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0원 집밥 만능 레시피북 - 외식과 배달음식에 지친 당신을 위한 현실 집밥 108
강지현 지음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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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집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데 간편하면서도 맛있고 재료가격이 싼 음식을 쉽고 어렵지 않게 알려주는 책이네요. 실제적으로 요리하기 쉬운 방법을 알려줘서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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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 - 오스만 제국에서 아랍 혁명까지
유진 로건 지음, 이은정 옮김 / 까치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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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중동이라고 불리는 아랍은 테러와 관련해서 많은 비난과 함께 오해를 낳고 있는 지역이다. 아랍이 일방적으로 잘못했는가? 만일 그렇다면 온 지구상의 국가들이 아랍을 지도상에서 없애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상 한쪽이 전부 잘못 한 경우는 없다. 얽히고 설켜서 시초를 찾을 수가 없지만 다른 쪽에서도 그만큼의 잘못을 했는 것이다. 아랍의 역사를 알아야 이 지독한 갈등의 현상을 조금이나마 완화시킬 수 있다. 아랍에 대한 무지는 갈등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우선 아랍의 뜻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다. 아랍은 아랍어를 모국어로 쓰는 지역이라는 뜻인데 지리 문화적으로 북아프리카의 모로코에서부터 동쪽으로 사우디, 카타르까지가 아랍 지역이라고 할 수있다. 이 지역의 주된 종교가 이슬람교라서 아랍이 곧 이슬람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랍지역에는 기독교도 있어서 지역과 종교는 일치 하지 않는다. 이란과 터키는 이슬람 국가지만 아랍은 아닌 것이다. 아시아에 있는 인도네시아도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이 많지만 아랍이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아랍의 역사 중에서 500여년에 이르는 아랍 근대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 시기가 오늘날 아랍의 정체성과 여러가지 문제점을 형성시키는 중요한 시대이기에 이 때를 잘 이해한다면 오늘날 아랍 정세를 이해 할 수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아랍의 근대화의 시작을 오스만 제국의 아랍 정복으로 정하고 있다. 오스만은 북아프리카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는데 이 판도안에 아랍 지역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는 아랍인 자신들이 거주하던 각 지역 대도시의 통치를 받았지만 이제는 저 멀리 이스탄불의 술탄에게서 모든 통제를 받아야 했다. 이때가 외부 세력에 의해서 아랍이 지배당하게 된 처음의 시기였다.


처음에 오스만의 정책은 너그럽다고 할 만했다. 제국을 인정하고 술탄의 권위에 따른다면 큰 압박이 없었다. 아랍인들은 자신들이 살아온 방식 그대로 살아가면 되었고 정해진 법에 따라서 세금을 내고 제국의 신민으로 잘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오스만 제국의 힘이 약해지면서 평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오스만은 제국의 여러 권역에서많은 도전을 받게 되었다. 유럽의 경쟁자들에게 크로아티아, 헝가리, 트란실바니아, 포돌리아, 우크라이나 영토를 잃게 되었던 것이다. 영토의 상실은 필연적으로 재정의 궁핍으로 이어져서 아랍에 대해서 여러가지 압박이 가해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오스만이 개혁을 한다면서 오스만 민족주의를 강요했다는 점이다. 오스만 사회의 다양한 민족과 종교적 구분을 초월해서 오스만주의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조장하려고 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오스만인' 이라는 정체성을 통해서 외부의 침략에 대응하고자 했는데 이 과정에서 각 지역과 종교에 새로운 압력으로 작용했고 이것에 대응해서 강력한 반발을 일으키게 되었다.


이미 오스만은 무늬만 제국일뿐 그 힘과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는데 영국과 프랑스를 위시한 서방 기독교 세력의 성장과 함께 아랍 세계의 독립 열망으로 더욱 더 궁지에 몰리게 되었다. 오스만이 결정적으로 망하게 된 것은 제 1차 세계대전에서의 패전때문이다. 한마디로 줄을 잘못 섰는데 독일을 편들었다가 패배하게 되었던 것이다. 당연하게 독립을 할 줄 알았던 아랍은 오스만 대신에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되었다. 평범한 아랍인들은 대아랍국가가 생기기를 바랬지만 이미 각 지역별로 작은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었다. 


