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한중일 세계사 8 - 막부의 멸망과 무진전쟁 본격 한중일 세계사 8
굽시니스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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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 역사를 공부할때 우리나라 역사만 공부하기에도 벅찼다. 사건 사고가 많아서 그걸 일일이 기억할려면 공부량이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역사란 것이 나 혼자 일어나는 것인가? 나와 주위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침략을 받았고 주위 나라들과의 관계가 중요한 문제였다. 그러기에 주위 나라들이 어떠했는가를 아는 것은 곧 우리의 역사를 아는 것이나 다름없다. 주위 나라 중에서 바로 붙어있는 중국과 일본은 오랫동안 우리와는 밀접한 사이였다. 싸우기도 하고 평화롭게 지내기고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우리의 위협이 되는 국가. 그들이 흥했을때 우리는 어떠했는가를 알아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시리즈는 만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한중일의 근대 동아시아사를 알아 갈 수 있는 은 기회를 주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역사 공부량이 많은데 중국 일본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그래도 이 책은 핵심적인 내용을 잘 간추려서 우리와 동시대에 중국과 일본은 어떤 상태였고 그런 상태에서 어떻게 우리가 대처해야 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이번 책은 온전히 일본의 내용이다. 사실 중국도 우리를 많이 침략하긴 했지만 우리를 식민지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본은 임진왜란의 침략에 이어서 기어코 우리를 식민지화했다. 아직도 군국주의적인 생각이 남아있는터라 언제 침략을 할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의 저변에 깔려있는 국수적인 사상의 시초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알 필요가 있는데 그 대부분이 일본 근대화 과정에서 강하게 형성되었다. 그러기에 일본 근대화 과정이 중요한데 이번 호가 그것을 잘 알려주고 있다.


일본은 수백년동안 막부 통치를 하던 나라다. 일본의 왕인 천황이 존재하긴 했으나 명목상이었고 실제 권력은 막부가 쥐고 있었다. 천황은 상징적인 존재였을뿐 아무런 힘이 없었던 것이다. 일본이 근대화의 길로 나아갈때의 막부는 임진왜란때 권력을 쟁취한 도쿠가와가였다. 도쿠가와 막부는 수백년동안 정국을 안정시키고 여러 지역의 효과적으로 통치를 하긴 했으나 그 한계가 나타나고 있었다.


일본은 각 지역별로 '번'이라고 불리는 일종의 자치 지역이 있었는데 천황이 살던 수도로 각 번들이 공납을 바치고 교대로 군사도 보내고 인질을 잡는 방식으로 전국을 통치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이제는 저항에 직면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일본의 막번 체제를 지탱하는 가장 큰 집단인 하급 무사 계급이 불평등한 구조에 반기를 들고 있었다. 이들에게는 무조건적인 충성만이 강요될뿐 토지소유나 상업 활동도 금지되고 고위층으로 올라갈 기회도 없었다. 이런 불합리한 상황에 대한 불만이 오랫동안 쌓여있었는데 왕에게 충성한다는 유교 이념이 확산되면서 더더욱 막부와 맞서게 되었다.


이런 하급 무사 계급 즉 사무라이들이 뭉쳐있던 몇몇 번은 외국과의 교역등으로 사실상 미니 독립 국가의 위치에 이르렀고 이윽고 막부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군사 행동에 나서게 된다. 막강했던 막부의 군사력은 의외로 허약해서 막부군이 밀리게 되고 점점 더 막부의 입지가 좁아지게 된다. 이때 도쿠카와 막부의 마지막 쇼군인 요시노부는 막부의 권력을 스스로 내려 놓는 결단을 내린다. 바로 '대정봉환'. 큰 결단이긴 했으나 내용은 그렇지 않았다. 수백년을 이어온 막부 체제가 그렇게 한 순간에 없어 질 수는 없는 법. 모든 행정, 사법, 정치 체제가 막부 세력이 없으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정도였다. 그래서 막부 세력이 뒤에서 신정부를 조종하는 형세였다.


