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우정으로 1 스토리콜렉터 102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전은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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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타우누스 시리즈가 나왔다. 그런데 시리즈가 새로 나온 것도 반갑지만 작가 이름이 더 반갑다. '넬레 노이하우스'.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간된 시리즈인 '백설 공주에게 죽음을' 이후로 독일 장르 문학의 선두주자로 이름을 떨쳤지만 이제는 그냥 작가 이름 자체로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른 스릴러 작가와 차별 되는 재미와 완성도를 보여주기 때문에 독일 작가라는 것 이전에 그냥 이름만 봐도 눈길이 가는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나온 책은 출판계와 관련된 내용이다. 출판사, 편집자, 에이전시, 아트디렉터, 영업자 등 출판쪽 일들이 잘 나와서 이 책을 펴낸 출판사도 흥미롭게 여기지 않았을까. 독일과 우리나라는 출판계가 다르긴 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비슷할테니까 말이다. 이야기 소재나 배경이 출판사와 출판쪽 관계자가 나와서 신선하면서 흥미로왔다.


이야기는 빈터샤이트 출판사에서 30여년 일하다가 해고된 한 편집자가 연락을 받지 않는 데서 시작된다. 강력반 피아 형사가 이 편집자의 집을 찾아가는데 집안에는 편집자의 아버지만 있을 뿐 다른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연이어 발견되는 핏자국과 의심스런 정황들. 결국 단순 실종 사건이 아니라 살인 사건으로 밝혀지고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망자는 '하이케 베르시'. 빈터샤이트 출판사에서 오랫동안 일한 편집자인데 알고 보니 걍 폭군이었다. 능력이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자신이 마음에 안 들면 독설은 기본적이고 갖은 욕과 조롱, 무시가 일상인 사람이었다. 그러니 그에 대해서 원한을 가진 사람은 엄청 많을 듯. 모욕을 당해서 그를 살해하고 싶을 만큼 화난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닌 것이다.


“(…) 하이케 베르시는 방송마다 살인 동기를 ‘대량으로’ 만들어냅니다.” 그가 메모를 보며 말을 이었다. “말하는 데 주저함이라고는 전혀 없고, 무자비할 만큼 인신공격적입니다. 예를 들어 범죄소설 작가 스벤 클리체크를 ‘멍청’하고 ‘재능이 없다’라고 표현했고, 다른 책들을 ‘이루 말할 수 없이 유치한 쓰레기’라거나 ‘미련한’, ‘불쌍한’ 또는 ‘구역질 나는’, ‘고문’, ‘독자 모욕’이라고 했습니다. 호세 쿠에뇨의 신작을 읽는 것과 생선 식중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썩은 생선을 먹겠다고 한 적도 있어요.” (126쪽)


사실 사회에서 인성은 개차반인데 실력이 있다고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제법 있다. 베르시 같은 사람도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능력은 확실히 있었으니까. 게다가 발행인은 사업적 재능이 없어서 베르시에게 전권을 쥐어준 결과 그렇게 오랫동안 독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발행인이 바뀌고 새로 바뀐 발행인은 출판사의 방향을 바꾸려고 했다. 거기에 베르시가 적절치 못한 방법으로 반응을 했고 바로 해고를 당했다. 그 이후에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베르시가 회사를 나가면서 여러 피해를 입혔지만 가장 큰 것은 자신이 관리하는 작가의 치부를 드러 낸 것이었다. 그것도 자신이 개입한 일을 작가 자신이 저지른 일로 왜곡하면서. 당연히 작가는 분노할 수 밖에 없었고 베르시를 만난 것까지 확인이 되었다. 어찌 보면 가장 유력한 용의자였지만 수사 결과 아닌 것으로 밝혀진다.


사건이 미궁에 빠질려는 찰라 베르시가 시신으로 발견된다. 거기에 베르시와 친한 사이였던 출판사 직원 '알렉산더 로트'도 자전거 사고 후유증으로 사망한다. 점점 사건이 확대되고 복잡해지면서 흥미롭게 전개가 된다. 이 사건을 담당하는 강력 11반 형사들도 각자의 영역에서 하나씩 하나씩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사건의 실체에 조금씩 접근해 간다.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간단한 사건으로 보이지만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뭔가 숨겨진 것이 있고 그것이 수 십 년 전의 일과 연결이 되고 또 은폐, 조작이 되면서 현재에 툭 튀어 나온 모양새가 된다. 책 후반부에 과거의 일과 연관이 되는 소재가 등장하게 되는데 그것이 아마 2부에서 중요한 실마리로 작용할 듯 싶다.