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면서 수세에 몰린 영국과 프랑스는 아랍인들에게 협력을 댓가로 독립을 약속했다. 그러나 이들의 약속은 진실되지 못했고 오스만의 지배와 영프의 식민지 시절로 인해서 하나의 민족 공동체가 되기가 어렵게 되었다. 게다가 아랍중에서 팔레스타인은 영국이 이스라엘과도 이중 계약을 하는 바람에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문제의 근원이 되었다.


비록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전후 탈식민지화의 바람으로 독립을 이루게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2차 세계 대전이 끝나면서 시작된 이 두 강대국간의 경쟁에 아랍 세계는 속수무책으로 끌여들어갈수밖에 없었는데 두 진영 모두와 잘 지낼 수는 없고 한쪽에 서야 했던 것이다. 아랍은 비동맹운동을 통해서 중도의 길로 갈려고 했지만 당시는 그런 제 3지대가 있을 수가 없었다. 미국 아니면 소련이었던 것이다.


냉전이 끝났다고 해서 아랍이 진정한 독립의 분위기가 된 것은 아니었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후로 유일 초강대국 미국의 영향력이 온 아랍 세계를 뒤흔들었다. 미국의 대아랍정책은 오락가락했고 이슬람 교조주의의 부상과 테러리즘의 등장으로 아랍은 새로운 화약고가 되었던 것이다.


책은 오스만 제국의 아랍 정복에서부터 세계 대전을 거쳐 식민지 시절과 냉전 그리고 각자도생하게 되는 복잡한 아랍의 근대사를 일목요연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아랍이 왜 오늘날 분쟁의 주된 장소가 되었는지 그 역사적인 근원을 바라보게 하였고 현상을 이해하게 하였다. 오스만과 영국 프랑스, 그리고 미국과 소련이라는 당대 최고의 강대국의 영향력에 지배당하게 된 것이 아랍에게는 불행의 씨앗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이 절망스런 상황속에서도 독립 국가를 이루어냈고 2011년에는 도미노처럼 독재 정부를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하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었지만 결국 어느 정도의 진전은 있었던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진정으로 하나의 대아랍의 탄생과 평화일것인데 과연 가능할런지 모르겠다.


우리에게 멀리 있다는 이유로 아랍에 대해서 많이 모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우선 정책은 아랍에 있고 유사시에 주한미군이 이동하기때문에 우리와 아주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랍에 평화가 온다면 그만큼 우리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아랍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알아 가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런 아랍을 알아 가는 관문으로써 이만한 책도 없다. 아랍의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이 별로 없는데 이 책만 봐도 아랍의 근대화 흐름을 이해할 수 있어서 아랍에 대해서 알아가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196300)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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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클럽
레오 담로슈 지음, 장진영 옮김 / 아이템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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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지지 않는 해라고 불렸던 영국의 국력이 세계 최강이었을 때 이 나라가 단순히 무력이 쎄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물론 군사력으로 다른 나라를 압도했기 때문에 국력이 컸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그것과 함께 내적인 능력도 컸기에 오랫동안 제국으로써 있을 수 있었던 것이다. 군사력과 함께 인문학적인 능력도 대단해서 세계에 끼치는 영향력이 컸다. 인문학, 철학, 역사학, 미술학 등등 우리가 오늘날에도 언급하는 많은 부분이 영국이 잘 나갈 때 이룩했던 학문의 성과다.


원래 난세에 인물이 많이 난다고 했다. 우리의 과거를 보면 임진왜란때나 조선말의 국권상실기에 많은 인물이 나서 임진년에는 성공을 했지만 조선말에는 결국 실패를 했다.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 많은 위인이 있었는데 영국은 자신들의 국력이 컸을때 많은 인물이 나왔다. 이 책은 그 잘 나가는 때의 영국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집단 전기이다.


일단 책 제목인 더 클럽이란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의 모임이었다. 단순하게 친목을 다지는 사교 클럽. 하지만 참석하는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엄청나다. 새뮤얼 존슨 , 조슈아 레이놀즈 , 애덤 스미스 , 제임스 보즈웰 , 에드먼드 버크 , 에드워드 기번 등등. 이중에서 한 두명은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에드워드 기번은 '로마제국 쇠망사'를 쓴 저명한 역사학자고 애덤 스미스는 저 유명한 '국부론'을 쓴 경제학자다. 새뮤얼 존슨은 당대 최고의 영국 문학 비평가이자 시인이었고. 이처럼 대단한 인물들이 모였던 모임이라니 그 자체가 대단하지 않았겠는가.