이런 판국을 그대로 볼 수는 없는 법. 이번 기회에 왕정 복고를 하자는 왕정복고의 '대호령' 이 일어나게 되고 막부는 완전히 퇴출된다. 이렇게 일본은 근대화의 길로 들어서는데 아이러니 한 것은 공화국이 들어서는 것이 아닌 왕정으로의 복구를 하게 되는 것인데 그것이 메이지 유신으로 이어지면서 일본 근대화의 시작과 동시에 제국주의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일본의 막부 체제가 무너지고 왕정 복고가 되고 메이지 유신에 이르는 기간은 상당히 복잡하고 사건이 많았던 때다. 그러나 이때 일본이 제국주의의 사상적인 체계가 이루어지고 결과적으로 이 시기를 성공적으로 보냈기에 훗날 근대화에 성공한 국가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중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만화로 표현해서 머리에 더 쏙쏙 들어온다. 다만 앞의 역사를 모르면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시리즈 첫 권부터 읽는다면 당시 일본이 어떻게 근대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를 잘 이해 할 수 있다.


서양 세력의 침투에 한중일은 어떤 대응을 했을까.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했고 중국은 미적거리다가 나라 전체가 분열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우리는 일본에게 치욕적인 식민지가 되었다. 이때 우리가 어떻게 했었어야 하는가를 잘 분석하고 복기를 해야 다음에 또 다시 그런 슬픈 역사를 겪지 않을 것이다. 시리즈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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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역사 - 김 시스터즈에서 BTS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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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영미 서구쪽의 발달된 대중 문화를 보고 느끼고 소비했던 사람으로써 요즘 서양 사람들이 우리말로 된 한국 가요를 열광적으로 따라부르고 우리 가수들의 공연에 수만의 사람이 몰리는 것을 보면 가끔 이게 왠일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미 익숙한 모습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런 현상이 어색할 때도 있다. 


역사를 봐도 한 나라의 문화가 다른 나라로 전파되어서 유행을 할때 그 나라는 부강하고 큰 나라였다. 우리가 수 백년동안 중국으로부터 많은 문화를 수입해서 일상 생활에서 썼었고 광복후에 미국이나 영국의 대중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의 기준이 되었었다. 그렇다면 한류가 상승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부강한 나라이고 큰 나라인가? 그 질문에는 답하기가 쉽지 않다. 분명 우리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건 맞지만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에 둘러 싸여있는 지금 형세를 생각하면 편하게 말 할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한류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우리가 세계 경제 1등이 된적은 없지만 문화적인 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지금보다 경제적인 위상이 훨씬 뒤떨어지던 십 수년 전부터 일어난 일이다.


한류. 한국의 문화적인 흐름이라는 뜻의 이 말은 한국의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큰 관심과 소비가 되는 것을 뜻하는데 그것이 오래되지 않았다. 학자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 2000년 이후 지금까지 20년 정도 되었다고 보는데 사실 2000년은 외환 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새로운 분위기가 무르익던 시절이었다. 기존의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억눌려 있던 창의적인 사상이 민주 정권이 들어서면서 서서히 분출하던 시기였다. 다양한 소재로 여러가지 시도를 했고 그것이 큰 인기를 끌면서 외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을 만들어내었던 것이다.


이제 20년의 내공을 가진 한류가 앞으로 어떻게 더 발전하게 될지 일단 한숨 고르는 시간이 필요할 듯 한데 거기에 부합하는 책이 바로 이 한류의 역사다. 한류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복기를 하면서 미래에 대비하면 좋을 듯 하다.


책은 우선 한류가 어떤 문화적인 토양을 가지고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데 암울했던 일제 시대에도 대중 문화는 발달했고 여러 가수들이 큰 인기를 얻었다. 광복 후에도 먹고 살기 힘들었던 그 시절이었는데도 영화나 음악 부분에서 내재적인 발전을 이루어가고 있었다. 당시 사회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쳤던 미국의 대중 문화는 그 이후 우리 대중 문화의 발전에 큰 토양이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세계 초대강국 미국의 문화는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는데 사실 내용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미국을 따라가는 나라가 거의 없었다. 그랬기에 많은 사람들이 미국 문화의 영향을 받고 그것을 따라가면서 우리 나름의 대중 문화를 만들어 갔던 것이다.


