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4 - 영국 먼나라 이웃나라 4
이원복 지음 / 김영사 / 200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교과서에서는 배울 수 없지만 교과서에 있는 지식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영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세계사 교과서와 똑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훨씬 쉽게 이해되고 기억된다는 것이 ‘먼나라 이웃나라’의 가장 큰 장점이다.
빽빽한 글씨와 손톱 만한 삽화로 채워져 있는 교과서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흥까지 있다. 우리가 교과서에서 읽었던 영국과 프랑스의 100년전쟁, 영국의 장미전쟁이 어떻게 일어나서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 기계적으로 암기하고 있던 내용들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전쟁들은 인간들이 서로의 권력과 생존을 위한 결과였으며 그 사이사이에 드라마 같은 일화들이 많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왜 영어에는 프랑스어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지, 왜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의 무대가 영국이 아닌 덴마크인지, 일본과 영국은 같은 섬나라였고 비슷한 역사를 겪어왔음에도 일본처럼 경제대국이 되지 못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 너무 간단하고 직관적인 설명들이긴 하지만 꽤 설득력 있는 설명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이더스 1
시드니 셀던 지음, 이현우 옮김 / 지원북클럽(하얀풍차)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화려한 상류사회와 거대기업의 음모, 그 소용돌이 속의 늘씬한 미남, 미녀들 그리고 그들의 능력은 '특유의 뛰어난 감각과 지도력'을 겸비했을 테고, 우연히 서로를 만나서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을 스스로 놀라고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평범한) 여자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말이다.

시드니 셀던의 틀에 박힌 인물 설정과 이야기 구성은 너무 케케묵어서 읽어나가다가 지칠 지경이다. 다만 여전히 흥미진진한 전개방식은 과거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불리던 시드니 셀던의 옛명성을 어렴풋이나마 생각나게 한다.

하지만 '마이더스'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이야기 전개가 조금 더 느리고, 군더더기가 많다.
여주인공의 하버드 기숙사 소동, 남자 주인공의 회상 등의 분량을 좀 더 줄이면 전체적으로 2~30%는 분량이 줄어들었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한 권으로 출간할 수 있었을 것이고, 이는 독자에게 더없이 좋은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전화번호부만한 두께에도 불구하고 한 권으로 출간되었던 시드니 셀던의 예전 작품들이 그리워진다.

‘마이더스’는 지루한 이야기의 흐름 때문에 소소한 단점들이 자꾸만 눈에 띈다.
제자를 지키기 위해 하버드의 석학들을 설득하는 제임스 교수의 엉성한 논리와 낭만적인 결론, 젊은 시절 호텔업계의 거물이었던 메드닉의 터무니없는 노쇠함 등이 그렇다.

언제까지 과거의 명성만을 갉아먹으며 작품을 쓸 것인지, 한때 열렬한 팬으로서 아쉽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발마녀전 - [할인행사]
우인태 감독, 임청하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야들야들하고 발랄한 전형적인 홍콩영화에 비하면 훨씬 어둡고, 잔인하고 서글픈 줄거리의 무협영화다.
작품의 줄거리는 단 몇 줄로 요약될 수 있을만큼 단순하다.
어린 시절부터 사파와 정파의 인물로 키워지는 두 남녀의 사랑과 그들의 오해, 비극적인 결말 등을 비교적 화려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임청하는 ‘동방불패’의 동방불패만큼이나 아름답게 나오지만 분위기는 좀 더 카리스마 넘치고 서늘하다. 그녀가 펼쳐 보이는 액션도 상당히 잔혹한데, 흰머리를 휘날리며 병사들의 팔다리를 자르고 뼈를 부수는 장면은 지나치게 현란해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두 주인공의 마지막 오해는 너무 뻔한 설정 같지만 애절한 결말은 의외로 감동적이다.

이 작품의 매력은 두 주인공의 카리스마와 그에 어울리는 현란한 액션, 화려한 의상들이다.

아쉬운 점은 카메라가 지나치게 흔들리고, 정신없이 장면이 바뀌는데다가 주로 밤에 액션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원작의 문제인지 아니면 제작과정의 실수인지 어두운 화면이 깨끗하지 못하니까 좀 어지러운 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자서 쉽게 내 몸을 고치는 요가 139가지
김한 지음 / 시공(무크) / 2004년 3월
평점 :
절판


서점에 판매되는 수십 종의 요가책들은 그 저자만 다를 뿐 대부분 비슷한 구성과 비슷한 내용들이다. 결국 책의 완성도보다는 저자의 지명도나 인기도를 보고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의 저자는 TV 스타도 연예인도 아니다.
하지만 각 기업체와 공무원 연수원에서 강의와 지도를 하고, 대한요가협회 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등의 이력을 보면 사이비 같지도 않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 목적이 확실하고 따라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몸이 둔한 편인지 다른 요가책들을 보면 제대로 할 수 있는 동작이 절반도 안된다. 그럭저럭 따라하는 것도 대충 흉내만 낼 뿐 너무 어렵게 느껴지기만 했다.
하지만 이 책의 요가들은 마치 본격적인 요가를 위한 준비운동처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몸이 많이 굳어있는 일반인들이 쉽게 따라 해보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이 생활 속의 바른 자세를 찾아가는 요가들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요긴한 것들이라고 생각한다.(이런저런 증상에 따른 다양한 요가들보다는 바른 자세, 피로 회복을 위한 단순한 요가들이 대부분이다.)

다른 좋은 요가책들도 많이 있을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유용하게 읽었고, 책값을 낭비하지 않았던 요가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홍글씨 SE [dts]
변혁 감독, 한석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한때 한국 최고의 흥행배우였지만 점점 매니아적으로 흐르는 한석규의 작품선택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든다.
'텔 미 썸딩' 이후 그의 선택은 계속, 독특하지만 한편으로는 좀 난해한 작품들뿐이다.
(아마도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의 출연을 거절한 때가 그의 경력에 있어서 갈림길이 아니었을까?)

'주홍글씨'를 보면서 '영화란 관객에게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몇몇 관객들의 평은 깊이 있는 은유와 연기를 언급하기도 했고, 심오한 이야기 전개에 호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어떤 관객들은 트렁크 씬의 역겨움과 화려한 인테리어만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

어떤 한 작품의 주제가 너무 심오해서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가면서 봐야 한다면 많이 거북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주홍글씨'의 모든 것이 그렇게 느껴졌다.
살인사건과 삼각관계의 겉도는 이야기 전개, 사랑의 하찮음을 표현하기 위한 극단적인 설정 등이 특히 그랬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릴케 현상 2005-03-0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트렁크에 갇히는 김영하 소설을 읽었던 무렵에 공연한 철학성^^에 불쾌감을 느껐어요.

하루(春) 2005-03-03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변혁 감독의 전작들은 개인적으로 매우 좋아하는데, 이번에 역량을 넘어선 시도를 한 것 같아요. 대중이 호응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호화 캐스트라도 빛이 바래지기 마련이죠.

sayonara 2005-03-0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시대의 대중과 함께 하지 못한다는 것이 꼭 작품을 폄하할 이유는 되지 않지만...
'주홍글씨'는 훗날에도 높은(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을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