모임 자체는 거창할지 몰라도 모이게 된 계기는 그냥 단순하고 소박했다. 바로 먹고 마시면서 마음을 위로하기 위함이었다. 미술가인 조슈아 레이놀즈가 울적해하던 새뮤얼 존슨을 위로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선술집에서 술 한잔 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때 새뮤얼 존슨이 생기가 있었기에 친구인 조슈아 레이놀즈가 모임을 만든 것이다. 아마 처음에는 가까운 사람 몇 사람이서 모였을 것이다. 그것이 새뮤얼 존슨을 고리로 여러 저명한 학자 정치가들이 모이면서 그럴싸한 클럽이 되었다. 이들이 술만 마신건 물론 아닐 것이다. 그 속에서 여러 사안에 대해서 토론도 하고 격렬한 논쟁도 하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클럽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새뮤얼 존슨과 제임스 보즈웰이다. 모임의 고리가 되는 것이 새뮤얼 존슨이기 때문에 그가 중요한 위치에 놓였고 이 클럽에서 인상적인 이야기나 각 인물의 일대기가 바로 제임스 보즈웰에 의해서 쓰여졌기 때문이다. 제임스 보즈웰은 뛰어난 기억력으로 각 인물에 대한 전기를 풍부한 글로 되살려내고 있다. 물론 그의 주관적인 입장에서 쓴 글이라서 객관성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그 어떤 누구보다도 가까운 위치에서 오랫동안 있었던 일들을 적었기 때문에 오히려 객관적으로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제임스 보즈웰과 새뮤얼 존슨은 처음 만났을때 각각 50대와 20대였다. 거의 30년이 차이났던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곧 말이 통했고 곧 둘도 없는 벗이 되었다. 당대 최고의 문학가였던 새뮤얼 존슨을 제임스 보즈웰이 많이 따랐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훗날 제임스는 새뮤얼의 전기를 쓰기도 한다. 보즈웰의 명성이 그리 높지 않았기에 클럽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았는데 존슨이 다른 회원들을 설득해서 결국 클럽의 일원이 된다. 그가 클럽에 들어가게 됨으로써 이 역사적인 클럽의 진가가 훗날에 전해지게 되는 것이다.


책은 새뮤얼 존슨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의 일생을 이야기하는 집단 전기의 성격을 띈 내용이다. 아주 세밀하게 쓴 평전이라기 보다는 굵직 굵직하게 일어난 일들을 기록하면서 그 속에서 각 인물의 성격이나 스타일을 짐작하게 하고 있다. 앞부분은 실질적인 주인공인 새뮤얼 존슨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글쓴이인 제임스 보즈웰의 부분도 상당하다. 후반에 들어가서 상대적으로 짧지만 애덤 스미스나 에드워드 기번 같은 다른 클럽 멤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게 빛나던 클럽은 새뮤얼 존슨이 죽고 글쓴이인 제임스 보즈웰이 모임에 나가지 않음으로써 재미있고 편안하던 분위기가 빛이 바랬다. 클럽 자체는 존속했고 나름 유명인들이 계속 들어왔지만 유명하고 능력있는 인물들이 빠지는 경우도 흔했고 나중에는 정계와 귀족 모임으로 비춰지게 되었다. 여성은 들어갈 수 없었기에 끝까지 남자들만을 위한 모임이었다.


책은 재미있다. 18세기 후반 당대 최고의 인물들이 한 선술집에 모여서 정기적으로 토론과 유흥을 즐겼다는 더 클럽이라는 모임 자체가 흥미로왔다. 이들의 모임에서 당대 영국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집단 전기라는 독특한 형식의 내용도 잘 못봤던 구조여서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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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별 1 - 경성의 인어공주
나윤희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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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안데르센의 동화 인어 공주를 읽으면서 마음에 안 들었던 것이 있다. 그렇게 마음씨 고운 인어공주가 결국은 사랑을 얻지 못하고 자신의 몸을 버리게 된다는 결말이 슬프기도 하지만 화가 났던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그 결말이 별로 마음에 안 든다. 왕자와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냥 바다에서 살아가면 되는 것이지 죽을껀 뭐란 말인가. 그런 마음이 있었는데 이번에 인어공주를 모티브로 한 웹툰이 나왔다. 바로 이 책 고래별이다. 처음에 그림이 이뻐서 보기 시작했는데...몇 시간 걸려서 다 본다고 다른 일을 못할 지경이었다.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운 이야기다.