90년대 중반에는 우리 가요사에서 다양한 장르의 가수들이 흥행을 하는 르네상스시기였다. 음반 판매량도 좋았고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자유로움이 넘쳐났었기에 문화적인 발전도 많이 있었다.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한국 가요사를 다시 쓴다고 할 정도로 혁명적이었다. 그러한 문화적인 흐름에 커다란 전환기가 된 것은 바로 IMF사태였다. 국제금융기구의 돈을 빌리면서 나라가 통째로 구조 개혁에 들어가게 된 외환 위기의 시기에 문화계도 그 여파가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이때가 오히려 기회였다. 국내에서 수백만장의 음반을 파는 등 안정적인 판로가 있던 시절은 끝났기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을려고 했던 것이다. 그래서 국내의 수요와 요구도 충족하면서 세계에서 통할만한 작품을 낼려고 노력했고 그것이 결실을 맺어서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우리 드라마와 가요가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대만에서 특히 인기 있던 우리 드라마는 일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그 중심에 '배용준'이 있었다. '겨울연가'로 대표되는 한국산 멜로 드라마가 일본 중장년층에 큰 인기를 얻게 되고 배용준은 그야말로 특급 스타가 되었다. 겨울 연가 이후로 많은 한국 드라마들이 일본 방송에서 방영이 되었고 점차 동남아시아로 퍼지게 되었다.


한류에도 당연하게 위기가 있었다. 한류를 소비하는 층이 한정적이었고 일방적인 문화 수입에 거부감을 가지는 나라들도 있었으며 비슷 비슷한 내용의 작품들로 인해서 인기가 시들해질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고 한류는 끝났다 라는 주장까지 나오게 되었다.


그러나 한류는 살아남았고 더 센 한류가 왔다. 인터넷 속도 강국이었던 우리 나라가 스마트폰의 급속한 보급과 엄청난 발달로 인해서 손쉽게 영상을 소비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것에 발맞추어서 기존의 대중 문화도 스마트폰에서 감상하기 좋은 영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그것이 적중했던 것이다. 다른 나라들도 스마트폰 세상이 되기 시작하면서 한국의 대중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이 적극적인 한류로 발달하게 되었던 것이다. 국경 없는 인터넷의 발달과 영상물을 올리는 유튜브의 확장은 한류의 성장에 큰 요인이 되었다. 한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회였고 우리 문화계도 축적된 역량을 잘 발휘해서 한류의 확산에 기여하게 되었다.


한류에 있어서 '방탄소년단'의 위치는 태산에 있다고 하겠다. 한류를 넓히는데 일등 공신이면서 자타 공인 전세계 최고의 스타다. 힘든 시기를 거쳐서 희망을 잃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 그들은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 전략과 진정성 있는 그들의 진심이 합쳐져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게 되었다. 그들을 통해서 한국을 알게 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 어떤 가수 보다도 나라를 빛내게 되었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최근 한류를 빛내고 엄청난 업적을 이룩한 것은 영화에서 '기생충'의 존재다. 이미 세계적인 감독의 위치에 있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이미 '칸'영화제에서 상을 수상하면서 명성을 떨치고 있었다. 칸 이외에 다른 수많은 영화제에서 수십개의 상을 탔었는데 남은 것은 아카데미였다. 최근 문호를 개방했다고는 하지만 백인에 우호적인 이 영화제에서 기생충이 어떤 성과를 얻을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이 영화제에서 무려 4개부분을 그것도 가장 알짜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룬 것이었다. 기생충의 선전은 단순히 수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영화를 보는 세계의 눈을 확장시키고 더 많은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한류에 빛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최근 아이돌 출신의 일탈은 믿었던 사람에 대한 깊은 배신감으로 돌아왔다. 아이돌 수련과 관련해서는 노예 계약이라는 불공정한 관례가 문제가 되었고 영상 제작 인력에 대한 열악한 대우 등이 문제가 되었고 아직도 완전히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그림자를 제대로 개선하지 않는 다면 한류의 빛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세계를 선도하는 한류의 발전을 위해서도 공평하면서 정의로운 산업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어렵지 않는 분야라서 그런지 술술 읽힌다. 지은이는 여러 관련자들의 자료를 많이 인용해서 객관성을 높이고 있어서 다양한 각도에서 한류를 느낄 수 있다. 아쉬운 것은 한류에는 여러 분야가 있는데 주로 음악과 영화쪽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세계적인 실력의 게임이나 클래식 분야도 다룰 내용이 많은데 그것까지 다루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했으려나. 아무튼 한류 20년의 흐름을 이 책으로 어느 정도 가늠 할 수 있을 듯해서 좋다. 10년뒤의 한류는 또 어떻게 될 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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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 조선의 왕들, 주역으로 앞날을 경계하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3
박영규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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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나라 시대의 역을 주역이라고 하는데 이때 역은 변화를 뜻한다. 삼라만상 모든 사물과 현상이 어떻게 변하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을 주역이라고 하는데 흔히들 점치는 도구라고 하면 알 것이다. 운명을 알아보는 명리학의 기본이 주역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생겨난 이래로 수많은 사람들의 필독서가 되었다. 동양철학을 논할때 주역은 빠지지 않는다. 미래를 점치는 것 때문에 중국을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서 신분과 관련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은 책이다.


