정 마인드를 발휘하지.

 

 

 

 

  

What?~~ Me?!

 

 

 

 

 

 

 

 

 

 

 

 

손 글씨 대부분 80-90년대인데,

날짜가 적힌 손 글씨만 보면

저때는... 행복했는데... 라며 문득 슬퍼지기도 한다.

 

 

책 내용 중 조지 오웰 (George Orwell, 1903-1950)의 1984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1984년 이전에 손글씨를 남긴 것과 그 후에 남겨진 손글씨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미래일 때만 희망찬 것이랄까...122쪽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손 글씨로 "좀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라고 적힌 것이

책에는 참 앞날에 대한 꿈과 희망에 대한 글이 많다. 그런 바람이 독자에게도 느껴지는지... 그 희망이 여전히 빛나는지...

과거에 쓴 글임에도 왜 미래에서 보내온 편지처럼 느껴질까?

 

 

 

 

 

 

 

 

위와 같은 열정적인 사랑의 흔적도 많다. 배우는 자세로 읽게 되더군...

 

112쪽에는 이런 손 글씨가 있다:

 

 

방향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가다가 이건 도저히 아니다 싶으면 딱 멈춰 설 수 있고

무엇보다도 넘어졌을 때 혼자 일어설 자신이 생겨야

사랑을 시작할 자격이 있다.

사랑 때문에 울어서는 안 된다.

 

1996. ㅇㅇ이에게. Kang.

 

 

 

 

 

 

 

 

 

 

 

 

 

참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들이 많은데 다 리뷰로 담지 못 하는 게 아쉽다.

71쪽 루카치 (György Lukács, 1885~1971)와 "맑스" 이야기는 지금은 꿈만 꾸는 책의 위대함, 책이 통치하던 시대를 상상하게 해줬다.

막스 (Karl Marx, 1818-1883)의 책, 심지어 언뜻 비슷한 막스 베버도 오해 받을까봐 들고 다닐 수 없던 시절.

85쪽 "철학은 나의 밥이 될 수 있는가"로 고민했던 당시 나이 현재 Char와 동갑의 청년의 솔직한 고뇌도 와닿았다.

 

 

 

 

 

 

 ▲ 헌책방을 운영하는 저자는 어쩔 수 없이 돌려주지 못하고 이 책을 팔았다는 슬픈 비하인드 스토리 ㅠ.ㅠ뜨억~

 

 

 

 

책이 사랑 받던 시절- 그 시절이 언제였나 당신은 기억하는가?


그래도 다행히 아무리 “콘크리트 정글” 도심이라 해도 책과 손 글씨란 다르다.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고 유행도 타지 않고, 유행을 타더라도 자신의 개성 없이는 존재할 수가 없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커버 하나 펼칠 때마다 자신의 세상을 스스로 열어야 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은 자신만의 움직임으로 시동이 걸린다. 그래서 “아! 내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사람들이 다 여기에 있구나!”하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남의 시선 신경 쓰지 않고 사랑을 고백하고, 오글오글 거린 다는 농담 없이도 지식인임을 표현하며 아끼는 책 안쪽에 메모와 감상 평도 적는다. 이것만큼은 누구를 따라가는 것도 아니고, 책을 열어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공유의 기회 조차 없으니 눈치 볼 필요도 없다. 분실한 책을 습득하여 열어본다 하더라도 빛이 세는 예쁜 나무 현관문 밀고 고개만 배꼼 내민 것이니 당신이 궁금해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니 책은 모두의 공간임과 동시에 가장 남의 시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요즘은 사람들이 자주 잊는, 오아시스 같은 것이 책이다.

 

 

97쪽 중 - 우리 모두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

 

 

 

스마트 기기만 난무하는 요즘은 책 보다 그림, 그림 보다 영상이다. 마케팅이 앞서는 시대에 뭐든 빨리 소비되고 집중하지 않아도 해치울 수 있는 것들을 원한다. 이것이 모두 잘못됐다 생각하지는 않다. 그래도 이런 트랜드 덕에 책은 설 자리가 없어 그나마 융통성을 보인 것이 e북이다. E북을 읽을 수 있는 e리더만 하더라도 매년 판매와 수출이 저조하여 살아남을 수 있으려나 두려운 요즘 종이 책이란 찾아보기 더욱 어렵다. “아이패드나 폰으로 보면 책 읽는 줄 아무도 모르자나요!”라며 종이 책을 고수하는 사람들도 있고, 단지 종이 책이 좋아서 그런 사람도 있고 Char처럼 전자기기로는 도무지 집중할 수 없어서 도서관에서 책 빌려 읽어야만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5년 전에 비해 요즘은 지하철에서 책 읽는 사람 보다 공무원 시험 준비 프린트 관찰하는 이들이 더 많을 판이니 참 안타깝다. 겉치장을 방패로 쓰는 요즘 도시인들은 Char 역시도 책에게 무언가 더 대단한 것을 바라는 걸까? 레이저가 나오든지 장면마다의 배경을 상상할 수 있는 냄새로 무언가 뇌의 자극을 받길 원하는 걸까?

