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유령들 펠릭스 캐스터 3
마이크 캐리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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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시! 책을 다 읽고 나서 외친 한마디 감탄사.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재미를 선사한 책이라는 뜻이겠다. 대체 작가의 이야기 생산력은 어디까지일까를 상상하게 된다랄까. 이미 이 시리즈가 주는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있었지만 그 기억이 사그라질때쯤 나온 후속작이라니. 아무튼 기대하는 만큼의 맛을 보여준거에 대해서 대만족이다.  

주인공인 펠릭스 캐스터는 퇴마사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도 퇴마사라는게 존재하지만 진짜 퇴마를 해야할 유령이나 귀신이 있는가는 공식적으로 인정된바가 없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유령이 존재하고 그 존재를 퇴마하는 퇴마사도 당당한 직업인으로 활동하는걸로 배경이 그려진다. 유령이 활보하는 세상이라니. 게다가 좀비까지 있단다. 조금 으스스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령은 온순(?)하고 자신의 묘에서만 있을뿐이고 소수의 문제있는 유령이 있는데 그들을 잠재우는 역할을 하는게 우리 주인공의 할일이다. 그런데 캐스터는 특이하게도 틴휘슬이라는 악기를 이용해서 음악을 연주함으로써 퇴마를 한다. 음악이 일종의 레이저광선총쯤 된다고나 할까. 퇴마의식에서 음악이 중요한 장치로 쓰이는 독특한 설정이 흥미를 끌게 하는데 이번편에서는 틴휘슬뿐만 아니라 드럼과 북등의 악기까지 등장해서 좀더 이야기가 확장되고 있다. 

이야기는 두개의 사건을 큰축으로 돌아간다. 우선 동료 퇴마사인 존 기팅스의 장례식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매장을 하는 장례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존의 변호사라는 사람이 나타나서 존은 화장을 유언으로 남겼다면서 매장이 불법임을 알린다. 하지만 존의 아내는 존이 매장을 원했는데 죽기전 병으로 정상적인 의사표시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주장을 하면서 캐스터에게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은 한 여자가 남편의 누명을 벗겨달라고 찾아온다. 살인 혐의로 잡혀있는 자신의 남편이 범죄를 저지른게 아니라 어떤 유령이 살인을 하고 자신의 남편에게 죄를 뒤짚어 씌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유령이 무려 40년전에 사망한 한 여자의 유령이란다. 

이 두개의 사건을 추적해가면서 과거의 일들, 현재의 일들이 얽히고 섥히면서 거기에 여러 등장인물들의 갈등과 반목, 그리고 협력등이 버무려져서 이야기가 전개되는것이 전체적인 이야기 골격인데 그 조화가 참 절묘하게 잘 이루어져서 재미를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 시리즈를 읽을때 늘 생각나는게 유령이 실존하고 그것을 퇴치하는 퇴마사가 정식 직업으로 살아간다는 배경설정이 참 독특하다는것이다. 그 존재를 특이하게 보는게 아니라 일상화되어서 자연스럽게 인간과 유령과 좀비가 공존하고 있다는 설정이 재미있다. 책을 읽다보면 현실과 상상이 잠깐 혼동이 와서 실제 영국에서는 그런것처럼 느껴질때가 있다. 그만큼 책에서 보이는 묘사력이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고 있다고 할수 있겠다. 유령이나 좀비라는 설정 이외에는 진짜 존재하는 도시를 잘 그리고 있어서 그런것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지은이인 '마이크 캐리'가 장면 묘사를 위해서 장소도 답사하고 여러 사건이나 뉴스 같은것도 사실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꾸몄다고 하니까 더 마음에 와 닿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책은 기본적으로 '판타지'소설이지만 미스터리 소설, 탐정 소설로도 읽을수 있다. 유령이 기본으로 등장하니까 판타지가 맞지만 그 유령이 일상속에서 살아가고 유령을 매개체로 사건이 벌어지며 그 사건을 추적해가기에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볼수도 있는것이다. 그리고 주인공인 펠릭스 캐스터가 퇴마사이긴 하지만 유령과 관련된 '사건'을 추적해가는터라 탐정이라고 볼수도 있을것이다. 하나의 책에서 여러 장르의 모습을 볼수 있게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것이 이 시리즈의 큰 장점이라고 하겠다. 이번 편에서도 그런 장점은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고.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이 시리즈의 매력 원동력은 살아있는 듯이 생생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이다.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때그때 등장하는 조연들이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고 각각 특화된 성격들을 가지고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기억에 오래 남게 한다. 보통 주인공만 기억에 남고 다른  조연들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이 책의 캐릭터들은 기억력을 연장시켜준다랄까. 