주인공은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빚 대신 대지주 집안에 몸종으로 팔려간 수아다. 당시는 일제 식민지 시절. 수아가 있던 집은 일제에 협력한 친일파 대지주의 집이었고 그가 모시게 된 아씨는 그 친일파의 딸이었다. 말동무라도 하라는 의미로 수아가 몸종이 된 것이었다. 그렇게 살아가던 수아는 어느날 바닷가에서 쓰러져 있는 한 청년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며칠전에 독립 운동 관련해서 동네를 떠들석하게 했던 그 사람이다! 하지만 사경을 헤메는 그 사람을 보고는 무턱대고 사람 살리는데 마음이 쏠린다. 그의 이름은 의현. 우여곡절끝에 살리게 되지만 그를 무사히 빠져나가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궁리를 하던 중에 의현은 수아에게 안녕을 고하지도 못하고 떠나가게 되고 수아가 독립 운동 활동에 지장을 줄까 염려한 다른 독립 운동가들에게 목숨을 잃을뻔 한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목소리를 잃고 만다. 치를 떠는 수아에게 그렇다고 어떻게 할 방도도 없다. 그러던 중 모시던 아씨의 죽음으로 인해 수아는 정처없이 서울로 가게 된다. 거기서 극적으로 의현을 만나게 되지만 의현이 머무는 곳은 독립운동의 근거지였고 그 속에서 수아는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


이야기는 인어 공주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고 하지만 전혀 의식이 되지 않을 만큼 이야기가 독창성 있게 잘 전개된다. 무엇보다 전형적인 인물이 없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 모두가 평면적이 아닌 입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어서 의로운 모습과 냉혹한 모습, 다정하면서도 냉정한 모습 등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인물들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독립 운동을 한다고 해서 마냥 선한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나쁜 선택을 하는 모습도 보이는 것은 우리가 실수투성이인 인간이라는 것을 잘 알려준다. 물론 친일파는 그냥 나쁜 놈들이다. 책에서 나오는 친일파들은 좋게 봐줄 구석이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주인공인 수가가 너무 아름답다. 수아가 살고 있던 군산의 토박이말이 참 정겹게 느껴지고 누구에게도 의지할 때가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끝내 일어서는 수아의 모습이 참 마음 아프면서도 뭉클한 느낌을 준다. 초기의 그 순박하면서 순한 성격이 본의 아니게 독립 운동에 휘말리게 되면서 더 성장하고 현명하게 변할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한편 또 다른 주인공 의현은 친일파 아버지를 둔 독립 운동가다. 마음이 여리면서도 정의감이 투철해서 자신을 살려준 수아를 끝까지 책임지려고 한다. 인물도 잘 생겼고 마음도 착하나 그의 출신이 문제가 된다. 앞으로 그의 의지를 그대로 가지고 갈 수 있을지. 독립 운동을 하다가 변절한 경우가 제법 있기에 그의 행보가 어떻게 그려질지 모르겠다. 수아를 지키기 위해서 독립 운동의길을 포기할련지 아니면 독립 운동도 하면서 수아도 지켜낼지 두고 볼 일이다.


독립 운동속에서 피어나는 로맨스를 그린 본격 독립 운동 로맨스 고래별. 내용도 참 좋지만 그림이 참 이쁘다. 파스텔 색의 바다가 수아의 아름다움과 함께 뭔지 모를 슬픔도 함께 느끼게 하고 있어서 한참을 들여다보게 한다. 앞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기대가 되면서 또 책 한권이 나올 만큼의 분량이 될려면 오래 기다려야겠구나 하는 한숨이 나온다. 아직 다 안 본 사람은 책 봉인하고 완결되어서 한번에 보면 무척 행복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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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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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있을 때 기온이 37도.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나고 물난리가 난 게 엊그제인데 바로 폭염이다. 이럴때 책 읽기는 쉽지 않다.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천하의 스티븐 킹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을꺼란 생각을 하면서 책을 들었다. 그런데 아...스티븐 킹은 그냥 믿으면 된다는 것을 깜빡했다. 미안해요 스티븐 잠시 나마 의심했네요.그렇다 이 책은 이 무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그냥 빠져들게 한다. 아주 강력한 이야기다. 이 작가의 이야기가 언제는 안 강력했겠나만은 이번에 나온 작품도 그 이름값을 하는 내용이다.


