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의 덫 - CSI: 과학수사대, 라스베이거스 #4
맥스 알란 콜린스 지음, 유소영 옮김, 한길로 감수 / 찬우물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그리섬 반장과 워릭, 새라, 브래스는 시체로 발견된 시장의 여비서에 관해 수사를 하고, 캐서린, 닉과 오라일리는 아동 포르노 사진의 범인을 찾는다.
이 작품은 이토록 흥미롭고 독특한 사건으로 시작하지만 결말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하다.
한마디로 ‘그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미한’ 작품이다.

두 팀은 범인을 찾기 위해 너무 멀리 돌아간다. 어쩌면 그렇게 똑같은 패턴으로 똑같은 방황을 함께 하는지...
고작 ‘그’ 사람을 범인으로 체포하기 위해 그토록 여기저기 들쑤시고 헤매었던가?

그리고 아동 포르노 사진 사건은 처음부터 앞뒤가 맞지 않고, 상식적으로 지나친 조치를 취하는 등장인물이 나온다.
예를 들어, 형이 사고를 당해 큰 부상을 입었다면 당장 구급차를 부르는 것이 상식이다. 일단 부모님과 형의 여자친구에게 알리기 전에 말이다. 그러나...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작가 멋대로 주인공들의 성격을 규정하는 것이 좀 못마땅하다.
오라일 리가 과학수사대를 얼간이 부대라고 얕본다는 것, 워릭은 평소 점잖지만 차만 몰면 난폭해진다는 것, 그리섬에게 안치소가 교회같다는 식의 표현들 말이다.
TV 시리즈를 보면서 시청자가 상상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없는 책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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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가이 - [할인행사]
홍금보 감독, 성룡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나이스 가이'는 홍번구, 썬더볼트, 빅 타임 등 성룡의 암흑기라고 할 수 있는 90년대 후반의 작품이다. 점점 느려지는 액션과 몸을 사리는 스턴트가 보기 안쓰럽던 시절이다.
결국 최근에는 헐리우드에 진출해 멋지게 성공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 작품은 '홍번구'의 인기를 등에 업은 듯 미국과 캐나다에서 촬영했지만, '용형호제' 시리즈나 '폴리스 스토리4'에서처럼 이국적인 풍경은 보여주지 못한다. 우연히 갱단의 사건에 휘말리게 된 요리사의 이야기는 배경이 홍콩이더라도 별 무리 없는 줄거리다.

미로같은 공사장에서 벌이는 액션과 화려한 요리 묘기 등도 그저 눈요기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그저 그렇다. 과거 '폴리스 스토리'나 '용형호제'같은 작품들에서 몸을 던지고 뛰어내리던 성룡을 기억하는 관객으로서는 그의 노쇠함이 안타까울 정도다.

더구나 이 작품의 마지막도 '홍번구'나 '엑시덴탈 스파이'에서처럼 무지막지한 크기의 자동차로 건물을 쓸어버리는 장면이다. 어쩌면 이렇게 상상력이 빈곤한지, 아쉬울 따름이다.

중간에 자전거 타는 행인으로 특별출연한 홍금보는 아마 감독만 맡고 있기가 아쉬웠나 보다.

그리고 이 작품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홍번구'나 '폴리스 스토리4'에 비해 전체적인 화질이 거칠고 어두운 편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좋지만 그것은 50% 할인가격이기 때문이고, 성룡의 인터뷰, 더 많은 NG장면 등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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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게임 - 합본
시드니 셀던 지음, 황산벌 옮김 / 민중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절판


틀림없이 이 소설의 표지에는 ‘시드니 셀던 장편소설' 그리고 ’황산벌 옮김'이라고 씌어 있다.
그러나 정말 이 작품은 시드니 셀던이 쓴 책인가?! 황산벌은 역자의 이름인가 아니면 번역팀의 명칭인가? 아무리 훑어봐도 시드니 셀던의 시나리오를 국내의 작가가 편역한 것 같지만, 앞뒤로 책을 뒤적여봐도 지은이는 시드니 셀던, 황산벌은 '옮긴이'일 뿐이다.
(시드니 셀던이 정말 "이제 난 누나의 포로가 됐어"라는 식의 조악하고 유치한 표현을 쓸 리가 없지 않은가?)

