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칼의 날 동서 미스터리 북스 93
프레데릭 포사이드 지음, 석인해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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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많이 있다. 하지만 영화, 만화, 소설... 모든 장르를 통틀에서 ‘자칼의 날’만큼 완벽한 재미를 갖춘 작품은 없었다.(‘레옹’이 기억에 남기는 하지만 그 작품은 암살이 양념으로 등장하는 러브 스토리라고 본다.)

어찌나 세부적인 설정이나 상황묘사가 뛰어난지 수퍼맨에 가까운 능력을 갖고있는 주인공 자칼의 캐릭터가 전혀 황당무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보통의 스릴러라면 킬러가 암살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치기 마련인데 ‘자칼의 날’은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더 흥미진진했다. 3류 스릴러들이 오로지 결말의 반전을 위해 이야기 내내 너무 많은 설정과 복선을 깔아놓느라 지겨운 것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런 재미는 다큐멘터리 스릴러의 선구자라고 불리는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치밀한 묘사 때문이 아닐까?

중간중간 어찌나 위기가 많았고, 수사관들의 추격이 심했는지 나중에는 드골암살이 성공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국 수사관들이 끝까지 정체를 밝혀낼 수 없었을 정도로 자칼은 완벽한 킬러였던 것이다.

이 작품 이후에 암살을 소재로 한 수많은 작품들을 읽어보았지만 만족스러운 소설이 없었다. 굳이 꼽아보자면 잭 히긴스의 ‘독수리는 내리다’, ‘독수리는 날아오르다’ 정도가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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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실은 - 디알북
박대령 지음 / 데일리서프라이즈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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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인줄 알았다. 가로로 넓적한 판형에 요란한 컬러들... 그리고 삽화와 글씨들은 왜 그리도 큼직한지...
진지하고 날카로운 내용과는 달리 너무나 허술한 편집체계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이 무척이나 실망스러운 책이다.

이 책에는 지금까지 우리의 사고방식과 기억들이 얼마나 뒤틀려있는지, 왜곡되어 왔는지에 관한 사실들이 나열되어 있다. 그런 편견과 착각의 대부분은 기존의 신문과 방송 등 무책임한 언론매채들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터무니없는 세계 속에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왜 한나라당 의원들은 자신들이 통과시킨 신행정수도법의 위헌결정소식을 듣고 그리도 좋아했는지, 한나라당 자신들이 88년도 야당시절에 대책 없이 만들어놓은 국민연금법을 갖고 현 정부를 추궁하고 있는지...

정말 과거 군사정권 때가 그리도 좋은 시절이었는지...
대통령의 가벼운 입과 우후죽순처럼 들고 일어나는 각종 이익집단이 초래하는 혼란보다 눈과 귀를 막고 입을 닫아야만 했던 그 시절이 정말 그리운 건지...

어쨌든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는 '대한민국의 사실'은 우리나라가 지금도 조금씩은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비리공무원들이 사표만 내면 책임을 면제받고 연금까지 타먹었지만 지금은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사표가 수리되지 않는다는 것, 과거에는 무조건 외국에서 태어나면 병역면제지만 지금은 실제 거주여부를 확인한다는 것 등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한 가지 너무 안타까운 점은 조악한 논리와 단순무식(!?)한 논리 때문에 이 책이 '노사모의 마스터베이션용'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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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3
웨스 크레이븐 감독, 니브 캠벨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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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크레이븐 감독은 줄기차게 원래부터 3편을 계획했다고 우겼다. 헌데 그렇다면 왜 1, 2편까지 깔끔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던 케빈 윌리엄스는 3편에서 빠졌는지 궁금하다. 더구나 미리 계획된 시리즈라면서 어쩌면 이렇게 전편의 명성을 완벽하게 말아먹을 수 있는가?

개인적으로 '스크림3'만큼 엉망인 최악의 3편을 본 적이 없다.
'리쎌웨폰'이나 '에이리언' 시리즈처럼 근사한 트릴로지를 기대했던 관객을 철저하게 배신하는 엉성한 이야기 구조와 굳이 밝혀지지 않아도 상관없는 억지스러운 과거사가 드러난다.

1, 2편에서는 유명 스타가 카메오로 출연해 시작하자마자 살해당한다. 그렇게 관객에게 신선한 공포를 선사했던 것이 '스크림'만의 레퍼토리다. 하지만 3편에서는 뜬금없게도 1, 2편의 누명쓴 살인마 리브 슈라이버가 살해되면서 시작한다. 나름대로 의외의 살인이긴 하지만 전편들에 비해 확실히 약한 오프닝이다.

