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 1 - 유럽의 등불이 꺼지다 궁극의 전쟁사
곽작가 지음, 김수박 그림 / 레드리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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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의 전쟁은 동네 아이들의 싸움같이 단순한 이유로 일어나는 경우는 잘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계기가 되는 일 때문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처럼 보여도 그 이면에 이미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악화된 상황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확! 하고 폭발하듯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전쟁이 어떻게 일어났는 가를 이해하려면 그 이면에 일어난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


제1차 세계 대전은 '대전' 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전쟁이다. 그전에도 여러 나라들이 참전한 전쟁은 많았지만 대전이라는 이름이 붙진 않았다. 이 전쟁은 그 전에 있었던 어떤 전쟁 보다 더 많은 국가와 민족들이 참전을 했고 여러 대륙에 걸쳐서 일어난 그야 말로 '세계 대전' 이라는 이름에 딱 맞는 전쟁이었다. 사상자도 엄청 나서 인류는 이런 종류의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기도 했다. 


사실 우리에게는 그 이후에 일어난 2차 대전이 익숙하고 좀 더 많이 안다. 2차 대전으로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났고 해방이 되었고 1차 대전 때는 일제에 신음하고 있을 때여서 조금 먼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2차 대전도 결국 1차 대전의 연장선에서 일어난 전쟁이라는 점에서 1차 세계 대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 1차 세계 대전은 이른바 '사라예보 사건'으로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당하는 사건으로 일어났다고 알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전쟁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상황이 악화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라예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결국 전쟁은 일어났을 것이다. 어찌 보면 반전파였던 황태자만 억울하게 죽었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처음에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지 그 과정과 당시 여러 나라들의 사정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진짜 얽히고설키고 꼬이고 꼬인 상황에서 일어난 전쟁 같았다. 전쟁의 중심에는 물론 독일이 있다. 독일이 일으켰으니까. 그런데 왜 독일이 전쟁을 일으켰을까. 

사실 독일 지역은 오랫동안 분열되어 있었다. 작은 국가들의 느슨한 연방제 비슷하게 있었는데 이것이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면서 민족주의가 일어나고 그 중에 프로이센이라는 강력한 군대의 나라가 결국 독일 통일을 하게 된다. 여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그 유명한 비스마르크다. 


그런데 전쟁 좋아할 것처럼 보였던 비스마르크는 통일 독일 제국까지만 바랬지 더 큰 '확장'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식민지를 과하게 추구하지 말고 양쪽에 적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독일의 위치나 상황으로 봤을 때 현명한 정책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집권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는 비스마르크와는 달리 확장을 원했고 나라에 군국주의적인 분위기가 거세졌다. 이런 가운데 다른 나라들도 호전적인 분위기가 일어나면서 유럽은 일촉즉발의 위기가 계속되었다.


전쟁은 크게 봐서 독일 ,오스트리아로 대표 되는 세력에 세르비아가 덤볐는데 그 뒤에는 러시아가 있고 또 거기에 옛 영광을 다시 재현하려는 오스만 제국이 참전하고 유럽의 강자 영국과 프랑스도 가만 있지 못하게 되면서 전 유럽이 전화에 쌓이게 된 것이다. 


책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각 국가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전쟁으로 치닫게 되는 분위기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면서 독일이 어떻게 전쟁을 치루게 되는지 그 초반 전술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 하는데 숙적인 프랑스로 진격하면서 바로 공격하지 않고 네덜란드나 벨기에로 우회해서 진군하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 국경에 강력한 군대가 있는 것을 피해서 빠른 행군으로 프랑스를 점령한 다음 러시아와 한 판 붙으려는 것이 전체적인 구상이었는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술이어서 초반에 프랑스가 밀리게 된다. 


독일이 강한 나라였고 상대의 의표를 찔러서 초반 승기를 잡긴 했지만 다른 나라들이 마냥 무력하진 않았다. 영국도 참전하고 무능할 것 같았던 러시아도 은근한 저력을 보여주면서 점점 독일의 구상이 틀어지게 되는 것을 잘 나타내준다. 