그런 주역을 조선 시대 왕들도 필수적이다시피 읽었다는 것을 아는가. 왕뿐만 아니라 글을 읽는 선비라면 주역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을 것이다. 쉬운 학문이 아니기에 주역을 잘 본다는 사람은 그 중에 적었겠지만 세상을 보는 눈을 넓혀주기에 주역은 많은 사람들이 읽는 책이 되었다.


왕에게 주역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기본적으로는 길흉을 점친다는 의미에서 필요했을 것이다. 지금같은 과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조선 시대에는 미래에 대한 호기심과 함께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고 국가 중대사에 무언가 좋은 복을 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혹시나 나쁜 것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주역이 필요했다. 주역은 국가 경영에 있어서 원천적인 원리를 제공했던 것이다.


주역의 원리는 의외로 복잡하지 않아서 규칙만 파악하면 어렵지 않게 볼 줄 안다고 하는데 문제는 단순히 보는 것과 해석하는 것은 다르다. 같은 괘가 나왔다고 해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늘과 땅 차이인 것이다. 길한 것인데 흉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 흉한데 길하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해석할줄을 알아야 주역 본다고 말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 장군도 주역을 이용해서 점을 많이 쳤다. 척자점이라고 하는데 아무래도 전장의 지휘관이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전투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기 위해서 점을 쳤을 것이다. 장군은 한번도 패한 적이 없는데 그것은 질 싸움은 하지 않고 이기는 싸움을 하기 위해서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점도 좋게 나왔을 것이다. 난중일기에서는 여러 장면에 걸쳐서 점을 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들이나 아내에 대한 점, 류성룡이나 원균에 대한 점을 통해서 길흉을 예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숙종은 어린 나이에 임금이 되어서 오랫동안 재위한 왕중 한 명인데 당시는 4색 당파가 제각기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노회한 조정 중신들에게 함몰되지 않고 각 당을 밀고 당겼다 하면서 왕권을 강화한 영리한 군주다. 그때 주역이 사용된다. 주역에 대한 공부가 많이 되었기 때문에 주역에 나오는 문구로 신하를 압박하기도 하고 신하가 주역을 이용해서 임금을 견제하기도 했다.


조선왕들 중에서 세조가 제일 주역에 밝았다고 한다. 업무를 지시할때 주역의 괘를 상황에 맞게 인용하기도 하고 주역의 궤를 주제로 시를 쓰기도 했다고 한다. 주역을 잘 보는 사람에게는 가산점을 주거나 특별 채용을 하는 등 주역을 국정 전반에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쿠데타를 통해 집권하면서 많은 피를 봤던 세조는 말년에 후회하면서 불교에 귀의했는데 이때 주역을 통해서 회한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주역과 관련해서 1000여 건의 여러가지 일화가 실려 있다고 한다. 그만큼 주역이 국정은 물론이고 실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쓰고 읽고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되면 '조선주역왕조'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까 싶다. 책은 여러 왕들과 신하들의 주역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실어서 주역이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중간에 나오는 주역에 대한 실제 설명이 어려워서 그 부분은 솔직히 대충 넘어갔긴 한데 그래도 주역을 통해서 조선 왕조를 들여다보는 시도는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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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촉오 삼국사 - 중세 봉건시대의 개막, 184-280 역사 모노그래프 4
허쯔취안 지음, 최고호 옮김 / 모노그래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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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 중에서 가장 많이 읽힌 소설 중의 하나는 삼국지가 아닐까 싶다. 이미 조선 시대때부터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현대에 와서도 여러 작가들에 의해서 출판이 되었었는데 언젠가 입시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엄청나게 팔렸던 적도 있었다. 위,촉,오 세나라의 흥망을 다룬 삼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소설화했는데 매력적인 인물도 많이 나오고 이야기 구조가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어서 한번 책을 잡으면 밤새워 읽는 대표적인 책이었다.