 

그러다가 다시금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읽고는 아차! 놀라버린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앞서 나아가고 유행 타고 화려하게 컴퓨터화 된 지금 책만큼은 뒤로 가면 갈수록 독자에게 많은 것을 건네준다. 헌책은 새 책이나 전자 책이 줄 수 없는 많은 추억과 지혜를 안겨준다.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키워준다. 잊었던 추억을 기억나게 해준다. 그 어떤 새로 나온 책 보다 10년, 50년, 100년 이상 오래됐으면 오래됐을 수록 옛날에 쓰인 그 책들이 가장 심장 가까이 달려오는 것만 같다. 또 다른 망상을 하는 거 같기도 하다. 책을 읽다 보면 망상은 기본이니까. 마치 세상이 다 끝나가도 책만큼은 영원할 거란 꿈을 꾼다. 우주로 둥둥 떠올라 수 만년을 돌아다니다가 (여기서 스타트랙 개그 하나 넣고픈 마음 꾹 참고~) 우리와 다른 누군가와 만나 그들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해줄 것만 같다. 이상하게 우리들이 집착하는 SNS나 광고 같이 사실 큰 의미 없는 것들은 금방 타버리고 없어질 거 같고- 종이로 만든 이 책들은 다이아몬드처럼 강할 것만 같다. 우리의 삶의 흔적이니까. 어쩌면 그래서 손 글씨를 계속 남기려는 걸지도 모르겠다. 시간을 초월하는 타임립 처럼 그 책이란 우주선을 타고 같이 떠나고 싶어서 말이다. 물론 Char도 항상 책을 읽은 후 안쪽에 이름과 날짜, 그 책을 읽은 나라를 적는 버릇이 있다.

 

 

 

 

 

 

 

 

2013년 7월 10일 수요일, 습한 장마철 겪는 서울
‘헌책방 달려가고픈 사랑스러운 책 한 권 끝내고…’

                             Charity L. Kingsley

 

 

이렇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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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도 사람인지라 그 첫인상이 중요한 건 마찬가지다. 작가의 얼굴은 글로 먼저 만나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보다 에세이를 먼저 접한 필자는 틈새시장 노린 아이디어 상품 같이 소소한 그의 에세이를 더 아끼게 됐다. 취미 중에 출판사 사이트와 블로그를 돌아다니는 것이 있는데, 이는 신간뿐 아닌 개정판 출간 소식을 접하기 위해서다. 개정판은 센스있는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래픽 디자인의 손에 멋스러운 커버로 장식되어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재등장하기도 한다. <슬픈 외국어>에서 <이윽고 슬픈 외국어>로 이름을 바꿔 출간하는데 그 단어 하나 차이로도 느낌이 무척 다르다. 예쁜 일러스트와 감각 넘치는 "개명" 그리고 표지로 나를 유혹한다. 무엇보다 외국어가 부업인 필자에게 외국어와의 사랑과 전쟁 같은 관계를 더 아끼게 하는 그의 7개국어 외국인 방랑 생활을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다.

 

 

 

 

 

 

순전히 호기심이다. 일본 대중의 시선이 있음에도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당당하게 은퇴하며 최근 한국에서도 큰 이슈가 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보유한 감독이다. 이토록 자신만의 색으로 만인에게 이름을 알린 그가 참 대단하기도 하고, 꾸준히 달려가는 것으로도 큰 일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 많은 위로도 받는다.

