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노 유목제국사 - 기원전 209~216 유목제국사
정재훈 지음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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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 때 스치듯 지나갔던 흉노라는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 것은 신라 김씨의 조상이 흉노라는 주장 때문이었다. 흥미를 끌 만한 주장이었으나 입증할 만한 자료가 별로 없어서 신빙성은 낮으나 아무튼 흉노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새삼 일깨우는 계기가 되긴 했다.


사실 흉노는 오래 된 역사속의 국가다. 책의 제목에 기원전 209년 이라고 되어 있으니 고대 국가에 속하는 것이다. 우리와는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서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겠으나 중국사는 물론이고 세계사적인 면에서는 상당히 의미 있는 국가다. 바로 역사상 수 없이 나타난 유목 국가들의 원형에 해당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흉노가 근 400여년 동안 존재하면서 그 자체로도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지만 그 이후 많은 유목 국가들이 흉노의 후예를 자처하면서 세워졌기에 유목 국가의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역사상 흉노가 최초로 등장하는 것은 기원전 4세기 말의 전국시대 말이다. 전국 시대의 여러 나라들과 대결을 벌이면서 성장했는데 중국 통일 국가 진에 의해서 위축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진한 교체기에 감시가 뜸해진 틈을 타서 국력을 키웠고 그 세력은 초한전쟁의 승자인 한을 압박해서 한 고조 유방의 목숨을 노릴 정도로 막강했다. 결과적으로 한과 대등한 관계의 화친을 맺고 많은 물자 지원을 받으면서 세력을 키워 나갔다.


그러나 천하 제일을 자처하는 중국 통일 국가 한이 언제까지나 북방 오랑캐에게 굴복할 수는 없는 법. 결국 한 무제에 이르러 그동안의 수세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대응을 시작했다. 한무제는 외교적으로 수단을 써서 흉노의 협력국이 없도록 했고 고립된 흉노에 대대적인 공세를 취해서 고비 사막 이북, 즉 막북으로 밀어붙이게 되었다. 그 대단했던 흉노가 한 무제 이후에는 다시 그 화려한 영광을 회복하지 못하고 점차 한에 복속하게 된다.


흉노가 힘을 잃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스스로의 문제에 있었다. 바로 분열. 기원전 57년을 전후로 최고 권력자인 대선우의 계승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전이 일어나서 좌부, 우부로 나누어졌다가 다시 합쳐지는 우여곡절을 겪는다. 이 와중에 흉노의 고립을 조장한 것은 한이었다. 적절한 지원을 통해 내전을 끝내게 하면서 한의 영향력을 확대했던 것이다. 흉노에게는 막북과 막남 모두를 아우러야 힘이 생기는데 한의 입장에서는 흉노를 막북에 고립시켜야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지원을 했지만 흉노가 막남에 돌아오게 하지는 않고 계속 막북에 있게 했다. 이것이 서서히 흉노의 힘을 잃게 만든 것이다.


한의 지원을 받으면서 평화적 관계를 이어오던 흉노는 48년 사촌 간의 계승 분쟁으로 다시 남북 분열이라는 결정적인 타격을 입게 되고 끝내 후한이 주도하는 세계 질서에 포섭되게 된다. 남흉노는 한의 기미를 받아들이고 번병이 되겠다고 하면서 급속도로 약회되었고 막남을 안정시키고 북흉노를 제압하면서 삼국 시대에 들어와서는 선비라는 새로운 유목 세력이 등장하면서 해체된다.


흉노의 역사에서 주목할만한 나라는 한이다. 한은 오늘날의 중국의 원형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위치인데 당대 최강의 제국이었다. 이 막강한 나라를 상대로 건국자인 유방을 죽일뻔했던 것이 흉노다. 이때 유방이 흉노에 죽었다면 역사는 크게 변했을 것이다. 그만큼 대단했던 흉노는 한의 끊임없는 압박에 결국 힘을 잃게 된다. 흉노의 흥망성쇠는 한과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흉노의 존재로 한 무제때 장건을 서역으로 파견하고 그 때문에 비단길이 개척되면서 동서 교류가 된 것이다. 