그런데 이 책은 역사책이 아니다. 역사를 바탕으로 했다고 했지 역사서가 아닌 것이다. 원래 이름은 '삼국지연이' 인데 편하게 삼국지 삼국지 하다 보니 사람들은 이 소설이 진짜 역사인냥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소설 삼국지가 그렇다고 엉터리라는 말은 아니다. 과장하거나 생략하거나 하는 부분이 있긴 해도 기본적으로는 정사를 바탕으로 써서 당시의 상황을 대략적으로 알수는 있다.


그럼 실제 삼국의 역사는 어떨까. 소설 삼국지의 내용이 역사 삼국사의 내용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소설 삼국지를 여러 번 읽다 보면 실제 역사에 대해서 관심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이미 삼국사를 역사적으로 알려주는 책들이 많이 나왔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위촉오 삼국의 역사 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의 책이라서 가치가 있다.


사실 우리가 재미있게 읽은 소설이지만 삼국사는 역사적인 의미로 본다면 큰 의미를 가지는 시대는 아니다. 위촉오가 쟁투한 시기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삼국을 통일한 진 또한 통일 국가로 오래가지 않기 때문에 중국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것이다. 문화가 크게 발달했다거나 위대한 발명을 했다거나 하는 것이 없다. 그래서 그 뒤를 이어서 수백년 지속되는 남북조 시대의 선행시대로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는 위진남북조 시대라고 많이 배웠다.


그러나 이 시대만큼 드라마틱한 시대가 또 있었을까. 어찌보면 짧은 시기였기에 한 세대를 아우르면서 그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것이다. 100년 남짓한 한 세대의 기간이기 때문에 한번에 읽어낼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시기를 다룬 역사서로는 '진수'의 '삼국지'가 유명하다. 어찌보면 이 시대를 대표하는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역사서를 더 보충하는 의미로 책의 내용에 주석을 단 '배송지 주석본 삼국지'가 더 중요한 사료가 아닐까 싶다. 지은이는 이런 여러가지 1차 사료를 바탕으로 철저하게 객관적인 입장에서 삼국의 역사를 재현해 낸다.


지은이는 위촉오 삼국사의 시초를 황건적의 난으로 보는데 이 난이 당시 한나라의 붕괴를 재촉하게 되었고 삼국사의 주요 인물들이 이 시기에 나타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소설 삼국지도 이때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시대를 보는 눈이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하겠다.


황건적의 난이 일어난 것은 기본적으로 당시 조정의 무능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황제는 가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고 오히려 환관이 황제를 등에 입고 전횡을 두르고 있었다. 중국의 역사를 보면 나라가 흥할때는 환관이 보이지 않았고 나라가 망할때는 환관이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도 그러 했다. 환관이 황제처럼 농단을 부리고 있으니 나라꼴은 엉망이 되고 반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었다. 왕조의 망할 운명은 아직 때가 아니었는지 황건적은 진압이 되었다. 그러나 황실의 권위는 땅에 떨어졌고 무엇보다 천자가 유력 신하에 의해서 사실상 인질로 잡혀있는 형국이 되고 말았다. 바로 조조의 등장이다.