책은 참 재미있다. 읽다 보면 은근 전개도 빠르고 흥미롭게 흘러가는데 사실 내용적으로 시간이 휙휙 지나가는게 아니다. 소제목이 9월 6일 목요일, 9월 7일 금요일 이렇게 흘러간다. 아니 그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하루밖에 안됐어? 라고 생각이 드는게 당연하다. 이야기가 재미있다 보니 몇날 며칠이 흐른 것 같아 보이는데 고작 하루다. 사실 넬레 노이하우스 작가는 시간이 막 지나가는 스타일이 아니라 작중 시간은 느리다. 하루의 시간이지만 세밀하면서 정밀하게 그리고 있지만 느리지는 않다. 하루의 일이지만 속도감 있고 재미있게 전개를 시켜서 그리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이러한 시리즈는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가 정도만 알면 시리즈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괜찮다. 큰 틀에서 형사 두 명이 범인을 잡는 것이니까. 그러나 시리즈 첫번째부터 읽으면 확실히 각 캐릭터들의 서사가 조금씩 쌓여서 나중에는 큰 캐릭터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책 내용 중 각 등장 인물들이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전의 작품에서 있었던 일들을 소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리즈를 연결하고 있다.


주인공 형사인 '올리버 존 보텐슈타인' 과 '피아 산더' 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능력있는 콤비가 그렇듯이 서로를 신뢰하면서 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한다. 아마 일적으로는 부부라고 할 수도 있을 정도다. 이들이 합이 척척 맞아가면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합리적으로 잘 그려지고 있어서 책이 재미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위 인물들도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전체적으로는 성장하는 강력 11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도 해서 좋다. 시리즈 열번째 작품이고 책이 나온지 10여년이 되었으니 그만큼 이야기 속의 인물들도 작가도 성큼 성장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이야기 후반에 이 책의 제목과 같은 '영원한 우정으로' 라는 원고가 등장한다. 아직 출판되지 않은 원고 상태의 내용물인데 이것이 하나의 큰 실마리로 작용 할 듯 싶다. 과거의 인물들에게서 현재로 이어지는 얽히고 섥히는 이야기가 2부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듯 해서 기대가 된다.

역시라는 생각과 작가의 이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는 책이었다. 작가 넬레 노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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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 마땅한 자
마이클 코리타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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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코리타는 다른 스릴러 추리 작가에 비해서 비교적 직관적인 내용을 쓰는 작가다. 아주 복잡한 전개를 하지 않고 반전도 강하지 않으며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이야기인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별 내용 없네 하면서 읽는 순간 이야기에 빠지게 한다. 책 읽고 나서는 '거 묘하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이야기 자체가 크게 대단한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은 평범함 속에서 탄탄한 이야기를 잘 구축하기에 흥미롭게 읽게 되는 것이다.


지난 작품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에서도 그렇게 복잡한 소재는 아니었다. 우리편과 악당이 그냥 눈에 보였다. 악당을 어떻게 피해서 결말에 이르는지가 중요 지점이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하다. 악당이 쫓아오고 그 악당을 피해서 달아나다가 어떤 결심을 하게 되는 식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리아 트렌턴. 사실 리아는 죽음을 위장한 채 다른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다. '코슨 라워리'라는 악당과의 악연때문에 살아 있어도 살아 있음을 들키면 안된다. 이것은 모두 다 가족을 위한 것이다. 남편과 아이 둘을 살리기 위해서는 리아가 죽었어야 했다. 만일 그녀가 살아 있다면 라워리는 그녀의 가족을 위협하는 것은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리아는 모종의 '위장 살인'을 통해서 세상에서 사라져버렸다.


그렇게 살아가던 리아에게 안 좋은 소식이 날아든다. 그녀의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고 아이들만 남겨졌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딸에게 리아의 비상연락망을 연습시켰던 그려의 남편. 