책은 흉노가 단순히 초원에서 목축만 하는 국가가 아님을 이야기 한다. 정주 농경 문명 세계인 중국과는 다른 '유목 기마궁사의 나라'를 지향했다. 초원의 유목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의 주민을 아우르는 '복합적' 성격을 띤 제국이 되고자 했다. 초원 경제는 생산력이 제한적이기에 장성 근처의 '목농복합구역' 을 확보해서 이곳을 무대로 경제적 풍요를 누리면서 군사적인 장점을 유지하려고 했다. 


그리고 서방과의 교역을 통해서 새로운 재원을 마련해서 궁극적인 부를 창출하려고 했다. 중국과 평화 조약을 맺었으면서도 심심치 않게 변경을 공격했던 것이 그런 이유다. 흉노의 이런 다양한 시도는 일부 성공을 거두었지만 오래 가지는 못하고 중국에 제압을 당한다. 어찌보면 흉노가 하는 생각을 중국도 했을 것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언제라도 자기를 침략할 수 있는 세력을 가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끊임없이 흉노를 와해시키려고 노력했고 끝내는 끌어내리게 된다.


흉노 이후의 유목 국가 중에서 계속해서 초원에 있으면서 세력을 유지한 국가는 없다. 넘치는 국력을 바탕으로 중국을 침략해서 전체나 일부를 점령해서 눌러 앉았기에 세력이 유지되었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의 중국 왕조가 된 것이고 초원의 유목 국가는 아닌 것이다. 국력이라는 것은 결국 경제력인데 아무리 '목농복합구역'에서 다양한 세력을 연합한다고 해도 남쪽 농경 지대의 생산력에는 미치지 못하고 그 차이는 역전되기 힘들었다. 게다가 내부의 분열도 힘을 약화시키게 하였고 전체적으로 국가 체제 자체가 불완전해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흉노는 중국을 위협하고 겨룰 만큼 강력한 유목 제국으로 오랫 동안 존속했고 중국이라는 정주 세계에 대비되는 초원의 유목 세계라는 하나의 '역사 단위'라는 의미를 가진다. 무엇보다 훗날 등장하는 돌궐이나 몽골 같은 더 큰 유목 제국에게 하나의 '원상'이 되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나라다. 유목 세계에서는 그야말로 최고의 정통성을 가졌던 것이다.


책은 국내에서 몇 안되는 유목 세계 전문가인 정재훈 교수의 유목 제국사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다. 이미 위구르사와 돌궐사에서 고대 유목 제국들의 모습을 잘 알게 했는데 이 책 또한 국내에 나오는 거의 최초의 통사다. 많은 중국 문헌과 그동안 연구된 고고학적인 성과를 망라해서 그 옛날 유명했던 흉노의 이야기를 재현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단순 초원 국가라고 생각했던 흉노가 복합적인 성격을 갖고 있었고 중국과의 끊임없는 대립을 통해 끈질긴 존재 의식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 


관련된 많은 지도와 사진이 실려 있어서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글 자체가 어렵다고 하긴 그렇지만 쉬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참 공이 많이 들었다는 느낌이 드는 내용이고 관련 자료가 거의 없는 국내에서 이만한 성과를 이루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척박한 국내 유라시아 유목 역사학계에서 나온 보물같은 책이다. 오래 전에 나와서 절판된 위구르 유목제국사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반영해서 새롭게 정리되어 나온다니 무척 기다려진다.