책은 처음에 한 인물을 이야기한다. 팀 제이미슨. 전직 경찰인데 지금은 백수고 이혼남이다. 지금은 그냥 아무 계획없이 떠돌고 있다. 일자리를 준다는 뉴욕이 행선지이긴 한데 내심 내키지는 않는다.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데 그것이 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무계획적 즉흥적인 결정을 한다. 비행기 좌석 양보 댓가로 적지 않은 현찰을 챙긴 그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떠돌고 있다. 


그러다가 듀프레이라는 작은 소도시에 머물게 된다. 그때 발견한 야경꾼 모집 공고. 야경꾼은 소도시의 순찰 경찰관으로 밤에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치안을 유지하고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등의 일을 하는데 정식 경찰은 아니고 경찰 보조쯤 될까나. 총이 정식으로 지급되지 않고 범인 체포권도 없는 그야말로 순찰꾼일 뿐이었다.


요즘같은 세상에 야경꾼이라니. 듀프레이같은 작은 시골 마을에서나 있을 법한 직업이었는데 팀은 그냥 덜컥 하겠다고 나선다. 할아버지가 야경꾼이었기 때문에 이 사라져가는 직업을 한 번 해보고 싶었을까. 아니면 잠시 머리 식힐 시간을 벌기 위해서 단순한 이 일을 하기고 했을까. 어쨌든 팀에게는 호젓하고 조용한 이 시골 마을이 마음에 들었나 보다. 언제 떠날지 몰라도 당분간은 이 도시에서 살기로 했다. 전의 직장에서 나름 유능했던 그는 강도 사건을 유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야경꾼이 아닌 정식 보안관 부관의 직을 제의받는다. 


여기까지는 어찌보면 특이할 것 없는 추리 형사물처럼 보인다. 그런데 바로 이어지는 이야기에서 앞의 이야기가 일종의 복선이라는 암시를 하게 된다. 전혀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다.


루크 엘리스는 열두살의 소년이다.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엄청난 천재다. 나름 영재를 가르친다는 학교에서도 더 이상 배울 것이 없고 이미 미국내 최고의 학교들로부터 입학 제의를 받았다. 하지만 루크의 내심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을 향하고 있다.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에서 공학을 배우는 동시에 근처 에머슨 대학에서 영문학을 배우고자 한다. 이 엄청난 학구열! 


하지만 공부만 하는 공부벌레는 아니고 운동도 열심히 또 주위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는 내적 외적으로 균형잡힌 아이다. 자신이 똑똑한 것을 알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처신도 할 줄 알고 부모님이나 학교의 말은 철저히 따르는 착한 아이이기도 하다. 이 아이에게는 그를 열정적으로 지원하는 부모님과 그의 공부를 돕고자 하는 학교가 있다. 루크의 앞날은 온통 핑크빛이었다.


그러나 어느날 루크의 인생이 박살이 난다. 한밤중에 어디론가 납치 된 것이다. 부모님의 생사는 알 길이 없고 자신의 방과 비슷하게 꾸민 방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알고 봤더니 그 '시설'에서는 루크 또래의 여러 아이들이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어떤 초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사물을 움직이는 염력과 말을 하지 않고 의사를 전달하는 텔레파시의 능력. 사실 루크에게도 사물을 움직이는 염력을 갖고 있기는 했다. 그러나 그것이 대단하지는 않았고 영문학과 공학을 동시에 공부 할 수 있을 정도의 학습 능력이 더 뛰어났을 뿐이었다.


하지만 루크의 그 천재성은 이 시설에서 별 소용이 없었다. 이 시설에 있는 여러 연구자들의 눈에는 루크의 염력만이 관심 사항이었다. 루크가 가진 천재성이 그 작은 염력보다 더 나았을텐데 이들에게는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곳에서는 염력과 텔레파시를 이용해서 어떤 일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이용하기 위해서 아이들을 끊임없이 납치하고 또 계속해서 실험하고 연구하고 있은 것이다. 대체 이곳은 어디일까. 이곳이 진짜 정부 기관인가. 요즘 세상에 이런 곳이 존재 할 수 있을까.