이제 라워리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진 것이다. 아이들에게 엄마는 죽은 것으로 되어 있었기에 다시 이들을 만난다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보다 그녀가 모습을 드러낸다면 틀림없이 라워리의 추적이 시작될 것이다. 그렇다고 애들끼리만 살아가라고 놔 둘 수 있을까.


엄마는 엄마다. 어떤 위험이 닥치더라도 아이들을 데려와 가정을 회복하기로 했다. 물론 틀림없이 다가올 죽음의 위협에 대처할 방법도 생각 했다. 하지만 라워리는 더 빨랐다. 잔혹한 암살자들을 보낸 것이다. 리아는 그저 정신없이 쫓기는 수 밖에 없었다. 다만 믿을 구석이 하나 있었던 것이 그녀의 가족을 보호해 줄 킬러를 고용한 것이다. 댁스 블랙웰. 이 속을 알 수 없는 남자가 리아를 보호해서 악당을 처치 할 수 있을까. 아니 블랙웰이 나중에 배신을 하지 않을까. 


그러나 결국 리아는 깨닫게 되는데 이 싸움은 내가 죽던 라워리가 죽던 둘 중의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란 것이다. 이제 도망은 신물난다. 한판 붙자. 죽던 살던 끝을 내자. 리아가 중대 결심을 하게 되고 이야기는 끝을 향해 달려간다. 


책에서는 자식을 위해 죽는 엄마는 좋은 엄마가 아니고 자식을 위해 살인도 불사하는 엄마가 좋은 엄마라고 나온다. 맞는 말이다. 엄마는 언제까지나 살아 있어야 하지 죽어서는 안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자식들을 안고 끊임 없는 킬러의 추격을 따돌리고 살기도 어렵지만 근본적인 해결 즉 살기 위한 살인을 하는 것은 더 어렵다. 그런 만큼 주인공의 결단은 강인하면서도 용기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야기는 시원하게 전개가 된다. 말 했듯이 복잡하고 색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소재에 평범한 줄거리지만 책을 읽으면 금방 빠져들게 된다. 속도감 있으면서도 구조가 탄탄하다. 현실감있는 내용이라서 더 흡입력있게 읽게 된다. 이야기가 영상화되기 좋은데 안 그래도 영화화가 확정되었다고 한다. 전작도 영화로 나왔었는데 작가가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책을 쓰는게 아닐까 하는 정도다.


스릴러 소설도 여러 종류가 있다. 소재가 독특하거나 전개가 반전이 많다던가 아니면 플롯이 복잡하다던가 장면이 잔인하던가 등이 있는데 그런 경우는 상대적으로 무거워서 진도가 잘 안 나갈 수도 있다. 그런데 마이클 코리타 이 작가의 책은 그리 어렵지 않다. 덜 복잡하기에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워서 싱거운 것 아닌가 하는데 그렇지 않다. 뻔한 이야기라도 인물이나 사건을 완성도 있게 잘 연결시켜서 읽기 편하다. 


그래서 너무 잔인하지 않고 너무 복잡하지 않은 스릴러를 즐기기에 딱 맞는 작가다. 사실 초기작들은 개연성이나 전개가 좀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연륜이 쌓여서 그런지 착 감긴다.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면 바로 권할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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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12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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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아름답고 망가진 걸 좋아해요. 당신처럼. 나도 조금 망가졌고.'