좀 냉소적이고 복잡한일에 휘말리기 싫어하는듯한 주인공 캐스터지만 속정이 있고 마음 여리며 나름 의리가 있는 인물이 잘 그려진다. 주인공이라서 그렇겠지만 이 책의 매력 제 1 공신이 이 펠릭스 캐스터라는 캐릭터에 있다고 할 정도다. 진짜로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게 하니까.               

그외에도 많은 다채로운 조연이 등장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흥미있는 인물은 '악마' 줄리엣이다. 모든 남자의 몸과 마음을 다 빨아들일 정도로 초절정 유혹미녀인 그녀가 악마답게 행동하는게 아니라 캐스터와 같이 퇴마사로 활동하면서 '나쁘지 않게'행동하는 그녀를 어찌 좋아하지 않을까. 어쩌면 이 책에서 캐스터와 함께 투톱을 형성하는 캐릭터가 아닐까싶다. 나중에 이 매력적인 악마 줄리엣을 주인공으로 한 또다른 시리즈가 나오지말란법도 없을꺼 같다. 

전체적으로 참 재미나게 잘 읽은 책이다. 시리즈가 더해질수록 이야기 구조도 탄탄해지고 속도도 빠르다. 600쪽이 넘는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잘 읽히는것은 그만큼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말 아니겠는가. 만화 스토리 작가, 영화 시나리오 작가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친 지은이의 약력을 살펴보건데 그 능력이 소설로도 잘 발휘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도 이쁘게 참 잘 나왔다. 이번이 3번째 시리즈인데 각권마다 겉표지 색깔을 다르게 해서 같이 모아놓으면 구분도 되고 이쁘게 보인다. 번역도 괜찮고 편집도 잘 된거 같다. 1권부터 3권까지 한 사람이 번역하고 있는것도 좋다. 옮긴이가 달라지면 그 특유의 뉘앙스가 달라지는 법인데 적어도 이 시리즈에서는 그런 불상사가 없으니 좋다. 앞으로 나올 후속작도 같은 분이 계속 맡아서 옮겨주셨으면 좋겠다.

다만 이 재미난 시리즈를 많은 사람이 접하지 못하는게 아쉽다. 옮긴이 후기에 보면 1,2권의 판매가 그리 좋은건 아니었다고 하는데 은근 걱정스럽다. 이 시리즈가 총 6부작으로 마지막권이 올해 연말에 출간될 예정이라는데 그럼 우리나라판은 아직도 4,5,6부가 남았다는 말인데 잘 팔리지 않으면 나머지 권들의 출간도 불투명해지는게 아닌가. 재미 보장한다. 많이들 읽으시길. 계절에 관계없이 재미나게 잘 읽을수 있는 책이다. 장담컨데 아마 펠릭스 캐스터란 인물의 매력을 인정하지 않을수가 없을것이다.  

많은 분들이 읽으셨으면 해서 왠만해선 잘 안주는 별 5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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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메레르 6 - 큰바다뱀들의 땅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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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흥~ 우리 귀염둥이 용가리 테메레르가 돌아왔다. 2년만에.
지난 5권에서 테메레르의 비행사인 로렌스가 적에게 정보를 알려주었다는 죄로 반역의 오명을 뒤집어쓴채 쓸쓸히 끝나서 그 뒤가 어떻게 될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다시 왔다.

