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 - 비트윈 30종 특별할인
김성수 감독, 유오성 외 출연 /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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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갓 입학한 뒤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신입생 시절 당시의 혼란스러움과 정신적인 피로감을 이 작품에서 느낄 수 있었다. 흔들리는 화면과 몽환적인 로미의 시각, 스스로를 주체할 수 없는 민이와 태수의 액션... 당시 수십번을 넘게 보고 또 봐도 언제나 나를 매혹시키는 장면들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진지한 청춘의 고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미지 과잉의 단순한 액션물이지만, 그 이미지만으로도 관객의 가슴을 떨리게 했던 90년대의 걸작이다.


환규(임창정)의 촐랑거리는 농담들, 태수(류오성)의 묵직한 대사, 민이(정우성)의 가슴저리는 독백들... 되풀이해서 마음 속으로 되뇌어도 심금을 울리는 표현들이었다.


확실히 영화 ‘비트’에는 박하, 허영만의 원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고뇌의 흔적과 현실의 냉혹함, 감동적인 메시지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서 정우성이 보여주는 눈빛만으로도 10대의 피로와 좌절감을 절절하게 표현해낸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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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웅 [dts] - [초특가판]
진목승 감독, 여명 외 출연 / 리스비젼 엔터테인먼트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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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정거린다거나 비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이 작품을 본 뒤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홍콩의 경찰들은 정말 돈이 많다’는 것이다.
항상 근사한 인테리어와 멋진 가구가 들어찬 좋은 집에서 살며, 굉장히 비싸 보이는 옷들을 걸치고 다닌다. 그들이 타고 다니는 자동차와 사용하는 통신기기들은 또 어떠한가. 최신 CF에서나 겨우 구경할 수 있는 최첨단기기들이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가장 불만스러운 점은 최면술에 관해 만화적이고 피상적인,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최면술이 영화에서처럼 그렇게도 신비한 것이던가? 싸구려 일본만화에서나 보던 작위적이고 어설픈 설정이 아쉽다.


‘무간도’ 이후에 깔끔하고 다소 삭막한 분위기만큼은 제대로 이어받았지만 보는 내내 지루하고 보고 나서도 별 감흥이 없는 밋밋한 작품이다.
‘무간도’로 한껏 달아오른 홍콩느와르의 분위기에 이 작품이 찬물을 끼얹지는 않았나 모르겠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정이건이 나오는 영화는 전부 재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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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 뱀파이어 연대기 1
앤 라이스 지음 / 여울기획 / 199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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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와의 인터뷰’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호기심 많은 젊은 기자가 뱀파이어의 지나온 삶들을 인터뷰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내를 잃은 슬픔에 망연자실해 있다가 레스터에 의해 뱀파이어가 되버린 주인공 루이스, 루이스의 연인 또는 딸의 존재를 만들기 위해 레스터가 뱀파이어로 만들어버린 클라우디아, 그리고 항상 자신만만하지만 때로는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레스터.


레스터는 그저 자신의 능력과 현재의 위치를 즐기고 있을 뿐이지만 루이스는 자신의 존재 의미와 근원을 찾아 헤매고, 클라우디아는 성장하지 않는 여자아이의 몸에 갇혀있으면서 자신의 여성성을 찾으려고 한다. 어떤 방식의 삶이 옳다는 이야기도 없고 명백히 드러나는 악당도 없다.
단지 앤 라이스의 화려한 문장 속에서 각자 영원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나머지 둘을 통제하지 못할 때 나타나는 레스터의 짜증스러움, 어렵게 찾아낸 뱀파이어(같은 종족)가 좀비와 같은 존재였을 때 루이스가 느끼던 허망함, 여인으로 성장하고 싶어하는 클라우디아의 욕망...
한 줄 한 줄의 문장 속에서 그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중후하고 깊이있는 생각을 지녔지만 그 역시 그저 한 명의 뱀파이어에 지나지 않던 알만드의 안타까움도 인상적인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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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강남특별시 - 부와 교육 1번지 강남의 모든 것
김상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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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울의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일대를 가리켜 강남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곳은 저자가 ‘강남특별시’라고 부를 정도로 다른 지역과는 격이 다른 곳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강남사람들이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으며 합리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과연 어떤 것이 합리적이고 검소함인지 궁금해진다.
4천만원짜리 헬스클럽 회원권을 구하기 힘든 동네, 6억원이 넘는 골프장 회원권을 기다렸다 사야 하는 동네, LG전자가 만드는 벽걸이 TV의 75%를 소비하는 동네, 상대방의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맞선조차 보지 않고 부모의 재산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강남 사람들이 어디가 어떻게 합리적이고 검소하다는 것일까?
(강남에서 살고 있는 한 엘리트 회사원은 다른 동네에 나가면 공기부터 다르다고 말할 정도다.)


강남 사람들이 책에서 나온대로 정말 그렇게 사는지도 확신을 못하겠다.
이 책이 그토록 객관적이고 사실적으로 강남 사람들을 그린 것인지 어쨌는지도 모르겠고 말이다.


책을 읽고나니 오히려 강남에 사는 부자들에 대한 편견과 질투심만 더 커진 것 같다.


이 책을 읽고나면 타워팰리스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비난을 받았던 홍명보처럼 무작정 강남의 부자들을 욕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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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향기 - 아웃케이스 없음
마틴 브레스트 감독, 크리스 오도넬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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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많은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던 알 파치노는 이 작품 ‘여인의 향기’로 결국 수상의 기쁨을 안게 된다. 확실히 적절한 수상이었다.
알 파치노의 신들린듯한 연기 덕분에 ‘여인의 향기’는 뻔한 감동 드라마에서 관객들이 꼭 봐야할 걸작으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알 파치노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연기는 기가 막히다. ‘칼리토’, ‘히트’, ‘인썸니아’ 등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여인의 향기’에서는 그의 괄괄한 목소리와 부리부리한 눈빛이 더욱 빛을 발한다.


퇴역장교에 알콜중독증세가 있는 맹인인 프랭크는 연휴기간동안 자신을 돌보게 된 아르바이트생 찰리를 만나면서 우정을 나누고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
사실 줄거리는 좀 뻔하다 싶을 정도로 전형적이다. 어린 친구를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고, 또한 그 친구의 어려움을 해결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 파치노의 연기만큼은 너무 인상적이다.
처음 찰리를 만나 닦달하며 몰아세우는 장면, 미성년자인 찰리에게 맥주를 사주기 위해 종업원을 구슬리는 장면,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아가씨와 멋들어지게 탱고를 추는 장면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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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12-01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좀 뻔하다싶어서 그리 좋아하는 작품은 아니지만, 역시 알 파치노의 괄괄한 노인네 연기는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상대적으로 주눅든 것같은 크리스 오도넬도 좋았구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