-'칼' 674쪽-

책이 끝날 무렵에 나온 저 대사는 정말이지 이 책을 관통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아름다우면서도 망가졌지만 정말 깊이 있는 이야기.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 정말 더 이상 나올 이야기가 없을 듯 한데도 또 나온다. 새로운 이야기도 있지만 그 속에서 기존의 이야기가 함께 스며있다. 그래도 중간에서 읽는다고 해도 읽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작품 하나 하나가 독립적인 완성도를 보인다. 작가 '요 네스뵈' 는 이제는 거장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주인공인 해리 홀레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강력반 형사다. 최악의 연쇄 살인 사건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한 유능한 인물.아 그런데 이 남자 참 인생 파란만장하다. 팔자가 기구하다고나 할까. 살인 사건을 많이 겪는 형사들에게 가정 생활이 어려운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한 일이긴 하지만 해리만한 삶을 살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경찰에 비해서 사건을 보는 뛰어난 눈을 가지긴 했지만 유독 생각치도 못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 전작들에서 그는 끔찍하지만 단서 하나 없는 힘든 사건들을 해결한다. 그러나 그 과정중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기도 하고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기도 하고 몸이 다치기도 한다. 이 정도면 뭐 우리식으로 굿이라도 한 판 해야할 정도로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보통 사람들처럼 그도 세상을 외면하고 도피하고 술에 빠지고 그렇게 살다가도 끝내 또 돌아온다. 사건에는 냉철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랑이 넘치는 매력적인 사람이다보니 그를 사랑하는 여인들도 많다. 그러니 그 점은 그에게 힘이자 약점이다. 그래서 해리는 술을 끼고 사는데 이 때문에 그의 사건 해결 능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래봐야 결국 사건은 해리가 해결한다. 그러나 그의 상처입은 삶은 간신히 이어지고 있었다.

이런 배경을 가진 해리가 참 오랫만에 행복을 만끽한 것이 전작인 '목마름'에서 였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행복한 하루 하루를 지내는 해리는 아마 속으로 불안했을 수도 있다. 나같은 놈이 이런 삶을 살아도 될까 하고. 그 물음에 작가는 해리에게 그런 삶을 오래 살면 안된다고 말하는 듯 하다. 이번 작품에서 어김없이 뭔가가 어긋나게 된다. 어쩌면 해리 시리즈를 읽어 온 독자들은 이런 사태가 올 줄 미리 예측하고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해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떤 일로 쫓겨나서 또 술로 인생을 탕진한다. 그 일이 집에서 쫓겨날 일인가 생각도 들고 좀 더 지혜롭게 대처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암튼 사랑에는 잼병인 해리는 어떻게 손을 써 볼려는 노력도 안하고 그냥 그렇게 산다. 그나마 다시 경찰에 복귀해서 사건을 마주하고 있으니 신경이 덜 쓰인달까. 그런데 이번에 그가 마주할 악당은 그가 오래전에 잡은 인물이다.

스베인 핀네. 이른바 '약혼자'라고 불렸던 성범죄자인데 최근에 출소했다. 그리고 그는 공공연하게 해리를 위협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해리에게 복수하려고 한다. 사실 해리가 잡은 범인은 한 두명도 아니고 수 없이 많고 그 중에 약혼자보다 더 험악한 사람들도 많다. 그 사람들이 다 복수를 하려고 했다면 해리는 진작에 세상에 없었을 수도 있을터. 핀네처럼 해리에게 어떤 해꼬지를 하려고 하는 범죄자는 잘 없다. 그 속에 어떤 곡절이 있을 것이다. 물론 핀네가 어떻게 나오던 우리의 해리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오냐 잘 걸렸다 식이다. 언제든지 박살을 낼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해리에게는 겁나지 않을 일이 주위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일어나면 달라진다. 해리에게는 그것이 가장 두려운데 결국 일이 일어난다. 그가 사랑한 사람이 살해당한 것이다. 뭐 이 정도면 해리가 인생 포기해도 뭐라고 할 수가 없을 정도다. 팔자가 사나워도 유분수지 대체 가까운 사람을 얼마나 잃어야 이 지옥에서 벗어날까. 보통 사람 같으면 일상 생활을 못할 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해리는 해리다. 정신 없는 와중에도 사건 해결을 위해서 전력을 쏟는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약혼자 핀네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일까. 공범일까. 아니 그보다 사건 해결 하고 나면 해리는 또 어디에 마음을 두고 살아야 할까. 정녕 이 경찰일을 끝내게 될까.

해리 홀레 시리즈는 결국 범죄 소설인만큼 사건 해결을 위한 해리의 집요한 추적을 세밀하게 그리고 있다. 사건은 드러나 있지만 단서는 부족하다. 그렇지만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누구도 생각치도 않았던 작은 조각들에서 해리는 단서를 찾고 그것을 하나 하나 이어서 의미를 만들어 낸다. 그점에서 그는 정말 탁월한 형사라고 할 수 있다. 작가는 그런 과정을 치밀하게 전개시키는데 여기서 이 책의 묘미가 드러난다. 주인공만 오롯이 그리는 것이 아니라 주위 인물들의 캐릭터도 섬세하게 구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위 인물들에게 하나씩 서사를 만들어줌으로써 이들도 그럴듯한 용의자가 되어서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한다. 한명씩 한명씩 씌여진 혐의가 드러나면서 반전에 반전이 이어진다. 그리고 최후에 남은 용의자는 생각도 못한 인물이다.

