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바다전쟁 1 - 이순신과 작은 거인들 궁극의 전쟁사
성주삼 지음 / 레드리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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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공부에 방해된다고 욕 먹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그 잔재가 조금 남아 있긴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만화로 학습하는 것이 더 공부에 도움이 되기에 적절히 이용하면 보통 책보다 낫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이미 초등학생 대상으로 많은 학습 만화가 잘 이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 꼭 공부의 목적이 아니라고 해도 글 책의 내용을 더 명확하게 하기 위해서도 만화책이 활용되기도 한다. 소설은 물론이고 인문 역사 분야에서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에 나온 임진왜란 시리즈는 임진왜란을 만화로 소개하는 책이다. 그런데 이 책 심상치 않다. 우선 1부가 나와서 봤는데 무슨 학습 만화도 아닌데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임진왜란이라는 역사적인 사실이 큰 그림이 그려진다. 단순하게 그림만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설명하는 글도 제법 많아서 재미있는 만화책 보듯 대충 보는 것이 아니라 면밀히 보게 된다.


사실 임진 왜란 하면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순신 장군이 맹활약을 한 덕분에 우리가 왜의 침략을 물리친 것은 맞다. 그러나 사실 이 전쟁은 상당히 복잡하고 국제적인 성격을 띈 난리다. 계속 전투가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무려 7년이나 계속 되었고 당시 조선을 비롯해서 명나라와 일본까지 참여한 대규모 국제전이다. 그리고 이 왜란으로 인해서 동아시아의 정세가 바뀌었고 그 영향은 3국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임진왜란을 이해하려면 그 원인과 과정, 결과까지 알아야 할 것이 방대한데 내용을 적절하게 선별해서 짜임새 있게 소개하고 있어서 좋다.


우선 임진왜란이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 우리나라와 왜, 명나라의 각국 사정부터 설명해 준다. 기본적으로 이 전쟁은 왜가 일으켰는데 당시 왜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오랫동안 혼란기였던 당시 일본의 전국 시대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통일을 하게 되고 여러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히데요시의 야욕이 발단이 되어서 조선을 치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때 조선과 명은 어떠한 상황이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책의 내용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내용을 잘 선별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당시 전쟁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의 제목이 '임진왜란'이 아니라 '임진왜란 바다전쟁'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긴 하는데 단순히 그의 전략 전술 등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장 기본적인 군사들과 백성들의 이야기부터 자세하게 나온다. 이순신 장군이 재임하고 있던 전라 좌수영의 사람들을 보여주는데 일반 백성부터 여러 직역의 군인들 모습도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 직접 배를 움직이는 '격군'도 잘 보여주고 있고 이 격군들을 어떻게 배를 나아가게 하는지 그림으로 보여주니까 더 잘 이해가 가게 한다. 그밖에 장군을 보좌하던 여러 장수들도 꼼꼼하게 등장시키고 있어서 당시 전라 좌수영의 모습이 그려지는 듯 할 정도다.


이순신 장군이 전라 좌수사가 되어서 전쟁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장군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주위 장수들과 병사들, 관련된 백성들까지 세세하게 잘 배치하면서 적절하게 내용을 전달하고 있어서 전쟁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시작되는 전쟁. 당시 조선 조정은 어떻게 대처했고 또 어떻게 실패하게 되는지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도 많이 알려주면서 임진왜란이라는 전쟁의 서막을 열게 된다.


책은 기본적으로 만화라는 수단을 통해서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데 인물이나 건물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각종 무기와 병기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고 수군 훈련을 통해서 전투에 어떻게 임하게 되는지 잘 이해하게 한다. 전라 좌수영이라는 지역을 생각해서 등장 인물들의 대화도 전남 사투리로 해서 더 생생하게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물론 각종 도표와 지도도 충분히 제시하고 있어서 남해의 수군 상황을 좀 더 잘 이해하게 한다.


이 책 참 마음에 든다. 사실 만화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처럼 충실한 역사 만화는 오랜만이다. 208쪽이라서 그리 많은 쪽 수는 아니지만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은 그 배다. 그림 속의 설명이 제법 많고 그림 자체가 당시의 여러 모습을 섬세하게 그리고 있어서 계속 보게 된다. 군더더기 없이 알아야 할 내용 중심으로 일반 백성에서 왕에 이르기까지 여러 신분을 균형 있게 등장시켜서 이 전쟁이 당시 조선인 모두에게 닥친 큰 난리라는 것을 잘 알게 해준다. 