그런데 의외로 그 뒷이야기는 간단히 처리되었는데 그냥 반역죄로 사형시키진 않고 영국 식민지였던, 그러나 머나먼 외딴 곳인 오스트레일리아로 유배를 떠나게 된것이었다. 내심 그의 처지가 어떻게 되느냐에 많은 분량이 할당될듯했는데 지은이는 과감하게 그 부분은 간단하게 처리했다. 영국 정부와 로렌스측의 공방에서 테메레르의 모습이 드러날 일이 잘 없어서 그냥 그렇게 마무리 지은거 같았다.

뭐 어쨌든 테메레르로서는 또다른 대륙으로 모험을 떠나게 되었는데 이번에는 신비의 대륙이자 아주 아주 큰 섬인 오스트레일리아였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과 아프리카, 그리고 고향인 중국을 넘어서 이제는 저 남쪽의 큰땅인 오스트레일리아.
그런데 비행사인 로렌스는 비록 유배로 온거지만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비행중대를 건설하라는 명을 받고 왔다. 그래서 거기서 중대를 이룰 용알 3개도 함께 왔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도 없고 평화스러울꺼같던 그 대륙에서도 골치아픈일이 벌어졌고 이런저런 혼란속에서 용알이 하나 없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그 용알을 찾기위한 여정이 시작되는데 대륙을 횡단하는 긴 모험이 벌어지는것이다. 그전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땅에.
그리고 새롭게 진실이 밝혀지는 사건들...그러면서 로렌스의 태도도 점점 자유스런 마음으로 변하게 되고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운명은 앞길을 장담하지 못할 상황으로 발전하게 된다.

어떻게보면 이번 6편은 전작들에 비해선 박진감이 좀 떨어진다고 볼수있다. 급박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던것이 아니라 그 전쟁의 한복판을 벗어나 평화로운 곳이 배경이었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런저런 충돌이 있긴 했지만 전작들에서 보여준 스펙터클한 장면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호는 다음의 큰 이야기들을 위한 치밀한 복선이 깔린 호가 아닌가 싶다.

원래 이번호에서 테메레르시리즈는 끝나는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라 7,8,9권이 남아있다고 한다. 이야기가 확장된 만큼 배경도 더 넓어져야하는데 그것의 복선으로 깔릴 이야기들이 이책에서 펼쳐진다. 어쩌면 다른 대륙이나 다른 나라에서의 테메레르를 볼수도 있겠다.
물론 끝은 프랑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장면이 되긴 하겠지만.

시리즈가 6편으로 이어지면서 테메레르는 더욱더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면모를 보인다.
그리고 로렌스에게 보여주는 그 애정은 비록 소설이지만 무척이나 부러운 생각이 들게 할 정도다. 무엇보다 테메레르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좀더 '인간화'되어간다는것이 흥미롭다.

이성을 가졌으되 인간과는 다른 존재로 폄하당한 용인 테메레르가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이번호에서는 좀더 두드러진다. 거기에 비록 부드럽고 이성적이긴 하지만 전형적인 영국 군인이었던 로렌스의 성격이나 마음도 달라지게 된다. 어떻게 보면 테메레르가 가지는 지극히 당연한 의문에 로렌스도 귀기울이게 되고 그것이 옳다고 여겨져서 마음까지 바뀌게 되는것이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이들의 마음과 행동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론 전혀 바뀌지 않은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매번 독특하면서도 살아있는듯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 구축에 성공했던 지은이가 이번에도 새로운 캐릭터를 선보이는데 바로 용 '시저'다. 태어날때부터 말썽쟁이의 기질을 잘 보였는데 말썽만 피우는게 아니라 교묘하기도 하고 거드름을 피우기도 하는 용이다. 밉상인것같이 보이다가도 귀엽기도 하고. 암튼 미운데 밉지않게 잘 그려진거 같다.

