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볼 42 - 무삭제 오리지널판, 완결
토리야마 아키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2년 10월
평점 :
절판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이면서도 적당한 시기에 끝맺지 못함으로서 엄청난 비난을 받아야했던 작품이다.

‘드래곤 볼’은 참으로 방대한 분량이고, 그만큼 수많은 등장인물들과 거창한 세계관을 보여주는 걸작 만화다. 드래곤 볼을 매개로 해서 만나게 된 손오공과 부르마, 곧 이어 등장하는 야무치와 크리링, 무천도사... 피코로, 베지터같은 강력한 적들은 결국에는 친구가 된다. 그리고 연재중반 이후에 등장하기 시작하는 손오반, 트랭크스같은 2세들, 연재막판에 잠깐 등장하는 3세까지. 그러다 보니까 마지막에 가서는 지겨울 정도로 많은 등장인물들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혼신의 힘을 다 해서, 온 힘을 끌어 모아서 날려야 했던 에네르기파의 박진감이 나중에는 무감각함을 바뀌어버린다. 프리더를 상대할 때부터는 우리의 주인공들이 너무나도 강해져버려서 단 한 번의 기합을 별을 통째로 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신비하게 등장했던 초사이어인이라는 존재도 나중에는 사이어인이라면 누구나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부속품정도의 의미로 전락해버리고, 그것도 모자라서 나중에는 초사이어인2, 초사이어인3등의 변신을 거듭하면서 빛이 나는 단순한 형태의 변신을 넘어서 스파크가 일어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미 처음의 신비했던 초사이어인의 아우라를 느낄 수 없을 뿐이다.

대부분의 독자들이 공감하는 것은 적절한 끝맺음의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한때는 일본의 대표만화였던 ‘드래곤 볼’이 나중에는 별다른 관심조차 끌지 못하는 그저그런 작품으로 전락해버렸기 때문이다.
장기연재로 인한 독자들의 비웃음은 ‘드래곤 볼’을 아끼는 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서글픈 일이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재치있는 유머는 끝까지 제몫을 다했지만 이미 격투액션만화로서는 그 매력을 오래 전에 잃어버렸던 회한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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툼 레이더 2 : 판도라의 상자 - [할인행사]
얀 드봉 감독, 안젤리나 졸리 출연 / 엔터원 / 2007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스피드’와 ‘트위스터’라는 걸작액션영화를 감독했던 얀 드봉 감독이 연출한 ‘툼 레이더’의 속편은 3편의 가능성마저 여지없이 부숴버린 최악의 졸작이다.
사실 ‘툼 레이더’ 1편도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다. 지나치게 화려하기만 한 액션과 공허한 줄거리가 관객들을 무감각하게 만든 것 같다.

2편의 액션은 1편에서 한발 더 나아간다.
라라 크로포트는 바다의 고래와 함께 헤엄치기도 하고, 날다람쥐처럼 요상한 옷차림으로 빌딩에서 뛰어내리기까지 한다. 마지막에는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떼거지로 등장해서 주인공들과 사정없이 격투를 벌인다.

개인적으로는 그 부분이 가장 아쉬웠다. 여러 면에서 여성판 ‘인디아나 존스’가 되려고 노력한 듯 하지만 그냥 모험액션에 초점을 맞췄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작품의 줄거리는 주인공의 고고학적인 모험담과 어이없는 판타지의 경계를 완벽하게 무너뜨려버린다.
마지막에 괴물들이 등장할 때는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화려한 액션이 갑자기 장난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전편의 만족스럽지못한 흥행결과를 뒤집고 3편 이후의 시리즈화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같지만, 여전히 줄거리와 액션이 따로 노는 함량미달의 작품이다.

다만 라라 크로프트역의 안젤리나 졸리만은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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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700년의 수수께끼
이덕일 지음 / 대산출판사(대산미디어) / 2000년 2월
평점 :
품절


연개소문은 잔인한 독재자가 아니었으며 고구려가 군사국가였던 데는 합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사실들은 막연히 들어서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다.

이 작품은 저자의 또 다른 작품인 ‘우리역사의 수수께끼’ 시리즈와 비슷한 구성으로 고구려에 관한 여러가지 의문점들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몇 페이지에 달하는 참고사료를 꼼꼼히 분석하고 정보를 수집해서 각종 의문에 답하고 있다.
고구려는 왜 삼국을 통일하지 못했는지, 장수왕의 평양천도가 남긴 것이 무엇인지, 고구려의 혼인제도는 정말 데릴사위제였는지, 고구려 멸망 150년 후 고구려 후손과 신라군에 왜 중국 땅에서 맞붙었는지 등에 관해서 말이다.
물론 남겨진 사료가 워낙 빈약하고, 저자 또한 다른 저서(예를 들면 ‘사도세자의 고백’)에 비해 비교적 담담하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읽는 재미는 좀 덜한 편이다.