임진 왜란에 대해서 잘 설명한 여러 책들이 있지만 만화라는 형식으로 접근성을 좋게 하고 속에 담긴 내용도 균형있고 섬세한 이런 책은 이 시리즈가 처음이다. 이 시리즈만 봐도 임진 왜란에 대해서 충분히 알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운 것은 등장하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인물 묘사가 비슷한 부분이 좀 있어서 헷갈릴 수 있겠다. 그거 외에는 참 재미있다. 어서 다음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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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세계사 - 풍요의 탄생, 현재 그리고 미래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장영재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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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인 '군중의 망상'을 통해서 인간 본증의 실체를 규명했던 작가 윌리엄 번스타인이 이번에는 부의 세계사로 돌아 왔다. 세상의 부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느 나라에 집중이 되었으며 그런 결과로 오늘날 좁혀지지 않는 격차로 벌어지게 되었는지를 여러 자료를 통해서 설명하는 책이다. 지구상의 나라들의 부에 관한 세계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인간도 몇 가지 조건에 따라서 나중에 부자가 되거나 가난한 사람이 되거나 하는데 나라의 경우도 크게 보면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국민의 총합인 국가의 경우에는 더 많은 변수가 있겠지만 지은이는 몇 가지 조건이 잘 갖추어지지 않으면 부국으로 갈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바로 모든 유형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사유 재산권, 자본시장, 운송 및 통신 시스템, 과학적 합리주의다. 이 네 가지 조건이 잘 갖춰져야 부자 나라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이른바 선진국들 중에서 위에 말한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말이 네 가지지 모두가 연결이 되어 있다. 한 조건이 막히면 다른 조건이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는다. 네 가지 조건 모두가 잘 발달을 해야 국가가 발전하고 부가 쌓일 수 있는 것이다.


책은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게 된 시대를 산업 혁명때로 본다. 사실 그전에는 중국으로 대표되는 동양이 서양보다 더 오랫동안 발전하고 부가 축적이 되었다. 중세의 유럽은 더럽고 살기 힘든 시대였다. 문명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었다. 동양에서 수입되는 여러 가지 물품에 그야말로 홀려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동양에 의존했던 교역이 서양을 더 발전시키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바로 대항해시대의 개막이다. 더 나은 교역로를 찾기 위해 항해술을 발전시킨 결과 신대륙을 발견하게 되고 더 많은 작물이 유럽으로 들어오면서 관련해서 무역업이나 금융업이 발달하게 되고 이것이 훗날 산업 혁명의 씨앗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산업 혁명이 영국에서 성공하면서 유럽으로 확산하고 결국 수 천 년 동안 동양에 뒤지던 서양이 역전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 추세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책은 비슷한 격차로 완만한 발전을 이루던 각 나라들이 산업 혁명이라는 엄청난 변혁으로 불과 백 여년 만에 처지가 뒤바뀌게 되는 과정을 잘 설명해 준다. 왜 영국에서 산업 혁명이 먼저 일어났고 또 그것을 바탕으로 전 세계를 주름잡게 되었는지 그리고 프랑스나 스페인 이탈리아 등이 좀 더 뒤쳐져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을 잘 설명한다. 


영국이 산업 혁명의 시초로써 큰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던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발전의 초기에 네덜란드가 있었다는 것을 잘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도 네덜란드는 잘 사는 나라이긴 하지만 이미 산업 혁명 초기부터 잘 사는 나라였던 것이다. 그것은 몇 가지 조건이 잘 부합했기 때문이다. 영국인에게 비견되는 강력한 재산권과 종교개혁으로 교회의 속박에서 벗어나서 종교적 관용성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유태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경제 발전의 밑바탕이 된 것도 있다. 그리고 낮은 이자율과 강력한 투자자 보호로 활성화된 네덜란드 자본시장의 풍부한 투자 자금. 그리고 쉽고 저렴한 수상 운송의 이점이 있는 평탄한 지형 등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빠르게 강국이 될 수 있었다.


