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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 공부의 기초 - 역사가처럼 생각하기
피터 N. 스턴스 지음, 최재인 옮김 / 삼천리 / 2015년 12월
평점 :
공부하는데 기초가 필요하다는 말은 많이 들어봤을것이다. 영어나 수학 공부할때 기초 공부를 해야 더 깊은 공부를 할수가 있다. 그런데 그것은 모든 학문에 해당되는게 아닐까. 역사 공부에서도 기초는 필요하다. 역사란것이 무엇인지 알고 어떻게 공부해가야하는가를 미리 점검하고 세세한 사실로 들어가는게 올바른 역사 공부일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계사를 어떻게 공부해야하는가를 일러주는 일종의 시금석같은 책이다. 역사에 관한 기초 체력을 키워준다고나 할까. 지은이는 이 책의 부제에 나와있는대로 역사가처럼 생각하기를 주장한다. 역사가처럼 생각한다는게 무엇이겠는가. 바로 일어난 사실을 바탕으로 종으로 횡으로 사실적으로 해석한다는것이 아니겠는가.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재단을 하고 다른식으로 해석하는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실 그대로 해석하는것. 바로 역사가처럼 생각하라는 것이다.
사실 역사란것이 한 나라의것만은 아니다. 과거에는 요즘처럼 딱딱 국가로 나누어진 것이 아니라 공통된 영역에서 일어난 것이 많기 때문에 관점에 따라서 같은 사건이라고 해도 다르게 해석할수 있는것이다. 이미 우리와 영토 점유 문제에서 공통된 시점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역사적인 마찰이 있는것을 보면 알수가 있다. 문제는 이런 일들이 현재의 문화 사회적인 면으로 이어질수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좀더 거시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관통해서 역사를 공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실체적인 진실에 다가갈수 있으니까.
책에서는 우선 전체 우리 인간의 역사의 골격을 세운다. 인간이란 존재로 새김될수 있는 초창기부터 역사가 기록되기 시작한 시간들로 찬찬히 이야기한다. 그런데 특이하게 일반적인 시대 구분을 따르지 않고 좀 독특하게 구분을 한다. 고대, 중세, 근세 이런 보편적인 나눔이 아니라 고전시대, 근대 초기, 장기19세기 등의 구분을 한게 신선하게 느껴진다. 나름의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설득력있게 주장하고 있다. 단순히 시대적인 구분이 아니라 인간의 생활과 문화등이 현대에 이르러 정착하게 되는 계기가 발전하는것을 기준으로 삼은거 같다.그래서 정치적인 일만 일어난것이 아니라 종교와 문화 지리 등의 사회적인것도 함께 버무려서 이야기할수 있는것이다.
대략적인 얼개를 세운다음에는 여러가지 자료를 가지고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것이다.
바로 역사가처럼 생각하기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사실들을 그냥 단순히 암기만 하는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읽는 연습을 해야한다. 그래야 역사의 사실에 감추어진 진실을 바라볼수가 있는것이다. 능동적인 해석을 통해서 어떤 의미를 가지느냐를 알아야 진정한 역사에 다가갈수 있는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론적인 면이 좀 있고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역사의 틀이 아니라서 처음에는 좀 읽기가 쉽지 않다. 내용도 좀 딱딱한면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지은이의 주장에 백번 공감하게 되는걸 발견할수 있었다. 이때까지 역사란것을 시험이라는 제도때문에 공부한것이 많아서 그 제도에 맞게 공부하다보니 단순 암기라는것에서 벗어날수가 없었다. 아마 학교에서 가르치는것도 그것에서 큰 차이는 없을것이다.
그래서 역사를 보는것이 그냥 단순한 사실 위주로 보는것이 많았는데 그것은 진정한 역사보기가 아님을 이 책을 통해 알수가 있었다. 좀더 시간이 걸리고 어렵더라고 해도 더 넓은 시각으로 기존의 프레임을 벗어나서 다양한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는것이 진정한 역사 공부란 생각이 든다.
지은이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잘 들렸고 번역이 좋아서 읽기가 좋았다. 역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보고 역사에 대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될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