본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 https://cafe.naver.com/booheong/222618 )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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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 말의 목을 베다 인물 역사 논픽션
황윤 지음 / 소동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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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역사상 가장 좋아한 장수는 김유신 장군과 이순신 장군이었다. 두 명 모두 망할 뻔 했던 나라를 기어코 일으켜 세운 최고의 명장이었다. 그리고 척박한 지역의 소국이었던 신라가 주고구려 백제라는 더 큰 나라에 굴하지 않고 끝내 삼국을 통일 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일이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고구려가 망하면서 더 드넓은 요동땅을 상실한 것이 신라 때문이고 신라의 삼국 통일이라는 것도 불완전하고 그 때문에 신라 최고의 무장이었던 김유신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역사라는 것이 결과론적으로만 볼 수 없고 당시의 시대상을 봐야 하는데 너무 단순하게 오늘날의 잣대로 왜곡해서 판단하는 일부의 사람들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사실 이순신 장군은 워낙 유명하고 상대적으로 자료도 풍부해서 수 많은 관련된 책들이 발간되어서 그 진면목을 알기에 그렇게 어렵지가 않다. 그러나 김유신 장군은 1500여년 전 인물인데다가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삼국 시대에 활동한 사람이라서 관련된 책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김유신이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그 이름값에 비해서 덜 알려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럴 상황에서 본격적으로 김유신의 일대기를 이야기 하는 책이 나와서 반갑다. 사실 몇 년 전에 나왔지만 크게 주목 받지 못했는데 내용을 더 보강해서 새롭게 나온 책이다. 초판에 비해서 내용이 더 보강되고 역사적 사실과 빈 공간을 설득력있게 제시하고 있어서 김유신과 삼국 통일 시기를 알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일단 김유신이 위대한 장군이 되기 위한 당시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원래 난세에 영웅이 난다고 하지 않는가. 한반도에 삼국이 정립하기 시작한 이후에 신라는 가장 늦게 발달했기에 늘 다른 나라로부터 군사적인 위협을 받았다. 제일 큰 위협은 백제였지만 가야나 일본에게도 침략을 당했다. 그러던 신라가 진흥왕대에 이르러 백제를 압도하고 한강 유역과 일부 고구려 영토까지 점령하는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왕들은 그저 영토를 지키는데만 급급했고 고구려와 백제의 압력은 나날이 커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김유신은 가야계 후손으로 태어났다. 김유신의 증조할아버지는 금관가야의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이라고 한다. 그의 할아버지는 김무력. 사실 김유신의 배경은 할아버지가 만들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무력은 진흥왕대에 맹활약한 장수인데 신라가 당과 통교할 수 있는 중요한 지역인 한강 지역을 사수하고 개발했다. 무엇보다 백제 성왕을 죽게 한 관산성 전투에서 큰 공을 세움으로써 그 가문이 신라내에서 입지를 다지는데 역할을 하게 된다. 게다가 김유신의 아버지인 김서현은 신분 높은 여성을 부인으로 삼게 되고 이런 배경들이 김유신이 꿈을 펼치는데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


신라 사회는 철저한 신분제 사회였다. 사회 지도층은 성골과 진골이라고 불리는 신분들이 장악했는데 김유신도 진골이기는 했지만 가야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있어서 어찌보면 신분 상승에 제약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는 난세. 백제의 압박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신분과 함께 능력도 고려되기 시작했다. 이에 김유신은 신흥 무장 세력이라는 자신의 배경과 함께 자신의 신분을 올려줄 인물을 맞이하게 된다. 바로 김춘추.