책은 프랑스의 이야기를 한다. 프랑스는 네 가지 조건이라는 측면에서 영국과 비교해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다. 산업 혁명이 영국에서 시작된 것은 우연일 뿐이고 역사가 다시 시작된다면 프랑스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당대 프랑스의 저력이 나쁘지 않았다는 뜻이겠다. 그러나 왜 프랑스는 영국보다 한 세기나 쳐졌을까. 종합적으로 결론을 내자면 영국에 비해서 '자유도'가 떨어졌다. 겉으로는 영국과 비슷하게 네 가지 조건이 잘 들어맞았지만 세부로 들어가면 재산권이나 자본 시장의 자유도는 떨어졌다. 축적된 자본을 마음대로 쓸 수 없었다. 종교적으로도 네덜란드나 영국같은 신교가 아니었기에 좀 더 관용성이 부족했고 운송 시스템도 계획만 있을 뿐 완공이 지연되었다. 이런 총체적인 결함이 프랑스의 발전을 더디게 했던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 사회의 풍요와 개인의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국가의 부가 축적은 되지만 그것이 결코 개인의 행복과 비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로 들어오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지만 그만큼 큰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통찰력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부가 더 많이 축적이 될 수록 불평등은 심화되고 있고 이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가 없다. 이런 상화에서 미래를 어떻게 예측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히 하고 있다.


책은 쉽게 읽힌다. 경제에 대해서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여러가지 역사적 사례를 들어서 잘 설명하고 있고 여러가지 도표를 통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지난 400년을 돌아보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역사적인 부의 축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어서 관련된 의문을 가진 사람들에게 좋은 답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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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전 간신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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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에서 나름 간신에 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김영수 작가가 쓴 간신 3부작 중의 2부인 간신전이다. 1부에서 이론에 해당하는 간신론을 통해서 간신의 개념, 부류, 형태, 역사 등을 통해서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게 되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실제 간신들을 통해서 그 실체를 들여다보는 내용이다.


간신 중의 간신 그야말로 나라를 뒤흔들만큼의 대표적인 간신 18명을 시대 순서로 그 행적을 소개하고 있는데 모두 중국의 인물이다. 이미 중국에서도 역사적으로 간신으로 판정되어 수 백 년간 욕을 먹고 있는데 우리와 현실이 조금 다르긴 해도 그 행태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국의 간신들을 보면 우리 나라에도 적용해 볼 수 있다. 사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간신들의 모습은 비슷하다. 그들의 공통점은 개인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국가 권력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양심이 없다. 그러니 누가 봐도 어이가 없는 일을 뻔뻔스럽게 행하는 것이다. 이번 2부에서는 내용을 보면 혈압이 오를 인물들을 엄선한 느낌이다.


우선 '조고'라는 이름부터 나온다. 한자 성어를 좀 아는 사람이라면 '지록위마' 라는 말을 알 것이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이 희대의 말을 만든 사람이 바로 조고다. 아마 조고는 죽어서도 영광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만든 말이 수백 수천년이 흘러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나쁘게 말하는 거지만. 아무튼 이 조고는 춘추 전국 시대를 통일한 진시황의 측근으로 있다가 그의 사후 2대 황제인 호해를 마음대로 조종하면서 그야말로 실질적인 황제로 군림을 한다. 지록위마는 조고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나타내는 말이다. 황제조차 그를 마음대로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 호해도 조고가 황제로 만든 것이다. 무능한 황제에 탐욕스러운 간신의 조합은 결국 통일 제국 진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소개된 많은 간신들 중에 참 답답하게 했던 간신은 진회다. 그는 북송의 관리로 시작해서 금나라에 투항했다가 남송으로 다시 와서 재상에 오른 간신이다. 그의 행태에서 공통점으로 보이는 것은 권력자의 귀를 즐겁게 하는 것이었다. 북송의 황제, 금나라의 황제, 남송의 황제 모두에게 그들이 듣고 싶은 말을 교묘하게 지어서 말할 줄 알았다. 그래서 모든 권력자가 그의 말을 믿고 중용을 했는데 그가 오랫동안 욕을 먹는 이유는 적국에 자신의 조국을 바칠려고 했기 때문이다. 


금의 침략에 속수무책이었던 북송은 황제가 사로잡히고 수도가 함락되면서 결국 망하게 되었고 황족이었던 고종이 남으로 도망쳐서 남송을 건국하게 된다. 오늘날의 강남에 해당하는 이 지역은 풍부한 생산력으로 금의 침략에 버틸 기본적인 체력을 비축 할 수 있었다. 거기에 불세출의 명장 악비가 등장한다. 그야말로 추풍낙엽처럼 쓰러지던 송나라 군은 악비가 지휘를 하면서 반대로 금을 상대로 연전연승을 한다. 남송에서 계획만 잘 세웠다면 북벌을 통해 전세를 역전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악비를 죽게 한 것이 바로 진회다. 갖은 모략으로 군 지휘관에서 끌어내리는 것도 모자라 역적의 죄명을 씌워서 죽인 것이다. 우리의 이순신 장군이 생각나게 하는 일이다. 그래서 진회는 그 이후로 대역적의 비난을 계속 듣고 있다.