그리고 '버닙'과 제목에 나오는 '큰바다뱀'이란 존재도 그려지는데 둘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전설상의 동물이라고 한다. 버닙은 인간도 동물도 아닌 존재지만 교활하기가 이를때 없는 무서운 존재로 그려지는데 참 특이한 캐릭터다. 그리고 큰바다뱀은 잘 활용하면 인간에게 큰 이득을 주는 존재지만 잘못 활용하면 엄청난 재난을 가져올수있는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제목까지 나올 정도의 캐릭터에 비하면 나오는 분량은 그리 큰거 같지는 않다.

이번 6권은 어떻게보면 약간 쉬어가는 편이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기자기하게 재미난 부분도 많았다. 무엇보다 테메레르와 이별하지않는다는게 제일 기뻤다. 그래서인지 좀 편하게 읽었다. 내용도 아주 긴박하고 위험한 그런 배경은 아니었으니까.
테메레르 시리즈는 아주 고약한 단점이 있는데 마지막장 책을 덮을때 바로 다음편이 기다려진다는것이다. 이제 3권이 남았다고 해서 배부르진 않다. 벌써 배고파진다.

그래서 하는말인데, 지은이인 나오미 노빅씨. 그렇게 노닥거릴때가 아니오. 얼른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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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크리스 - 거울 저편의 세계
코넬리아 푼케 지음,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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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이란건 나를 비추는 도구다. 하지만 똑같이 비추는게 아니라 반대로 비춘다. 그리고 겉은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그속에 들어있는것은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그러면서도 내안의 또다른 모습을 그려내기도 한다. 나만 보는 도구니까. 아무도 몰래 나만 볼때 내안의 모습을 그려낼수있으니까.그러기에 거울은 은근히 무섭기까지 한다.

그래서 거울이란 도구는 공포나 판타지에서 잘 쓰이는 소재다. 이것을 매개체로 여러가지 일이 일어난다는것인데 이 책은 새로운 세상,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으로 기능을 하게 된다.

제이콥. 어린 동생과 엄마와 살고 있는 아이. 그의 아버지는 어느날 식구들을 버려두고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어떤 이유도 없이 어디로 갔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제이콥은 아버지의 자취를 느끼려는듯 자주 서재에 간다.
그러던 어느날, 서재에 있는 거울이 보통 거울이 아님을알게된다. 그것은 그가 살고 있는 세상이 아닌 또다른 세상으로 들어가게 하는 문이였던 것이다. 아마도 그의 아버지도 거울을 통해서 다른 세상으로 갔으리라. 그 뒤로 제이콥은 거울 이쪽과 저쪽의 세상을 왔다갔다하면서 살아가면서 거울 저편에서는 꽤 유명한 보물사냥꾼이 된다. 

그러다가 동생과 함께 거울 저편으로 갔다가 동생 빌이 거울 저쪽 세상의 전쟁통에 돌이 되어가는 병에 걸리는 일이 발생한다. 제이콥은 빌을 정상으로 돌려놓기위해서 온갖 힘을 다하고 그 와중에 빌의 여자친구인 클라라까지 동행하게 된다. 과연 제이콥은 어떻게 빌을 고칠수있을까. 그리고 거울 저편에서 계속 살아가게 될까. 

