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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빌 Vol.2 [dts] - 아웃케이스 없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전편의 지독한 칼부림과 피분수에 몸서리를 쳤던 나로서는 그나마 덜 하드코어한 영화라서 다행이었다. 물론 이 작품에도 만만치 않은 장면들이 등장하긴 한다. 그 중의 백미는 엘르의 눈에서 뽑아낸 눈알을 맨발로 밟아 으깨는 장면이다. 발가락 사이로 삐져나오는 계란 흰자같은 내용물(?)이 어찌나 자세하던지...
2편은 전반적으로 ‘감정과잉, 대사 과잉’이다.
브라이드가 파이 메이에게 무술을 수련받는 장면은 한 장면 한 장면들이 어찌나 심각하던지 보는 내내 웃음이 터져나왔다. 고수다운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수염을 쓰다듬는 장면, 헛폼이 잔뜩 들어간 무술 대결은 어린 시절 TV의 추석특집으로 많이 봤던 홍콩무협영화에서 보던 장면들과 너무 똑같아서 웃음이 나온다.
빌과 이복동생 버드가 사막의 트레일러 앞에서 대화하는 장면도 어찌나 과도하게 폼을 잡고 목소리들을 깔아대는지... 이 장면에서 배경으로 깔리는 서부영화 주제곡같은 음악까지 상승작용을 일으켜 웃음이 터져나온다.
이밖에 다른 장면들도 많이 있다. 관속에 생매장당한 브라이드가 중국에서 배운 격파술로 관을 부수고 나오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또 어찌나 장엄하고 감동적이던지...
‘킬 빌2’의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너무 심각하게 폼을 잡고, 그럴듯하지만 뜻모를 말들을 계속 내뱉는데 한마디 한마디, 한 장면 한 장면들이 너무나도 웃겼다.
그런 경쾌하고 가벼운, 다소 어설픈 재미가 타란티노 감독의 특기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