여러 의문이 들었지만 어쨌든 이 시설에서 적응하는 방법밖에 없었다. 다행히 시설안의 제한된 공간에서의 이동은 제약이 없었고 먹는 것도 풍족했다. 또래의 아이들이 있어서 크게 외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여러가지 실험을 한다. 피를 뽑기도 하고 기계속에 머리를 넣어서 무언가를 찍기도 하고 약물을 주입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점이 보이냐고 무엇이 보이냐고 물어본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일어나는 일이 없었지만 차츰 그에게도 텔레파시 능력이 생겨나고 있었다. 하지만 루크는 그것을 철저히 숨긴다. 그것이 드러나는 순간 자신에게 해로운 일이 닥칠것이라는 예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 시설의 악당들은 염력과 텔레파시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 둘의 능력을 다 구사하는 아이는 없었다. 루크에게 그것을 기대하고 여러가지 실험을 했지만 그것을 입증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면 이런저런 실험 끝에 소용 가치가 떨어진다면? 그것은 지금 있는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데려간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건물에서 또 다른 이용을 당하는데 그것은 그 어느 때보다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제 루크에게도 그때가 다가오고 있다.


시설의 연구자들이 간과한 것은 루크가 엄청난 천재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루크의 염력이나 텔레파시에 신경 쓰는 것이 아니라 그의 천재성에 신경을 썼어야 한다. 그랬으면 그들의 목적을 더 빨리 달성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지만 그들은 루크의 능력을 신경 쓰지 않았고 이 영리한 아이는 탈출하기로 한다. 시설 청소부인 모린의 도움을 받은 루크는 이윽고 탈출을 감행한다. 보통 열 두 살 짜리 아이는 그냥 아이다. 탈출 하라고 해도 못할 나이다. 그러나 루크는 다른 열 두 살 먹은 아이랑은 다르지 않는가. 그에게는 냉철한 머리가 있다. 수십 번이나 탈출 경로를 머리 속에서 짤 능력이 있다. 시설은 낡았고 보안 체계는 구멍이 있었다. 그것을 잘 이용한 루크는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


탈출만 하면 되는가. 아니다 최대한 멀리 가야 한다. 시설 근처에 있으면 언제든지 잡힐 수 있다. 그리고 시설 근무자가 아니라고 해도 시설에 동조하는 밀고자가 있을 수 있다. 근처 경찰도 믿을 수 없다. 그래서 루크는 최대한 멀리 도망 가기로 했다. 마침 탈출한 곳에는 기차역이 있었다. 전국으로 가는 수 많은 화물 열차들. 이중에서 한 열차를 탄 그는 어디로 가는지만 대충 안 채 잠에 빠져든다. 루크가 탄 차는 중간에 작은 소도시에 정차한다. 바로 듀프레이. 

그리고 거기에는 유능한 전직 경찰이 있는 곳이다.


이야기의 제왕이라는 스티븐 킹은 이번에도 정말 이야꾼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처음에 나오는 부분이 전체와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는데 1권끝에서 그렇게 이어지는 것을 보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도 탄탄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힘이 대단하다. 초기 팀의 부분만 해도 별것 없는 것 같지만 인물 묘사나 배경 소개가 흥미롭게 이어지면서 뒷 이야기를 기대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서도 주인공인 루크는 물론이고 주변 인물들 하나하나에 캐릭터성을 확실하게 부여하면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한다. 이런 부분이 클라이막스로 가면서 더 큰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거의 실패작이 없다. 비슷한거 같은데 비슷하지 않고 각각의 독창성을 보여준다. 그래서 이 작가의 작품은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읽게 된다. 아무리 더운 여름이라고 해도 읽는 중간에는 더위를 못 느낀다. 책을 다 읽고 난 뒤에 더위를 느끼게 되는 현상을 당하게 된다. 그만큼 몰입감이 강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이번에 나온 작품도 그냥 믿으면 된다. 역시 스티븐 킹. 주의할 점은 한 권이 아니라 두 권이라서 하룻만에 읽으려면 아침부터 읽어야 한다는 점이다. 밤에 읽으면 날 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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