김춘추는 진골이지만 왕이 될 수 있는 유력한 인물중의 한 명 이었다. 당시 신라의 왕은 성골만이 될 수 있었지만 진평왕 이후에는 성골 남자가 없었다. 할 수 없이 성골 여자가 등극하게 되는데 그것이 선덕과 진덕 여왕이다. 그러나 이 왕들에게서 후사가 없었기에 성골 출신의 왕은 끝이 나게 된다. 책은 왕과 출신 성분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하고 있어서 당시의 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그렇다면 김춘추는 바로 왕이 될 수 있는가. 그것은 아니었다. 자신의 할아버지인 진지왕이 제대로 왕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폐위 당했기에 정치적인 입지가 단단한 편이 아니었다. 그런 상황에서 김유신을 만나게 되고 김유신의 누이를 부인으로 삼게 되어서 가족이 된다. 김유신과 김춘추는 신흥 세력이지만 서로에게 부족한 면을 보완해주는 역할도 하게 되고 점차 정국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가는데 단순히 가족으로만 맺어진 것이 아니라 신라를 위한 서로의 의기가 맞았기 때문에 급속도록 가까운 사이가 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김유신이 신라에서 자신의 위치를 공고하게 한 것은 결국 자신의 능력이었다. 그는 군사적인 재능이 뛰어나서 당시 백제가 쳐들어오면 대부분 그가 막다시피 했다. 게다가 비담 등의 반역도 어려운 상황에서 진압했다. 김유신이 활약할 당시는 내외적으로 신라가 어려움에 처해 있을때여서 만일 김유신이 없었더라면 신라는 무너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그의 역할이 컸다. 


김유신 생애 최대의 하이라이트는 백제 계백과의 전투가 아닐까 싶다. 너무나 유명한 이 이야기는 결국 김유신의 승리로 끝나고 그 기세로 백제 사비성으로 진군해서 결국 백제를 멸하게 된다. 그 뒤 백제 부흥 운동도 진압하고 당의 요청으로 고구려 정벌을 할때도 일익을 담당했다. 고구려와의 삼국 통일 최후 전쟁과 이후 일어나는 나당 전쟁에서는 나이때문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지만 그가 키워 놓은 군대가 승리를 하게 되었으니 결국 김유신의 공이 그 끝에도 펼쳐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 할 시기에 아마 평범한 사람들은 고구려, 백제가 있는데 설마 신라가 패권을 차지 할까 했을 것 같다. 그러나 결국 삼한 일통을 이루어낸 것은 가장 약했던 신라였다. 고구려, 백제는 내부에서 단결이 안 되어서 끝내 외침을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신라는 김유신과 더불어 김춘추로 이어지는 강력한 단합으로 당과 연합했지만 당마져 축출하고 진정한 통일을 이루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김유신은 정말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신라를 구원한 사람이다. 삼한일통의 공의 절반은 김유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유신의 삶은 어찌보면 참 드라마틱하다. 비록 신라 왕가의 일원이 되긴 했지만 가야계 후손이라는 배경이 제약이 되었고 변방을 떠돌면서 이렇다 할 행적도 없던 젊은 시절을 거쳐 김춘추를 만나서 그를 왕으로 만들고 자신 스스로가 신라를 구하는 장군이 되어서 백제를 멸하고 고구려가 약해질때까지 활동을 한 그야말로 종횡무진 대활약을 했다. 우리 역사상에 또 이런 인물이 있을까. 그래서 그 이후로 왕조가 바뀌어도 삼국 시대를 대표하는 영웅으로 첫 손가락에 꼽고 있는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부족한 사료를 당대의 상황에 최대한 결합해서 설득력있게 그리고 있는데 왜 그랬을까에 대한 많은 의문에 좋은 답을 해주고 있다. 김유신 후손은 어떻게 됐을까라는 일반 사람들의 질문에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김유신 가문의 힘이 떨어지는 기간은 신라 왕조의 빛이 사그라지고 있을 때였다. 김유신이 곧 신라였기에 신라의 국력이 약해지면서 김유신 가문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김유신에 대한 평은 긍정과 부정이 있다. 부정적인 것도 나름의 일리가 있어서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유신은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의 노력을 했고 그 결과 국가적 위기를 돌파해서 삼한일통의 대업을 이루는데 큰 공을 세운 것은 틀림이 없다. 후세에 많은 사람들이 김유신을 삼국 시대 최고의 영웅으로 손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또 아쉬운 생각이 드는 것은 역사서의 부족이다. 삼국시대 당대의 기록은 없고 몇 백 년 후의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삼국 시대의 역사가 나오는데 중요한 기록은 있다고 하지만 그만큼 역사의 빈 공간이 많아서 사실을 판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마나 김유신이니까 이정도 사료가 있지 다른 사람은 훨씬 더 적어서 아쉬울 따름이다.


