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 보급판
마리오 푸조 지음, 이은정 옮김 / 늘봄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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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대부’는 영화 못지않게 흥미롭다. 마리오 푸조의 박진감 넘치는 묘사와 힘있는 표현도 좋고, 영화보다 등장인물들의 개성과 그들의 갈등이 좀 더 섬세하게 그려진 점도 좋았다.
특히 마이클이 뉴욕의 다른 보스들을 응징하는 부분은 영화에서도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데, 소설에서는 영상과 음악이 없이 글만으로도 비장하고 장엄하게 표현해냈다.

영화에서는 잠깐 스쳐지나갔던 경찰 출신의 심복 엘버트 네리, 무시무시한 해결사 루카 브라시 등도 소설 속에서는 생생하고 자세하게 묘사된다.

이 작품의 이야기는 영화에서 1, 2편으로 적절하게 나뉘어 그려지고 있다.
대부 비토 코르네오네의 부상과 마이클의 승계, 소니의 죽음과 피의 복수 등은 1편에서 다뤄지고, 라스베거스의 사업과 비토의 과거사는 2편에서 다뤄진다.

이토록 멋지고 흥미진진한 걸작의 가장 큰 아이러니는 마리오 푸조가 먹고 살기 위해 쓴 작품이라는 것이다. 작가 자신이 이 작품을 가리켜 ‘생명줄이었지 꿈은 아니었다’고 푸념할 정도로 가볍게 씌어진 작품이 20세기를 대표하는 걸작이 된 것이다.
단순한 통속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가족이라는 관계 등 너무 많은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서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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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콜렉션 (쥬라기 공원3 + 분노의 역류 + 미이라2003 + E.T + 죠스)
Various 감독 / 유니버설픽쳐스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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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콜렉션은 유니버셜의 테마파크를 주제로 하여 엮은 것이다.
하지만 각 작품들의 개성이 확연히 이질적이고, 일관되지 않아서 오히려 그 매력이 떨어진다. '분노의 역류'의 진한 형제애와 휴머니즘을 좋아하는 관객과 '죠스'의 터질듯한 긴장감을 선호하는 관객,'쥬라기 공원3'와 'E.T'의 기발한 상상력을 좋아하는 동심, '미이라'의 화려한 액션을 좋아하는 관객의 취향이 도저히 한데 어울릴 수 없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분노의 역류'와 '죠스'를 제외하고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타이틀들이다.
또한 최신 SF 작품인 '쥬라기 공원3', '미이라'와 다소 낡은 화면의 '죠스'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리고 이색적인 서플이 있는 것도 아닌데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타이틀 다섯 장에 6만원이 넘는다. 최근의 초특가 할인기획에 비하면 꽤 비싼 편이다.

유니버셜의 테마파크 콜렉션이라... 도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관객들은 대부분 이 테마파크가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한다.
최고의 찬사를 듣는 작품들도 아니고, 적당한 흥행작들만 모아 저렴하게 내놓은 것도 아니고... 정말 생뚱맞은 콜렉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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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거울아
이훈숙 지음 / 집사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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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아 거울아’의 앞부분 몇 장만 읽어봐도 이 책의 진지함과 유용함을 알 수 있다.
1장의 내용은 피부 관리도 다이어트도 아니다.
이 책의 맨 첫 장에 수록되어 있는 내용은 ‘올바른 자세’에 관한 것이다.

시중에는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넘쳐난다.
각종 화장법과 다이어트 비법, 이미지 가꾸기에 관한 내용들... 하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허황된 이론과 그릇된 환상에 관해 떠들고 있는 경우가 많다.
‘거울아 거울아’는 분명 다르다.
다소 색다르고 뜬금없이 시작되지만 꽤 유용하고 옳은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아름다운 몸매, 올바른 자세를 가꾸기 위한 첫 단계가 특이한 운동이나 요가 같은 것이 아니라 바로 긴장을 풀고 몸의 힘을 빼는 것이라고 말한다.

옷에 관한 부분도 유행 패션이나 체형을 가려주는 스타일 같은, 여성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들이 아니라 몸매의 결점을 보정해 줄 수 있는 브래지어와 팬티 같은 민감한 부분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아름다움에 관한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책에도 과장된 표현들이 수두룩하다.
-연예인들이 예뻐진 이유가 성형수술이 아니라 꾸준한 운동과 자기관리에서 비롯되었다는 입바른 말, 데뷔 초에는 촌티 나던 여배우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노력해서 예쁜 모습으로 바뀌었다는 식의 거짓말(아마도 대부분은 현란한 조명과 기적에 가까운 화장술 덕분이 아닐까?!)