작가 '요 네스뵈'는 해리 홀리 시리즈를 비롯해서 여러 범죄 스릴러를 쓴 북유럽 최고의 작가인데 그 이름이 헛되지 않음을 늘 확인시켜준다. 이 작가의 특징은 책 분량이 방대하지만 어디 한 곳 허술한 부분이 없다는 점이다. 분량이 많다보면 중간에 이야기가 늘어진다던지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이 나올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이 없다. 전체적인 이야기 속에서 한 장면 한 장면이 의미있게 그려지고 있기에 이 두꺼운 내용 중에 하나 버릴 곳이 없다. 그만큼 작가의 글쓰기 능력이 대단하다고 볼 수가 있다.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그 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이번 책이 12번째 책인데 주인공인 해리도 성장하고 읽는 독자도 성장하는 것 같다.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진짜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느낌이다. 주인공의 쉽지 않은 인생을 보고 있자니 그만 해리를 행복하게 놔 줬으면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는데 작가도 독자도 아직은 아니라고 할 것 같다. 이 정도면 노동착취급.

이어지는 시리즈긴 하지만 시리즈의 어느 편을 봐도 독립적인 완결성을 가지기에 읽는데 무리가 없다. 대충 주인공이 능력있는 형사고 인생이 고달프다 정도만 알아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그렇게 아무 권이나 편하게 읽어도 될 만큼 작가가 완벽하게 구성을 잘 해서 흡입력있게 쓴다. 그러나 이 시리즈의 진짜 가치를 느끼려면 1편부터 봐야 한다. 젊은 해리 홀레의 모습부터 본다면 이 인물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알 수 있고 그 때문에 여성들이 빠지게 되는 이유를 짐작하게 된다. 뭐 남자라도 해리 정도면 친구로 두고 싶을 정도. 책을 덮으면서 슬그머니 앞의 시리즈를 내어 놓았다. 이번 작품을 포함해서 12편밖에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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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심장 스토리콜렉터 100
크리스 카터 지음, 서효령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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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때 윤리 시간에 처음 배운 성선설과 성악설. 사람은 선천적으로 선하게 태어난다는 주장과 사람은 선천적으로 악하게 태어나기 때문에 끊임없이 반성하고 교화를 해야 한다는 주장. 아기를 보면 천사 같은 느낌이 들어서 늘 성선설을 믿었다. 살아가면서 여러 상황에 따라서 악인이 되기도 하는 것이지 처음부터 악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에서는 사실 무엇이 맞는지 모르겠다.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연쇄 살인마의 소식을 들으면 성악설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아니 연쇄 살인마까지 갈 것도 없다.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지만 어찌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런 일을 벌일까 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툭하면 나오는 세상이라서 이제는 성선설에 대한 믿음이 흔들린다.


약자를 돕는 선량한 사람들은 보면 그래도 인간은 인간이지 그런 생각이 들다 가도 가끔 나오는 끔찍한 살인자의 이야기를 들으면 할 말이 없어진다.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 있을까. 대체 무엇이 그에게 그런 짓을 하게 만들었을까. 분노와 함께 근원적인 의문이 생긴다. 과연 인간은 악한 존재인가.


영화 '양들의 침묵'에서는 천재적인 머리를 가진 살인마가 나온다. 그의 수법은 보통 사람을 그야말로 농락하면서 자신의 의도대로 이끈다. 그때도 정말 무서울만큼 잔인했었는데 이번에 나온 책은 그냥 인간이 아닌듯하다. 그야말로 나쁜 의미로 '초인류' 다. 보통 인간의 사고를 벗어 낫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강력한 악당에게는 강력한 선인이 있어서 그에 맞서게 된다.