김유신이 살던 시대는 혼돈과 위기의 시대였다. 그런데 지금도 어려운 시기다. 그때의 신라보다 지금의 한국이 더 국력이 쎈 것은 맞지만 주위 강대국은 더 많고 국제적인 정세는 더 복잡하다. 어찌보면 경제적 정치적인 전환점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럴때 김유신 같은 영웅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위기를 끝내 헤쳐나간 김유신과 신라의 모습을 오늘날에 견주어 본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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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흑역사 - 부지런하고 멍청한 장군들이 저지른 실패의 전쟁사
권성욱 지음 / 교유서가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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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역사에서 큰 변혁이 이루어질 때 당시 활약하던 영웅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큰 전쟁에서는 전황을 일거에 바꿀 정도의 능력을 보여준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위인이 없었다면 역사는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 그런데 한편 가만 생각해보면 영웅의 반대편에는 어떤 인물이 있었을까. 그 인물은 능력이 있었을까 없었을까. 무능하기만 했을까 아니면 나름의 능력이 있었지만 중과부적으로 지고 말았을까. 역사에는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이다. 능력자와 능력자가 맞붙었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에 능력자에 비해 너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무능 그 자체로 아군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 무능한 장군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사실 능력있는 지휘자들끼리 만나는 경우도 있다. 로마를 괴롭혔던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같은 경우다. 그는 독특한 전술로 로마를 궁지에 몰기도 했지만 결국 스키피오라는 또 다른 명장에 패하고 만다. 이런 경우에는 누구를 탓하기도 어렵다. 개인 능력이 아니라 국가적인 능력에서 로마가 앞섰기 때문에 아무리 한니발이라고 해도 이길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장군들은 시대적인 상황이나 처세술로 인해서 높은 위치에 올랐지만 진정한 리더쉽을 발휘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우선 눈에 띄는 인물은 '쌀이 없으면 풀을 먹으면 된다' 는 희대의 헛소리를 남긴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 지휘관인 무다구치 렌야다. 그는 임팔 작전을 지휘했는데 전장의 상황을 이해하지도 않고 무조건 전진을 외치다가 수 만 명의 일본군을 잃었고 그 여파로 일본군의 균열을 일으키게 한 장본인이다. 처음에는 본인도 직접 현장에서 지휘한 줄 알았다. 그러나 400km나 떨어진 곳에서 입만 살아서 호의호식 하고 있었던 것이다. 연합군이나 우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X맨 같은 인물이었지만 일본에게는 피 같은 군사 10만이 몰살 당한 대참사였다. 웃기는 것은 그런 잘못을 저질러 놓고도 별다른 문책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상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안 했다는 것은 결국 일본이 패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하나의 증거가 아닐까 싶다.


나폴레옹 3세는 풍운아 나폴레옹 1세의 조카였다. 그는 삼촌의 후광을 입고 인상적인 활약도 없이 선거를 통해 권좌를 차지했다. 그래도 피는 못 속이는지 권력욕은 닮아서 쿠데타를 통해 공화국을 멸하고 다시 군주제를 부활시켜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랐다. 아무리 시대 상황이 어수선하고 그 기회를 잘 노린 것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을 잘 포착하고 유연한 언론 대응으로 결국 황제가 된 것은 어느 정도는 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내치에서는 나라를 정비하고 근대화를 위한 투자를 해서 산업의 효율성을 개선시켰다. 강력한 제국 주의 정책으로 많은 식민지를 개척했고 외교적으로 사이가 안 좋았던 영국과 화해하면서 프랑스를 안정시켰다.


