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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시즌 3 박스세트 - 할인행사
스티븐 홉킨스 감독, 키퍼 서덜랜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4년 11월
평점 :
품절
1시즌의 암살, 2시즌의 핵폭탄에 이어 3시즌에서는 생화학 테러가 주요 소재다.
지난 두 시즌을 거치는 동안 참으로 많은 주연급 인물들이 배신과 죽음으로 빠져나갔다. 이번 시즌에서는 그 빈자리를 기존의 인물들과 새로운 인물들이 채운다.
잭의 딸 킴이 CTU에서 일하게 됐고, 팔머 대통령의 동생 웨인이 보좌관을 맡았다.
아담, 게일 같은 새로운 요원들 중에서는 특히 뚱한 표정의 클로이가 기억에 남는다. 좋은 사람 같지 않으면서도 좋은 사람 같은(!?) 느낌이 든다.
‘24’는 촘촘한 이야기 전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꼼꼼한 기획력이 어우러진 놀라운 시리즈다. 그리고 ‘24’만의 이런 장점은 세 번째 시즌에 와서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즌 3에 와서는 연출진의 노력과 재능도 한계에 달했는지 조금씩 식상해지고 틀에 박히기 시작한다.
아담은 여자를 무조건 싫어하고, CTU같은 테러전담조직에 어떻게 게일 같은 테러범이 침투해서 자신의 아지트까지 마련해두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물론 나중에 사연이 밝혀진다.)
또한 고도로 훈련되었어야 할 CTU 요원인 체이스, 미쉘 등은 결코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시리즈 초반의 이 모든 어설픔은 7회 막판의 반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야기에 접어들면서 폭발적인 긴장감을 이어나간다.
이전까지의 설정을 모두 뒤집는 충격, 폭발적인 사건과 갈등의 연속... 시즌 초반 비틀거리던 이야기 구조가 본 궤도에 진입하면서 진정한 재미가 시작되는 것이다.
하이라이트로 꼽고 싶은 시간은 17~19회다. 죽음과 추적, 안도와 감사...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잊지 말라”는 테러범의 협박에 “너도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알겠지”라는 단호한 말은 ‘24’ 시리즈 사상 최고의 명대사다.(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잭 바우어는 그 상황에서 그런 일을 정말 할 정도로 냉정한 사람이다.)
어쨌든 3시즌에서도 긴장감은 있다. 하지만 이전의 폭발하는 듯한 긴장감에 비하면 작위적인 티가 너무 많이 난다.
감옥이 폭동에 휩싸인 와중에서 죄수들은 뜬금없이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고, CTU 본부에는 문젯거리를 안은 아기(?)가 배달된다.
이런 식으로 틀에 박힌 테러 사건을 반복하고, 억지로 갈등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4시즌 이후의 ‘24’는 좀 암담할 것 같다.
3 시즌의 또 다른 특징은 잭 바우어의 과거와 관련된 사연(코소보 특수임무)이 조금씩 밝혀진다는 점이다. 지난 2시즌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점도 그렇고... ‘24’ 시리즈의 한 시즌이 아닌 전체 시리즈의 한 단락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 킴의 헤어스타일은 국내가수 자두를 생각나게 한다. 무슨 헬멧을 뒤집어 쓴 것 같기도 하고 좀 어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