이야기는 어느 시골 마을의 식당에서 시작된다. 트럭을 몰던 운전자가 갑작스러운 심장 발작으로 식당으로 돌진한다. 식당과 정면으로 충돌하진 않았지만 식당 밖의 어느 차량과 크게 부딪힌다. 처음에는 이 사고 차량이 어떤 사연이 있을까 했는데 허를 찔렸다. 피해 차의 트렁크에서 시신의 일부가 발견된 것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체포된 범인은 FBI에 수감되어서 아무 말도 없다가 한 사람을 지목한다. 바로 LA 경찰청의 '헌터'다. 그가 왜 헌터를 불렀을까. 알고 봤더니 헌터와 대학교 때 아주 친했던 동기 동창이었다. 범인의 이름은 '루시엔'.


대학을 졸업하고 수 년 동안 서로 연락이 안됐던 두 사람은 피의자와 경찰의 반대되는 신분으로 만나게 된다. 반가움은 잠시 루시엔은 이윽고 자신이 연쇄 살인범인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에서 이기면 자신이 죽인 이들의 시체가 묻힌 곳을 알려주겠다고 한다. 초반에 그가 알려준 단서에서 여러 명의 시신이 발견이 되면서 이 사건은 단순 살인이 아니라 엄청난 사건임이 밝혀진다. 루시엔은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의도대로 이끌어간다. 하지만 그의 상대는 '헌터다'. 두 사람 모두 천재적인 머리를 가졌는데 대학 다닐 때 '범죄 심리학'을 비롯해서 인간 심리와 범죄에 대한 여러 학문을 공부했고 둘이서 토론도 많이 했다. 그러기에 서로가 누구 보다도 아는 사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런 사이였던 것이 사건 해결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른다. 


이미 살인은 저질러졌고 범인은 잡혔다. 남은 것은 그의 여죄를 추궁해서 희생자의 시신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루시엔은 헌터와 하나씩 질문에 대한 답을 하자고 한다. 정신적으로 잘 무장된 헌터조차 생각도 못한 루시엔의 행적에 이성이 흔들릴 때가 있을 정도로 루시엔은 악마보다 더한 악행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의 거대한 음모. 이 모든 것이 그가 계획한 것이라고? 


책은 범인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잡힌 범인과 치열한 심리 싸움을 하는 심리 스릴러다. 막 쫓고 쫓기는 그런 장면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속도감과 스릴감을 느낄 수 있다. 악인도 천재고 그에 맛서는 경찰도 천재인 만큼 둘의 피튀기는 두뇌 싸움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사건의 실체에 점점 다가 가는 과정이 상당히 속도감 있고 흥미롭게 전개가 된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사건들을 세세히 알려주는데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하다.


루시엔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다. 사실 많은 범죄자들이 평범하지 않고 안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런 환경에서도 열심히 살아서 결국 성공에 이른 사람도 많다. 그러기에 안 좋은 환경에서 자란다고 해서 나쁜 길로 간다고 쉽게 판단 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경과 관련 없이 태어나기를 악마의 성격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아마 루시엔은 좋은 환경에서 자랐어도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질렀을 것이다. 그랬다면 더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겉으로는 평범하면서 착하게 보였을테니까. 


사실 책에 나온 내용은 픽션이지만 그 바탕에 깔린 내용은 실제의 범죄들에서 기초한다. 그래서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경중의 차이가 있겠지만 이런 연쇄 살인범들의 범죄를 보면 대체 인간은 어디까지 악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책은 재미있다. 추적 스릴러도 재미있지만 심리 스릴러도 아주 재미있을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아마 영화로도 제작이 될 것 같은데 내용이 너무 잔인하고 강렬해서 그대로 나오지는 않고 좀 순화되서 나올 것 같은데 주인공 두 명의 팽팽한 심리전을 어떻게 연출할지가 궁금해진다. 어떤 아주 나쁜 짓을 하는 사람들 보고 '와 악마다 악마!' 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은 악마도 울고 갈 악행의 끝판왕이다. 읽는 재미를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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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가 아니면 죽음을 스토리콜렉터 99
제프 린지 지음, 고유경 옮김 / 북로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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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왜 훔치냐고? 그거야 내 맘이지. 아니 내가 갖고 싶어서 훔치고 싶어서 훔치는데 어쩌라고? 나보고 희대의 '탈취자'라고 하는데 뭐 맞는 말이지. 난 말이야 인생의 낙이 무언가를 빼앗는 거야. 길거리에 굴러다니는 아무거나가 아니라 어떤 이들이 목숨처럼 귀하게 여기는 보물을 훔쳐. 그런데 그런 보물은 꼭 나쁜 놈들이 갖고 있더라고. 부도덕한 상류층의 나쁜 놈들이 갖고 있는 것은 그 또한 나쁘게 얻은 것일테니 내가 좀 실례한다고 해서 뭐가 나쁘냐 이거야. 그러니 날 너무 욕하진 말라구.