그러나 그것은 평화시에 잠깐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당시는 역사가 복잡하게 흘러가던 때였다. 여러 곳에서 국지적인 전쟁이 일어나고 있었고 점점 더 큰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웃 프로이센은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의 지도력 아래 나날이 부강해지고 있었지만 나폴레옹 3세의 프랑스 군대는 겉만 화려할 뿐 속은 무너지고 있었고 결국 프로이센 프랑스 전쟁에서 대패한다. 그는 자신이 군사적인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국가의 최고 지도자로써 책무를 다 하지 않았다. 


책은 주로 1,2차 세계 대전에서 그야말로 망하려고 작정한 무능한 지휘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그들의 허황된 욕심과 무능으로 많은 부하 장병들의 목숨을 보전하지 못했고 자신의 조국이 큰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당한 벌을 받지 않고 뻔뻔한 삶을 살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 뻔뻔함이 유일한 특기이려나. 그런 무뇌적인 행동이 자신감 있고 결단력 있는 인물로 비춰지게 했었을까. 난세에 인물의 진가가 드러나게 되는데 전쟁이 아니었으면 그들의 무능함이 드러났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했다.


역사란 것이 승자의 기록이고 패자는 무능하게 그려지는 면이 많지만 실제로 무능하고 어리석어서 실패한 인물들도 많다. 그냥 단순한 실패라면 넘어갈 수도 있지만 역사를 바꿀만한 일들이기에 역사책에 기록되는 것이다. 반면 교사의 예로 말이다. 책에 나온 인물들을 보면 나름의 능력이 있어서 그 자리에 올라갔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당시에 인물이 그렇게나 없었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책은 재미있다. 각 인물들의 실패한 과정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것이 아니고 당시의 역사적인 배경을 잘 설명하면서 여러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그 시대의 역사를 읽는 재미가 있다. 전쟁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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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곤충책
한영식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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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호기심이 왕성할 때인데 근처 사물에 대해서 신기한 것을 보면 정신 팔리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곤충 만한 것이 있을까 싶다. 많은 사람들이 어렸을 때 곤충 잡는 놀이를 해 봤을 것이다. 곤충에 호기심을 가지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보면 인간은 원래 곤충에 끌리는 성향이 있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렸을 때도 학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곤충 잡아서 관찰하는 적이 있다. 사실 학교에서 공식적인 숙제를 내 주기도 했다. 여름 방학 때 곤충을 잡아서 관찰 기록을 써오는 것 말이다. 도시에서는 다양한 종을 볼 수 없기에 시골이나 강가로 가서 이런 저런 곤충을 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이 곤충이 이름이 무엇인지 다른 곤충과 어떤 구별이 가는지 그런 것은 모르고 그냥 색다른 모양에 신기해 했었는데 만일 곤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고 봤더라면 더 깊이 있는 관찰 학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 아쉬움을 어른이 되서 풀게 하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쉬운 곤충 책'. 제목부터 아주 직관적으로 쉽게 느껴진다. 곤충류의 역사나 이론을 알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곤충을 쉽게 구별하고 관찰하는 것을 도와주는 내용. 어른부터 아이까지 쉽게 곤충을 보게 하는 책이다.


책은 우선 곤충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한다. 곤충의 몸 구조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고 먹는 것, 사는 곳, 방어, 다양한 곤충 무리 등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곤충을 아무 생각 없이 인식하고 있던 것에 대해서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게 하고 있다. 이 부분을 천천히 읽으면서 이해한 다음 각 곤충들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 더 깊이 있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인 곤충에 대한 이해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곤충들을 소개하는데 수 많은 곤충들 중 우리 주위에서 비교적 잘 만날 수 있는 곤충들을 선별해서 봄, 여름, 가을, 겨울 각 계절별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같은 계절에 출현하는 곤충을 딱정벌레목, 나비목, 벌목, 파리목, 노린재목, 메뚜기목, 잠자리목 등으로 분류를 해서 구분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사실 보통 동물이나 식물은 무슨 과, 목 이런 식의 분류를 본 적이 있지만 곤충은 처음 접했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곤충의 종류가 100만여종이나 있다고 하니 우리가 모르는 신세계나 다름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분류된 대로 각 목 별로 사진과 설명을 보니 이해가 쉬웠다. 그냥 평범하게 딱정벌레라고 알고 있던 것들도 그 종류가 여럿이고 비슷하면서도 다른 모습이 신기한 느낌을 들게 했다.