책 내용의 가장 큰 얼개는 동생의 피부를 복구하기 위해서 고군분투 모험을 떠난다는 것이다. 그것이 현재의 세상이 아닌 판타지의 세상이라서 여러가지 일들이 일어나는게 그게 참 독특하고 재미난 것이 많았다. 일단 거울 저편의 세상은 현재 인간의 세상과 크게 다른건 아닌데 결정적인 차이는 마법이 통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법을 통한 여러가지 장치들이 흥미를 끌었는데 상대가 누구던 사랑하게 하는 마법의 물이라던지 몸을 숨기게 하는 달팽이액, 금화가 나오는 나무나 반지 같은것 말이다. 무엇보다 기존의 알고있는 동화를 비틀어서 영 묘한 느낌의 결과가 나오는게 재미있었다. 예를 들면 백설공주이야기에서 원래는 왕자가 뽀뽀를 해서 깨어나서 행복하게 사는거였는데 이 책에서는 왕자는 커녕 아무도 오지 않아서 수백년동안 공주가 누워만 있다는 그런거였다. 물론 그 소재 자체가 글 내용 전개에 중요한 모티브로 작용하기에 그냥 웃고 지나칠순 없는 부분이긴 했다. 

전체적으로 판타지 소설에 어울리는 전개와 다양한 소재의 결합으로 재미나게 잘 쓰여진 작품이었다. 다만 청소년용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전개가 좀 단촐한 면이 있고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덜한 면이 있었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구축도 그리 선명하지 않아서 아쉬운 면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과 완전하게 다른게 아니라 비슷하면서도 특이한 세상을 배경으로 삼은것은 좀더 현실감있으면서도 편한 느낌이 들게 했고 거울의 양 세계라는 설정은 더 많은 일들이 일어나게 하는 장치인거 같다. 주인공의 남은 시간이 1년 남짓이라는것에서 이야기가 끝난걸로 봐서 후속작이 나올꺼 같았다. 동생의 여자친구인 클라라와의 관계도 앞으로 새롭게 발전할꺼 같고 동생의 피부를 돌로 변하게 했던 고일족과 마녀의 존재도 해소되지 않았기에 후속작에서 좀더 활발하고 박진감 넘치는 모험담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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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사들
레브 그로스먼 지음, 박산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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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소설. 마냥 상상의 이야기라고 치부할수는 없는 장르다. 인간이 발전을 해 나가는 여러가지 요소중에 하나가 상상력이라할수 있는데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떤것이지만 그것을 갈구하는 그런 과정중에서 발전해나가는것이 아닐까 싶다.

판타지 소설은 그런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나타내는 이야기인데 그런 판타지 장르에서 오랫동안 이야기되어온것이 바로 '마법'과 관련된 것이다.
사실 지금 현대 문명을 과거로 가지고 돌아간다면 옛날의 관점에서 보면 마법과 요술을 부리는걸로 보일것이다. 이미 그 옛날부터 인간은 인간이 할수없는 능력에 대한 동경같은것이 있었다. 그래서 두려워하면서도 가지고 싶어했던 능력이 바로 마법이라는 것으로 나타난건데 이미 문학에서는 주요한 주제로 등장했다.

최근만 봐도 마법을 주요 소재로 쓴 '해리포터'시리즈가 큰인기를 끌었고 또다른 마법과 관련된 책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마법이라는 소재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화수분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이번에 새로 나온 이 책, '마법사들'도 바로 마법을 쓰는 마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기존에 나온 책들은 어떻게보면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두루 읽게 나온 작품이 많았다. 판타지라고 해서 어른들이 안 읽는것도 아닌데 일단은 청소년 이하의 어린 나이층에 촛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던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일단 방향 자체가 '어른'을 위한 책이란다.
읽어보니 과연 좀더 깊고 어두운 면이 보이면서 어린 친구들이 읽기엔 좀 진도가 안 나겠단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인 내용은 주인공이 마법사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제목도 마법사들이겠지.
주인공인 쿠엔틴은 2등이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공부 잘하는 수재인 17살 소년이다. 대학을가기위한 면접을 보러갔다가 원래 가고자 했던 현실속의 대학이 아닌, 마법대학을 가게 된다. 알고봤더니 그 대학은 전세계의 똑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마법대학에 입학시킬지를 시험하고 있었고 쿠엔틴은 거기에 합격한것이었다.