하지만 읽고 나면 가슴이 쓰릴 정도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역사에 있어서 ‘만일..’이란 존재할 수 없다.
하지만 고구려가 잊혀진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것이기에 이 책을 덮은 뒤에도 자꾸만 ‘만약...’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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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백 2004-12-14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려는 불행하게도 외세에 의해 무너졌습니다

내부의 정치적 분열도 있었지만 핵심은 외세의 개입입니다

그리고 그 외세는 저 혼자 등장한 것이 아니라

천박한 신라 이기주의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민족이 외세에 굴복되어도 상관없다는 생각!

고구려는 한때 신라를 도와 왜구를 토벌한 적도 있었고

그래서 고구려는 신라를 민족의 일부로 여겼지만

신라는 그저 고구려를 같은 하늘 아래 파이를 두고 다투는 적국으로만 인식하였습니다

그래서 외세를 동원하여 같은 민족을 짓밟는 짓도 서슴치 않고 할 수 있었던 거죠

아무튼 고구려 멸망을 생각하니 속이 쓰리군요

sayonara 2004-12-1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역사에도 이런 나라가 있었다는 뿌듯함, 그리고 안타까움...

확실히 본문의 내용중에 함석헌 선생님도 '우리 민족의 비극은 신라가 삼국을 통일했을 때 시작됐다'고 말씀하셨다더군요.

sayonara 2004-12-16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덕일씨의 다른 역사서들을 읽어보면 조선시대, 신라시대에도 지도층의 상황은 지금과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당파싸움과 사리사욕...

확실히 몇몇 학자들의 지식과 책만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세우기에는 많이 부족할텐데.. 왜들 그리도 정신을 못차리는지..
 
브로큰 애로우 - 할인행사
오우삼 감독, 존 트라볼타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8월
평점 :
품절


헐리우드로 건너간 오우삼 감독은 장 클로드 반담과 함께 ‘하드 타겟’이라는 싸구려 액션영화를 만든 뒤 두번째 작품으로 존 트라볼타와 크리스찬 슬레이터를 주연으로 한 액션대작을 만들게 된다.(그리고 세번째 작품이 헐리우드와 홍콩시절을 전부 통틀어 오우삼 최고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페이스 오프’다.)

‘브로큰 애로우’는 군사용어로 탈취된 핵무기를 뜻한다.
존 트라볼타는 핵무기를 탈취하는 악당역으로 크리스천 슬레이터는 그를 막으려고 하는 후배역으로 출연한다.

존 트라볼타는 이 작품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보통사람의 얼굴을 한 악당’ 말이다.
첫장면에서부터 복싱으로 후배의 기를 죽이는 고참요원의 능글능글한 표정연기는 존 트라볼타가 했기 때문에 미워할 수 없을 정도다.

두 사람이 서로 쫓고 쫓기는 액션은 ‘다이하드’처럼 제한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긴장감이 느껴진다.
서로 총을 겨누는 장면 등은 이미 많은 헐리우드 감독에 의해 모방되었기 때문에 그닥 인상적이지 않지만, 서로 수류탄을 주고받는 장면 등은 ‘역시 오우삼’이라는 감탄이 나오게 한다.
서로 적이면서도 묘하게 동질감과 우정을 느낄 수 있는 대결. 오우삼의 이런 재능이 홍콩시절에서처럼 100% 발휘된 것은 아니지만 헐리우드에서는 색다르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맛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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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만화의 섬세함과 정교함이 사라진 애니메이션



섬세한 선과 정교한 그림으로 사나이의 근육과 표정을 그려낸 ‘북두의 권’은 ‘무한의 주인’의 그림체만큼이나 아름답고 화려하다.
확실히 ‘북두의 권’은 만화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만 그 매력을 100% 발휘할 수 있었나 보다. 지금까지 나온 TV판, 극장판의 애니메이션이 전부 시원찮은 평가를 받았고, 최근 나온 3부작 OVA 역시 너무나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신 북두의 권’은 원작자의 소설 ‘저주받은 거리’를 기본줄거리로 했다. 우연히 악당들의 도시와 마주친 켄시로가 그들을 물리친다는 내용, 마치 ‘북두의 권’의 외전같기도 하고 서부영화 ‘셰인’같기도 하다.

이야기는 그럴듯하지만 가장 아쉬운 점은 공허하고 허술한 그림체다.
21세기의 감각에 맞도록 CG까지 사용했지만 오히려 하드고어한 액션과는 겉돌기만 하는데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수치였던 이현세의 ‘아마게돈’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전체적인 색상이 원색적이고 어색하다.

한폭의 동양화처럼 묵직하고 절도있게 권법을 표현했던 만화와는 달리, 애니에서 보는 켄시로의 괴조음과 손놀림은 경박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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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4-12-11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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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구두 2005-03-04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전 못 봤어요. 잉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