시작부터 초라하기 그지없었던 3편의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은 사라지고 관객을 짜증과 황당함으로 몰고 간다.
전기가 나가서 불이 꺼졌는데 전화와 팩스는 왜 멀쩡히 작동되며, 등장인물들은 살인마 한 명(두 명일지도 모르지만.)을 피해 우르르 몰려다니기만 할 뿐 상식적인 행동은 전혀 하지 못한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살인마의 정체를 알게 되는 순간 클라이맥스의 흥분 보다는 이제 곧 끝난다는 안도감이 먼저 들었다.
나름대로 그럴듯한 이유와 설득력을 갖고 있었던 1, 2편의 살인마와 비교하면 너무도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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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레더블 - 아웃케이스 없음
브래드 버드 감독, 홀리 헌터 외 출연 / 월트디즈니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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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익숙해진 헐리우드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으로 시작한다.
스크린 속의 또 다른 TV화면 같은 것들 말이다. 자살시도자가 자신을 구했다는 이유로 수퍼영웅을 고소하고, 기차의 승객들이 구조 중에 부상을 입었다고 또 고소한다.
그리고 정부는 더 이상 초능력 영웅들의 활약을 용납하지 않는다.
‘엑스맨’같은 영화에서도 비슷한 설정이 있었지만 ‘인크레더블’은 그리 심각하지 않다.
그리고 따분한 일상을 살아가게 된 초능력 가족의 애환을 코믹하게 펼쳐보인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다시 수퍼영웅의 활약을 시작하는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그의 가족들.
‘토이 스토리’ 등에서보다 훨씬 진일보한 CG 기술로 더욱 화려한 화면을 선사한다.

수퍼영웅에게 왜 망토가 필요 없는가 하는 일장연설, 트럭과 기차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미스터 인크레더블을 보는 것도 재미있다.

이 작품의 단점이라면 성인관객과 어린이 관객을 함께 만족시키려다보니 자칫 두 관객층에서 조금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재미있다. 하루하루의 반복된 일상에 찌들려 의기소침해진 현대인들에게 통쾌한 재미를 선사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볼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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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3 - 최후의 노력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3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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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는 벌써 몇 권째 쇠망사를 다루고 있다.
그래서 전체적인 이야기도 우울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분이나 감동은 거의 느낄 수 없을 지경이다.
독자들은 더 이상 로마인의 이야기에서 마리우스와 술라의 불꽃튀는 대결도, 카이사르의 눈부신 종횡무진도, 5현제가 선사하는 놀라운 평화도 음미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쇠망해 가는 역사를 일으켜 세우려는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의 노력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더 이상 카이사르나 스키피오, 한니발 같은 명장들이 펼쳐 보이는 현란한 전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인지 시오노 나나미도 굳이 전투에 관해 자세히 묘사하지 않는다. 그저 몇 년 동안 야만족과 싸워 제압하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방위선을 구축했다는 식이다.
새로운 역사를 창조했다는 '밀비우스 다리 전투'에 관한 내용도 자마 회전, 알레시아 공방전 때와는 달리 지리멸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오노 나나미는 계속 써내려 간다고 말한다. 자신은 '로마'의 역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로마인'의 역사를 쓰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13권에는 기독교에 관한 언급이 많이 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밀라노 칙령을 통해 기독교를 공인했기 때문이다. 기독교인들은 그 이유를 그리스도의 참된 가르침에 눈을 떴다고 호들갑을 떨었겠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통치와 지배의 권위를 위한 정치적 계산이었다고 단순명쾌하게 설명할 뿐이다.

어쨌든 독자들은 13권의 내용에서도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때는 성공의 원동력이었던 요인이 나중에는 쇠퇴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 생즉필사의 원칙을 거스르려는 인간의 노력이 얼마나 덧없는가 하는 점...

한가지 아쉬운 점, 시오노 나나미 역시 일본인이라는 점이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와 기독교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의 정치가였던 요시다 시게루와 기독교에 관한 언급을 한다. 그런데 페르시아 왕국의 새로운 왕이 국내의 불만을 밖으로 표출하려는 의도에서 로마와의 전쟁을 일으켰다면서, 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똑같은 이유로 임진왜란을 일으켰다는 사실을 언급할 정도의 센스를 보여주지 못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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