현실생활에서는 공부이외엔 따분하고 지루한 생활로 우울증 소년이었던 쿠엔틴은 마법학교에 들어오면서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한다. 물론 엄청난 양의 마법공부에 고생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사이에서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익혀나가게 된다.

그 지겹던 현실생활에서 쿠엔틴을 지켜준 유일한것은 판타지 소설 '필로리 앤더퍼더'였는데 그것에 대한 동경은 마법학교에 들어가서도 잊지 않았다. 그런 마음의 결과물인지 쿠엔틴은 '필로리'가 소설속에서만 있는것이 아니라 실존한다는것을 알게 되고 필로리를 찾아서 또다른 여행을 하게 된다.

어떻게보면 마법사가 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라고 할수도 있는데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러 갈등이나 고뇌, 슬픔,기쁨 등이 마법이라는 소재와 함께 잘 그려지고 있는 재미난 소설이었다. 이 책에서는 '필로리'라는 책속의 책이 등장하는데 판타지 속의 또다른 판타지라고 할수있겠다. 이중 판타지인셈인데 그런 구조가 좀 재미나게 느껴졌다.

그리고 마법학교가 완전 따로 떨어져있는것이 아니라 현실속에서 존재하는데 다만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마법을 써서 보통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게 하는 설정이 좋았다. 그리고 특별한 학교가 아니라 많은 대학교중에 마법을 가르치는 특수목적대학같은 생각이 나게 이야기를 끌어나가서 다른 판타지 소설에 비해서 좀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했다. 그만큼 좀 더 편하게 와 닿았다고나 할까.

책의 후반기에는 '필로리'를 찾아가면서 겪게 되는 여러 모험들이 나온다. 판타지 마법소설에서 보이는 '악당'들과 싸워서 헤쳐나가는 장면도 나온다. 전체적으로 여러 요소들을 한 내용속에 적절하게 잘 혼합된 느낌이다. 책분량이 좀 많고 책 초반부의 마법학교 이야기가 진행이 느려서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좀더 현실적인 마법사 이야기에 빠지게 될것이다.
상상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스스로 마법학교 학생이 되어 있다고 믿을수도.

어른을 위한 판타지 소설 '마법사들'. 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하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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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목걸이 펠릭스 캐스터 2
마이크 캐리 지음, 김양희 옮김 / 노블마인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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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어떡할까. 책을 읽어내려가기 한 100여쪽이 넘어갔을때 생각했었다. 다음날 회사에 가서 졸던한이 있더라도 이 책 끝까지 읽어, 말어? 책을 덮어두고 몇분간 고민했더랬다. 그런데 잠이 와야할 시간에 잠은 안오고 책은 강력하게 유혹하고 있으니 어찌 이길수 있을까.
에라 모르겠다하고 읽어내려가다보니 어느새 새벽을 가르는 첫 시내버스의 경적소리에 책을 덮게 된 작품. 바로 이 '영혼의 목걸이'이다.
그냥 책을 계속 읽을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고나 할까.

전편인 '돌아온 퇴마사'에서 본격적인 등장을 했던 주인공 펠릭스 캐스터가 이제 그 날개를 활짝펼치고 종횡무진 활약을 하게 되는게 바로 이 책 '영혼의 목걸이'이다. 첫째권에서는 펠릭스가 등장해서 분위기를 잡는 첫 무대라서 캐릭터 구축에 좀더 중점을 뒀다면 2권부터는 캐스터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된다. 아마 가면 갈수록 그의 행동반경이 더 넓어지지 않을까도 싶다.
직장인에게 참으로  소중한 '잠'을 희생하면서까지 읽게 만든 이 책의 원동력은 무엇보다 재미난 이야기에 있지만 단순히 재미만 있다고 책에서 손을 놓지않는게 아니다. 개연성있으면서도 논리적이고 빠른 전개, 그리고 길고 짧음이 리듬감있게 반복되는 구성력, 바로 옆에서 보는듯 생생하게 잘 구축된 캐릭터등이 뒷받침 되어야 책에서 눈을 뗄수가 없게 되는거고 그런면에서 이 책은 합격점을 받았다고 할수 있을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환상소설, 즉 판타지장르에 속하는 책이다. 유령과 좀비가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있는 인간과 함께 살아간다는 점은 분명 판타지다. 그러나 현실적인 세계를 배경으로 하기에 그들의 존재가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단순한 판타지물이 아닌 액션과 미스터리가 함께 어우러져서 참 매력적인 이야기로 탄생했다.