1차 대전이 단순하게 규모로만 대단했던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없던 전쟁이란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바로 근대 국가가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서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싸운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파괴력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고 그 어떤 전쟁보다도 사상자가 엄청나게 생기게 된다. 책에서는 그 전에 보지 못했던 전차나 잠수함 같은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통해서 발달한 군수 산업의 결과물일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아주 세세하게 파고 들면 더 많은 내용이 나올 수 있겠지만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이 책의 내용만 알아도 1차 세계 대전의 원인과 과정, 결과까지 잘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잡한 전쟁 전후의 사정을 핵심을 뽑아서 쉽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잘 편찬했고 무엇보다 만화라는 형식을 통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가 간다. 생각보다 그림에 포함된 글 내용이 적지 않아서 이야기가 풍부하다. 이제 전쟁은 시작됐고 초기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데 과연 후반전은 어떻게 될지 다음 편이 기다려진다. 평범한 독자들에게 1차 세계 대전은 이 시리즈만 읽어도 될 정도로 잘 짜여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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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4 - 청룡을 타고 비상하는 2024를 기원하며!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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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는 누구에게나 다가오지만 그것을 기회로 삼는 사람은 적습니다. 이 책은 그런 기회를 잡는 사람에게 좋은 조언을 줄 책이네요. 지금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앞으로 다가올 일을 예측을 하는데 그것에 대해 발빠르게 대응을 한다면 더나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것이라는 점에서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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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인 이야기 - 모험하고 싸우고 기도하고 조각하는
주경철 지음 / 휴머니스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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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중세 시대는 오랫동안 암흑의 시대로 불렸다. 강력한 교황이 세상을 다스리면서 종교가 일상을 지배하는...그래서 역사가 발전하지 못했던 시기라고 여겨졌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발전이 그렇게 장기간 없었는데 르네상스가 올 수 있었을까. 또 그 뒤를 이은 산업혁명이 올 수 있었을까. 역사가 단절된 채로 그런 엄청난 변혁이 올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런 의문을 가진 역사 학자들이 많았는가 보다. 최근 들어서 중세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이야기 하는 주장들이 많아졌고 또 관련해서 책들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중세는 어떤 시대였는가? 발전이 없던 암흑의 시대가 맞는가? 그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할 수 있겠다. 분명 중세는 그 전의 자유롭던 시대에 비해서 답답한 면이 있긴 했다. 그러나 그런 면과 함께 전 시대의 유산을 착실히 발전시켜서 나중의 세대에 전해 줄 만큼의 나아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중세는 빛과 어둠이 공존하던 시대라고 볼 수 있겠다. 단순한 암흑의 시대는 아니었던 것이다. 이 책은 기존에 알려졌던 어두운 부분보다는 밝고 역동적인 모습이 중세를 소개하는 내용인데 확실히 그 시대가 발전하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들게 했다. 