이밖에도 나라를 망치거나 망하게 하거나 그야말로 규모면에서 어마어마한 역적질을 한 간신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 여기서 우리가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이 간신은 그 모습을 이름만큼 보여주고 있는 거지만 그런 것을 허용한 사람이 누구냐는 것이다. 바로 황제다. 충분히 간신을 처치 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이용한 것도 있다. 악비를 죽이게 한 진회의 경우 당시 황제였던 고종이 악비를 두려워했기에 적극적으로 살리지 않았다. 그 뜻을 알았기에 진회도 마음껏 모함을 한 것이고. 왕조 시대의 간신은 그 자체만 악했던 것이 아니라 그를 기용한 결정권자 즉 왕이나 황제도 충분히 부패하고 악의 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우리 나라도 나름의 간신 목록이 있다. 그 중에서도 최악은 역시 조선을 망하게 한 이완용을 필두로 한 여러 친일매국노들이다. 역사란 것이 늘 좋은 일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조선이 일제에 의해 망하고 수 십년 동안 일제에 많은 고통을 받을 수는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게 만든 간신 매국노들을 처단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다시 그런일을 겪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청산을 하지 못했고 이어서 독재 정권이 들어서서 더 많은 과오들이 쌓이게 되었다. 거기에서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다. 결국 간신들이 자신이 잘못해도 크게 벌 받지 않는다는 것을 마음속 새기게 되고 또 다시 악독한 일을 저지를 수도 있는 것이다.


왕조 시대와 민주 시대는 다르다. 지난날의 매국노 같은 노골적인 간신은 잘 안 보인다. 그러나 간신은 간신이다. 나타내는 모습은 다를지언정 기본은 같다. 자신의 사리 사욕을 채우려는 욕망이 누구보다 강하다는 것. 자신과 그 족속만이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그런 초이기적이고 비양심적인 모습. 시대를 막론하고 나타나는 그들의 행태다. 지금 시대에 이런 간신들이 많이 나타나면 결국 국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력 자체가 떨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또 고통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간신은 대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욕심의 크고 작음이 있을 뿐이지 우리 주위에도 간신같은 행태를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다 없앨 수는 없겠지만 최대한 억제를 해야 한다. 특히나 권력을 가지는 자리에 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간신론에 이어서 간신전을 통해 참과 거짓을 구별할 균형적인 시각을 조금이라도 갖게 된다면 이 책을 읽는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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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론 간신
김영수 지음 / 창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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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는 수 많은 위인과 영웅이 있다. 그들에 의해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건졌고 또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역사에 그런 일만 있었던가? 아마 위인들에 의해서 산 사람 보다는 악인들에 의해서 죽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다.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데는 열 충신도 모자라지만 나라를 망치는 데는 한 사람의 간신으로 족하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나쁜 사람의 영향력이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간신은 기본적인 뜻 풀이를 한다면 간악한 뜻을 가지고 사람을에게 해악을 끼치는 인물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다. 지난 왕조 시절에는 충신에 대비되는 신하로 간신이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현대의 공화국에서도 공무원 중에 국민을 위하지 않는 사람은 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역사상 최악의 간신이라고 한다면 누구일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이완용' 이라고 할 듯 하다. 그는 일제에 조선을 넘긴 을사 늑약의 첫째 가는 간신배이고 많은 선량한 사람들을 사지로 몬 악독한 위인이다. 그 자신이 당시 조선 왕가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고 하지만 그 진의는 나중에 일제로부터 막대한 혜택을 받고 조선 민중들의 독립 의지를 끝내 외면한 것에서 거짓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처럼 간신은 자신의 사리 사욕을 위해서 거짓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역사상에 이완용이가 하나 였을까. 슬프게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너무나 많았다. 이완용은 머리 자체가 똑똑해서 너무나 많이 해먹었기에 악명을 떨치고 있는 것이지 그에 못지 않은 간악한 무리는 많다. 대체 이런 간신들이 왜 그렇게 많았을까. 그 근본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지은이는 오랫동안 연구를 해 왔고 이제 간신에 대한 여러 논리를 집대성한 책을 냈으니 바로 간신 3부작이고 이 책은 이론적인 면에서 간신을 설명한 1부이다.