 

사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어린시절의 취향이라 한다. 그 취향은 성인이 되서도 변하지 않으며 추억으로 간직하고, 그 향수로 지금의 어른이 된다 한다. 이는 음악, 영화, 책, 친구, 운동 등 많은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중 가장 동심을 느끼면서 지금의 자신이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바로 어린시절 독서목록이다. 존경하는 미야자키 하야오 선생의 인생을 볼 수 있는 기회일 거란 생각에 그의 짧은 독후감 같은 이야기를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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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공통적인 것, 삶을 살면서 똑같이 바라볼 수 있는 조건은 죽음 밖에 없다.
그것은 무의식의 공포이면서도 우리를 구원하는 희망의 타임라인을 준다.
하지만 언제나 슬펐던 것은 나이들 수록 주름이 늘어갈 테고, 한 눈에도 아름다운 젊음을 놓친다는 것이다. 빼앗을 것이면 처음부터 주지 않았으면 좋았을련만 하며 믿지도 않는 신을 원망하기도 한다. 서른에 대한 긴장감을 안기 시작한 20대 중후반 지금, 삶의 진정한 의미와- 젊은 10대, 20대에는 알지 못했던 가장 인생다운 그 멋이 무엇인지 재발견할 시간이다. 혼란과 두려움에서 벗어나 갑갑하게 남들과 경쟁하며 겉만 굳어가던 도시인으로써 조금은 전보다 소중한 누군가가 되고 싶은 바람. 소노 아야코가 말하는 나이듦의 장점들과 그 철학이 궁금하다.
 

 

 

 

 

 

 

 

요근래 가장 많이 떠오르는 키워드는 힐링이다. 치유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지 잘 모르는 요즘 그 힐링만 따라 이 책 저 책 집어 본다. 자신이 걷는 힐링의 길을 잠시 잃었을 때는 다른 누군가의 앞마당에 머물러도 괜찮은 것이 치유가 아닌가 싶다. 그들은 어떤 삶을 살고, 무슨 상처를 안고 있으며 어떻게 힐링하는지 감상하는 것이다. 그 안에서도 위안을 받고 공감도 한다. 30대 주부인 그녀의 삶은 지금 나이에서는 상상만 할뿐이지만, 반 설렘으로 반 두려움으로 기다리는 그 시간을 이미 살고있는 누군가의 이야기로 감상하고 싶은 그런 책이다.

 

 

 

 

 

 

 

 

 

 

 

 

 

 

10월에는 난생처음 독립을 한다. 그것도 전혀 다른 나라에서 홀로서기를 한다. 독립적인 성격에 이가 마냥 신나기만 하지만 약간은 쓸쓸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서서 고양이를 키우기로 결심했다.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미리 고양이에 대한 접오를 가득 찾아놓고 있다. 사료는 어떻게 먹이며, 운동은 안 시켜도 되는지, 약은 무엇을 먹이고, 발톱도 깎아주는 건지- 강아지를 6년 키운 탓에 오히려 궁금한 이야기들이 많아졌다. 동물을 사랑하기 때문에, 동물과 함께하는 날들이 많다. 그래서 모든 동물 중 나이든 동물이 가장 소중하고, 배울 것도 많다. 나이든 고양이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만한 도움도 없을 거란 믿음에 책소개 부터 호감이 간다. 나이든 고양이가 될 때까지 책임지고 키울 수 있게, 진정한 고양이 지킴이 책이란 이런 느낌일 것 같아서 위시리스트에 추가했다.

 

 

 

 

 

 

초등학교 6학년 여름방학, 깨어났는데 집에 누구도 없었다. IMF가 터진 이후 아빠가 1년째 한국으로 가있었고- 4명이 아닌 3명이 영국에 흔치 않은 아파트로 이사해 낯선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항상 누군가가 집에 있었는데, 처음으로 그 해 여름방학은 내내 집에 혼자있었다. 사춘기 소녀에게 그것이 스트레스가 컸는지, 아니면 원래 타고난 병이 그제서야 수면 위로 오른 것인지 나는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다. 그로부터 10년도 넘게 지나 이제는 20대 후반에 서있지만 노력에도 진전은 커녕 상태는 악화된다. 느리지만 정직하게 죽음으로 가는 느낌이다. 그렇게 살다 보니 안락사에 대한 입장이 매우 확고하다. 세상에는 죽을 수 밖에 없는 삶이 있다 생각하고, 병이 너무 괴로우면 마무리를 짓는 것이 진정한 평화이고 삶의 뜻이라 생각한다. 이미 봐둔 단체도 있을 정도로 그 마음이 정해져서 마리 드루베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 남은 6개월을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는지, 그런 존엄한 죽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알고싶다. 알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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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쥐 2013-08-06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같은 분야의 신간평가단 중 1人입니다.
인사차 들렀는데 좋은 글까지 덤으로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