책은 처음에 바이킹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바이킹은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지역 출신인데 8세기 이후 300여년에 걸쳐 사방으로 확산해갔다. 그런데 그 범위는 광범위해서 남쪽으로는 지중해까지 진출했고 서쪽으로는 콜롬버스보다 수 백 년 일찍 아메리카대륙에 상륙했으며 러시아와 비잔티움제국에도 도달했다. 역사상 이 보다 더 역동적인 진출이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이들은 약탈의 이미지가 있지만 평범한 상업에 종사하기도 했고 왕국을 건설하거나 일부 나라의 국가 형성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1장에서는 그런 바이킹의 활약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새삼 바이킹이 중세 유럽의 역사를 확장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2장에서는 혼돈 속에서 유럽을 지킨 종교와 세속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로마가 무너진 후 동쪽에는 비잔티움이라고 불리는 동로마 제국이 들어섰지만 서쪽지역은 혼란이 계속되었다. 게르만 족이 여러 지역을 휩쓸고 다녔고 거기에 이슬람 세력이 북아프리카부터 바다를 건너 이베리아 반도를 정복하면서 오랜 기간 지역을 장악했다. 이런 상황을 질서있게 진정시킨 것은 결국 기독교로 대비되는 종교와 세속적인 통치 집단이었던 것이다. 한편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기독교도들이 '재정복운동'을 통해서 결국 이슬람을 몰아냈다. 많은 이슬람 관련 유적이나 유물이 파괴되었지만 두 종교의 융합을 이룬 곳도 있는데 책에서는 코르도바의 모스크- 성당을 통해서 두 문명이 공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책은 총 5장까지 각 꼭지의 주제에 따라서 중세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3장에서 안정기에 접어든 중세 시대의 여러 의미 있는 인물들을 소개하면서 중세가 암흑기가 아니라 사람들과 공간들이 함께 어우러져서 찬란한 문화를 이루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게 완만하지만 분명한 발전을 이루던 시대가 중세 말이 되면서 위기에 처한다. 그것은 전쟁과 기근, 질병등이었다. 백년전쟁을 통해서 많은 사상자를 낳았는데 대기근과 페스트의 발병은 역사적인 후퇴를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이때의 엄청난 이미지때문에 중세가 암흑의 시대라고 불렸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혼란한 상황을 통해 종교적 교리가 변경되고 여러 사회적인 변화가 이루어지면서 경제에 대한 관념도 바뀌게 된다. 상업과 금융의 확대는 역사를 더 빠르게 발전,확대시키고 그것은 결국 유럽이 중세를 넘어서 더 나은 발전을 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유럽의 중세는 시대적인 구분은 딱 정해진 것이 아니다. 학자에 따라서 다르긴 해도 넓게 보면 대략 500년부터 1500년까지 1000여년의 세월이다. 못해도 몇 백 년인데 이 시기가 의미 없이 흘러갔다는 것은 비논리적이다. 아무리 그리스 로마 시대와 다르다고 해도 분명 발전이 있었기에 르네상스로 넘어 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중세가 얼마나 다양하면서 아름다왔던 시기였는지를 여러 갈래로 잘 설명하고 있다. 이미 유럽인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서 유럽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했던 지은이가 중세 시대만 따로 이렇게 글을 모았는데 흥미롭게 잘 썼다. 글 내용과 관련된 많은 지도와 그림들을 실려서 더 쉽게 이해하게 하고 글 자체가 더 풍성해진 느낌이 든다.


이제는 중세라고 하면 단순히 어두운 시절은 아니란 것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대체 어떤 시대였는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입문서라는 생각이 든다. 시기별로 나열한 통사적인 내용이 아니고 각 주제에 맞는 여러 사례들을 들었기에 더 쉽게 중세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자세하게 중세 시대를 다룬 책들도 많지만 보통 사람들이라면 이 책만으로도 그 시대를 알아가는데 충분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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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반복된다
배기성 지음 / 왕의서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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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독재 정권때는 국사는 필수였고 학력고사에서도 높은 점수가 반영이 되었다. 이후 사회가 민주화되고 빠르게 변화되면서 국사라는 과목은 역사의 한 부분이 되었고 수능 시험에서도 선택이 되다가 지금은 그래도 어느 정도 반영이 되고 있다. 사실 우리 나라 교육 과목 중에서 수능 시험에 들어가느냐 안 들어가느냐는 집중도에서 하늘과 땅 차이가 난다. 과거 대표적인 암기 과목이었던 국사가 이제는 그런 정도의 강도가 아니다보니 역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사실 모든 역사를 자세히 알 필요는 없다. 그것은 학자들이나 하는 것이지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은 꼭 필요한 중요한 부분만 전체적으로 알면 된다. 그것은 이 책 제목처럼 역사는 반복되기에 또 다시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들만 조금 아는 것 자체도 모르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지은이는 그런 세태에 분노를 느꼈다. 어떻게 하면 이 역사를 알릴까. 그것이 인터넷과 연결이 되어 결국 100만이 넘는 사람이 보게 되는 역사 강사가 되었다. 다만 인터넷에서 축약되어서 간결하게 이야기 하다 보니 조금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체계적으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어서 나온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책은 우리의 슬픔이 시작되게 되는 근현대사 부분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우선 오늘날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일본의 한국 침략을 소개한다. 1876년 강화도 조약은 최초의 근대적인 조약이라고 하긴 하지만 일본의 야욕이 시작되는 첫 시발점이나 다름 없다. 이들은 근대적인 사상에 어두운 조선을 교묘히 속이고 선심 쓰듯 큰 차관을 빌려주고 서서히 조선을 목조이려고 한다. 오늘날 사채에 한번 빠져들면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조선은 일본이 제공하는 차관에 묶이고 만 것이다. 책은 그 시점부터 조선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고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일본의 상황을 설명한다.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근대화에 성공,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게 된 일본이 초반의 열세를 극복하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이기는 과정을 이야기하는데 그들의 능력도 물론 있었겠지만 세계의 정세가 참 좋았다. 당시 대영제국의 아시아 파트너로 대접을 받았고 미국에게도 적당한 밀약을 해서 한반도의 지배권을 확인 받았는데 우리에게는 통탄할 일이지만 냉혹한 현실이었다.