그리고 미스코리아를 준비하는 여성이 아니면 굳이 필요하지 않는 내용의 6장 미스코리아 워크북도 사족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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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모자의 비밀 동서 미스터리 북스 66
엘러리 퀸 지음, 강영길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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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국명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자 엘러리 퀸의 데뷔작인 '로마 모자의 비밀'을 읽었다.
확실히 처음 시작하는 산만함이 있기는 하지만, 이 작품이 '전설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꽤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로마 모자의 비밀'은 두 번째, 세 번째 사건이 계속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로마 극장에서 일어난 단 하나의 살인 사건만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다른 많은 작품들이 일련의 사건들을 연속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에 비하면 비교적 단순한 구조지만, 그런 스타일이 오히려 색다른 감흥을 선사한다.

그리고 확실히 두 명의 퀸 부자가 콤비로 활약하는 국명 시리즈가 가장 재미있다.
엘러리 퀸의 원맨쇼에 가까운 라이츠 빌 시리즈와 후기의 일부 작품들에서는 볼 수 없는 티격태격 하는 재미도 있고 말이다.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가 끌려 온 엘러리 퀸은 아버지의 핀잔에도 불구하고 계속 투덜거리면서 호시탐탐 아버지의 눈을 벗어나 책을 사러 갈 기회를 노린다.
수요일 아침 거실에 앉아 있다가 서로 전화를 받으려고 티격태격 하는 장면은 마치 개그콤비를 보는 것 같다.-

동서 추리문고의 번역상태는 늘 만족스럽지 않지만, 엘러리 퀸이 프랑스어와 독일어로 대사를 날리는 부분이 있는데 원작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서인지 직역하지 않고 원문과 괄호 친 한글 번역을 달아놓았다. 번역자의 섬세한 배려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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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시즌 3 박스세트 - 할인행사
스티븐 홉킨스 감독, 키퍼 서덜랜드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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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즌의 암살, 2시즌의 핵폭탄에 이어 3시즌에서는 생화학 테러가 주요 소재다.
지난 두 시즌을 거치는 동안 참으로 많은 주연급 인물들이 배신과 죽음으로 빠져나갔다. 이번 시즌에서는 그 빈자리를 기존의 인물들과 새로운 인물들이 채운다.
잭의 딸 킴이 CTU에서 일하게 됐고, 팔머 대통령의 동생 웨인이 보좌관을 맡았다.
아담, 게일 같은 새로운 요원들 중에서는 특히 뚱한 표정의 클로이가 기억에 남는다. 좋은 사람 같지 않으면서도 좋은 사람 같은(!?) 느낌이 든다.

‘24’는 촘촘한 이야기 전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 꼼꼼한 기획력이 어우러진 놀라운 시리즈다. 그리고 ‘24’만의 이런 장점은 세 번째 시즌에 와서도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시즌 3에 와서는 연출진의 노력과 재능도 한계에 달했는지 조금씩 식상해지고 틀에 박히기 시작한다.
아담은 여자를 무조건 싫어하고, CTU같은 테러전담조직에 어떻게 게일 같은 테러범이 침투해서 자신의 아지트까지 마련해두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물론 나중에 사연이 밝혀진다.)
또한 고도로 훈련되었어야 할 CTU 요원인 체이스, 미쉘 등은 결코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하지만 시리즈 초반의 이 모든 어설픔은 7회 막판의 반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이야기에 접어들면서 폭발적인 긴장감을 이어나간다.
이전까지의 설정을 모두 뒤집는 충격, 폭발적인 사건과 갈등의 연속... 시즌 초반 비틀거리던 이야기 구조가 본 궤도에 진입하면서 진정한 재미가 시작되는 것이다.
하이라이트로 꼽고 싶은 시간은 17~19회다. 죽음과 추적, 안도와 감사...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잊지 말라”는 테러범의 협박에 “너도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알겠지”라는 단호한 말은 ‘24’ 시리즈 사상 최고의 명대사다.(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잭 바우어는 그 상황에서 그런 일을 정말 할 정도로 냉정한 사람이다.)

어쨌든 3시즌에서도 긴장감은 있다. 하지만 이전의 폭발하는 듯한 긴장감에 비하면 작위적인 티가 너무 많이 난다.
감옥이 폭동에 휩싸인 와중에서 죄수들은 뜬금없이 러시안 룰렛 게임을 하고, CTU 본부에는 문젯거리를 안은 아기(?)가 배달된다.
이런 식으로 틀에 박힌 테러 사건을 반복하고, 억지로 갈등을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4시즌 이후의 ‘24’는 좀 암담할 것 같다.

3 시즌의 또 다른 특징은 잭 바우어의 과거와 관련된 사연(코소보 특수임무)이 조금씩 밝혀진다는 점이다. 지난 2시즌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점도 그렇고... ‘24’ 시리즈의 한 시즌이 아닌 전체 시리즈의 한 단락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번 시즌에서 킴의 헤어스타일은 국내가수 자두를 생각나게 한다. 무슨 헬멧을 뒤집어 쓴 것 같기도 하고 좀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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