아 내 소개도 안하고 떠들었네. 내 이름은 라일리 울프. 본명이냐고? 걍 본명이라고 여겨. 울프가 나고 내가 울프니까. 음 뭐 단순 소개로 도둑이야. 남의 것을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훔치'니까 도둑이지. 그런데 단순한 좀도둑이 아냐. 난 좀 비싸고 화려하고 값 나가는 물건만 훔쳐. 그냥 지나가다가 슬쩍 할 수 있는 것은 내 취미가 아님. 뒤가 구린 부잣집 금고 속의 숨겨진 보물 뭐 그런 것 정도를 훔쳐야 진정한 실력자겠지. 이때까지 내가 얻고자 했던 것을 얻지 못한 적은 없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내 습득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어떻게 '습득'하는지는 뭐 자세히 말하긴 곤란하지만 기본적으로 난 철저히 준비를 해. 얼마나 보안이 되어있는지 또 그 보안을 어떻게 뚫을 수 있는지 등등에 대해서 아주 치밀하게 조사를 하지. 그래서 완전히 준비 작업을 끝내고서 실행에 옮겨. 그 와중에 난 여러 사람으로 변장도 하는데 그때문에 내 모습을 온전히 아는 사람은 없어. 모두가 날 몰라야 안전하니까. 그리고 난 파쿠르의 실력자야. 파쿠르가 먼지 알지? 건물과 건물 사이 그냥 붕붕 날아다니는거야. 빌딩 정도는 그냥 조용히 오를 수도 있어. 그 정도는 해야 '대도'라는 소리를 듣지 않겠어?


그리고 습득 작업 도중에 필요하다면 살인도 해. 물론 착한 사람은 헤치지 않아. 죽어 마땅한 놈들만 죽이지. 그런 놈들은 세상에서 없어져야 하기 때문에 죽이는데 크게 걸리진 않아. 아 그렇다고 그런 놈들 다 죽이지도 않지. 다 죽이면 내 위치가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필요할 때 죽어도 싼 놈들만 처리한다는 점 명심하라고.


그래서 세상에서는 나보고 신출귀몰하다고 뭐 뤼팽 같다고도 하더라. 아 그 전설적인 대도 아르센 뤼팽. 뤼팽도 나처럼 변장을 잘 하고 말빨이 세고 능력자지. 나처럼 필요한 순간 나쁜놈을 살인하기도 하고. 하지만 그는 결국 사랑하는 사람과 평범한 일상을 꿈꾸는 사람이고 난 어둠속에서 도둑질을 하는 은둔자야. 이 세상의 훔치기 어려운 보물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삶의 목표인 사내. 이때까지는 그 목표가 무난했지.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랄만한 보물이 있어. 바로 이란의 '다리야에누르'. 이란 황실의 보물인데 세계 최대의 핑크 다이아몬드야. 실물을 봤어? 난 봤지. 우연히 사진을 봤는데 그 활홀감이란...내가 실물을 보기 위해서 이란에 직접 날아갔지 뭐냐. 아 그 보석을 봤을때 난 정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너무나 화려하고 아름답고...무엇보다 갖고 싶었지. 하지만 이란 한복판에 수 많은 군인이 중무장하면서 지키고 있는데 내 아무리 세계 최고의 도둑이라지만 엄두를 낼 수 없었지. 아니 훔쳤다고 해도 어떻게 달아날껀데? 안되는건 안되는거야.


하지만 역시 하늘은 나한테 기회를 주더라. 미국과 이란이 서로 친선을 위해서 각 나라의 보물을 상호 전시하기로 했는데 이 다이아몬드가 미국에 온다는거야! 미국은 내 백그라운드지. 어떤 곳이던 내가 못 갈 곳은 없어. 아 내 인생은 다리야에누르를 얻기 위해서 살아있었나 했을 정도야. 이 보석을 훔치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는게 낫겠다. 이제 내 인생 최대의 작전이 시작될꺼야.