간신은 기본적으로 더 많이 가지고자 하는 삐뚤어진 욕망을 가진 인간이 권력을 가졌을때 나타나는 현상이란 생각이 든다. 보통 평범한 사람들이야 욕심을 더 부려도 영향력이 그 주위에 제한적으로 나타나는데 권력을 가진 간신이 탐욕을 가진 다면 그 해악은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끼치는 것이다. 그러기에 간신이 권력을 쥐어선 안되고 권력을 가졌다면 바로 뺏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체 간신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런 간신에 대한 제대로 설명이 된 책이 의미가 있다.


이번 책은 기본적으로 간신에 관한 이론을 설명하고 있다. 간신의 개념 정의에서 부류, 특성, 역사, 해악과 방비책, 역대 기록 등을 살피고 있는데 우선 간신의 개념부터 상세히 설명한다. 간신이라는 한자에 얽힌 내용을 하나 하나 설명하고 있고 관련 용어도 검토하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이미 청동기 금문이나 서주시대에 '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그 오래전에 부가 많지도 않던 시절에 이미 선을 넘어선 간의 존재가 있었다는 것이다. 


책은 간신의 어원 설명에 이어서 시대적으로 진전되는 간신에 대한 정의를 이야기 하는데 그 정의의 개념이 더 넓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늘날에 와서는 간신의 해악이 생각 이상으로 광범위하게 끼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력과 군사력을 약화시킴은 기본이고 그렇게 약화된 상태에서 생산 기반을 파괴하고 사회간접자본이 파괴된다. 결국 공직 사회가 부패되면서 법치와 국가의 기강이 무너지게 된다. 끝내는 사상과 교육이 타락하게 되니 이 정도면 나라는 그냥 망할 수준이 되는 것이다. 책은 왜 그렇게 간신이 활개치게 되었는지를 설명하면서 어떻게 하면 그 패악을 줄일 수 있을까도 소개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간신이 정말 집요하면서 끈질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간신을 박멸하기는 어려워도 그 수를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나라에 간신이 넘쳐 날때 그것이 곧 망조의 길이다. 지난 우리의 역사를 봐도 조선이 망한 큰 이유 중의 하나가 간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부역한 친일 매국노들을 해방 후에 제대로 단죄를 하지 않았기에 이후 현대사에 많은 비극이 있었던 것이다. 그 시절에 비해서 나라가 많이 민주화 되긴 했지만 간신은 더 교묘해져서 살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야 하겠다.


책은 제목처럼 간신에 관한 기본적인 이론을 다루고 있다. 평소에 알고 있던 내용을 더 자세하게 알아가는 느낌이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간신이 존재한 것을 보면 인간의 탐욕은 참 질기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론적인 부분이 길게 이어지기에 조금 지루한 면도 있었고 내용이 좀 산만한 면이 있어서 이론 부분을 좀 명확하게 정리했으면 더 좋았겠단 생각도 해 봤다.


역사에 좋은 영향력을 끼친 위인을 알아야 하지만 대표적인 악인 간신들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런 사람들이 다시 나타나는 것을 방지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간신에 대한 내용을 집대성한 간신 3부작이 의미가 있다. 실제 대표적인 간신과 그들의 행적을 다룬 2부, 3부가 기대된다. 권말에 간신 측정 지수 측정을 위한 설문이 있는데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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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 1 - 유럽의 등불이 꺼지다 궁극의 전쟁사
곽작가 지음, 김수박 그림 / 레드리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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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간의 전쟁은 동네 아이들의 싸움같이 단순한 이유로 일어나는 경우는 잘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계기가 되는 일 때문에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처럼 보여도 그 이면에 이미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악화된 상황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확! 하고 폭발하듯이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기에 전쟁이 어떻게 일어났는 가를 이해하려면 그 이면에 일어난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


제1차 세계 대전은 '대전' 이라는 이름이 붙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전쟁이다. 그전에도 여러 나라들이 참전한 전쟁은 많았지만 대전이라는 이름이 붙진 않았다. 이 전쟁은 그 전에 있었던 어떤 전쟁 보다 더 많은 국가와 민족들이 참전을 했고 여러 대륙에 걸쳐서 일어난 그야 말로 '세계 대전' 이라는 이름에 딱 맞는 전쟁이었다. 사상자도 엄청 나서 인류는 이런 종류의 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 시작하기도 했다. 