책은 소설에서 봤듯이 황건적의 반란과 그것을 진압하기 위해서 출정한 동탁, 그리고 역적 동탁을 물리치기 위한 지방 군벌들의 봉기를 이야기 한다. 그리고 천하를 놓고 조조와 원소가 벌이는 한판인 관도대전까지 역사적 사실을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게 전개하고 있다. 이어서 강동에 눈을 돌린 조조가 유비와 손권 연합군에게 대패하는 과정까지 이야기하고 있는데 책에서는 유비군이 결코 약한 군대가 아니었음을 이야기한다.


유비가 확실한 근거지가 없이 여기저기 떠돌긴 했지만 휘하에 거느리는 장졸이 적지 않았고 형주의 정통 후계자인 유기의 지원도 받았기에 손권군에 비해서 손색이 없었던 것이다.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에서는 손권이 군대를 대고 전략은 제갈공명이 만든 것처럼 나오지만 실제로는 거의 공평하게 군대를 동원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적벽대전에서 승리하고 형주 남부를 차지한 것은 유비의 노력때문이지 손권이 빌려줘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일부 땅을 빌려주긴 했어도 소설에서처럼 아무런 공도 없는데 빼앗은것은 아님을 알려주고 있다.


책에서는 대략적으로 소설의 사건 순서와 비슷하게 전개시키고 있어서 소설을 읽은 사람이라면 내용을 떠올리면서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있다. 소설적인 내용을 빼고 일어난 사실들만을 쓰고 있어서 빠르게 읽어내려갈 수가 있는 것이다. 각 인물은 소설에서 너무 치켜세우거나 평가절하한 부분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제갈공명은 중국 역사상 최고의 재상중의 한 명으로 일컬어진다. 지은이도 공명이 대단한 능력자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군사적인 책략가는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실제로 유비가 죽기 전까지 군사적인 일은 유비가 다 결단을 했지 공명이 개입하는 것은 별로 없었다고 한다. 유비가 죽고 난 후에 행정적인 것과 군사적인 것을 모두 공명이 행사했다. 


그러나 사실 공명이 여러번의 북벌을 단행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음을 볼때 대단한 군사 전략가는 아니었음을 알 수가 있다. 한나라가 들어설때 유방에게는 군사로써는 장량이 있었고 행정으로써는 소하가 있었다. 전쟁은 단순히 전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후방 지원이 매우 중요한데 공명은 장량이기 보다는 소하스타일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부하를 잘 발탁하고 적재적소에 쓰는 능력은 유비에 떨어진다.


소설 삼국지에 비해서 역사 삼국사가 아주 많이 다른 것은 아니다. 소설의 재미를 위해서 사용된 것을 걷어내고 보면 역사적 사실에 많이 따라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소설은 소설일뿐 소설로 역사를 보면 안된다. 사람만 좋아보이던 유비가 사실은 대단한 능력자였고 관우는 형주를 지킬 능력이 안 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만큼 유비의 촉이 약했기 때문이다. 유비와 공명의 노력에 의해 어찌해서 삼국 정립은 이루었으나 실제로 오와 촉을 합친 국력은 위에 한참 못미쳤다.


촉의 유비와 오의 손권 당대에는 세상이 안정되어 사람들이 그래도 살기가 좋았다. 그러나 그들 사후에 오와 촉에는 무능한 군주들이 이어져서 세상은 혼란스러웠다. 조조의 위는 결국 황제를 찬탈하지만 그 또한 오래가지 못하고 사마씨에게 넘어갔고 삼국을 통일한 사마씨의 진도 결국 무너지고 만다. 삼국의 안정된 정립기와 짧은 통일기는 백성들에게 살기 좋은 시절이었다. 지은이는 촉과 오의 성립이 과연 백성들에게 얼마나 좋은 일이었을지에 대한 의문을 은연중에 내비치는것 같다. 정통의 왕조가 일찍 통일을 했다면 백성들이 더 평화롭게 살았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는 건 아닌가도 싶다. 