그전에 소개할 사람이 있어. 난 늘 혼자 일하고 남을 믿지 않아. 그래서 실패를 하지 않지. 그런데 요즘 날 신경쓰게 하는 사람이 있어. 모니크라고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지. 아니 아름다우면서도 영리한 여자. 그녀는 미술품 위조범이야. 정말 똑 같이 그려내. 그 말은 똑 같은 그림에서 무슨 차이가 있는지도 안다는 말이지. 아주 섬세하면서도 세밀한 작업을 도와줄 친구야. 음...뭐 사심이 없다는건 아냐. 아름답고 능력있는 여성과 가까이 지내면서 맘에 들지 않을 수가 있을까. 하지만 극도의 인내심으로 그녀에게 빠지지 않고 있다고. 나한텐 그보다 더 큰일이 있으니까. 그 일이 끝나면 좀 친해질 방법을 찾아볼꺼야. 어쨌든 나에게 중요한 파트너면서 나를 존중하는 가까운 사람이니까.


모니크는 내 편이지만 이제 말하려는 놈은 내 적이야. 특수요원 프랭크 델가도. FBI 특수요원인데 이 놈, 범인 잡기 달인이야. 아마 미 전역에서 제일 실적이 좋을껄? 그래서 진작 승진을 해서 책상에서 팬대나 굴려도 되었는데 아직 현장을 뛰고 있어. 생긴 건 평범하고 그리 말수도 많지 않아. 다른 사람과 소통도 잘 되는 것 같지 않고. 그래서 영 인기가 없지만 그래도 범인 잡는 데는 탁월해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가 봐. 그런 능력자가 세 번이나 놓친 사람이 있데. 누구냐고? 알면서. 바로 나 라일리 울프지. 뭐 내가 간단하게 그의 추격을 따돌렸다곤 하진 않겠어. 간발의 차로 벗어난 적도 있어. 실력은 인정하지. 하지만 그래 봐야 나한텐 안되지. 아마 평생 내 뒷꼬리나 쫓아다니다가 인생 끝낼꺼야. 그때는 정이 들지도 모르지. 아무튼 날 성가시게 하는 놈임에는 틀림없어. 


이번에 작업은 사실 쉽지 않더라. 다리야에누르가 전시되는 박물관은 돈이 넘쳐나서 보안에 수억을 썼더라고. 최첨단 보안 시스템은 기본이고 특수부대 출신들 중에서도 정예를 모은 블랙해트 대원들이 박물관을 둘러싸고 있어. 게다가 어이없게도 이란의 혁명수비대 놈들이 자신들의 보물을 지키러 온다나. 아니 지들이 뭔데 미국땅까지 와서 난리야. 진짜 나 때문에 내가 혹시나 니들 보물을 훔칠까봐 두려워서 온거야? 좀 귀찮게 되었지만 뭐 어쩌겠어. 내 실력 발휘하는수밖에.


자 그럼 이제 하나씩 하나씩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서막을 열어볼까? 처음에는 말이야..아 잠깐. 그 과정까지 다 들을려고? 와 참 양심도 없다. 나보다 더 한 날강도네. 어디 한 입에 쉽게 먹을라고. 책을 봐라 책을! 과정이 궁금할까봐 작가 한 명한테 구술시켜놨어. 거 제프 린지라고 꽤 실력있는 작가야. '덱스터'라는 기괴한 캐릭터를 만든 사람인데...내 이야기도 재미있게 쓸 것 같아. 처음에는 덱스터 후속작 써야 한다고 거절하던데 돈 주니까 마지못한 듯 쓰더라. 역시 돈이 최고고 정직해. 모니크도 제프 린지도 큰 돈 앞에선 흐흐...그러니 이 다이아몬드는 내 것이 되어야 해. 작업이 잘되면 내 화려한 활동 내용이 후속으로 출간이 될꺼야. 그러니 열심히 책을 보라구.

세계 최고의 현대판 뤼팽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다이아몬드를 훔치게 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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