사실 우리에게는 그 이후에 일어난 2차 대전이 익숙하고 좀 더 많이 안다. 2차 대전으로 일제의 압제에서 벗어났고 해방이 되었고 1차 대전 때는 일제에 신음하고 있을 때여서 조금 먼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2차 대전도 결국 1차 대전의 연장선에서 일어난 전쟁이라는 점에서 1차 세계 대전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 1차 세계 대전은 이른바 '사라예보 사건'으로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암살당하는 사건으로 일어났다고 알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전쟁이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상황이 악화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사라예보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결국 전쟁은 일어났을 것이다. 어찌 보면 반전파였던 황태자만 억울하게 죽었다고 볼 수 있다.


책은 처음에 어떻게 전쟁이 일어나게 되는지 그 과정과 당시 여러 나라들의 사정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진짜 얽히고설키고 꼬이고 꼬인 상황에서 일어난 전쟁 같았다. 전쟁의 중심에는 물론 독일이 있다. 독일이 일으켰으니까. 그런데 왜 독일이 전쟁을 일으켰을까. 

사실 독일 지역은 오랫동안 분열되어 있었다. 작은 국가들의 느슨한 연방제 비슷하게 있었는데 이것이 나폴레옹 전쟁을 거치면서 민족주의가 일어나고 그 중에 프로이센이라는 강력한 군대의 나라가 결국 독일 통일을 하게 된다. 여기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그 유명한 비스마르크다. 


그런데 전쟁 좋아할 것처럼 보였던 비스마르크는 통일 독일 제국까지만 바랬지 더 큰 '확장'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식민지를 과하게 추구하지 말고 양쪽에 적을 두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독일의 위치나 상황으로 봤을 때 현명한 정책이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독일 황제 빌헬름 2세가 집권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진다. 그는 비스마르크와는 달리 확장을 원했고 나라에 군국주의적인 분위기가 거세졌다. 이런 가운데 다른 나라들도 호전적인 분위기가 일어나면서 유럽은 일촉즉발의 위기가 계속되었다.


전쟁은 크게 봐서 독일 ,오스트리아로 대표 되는 세력에 세르비아가 덤볐는데 그 뒤에는 러시아가 있고 또 거기에 옛 영광을 다시 재현하려는 오스만 제국이 참전하고 유럽의 강자 영국과 프랑스도 가만 있지 못하게 되면서 전 유럽이 전화에 쌓이게 된 것이다. 


책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각 국가의 상황을 설명하면서 전쟁으로 치닫게 되는 분위기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전쟁이 일어나면서 독일이 어떻게 전쟁을 치루게 되는지 그 초반 전술은 어떤 것인지 이야기 하는데 숙적인 프랑스로 진격하면서 바로 공격하지 않고 네덜란드나 벨기에로 우회해서 진군하는 것을 보여준다. 프랑스 국경에 강력한 군대가 있는 것을 피해서 빠른 행군으로 프랑스를 점령한 다음 러시아와 한 판 붙으려는 것이 전체적인 구상이었는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전술이어서 초반에 프랑스가 밀리게 된다. 


독일이 강한 나라였고 상대의 의표를 찔러서 초반 승기를 잡긴 했지만 다른 나라들이 마냥 무력하진 않았다. 영국도 참전하고 무능할 것 같았던 러시아도 은근한 저력을 보여주면서 점점 독일의 구상이 틀어지게 되는 것을 잘 나타내준다. 


1차 대전이 단순하게 규모로만 대단했던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없던 전쟁이란 것이 더 큰 문제였다. 바로 근대 국가가 최신 기술을 총동원해서 그야말로 죽기 살기로 싸운 전쟁이라는 것이다. 그러기에 그 파괴력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고 그 어떤 전쟁보다도 사상자가 엄청나게 생기게 된다. 책에서는 그 전에 보지 못했던 전차나 잠수함 같은 대량 살상 무기에 대해서 잘 설명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통해서 발달한 군수 산업의 결과물일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아주 세세하게 파고 들면 더 많은 내용이 나올 수 있겠지만 일반 독자들 입장에서는 이 책의 내용만 알아도 1차 세계 대전의 원인과 과정, 결과까지 잘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잡한 전쟁 전후의 사정을 핵심을 뽑아서 쉽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잘 편찬했고 무엇보다 만화라는 형식을 통하기 때문에 직관적으로 이해가 간다. 생각보다 그림에 포함된 글 내용이 적지 않아서 이야기가 풍부하다. 이제 전쟁은 시작됐고 초기 전투가 일어나고 있는데 과연 후반전은 어떻게 될지 다음 편이 기다려진다. 평범한 독자들에게 1차 세계 대전은 이 시리즈만 읽어도 될 정도로 잘 짜여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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