책은 계속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슬픈 역사를 이야기 한다. 제주 4.3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어떻게 해서 왜곡되어서 지금까지도 제주 도민이 모욕을 받고 있는지 그 연원을 알려주고 있다. 안타까운 것도 있다. 바로 장면의 대통령 선거 좌절이다. 이미 부통령을 하고 있었던 장면은 민주당 정-부통령 선거 지명 대회 결과 단 3표차로 조병옥에게 석패하고 또 다시 부통령 선거에 나서게 된다. 결과는 알다시피 조병옥의 신병으로 인한 사망으로 이승만이 또 당선이 된 것이다. 만일 그때 장면이 대통령 선거에 나섰더라면 이승만은 벌써 물러났을 것이다. 아니 부정 선거에 혈안이 된 이승만 정권이 그때도 역시 부정 선거를 획책했을 것이고 어쩌면 4.19보다 더 큰 사태가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책은 구한말 부터 일제시대, 제1 공화국을 관통하면서 꼭 알아야 할 역사의 이면을 이야기 해준다. 대부분 분통이 날 내용이다. 인터넷에서 강의할 때도 화를 내면서 이야기 하는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 내용들이 결국 다시 반복되는 역사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일정한 시대를 해설해준다기 보다는 그때 그때 중요한 사건에 대한 단상을 이야기하는 느낌이 강한 내용이었다. 시대순이긴 해도 연결이 꼭 되지도 않고 약간 산만한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에세이 정도의 내용이 아닐까 싶다. 이런 역사 정도는 알아야 하는거 아니냐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이 정도는 알아야 오늘날의 우리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의 모순이 결국 그 옛날에 단추를 잘 못 끼워서 아직도 제대로 끼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쉽고도 재미있게 설명하는 강사다. 역사를 흥미롭게 접근하게 하는 능력이 있다. 첫 책은 쉽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좀 더 세밀한 통사적인 내용의 책도 썼으면 좋겠다. 이 책만 읽고서는 빈 공간이 많다. 전후 사정 결말을 알려면 다른 책을 살펴야 하니 강화도 조약부터 시작하는 좀 더 자세한 근현대사 책이 나오면 좋겠단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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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랜드 - 5억 5,000만 년 전 지구에서 온 편지
토머스 할리데이 지음, 김보영 옮김, 박진영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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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끝없는 우주를 생각하면 지구라는 별은 그야말로 티끌보다도 더 작은, 존재조차 희미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지구의 역사 앞에 인간은 먼지 만도 못한 작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지구의 나이가 대략 45억 년이라고 하는데 인류의 역사는 고작 몇 만년이고 역사상의 시기는 만 년 정도밖에 안된다. 그러기에 과거의 지구를 보면 인간에게는 다른 별의 이야기를 듣는거나 다름 없다. 어떤 인간도 과거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거대한 공룡들이 활보하는 땅의 흙을 밝거나 바닷속에서 헤엄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바위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얼어붙은 모래에 새겨진 흔적을 읽으며 사라진 지구를 상상하는 길 뿐이다. 다행히 지구를 지배한 어떤 동물보다 더 뛰어난 두뇌를 가진 덕분에 과거의 일들을 복원하는 능력이 갈수록 좋아져서 그 당시를 유추하게 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지구가 어떤 모습으로 존재했으며 그 긴 역사속에서 어떤 변화를 겪고 많은 생명체들이 사멸해갔는지를 탐구하는 내용이다. 여러 시대별로 대표적인 동식물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는지 알려 주고 있다. 화석을 보고 이름만 짓는다고 그 시대를 알 수는 없는 법이다. 당대의 풍경을 재현해낸다면 그 시대를 이해하기가 더 쉬워진다.