책에 소개된 곤충은 766종이라고 하는데 알고 있던 곤충은 10개 남짓밖에 없었다. 그만큼 곤충의 종류가 어마어마한 것이다.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곤충들의 세계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책에서 소개한 곤충들이 주위에서 쉽게 보인다고 하지만 이렇게 상세하게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책을 읽고 살펴 본다면 더 잘 보이지 않을까. 누구 말마따나 '보이는 것만큼 아는 법' 이다.


책은 참 정성스럽게 잘 만들어졌다. 선별한 곤충들이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에 지은이가 찍은 사진이 선명해서 구분하기 쉽다. 이름이 길어서 어렵지 않을까 했는데 각 곤충 모양과 연관되게 지어서 이해도 쉽고 기억하기도 쉬웠다. 사진을 자주 보고 이름의 뜻을 이해한다면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한번에 많은 곤충을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 그 점을 생각했는지 지은이는 사계절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는데 우선 여름의 곤충들을 알아가면 되겠다. 어차피 지금은 다른 계절의 곤충들이 보일 때는 아니니까 책 속의 곤충이 주위에 있는가 차근차근 살펴 볼 때다. 책 사진을 자주 보면 실제 곤충들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그러면 이제 곤충의 세계로 들어가는 셈이다.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면 좋다. 어린 시절 곤충 놀이 했던 기억이 나면서 아이와 함께 곤충에 대해서 알아 갈 수 있다. 어쩌면 어른들이 더 좋아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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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풀에서 코뿔소 뿔까지 - 고려 의서 ‘향약구급방’으로 당대 문화 읽기 고려 의서 향약구급방 읽기
신동원 외 지음 / 책과함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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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약구급방'은 우리나라에서 현재 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의학 서적이다. 고려 시대의 책인데 그 전 시대에도 의학 서적이 발간이 되었겠지만 지금 전하는 것은 '향약구급방' 밖에 없다. 책이 나온 것은 고려 시대 대장도감에서 간행되었고 조선 초기에 두 차례 중간 되었는데 현재 전하는 것은 중간본이다. 대장도감이 설치 된 것은 1232년이라고 하지만 이 책이 발간된 연대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편찬 연대나 저자에 대한 기록이 없어서 정확히 알기는 어렵고 대략 고려 말에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실 '향약구급방'은 학교 다닐 때 역사책에서나 들어본 책이고 실제로 읽어 본 적은 없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이 남아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하다. 고려 시대는 많은 전쟁이 있었기에 역사책이나 기타 문헌들이 오늘날까지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이 책이 용케 남아 있는 것은 실생활에 직접 쓰이는 내용이라서 비교적 많이 퍼졌을 수 있고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어지는 시기에 그 가치를 인정받아서 중간이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 책을 바탕으로 비슷한 이름의 '향약집성방' 이 발간되기도 한다. 


이 책은 그런 '향약구급방'이 대체 어떤 내용인가를 알려주고 있는데 단순하게 번역 한 것이 아니라 내용 속에 있는 당대인들의 인식과 그 의미를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 의학 서적인 줄 알았는데 내용 안에 여러가지 시대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책을 옮긴 여러 명의 학자들이 꽤 품을 판 작품이다.


일단 책 이름에서 '향약' 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고대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는 우리에게도 나름의 한의학이 발전했겠지만 더 많이 발전한 중국의 의학에 의존하는 면도 많았을 것이다. 특히 약을 만드는 재료는 중국에서 많이 수입했다. 그것을 당약이라고 불렀는데 향약은 우리의 약재라는 뜻으로 붙인 것이다. 이 책이 발간된 고려 말은 몽골이나 홍건적으로 시대가 혼란하여 정상적인 약재 수입이 어려웠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 나는 약들을 소개하면서 각 병에 맞는 약을 쓰도록 만든 것이 이 책이다. 