이야기는 주인공 캐스터가 어떤 의뢰를 맡는것에서 시작된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아달라는것. 어떤 사람에게 '납치'당한. 사립탐정도 아닌 퇴마사 캐스터에게 왠 미아찾기? 그러나 그럴수밖에 없는것이 그 아이는 이미 죽어있었다! 미아찾기 수사는 어떻게보면 한가지 축이었다. 진실에 다가가는 다른 축들이 있는데 한가지는 또다른 퇴마사인 줄리엣의 의뢰아닌 의뢰였다. 그녀의 어떤 일에 같이 조사할것을 제안받은것이었다. 이것이 다른 축이다.
그리고 미아찾기를 하는 캐스터를 공격하는 미지의 생명체들.이 또한 또다른 축이다.
이런 여러가지 안개에 쌓인 일들이 결국 하나로 수렴되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이 책의 전체적인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현재의 인간 세계와는 다른 설정을 해서 판타지이긴 해도 현대적인 배경을 깔고 있어서 판타지속에 현실적인 미스터리와 액션등이 잘 혼합된것이었다. 다른 장르를 연상하게 할 그런 사건전개로 인해서 이 책이 더욱더 흡입력있는 소설이 된거 같았다. 600여 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양이지만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사실을 조금씩 조금씩 벗겨내면서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이야기를 추적하게 하는 것은 지은이가 그만큼 재미나게 글을 잘 썼다고 하지 않을수 없었다.

이야기구조가 탄탄한것이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점이지만 그 이야기를 살아있게 하는것은 역시나 캐릭터다. 그런데 주인공인 펠릭스 캐스터는 바로 엊그제 지나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지면서도 바로 옆에서 보는듯이 생생하고, 원래 알고 있던 사람처럼 따뜻한 느낌이 들게 한다. 그의 건들건들한 성격이나 약속한 것을 끝까지 지킬려고 하는 의지등이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잘 나타냈다고 볼 수 있었다. 물론 이번책에서 중요한 조연으로 출연하는 여러 캐릭터들도 참 가까운 느낌이 들 정도로 묘사가 잘되었다. 특히나 '데몬출신' 퇴마사 줄리엣은 영화로 나오면 어떤 사람이 그 역을 맡을까가 궁금해질정도로 매혹적인 캐릭터였다.
그리고 캐스터의 '좀비' 친구 니키 또한 독특하면서도 웃음짓게 하는 재미난 캐릭터로써 이야기의 활기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지은이인 '마이크 캐리'는 이미 유명한 만화 스토리 작가라고 한다. 만화를 읽어봐서 알겠지만 재미난 만화에 탄탄한 이야기만큼 중요한 요소가 또 어디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이야기가 참 내공이 단단하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그리고 아무래도 소재의 제한이 없는 만화라는 장르에서 오랜기간 수련해온만큼 소설쪽에서도 독특하고도 재미난 이야기를 꾸밀수 있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니깐 좀더 현실적인 면이 많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상상력은 보통이 아닐꺼 같다.

기대한것보다 더욱더 매력있는 이야기 펠릭스 캐스터 시리즈. 잠을 포기하고 읽어도 기분 좋게 읽을수 있는 재미난 작품이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건들거리면서 유령 쫓으러 돌아다닐지 궁금하다. 얼른 다음 시리즈가 나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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