책은 비교적 가까운 시기인 신생대의 플라이스토세부터 가장 오래 전인 원생누대의 에디아카라기까지 지질상의 연대에 해당하는 시기의 자연을 잘 표현하고 있다. 단순히 지질 연대만 알고 있었는데 당대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과학적인 자료를 토대로 그 시대를 눈에 보이게 한다. 처음에 나오는 2만년 전 플라이스토세는 미국 알래스카주 노던플레인으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 이때 지구의 북반구는 빙상으로 이어져 있다. 


북알래스카 브룩스산맥 기슭에서 영구 결빙 지대인 북극해까지 이어지는 평원은 건조하다. 이 춥고 건조한 날씨에도 살아 남은 동물들은 있다. 이 시기의 초식동물은 겨울이 오면 성장을 멈춘다. 곰이 겨울잠을 자듯 최소한의 에너지만 소비하는 것이다. 최초의 인간도 아메리카대륙에 이미 와 있었다고 한다. 책은 여러 동물들이 이 시대를 어떻게 적응해 나가는지 잘 말해주고 있다. 


다음에는 좀 더 오래된 400만 년 전 플라이오세의 환경을 이야기 한다. 이렇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각 지역을 선정해서 당대를 설명하는 방식인데 마지막은 5억 5000만 년 전 에디아카라기인 오스트레일리아 에디아카라 언덕으로 우리를 이끈다. 이때의 지구는 아프리카, 아라비아,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한대륙으로 붙어 있을 때였다. 지금처럼 여러 대륙으로 나눈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륙에서 이제 막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할 때다.


당시 생명체는 지금처럼 다양한 동식물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의 수준이었다. 그래서 화석으로도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책은 생물이 진화할 수 있게 여러 작용을 거치고 거기에 따라서 어떤 동식물들이 나타나게 되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미생물에서 출발했지만 차츰 큰 생물로 변화하게 되는 시초에 있는 시기다.


책은 마지막은 인류의 이야기다. 오랜 지구의 역사에서 멸망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자연 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많은 동식물들이 명멸 했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을 이겨내는 종이다. 그래서 수 많은 다른 종들을 멸망시키면서 살아 왔다. 이제 그 댓가를 치뤄야 한다. 지구 환경을 변화하게 해서 결국 멸망의 칼끝을 인간 자신에게 향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한다면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사태로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멈추게 되었다. 1~2년의 시간은 자연을 다시 옛날로 돌아가게 하는데 충분했다. 이것으로 인간이 멸망에서 벗어날 실마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희망이 보일 것이다. 하지만 누가 희생을 할 것인가. 지은이는 희망을 이야기하지만 탐욕의 동물인 인간이 같은 마음을 가지진 않을 것 같다. 시기의 문제지 인간의 과거 동식물들처럼 한 시대를 대표했던 종이 될 것 같다.


책은 글 몇 자로 표현했던 고대 시대를 입체적으로 눈에 보이게 한다. 우리 인간이 결코 알 수 없었던 그 시대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것이다. 신선하면서도 색다른 시도의 이야기였다. 옛 지질 시대를 통해서 지구의 생명체들이 어떻게 살아 왔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고급스러운 과학책 이다. 과거 지구의 모습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에게 길잡이가 될 책이다. 다만 글 내용 자체가 쉬운 편은 아니다. 지질 관련 생소한 개념도 등장하고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이 있어야 술술 읽어갈 수 있어서 천천히 읽으면서 내용을 상상하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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