책은 방대하다. 비록 100년 남짓의 시기를 다룬다고 해도 위촉오 각 왕조별로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고 여러가지 지도와 관련 자료를 싣고 있어서 내용이 제법 길다. 소설 삼국지를 읽었던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책이다. 소설에서는 이랬는데 실제로는 어떻다라는 것을 잘 알 수가 있다. 삼국의 역사와 관련해서 여러 책이 있지만 삼국사 통사로는 이만한 책도 없을 꺼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 삼국지 내용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난히 읽을 내용이지만 모르는 사람이라면 쉽게 읽히는 것은 아니고 중간 난이도 정도의 읽기 같다. 책 편집이나 번역도 괜찮은 편이고 책 뒤에 있는 연표와 찾아보기 등의 부록이 알차다. 옮긴이의 해설도 좋으니 그것까지 다 읽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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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식의 한계 세계관 - 과학적 생각의 탄생, 경쟁, 충돌의 역사
리처드 드위트 지음, 김희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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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세계관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서 세상을 보는 틀을 말한다. 움직일 수 없는 거대한 법칙을 인정하고 그 법칙 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인데 이 책은 그런 과학적인 세계관이 어떻게 나타나고 그것이 어떻게 변화했는가를  이야기하는 일종의 과학철학책이다. 어떻게 보면 과학을 어떻게 해석하고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과학은 단순한 합이 아니라 그것이 모여서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인식의 틀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세상을 바라보는 총체적 합이라고 할 수도 있다.


과거에 천동설이 진리이던 시절이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그것은 불변의 진리요 만고의 진리였다. 당대에 내노라 하는 학자들이 이것은 비교될 수 없는 진리라고 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세계관이다. 그때의 세계관은 지구가 중심인 시대였다. 그러나 지금은 천동설이 틀린 것임을 안다. 지동설이 진리라고 하는데 그렇다고 이것이 변하지 않는 진리일까. 미래에는 또 다른 이론이 진리가 될 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이런식으로 과학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고 각 세계관에서의 과학적인 철학과 진리는 무엇이었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총 3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우선 1부는 세계관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기본적인 개념부터 설명한다. 그 세계관에 따른 진리는 무엇이고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면서 과학이론을 대하는 두 가지 태도인 도구주의와 실재론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과학적 진리는 언제나 변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면서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2부에서는 오랫동안 진리로 알아왔던 '아리스토렐레스 세계관'이 '뉴턴 세계관'으로 변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 세계관은 인류의 역사에서 아주 오랫동안 주류의 시각으로 받아들여졌던 세계관이다. 우주의 중심에 둥근 지구가 정지해 있고 그 주위로 태양을 비롯한 많은 행성들이 모여있다는 이론이다. 이것은 서구 세계를 지배했던 기독교적인 관념과 이어진다. 그래서 완전한 진리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여러가지 과학적 도구가 만들어지고 이것을 통해서 측정이 가능해지면서 이 세계관이 흔들리게 된다. 


중간에 프톨레마이오스 체계와 코페르니쿠스 체계, 티코와 케플러 체계를 거쳐서 결국 아리스토텔레스 세계관은 여러가지 오류가 있음이 밝혀지고 새롭게 뉴턴 세계관이 발전하게 된다. 뉴턴 시대에  망원경을 비롯한 많은 과학적인 도구의 발전은 기존의 과학 관념을 새롭게 정립하게 했고 전혀 다른 세계관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가 흔히 '코페르니쿠스적인 전환'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만큼 혁명적이고 기존의 개념이 완전히 탈바꿈하는 것을 뜻한다.


1부와 2부가 과거와 가까운 현재의 과학적인 세계관의 발전과 전환을 설명하고 있다면 3부에서는 현재와 가까운 미래의 세계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특수상대성 이론, 일반상대성 이론 등 현대 물리학의 핵심 이론과 함께 양자론과 진화론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우리는 바야흐로 양자 시대로 돌입하는 것이다. 기존의 평면적인 세계관에서 양자론적인 세계관으로 전환하는 것은 인류 미래가 새로운 도전에 놓여 있다는 뜻도 될 것이다.


읽기가 그리 쉬운 책은 아니다. 처음에 단순히 여러 과학적 사실들의 역사적인 면을 이야기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것보다 더 심오한 내용이다. 과학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또 그 과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세계관에 어떻게 정립해야 하는지 등을 이해하는 기회였는데 평소 자주 접하지 않는 내용이라서 쉽게 안 읽힌다. 과학적인 철학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서 천천히 읽으면서 곱씹어야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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