책 내용을 보면 우선 음식 중독 치료법에 대해서 설명한다. 조선 시대에 나온 의학 서적들은 처음에 중풍을 소개하는데 이 고려의 의서는 '식독'이 처음 등장한다. 그만큼 고려 시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많이 접해서 우선 소개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음식, 고기, 버섯 등의 섭취로 인한 중독 증상에 쓰는 해독약은 공통적으로 식혀서 복용하라고 되어 있다. 


이것은 온도를 낮춰 독이 퍼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 차가운 것은 아래로 내려가는 성질이 있어서 체외로 독을 배출하려는 뜻이 있다. 책에서는 해독을 위한 치료제로 검은콩, 쪽풀, 제니를 제시하고 있는데 당시 주위에서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였을 것이다. '향약구급방' 의 집필 목적인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로 자주 걸리는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에 딱 맞는 내용이다.


책 내용 중에 의외로 외과 수술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외과 수술은 동양 의학에서 많이 발전하지 못한 부분인데 사실 이 시대에도 칼이나 창, 화살 등 쇠붙이 무기류에 의해서 부상 당하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그래서 '향약구급방'에는 박힌 화살을 빼는 방법, 지혈을 하는 방법, 통증을 진정시키는 방법, 빠져나온 창자를 집어 넣는 방법 등이 기술되어 있다. 과연 이것이 어떤 한의학적인 원리로 소개하는 것인지가 설명되어 있지 않아서 후세에 이것을 제대로 활용했는지는 짐작하기 어렵다.


이 밖에도 질환별로 활용할 수 있는 처방 550여개, 치료법 관련 조문 600여개가 소개되어 있는데 단순히 우리 나라에서 나는 향약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당-송대 중국 문헌과 유사한 조문도 많이 섞여 있어서 14세기 이전 중세 동아시아인들에게 공통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던 과학 문화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약구급방'은 시골로 갈수록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었던 당시의 시대적인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많이 걸리는 병에 대응하는 단방 위주로 쓰여져 있다. 그래서 왜 그런 처방이 나오는지 그 원리가 무엇인지는 알 수가 없다. 이 책으로 당대 한의학의 기본 원리를 알기는 어렵다는 것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실어서 이 지식으로 많은 사람들을 살리겠다는 유교적인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조선에 들어와서 전국에 보급되었다고 하니 책을 지은 의미가 잘 실현되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의학과 대비되는 한의학의 단면을 밝힐 수 있는 여러 저작물 중에 유일한 고려 시대 책인 '향약구급방'은 당대인들의 병에 대한 인식과 함께 여러 처방들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 귀한 책이다. 의학 이론 책이 아니라 급하게 바로 쓸 수 있는 실제적인 내용이기에 전체 책 분량은 106쪽에 불과하지만 풀이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다섯 명의 학자가 함께 옮겼는데 글자에 담긴 단순 의미에서 확장해서 고려와 그 주변 동아시아 사람들의 병에 대한 인식과 그 해법을 인문학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게 공들여 지었다는 것이 느껴진다.


잘 읽히는 편은 아니다. 한의학적인 내용이라서 평소 들어보지 못한 의학 용어나 개념이 낯설게 느껴져서 읽어 내려가기 쉽지 않다. 그러나 강아지풀이나 보리, 감초, 쑥, 돼지기름, 똥 등의 익숙한 것들이 약재로 쓰인다는 것이 신기한 느낌이 들어서 차근 차근 읽으면 나름의 흥미로움이 있다. 그리고 이것을 통해서 14세기 중세인들이 질병과 그 질병에 대응하는 약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짐작 할 수 있어서 괜찮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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