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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오강호 [dts] - 홍콩 컨템포러리 콜렉션, 태원 2006년 8월 홍콩영화 할인
서극 감독, 허관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의 속편 ‘동방불패’는 잘 알아도 정작 전편인 ‘소호강호’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인공 영호충은 규화보전을 둘러싼 무림 고수들의 탐욕과 옳고 그름을 가를 수 없는 정파와 사파의 대립을 겪은 뒤, 그 모든 혼란을 피해 사제들과 강호를 떠나려고 하는 것이 ‘동방불패’의 시작이다.
‘소호강호’에는 주인공 영호충역으로 ‘최가박당’ 시리즈의 허관걸이, 그의 사매 악령산역에 엽동 등이 출연한다.
허관걸은 이연걸에 비해 무술실력과 외모 등이 많이 부족하지만, 타락한 강호에 환멸을 느끼고 심각함을 벗어버린 자유인이라는 느낌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소오강호’는 호금전과 정소동, 허안화 등 홍콩무협의 거장들이 총출동한 작품답게 좀 산만하긴 하지만 김용의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들 중 가장 인상적이다.
특히 이 작품에는 속세를 떠나 여유를 찾으려는 무인들의 감흥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진실한 우정을 나누었지만 각각 정파의 당주와 사파의 장로라는 신분 때문에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선배들을 생각하며 영호충이 ‘소오강호’를 부르는 장면은 ‘동방불패’의 같은 장면에서 느낄 수 없는 진한 감동이 베어 나온다.
21세기에 보기에는 다소 우뢰매스러운 특수효과와 조악한 액션이 거슬리지만 경박한 최근의 홍콩영화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게감 있는 걸작이다.
그리고 스펙트럼의 작품들은 화질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전 작품의 숨겨진 자료들을 찾아 첨부한 제작진의 노력이 감사한 타이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