그리고 곳곳에 의문스러운 번역 투성이다.
등장인물 마이클은 ‘사법고시'를 준비하고 ’육법전서'를 안고 씨름하고 있다는 표현이 곳곳에 등장한다.(미국의 법제도에 무슨 ‘사법고시'이고 ’육법전서'란 말인가.) 
그리고 ‘4라는 숫자는 동양에서 죽음을 의미한다'는 표현도 의문스럽다. 4라는 숫자를 불길하게 받아들이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고, 오히려 중국에서는 행운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작품 ‘거대한 게임'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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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아빠 2005-03-13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혹 접하게 되는 엉터리 번역을 보면 짜증의 단계를 넘어 분노에 몸서리치게 됩니다. 미국에서 "사법고시" 라니.. 쯧쯧

sayonara 2005-03-13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 생각에는 시드니 셀던의 시나리오를 국내의 번역팀이 편역한 작품같습니다. 그런데 책에는 정정당당하지 못하게 책에는 끝까지 '시드니 셀던 저, 황산벌 번역'이라고 나와있으니...
심증은 있어도 물증이 없네용~ ㅋ
 
다우닝가 10번지 -상
제프리 아쳐 지음 / 두리미디어 / 1994년 11월
평점 :
절판


'한푼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라는 놀라운 데뷔작을 발표했던 제프리 아처의 작품으로 영국의 의회와 정치에 관한 해설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치제도와 선거제도에 관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제프리 아처의 최고 히트작 '카인과 아벨'과 비교한다면 박진감이 덜 한 편인데, 이 작품에는 그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 '신용사기'도 없고, 액션이나 추격전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럭저럭 흥미진진한 정치 스릴러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세부적인 설정과 묘사가 리얼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 주인공 찰스와 사이먼, 레이는 각자 다른 배경과 성향을 갖고 있지만, 세 명 모두 대영제국의 수상을 목표로 정치계에 뛰어든다.
그들은 경력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임약속, IRA의 테러, 창녀와의 관계, 재정적 모험 등을 극복하고 공통된 목표에 한걸음씩 다가간다.

그들은 또한 처가의 도움으로 당내 반대세력의 요직에 앉을 수 있는 기회, 출중한 법률 지식 덕분에 사임을 못하고 오히려 다른 부서로 승진되려는 행운 등을 경험하며 정치에 대한 혐오와 매력에 빠져든다.

그리고 미디어 서평에서는 이 작품을 가리켜 '원스 어폰어 어메리카'의 영국 버전이라고 표현했는데,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비유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를 잘못 표기한 것도 우습거니와 세 정치인의 성공담과 금주법 시대 갱들의 배신과 몰락에서 어떤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 작품은 영국판 '록키'이며, 영국판 '도쿠가와 이에야스'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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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3-13 0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단 땜에 배꼽잡습니다.. ^^ 추천요!

sayonara 2005-03-13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기자분들이 워낙 바쁜 건 이해합니다. 하지만 책도 안 읽고 소개글이나 서평을 쓸 꺼라면 차라리 출판사의 보도자료를 그냥 올려주시면 좋겠더군요. -_-#
 
쿠오 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1 - 재난과 전투, 그리고 암살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 정초일 옮김 / 푸른숲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48억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를 1년으로 본다면 인류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때는 고작 12월 31일 밤 11시 30분이다. 카이사르가 2천 년 전에 암살 당한 것은 밤 11시 59분 46초인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얼마나 역사와 동떨어져 있는가?

역자는 위의 사례를 들어 우리가 왜 그리 역사를 멀게 느끼는지 묻는다.
개인적으로 대답하건대, 어렵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 역사란 성적을 위해 취업을 위해 무작정 외워야 하는 연대와 사건의 나열들일 뿐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카이사르가 자기가 태어나기 3천 년 전에 세워진 피라미드를 보면서 느낀 감흥을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3천년 뒤의 후손들은 우리 시대와 카이사르의 시대에 얼만큼의 간격을 둘까 하고 말이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매우 의미심장하다.
역사적이라고 생각되는 사건들이 결코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설사 나폴레옹이 워털루 전투에서 이겼다고 하더라도 그의 몰락을 계속되었을 것이며, 사라예보의 암살사건이 실패했더라고 1차 대전은 일어났을 거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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