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CE - 화보집 + 엽서 포함 디지팩 양장케이스
올리버 스톤 감독, 콜린 파렐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전반적으로 지루하지만 한마디로 평가하기 힘든 작품이다.

세 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과 끊임없이 계속되는 주인공들의 대화, 독백, 내레이션 등... 알렉산더 대왕의 인간적 고뇌와 갈등을 그리는데 엄청난 제작비와 호화 캐스팅이 왜 필요했던가 싶을 정도로 원망스러운 작품이다.
‘알렉산더’는 그렇다. (관객이 흔히 기대하는) 고대 사극다운 스펙터클을 찾아볼 수 없다.
주름이 자글자글한 얼굴로 과거를 회상하며 힘겹게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프톨레마이오스(안소니 홉킨스)만큼이나 관객을 지치게 한다.

이 작품에는 ‘글래디에이터’에서 볼 수 있었던 자신감 넘치는 주인공의 멋진 모습도, ‘트로이’에서 볼 수 있었던 미끈한 주인공들의 화려한 액션도 없다.
끊임없이 인간적인 고뇌를 되풀이하는 알렉산더는 보기 애처로울 정도다.
‘글래디에이터’의 막시무스처럼 힘 있는 몇 마디로 부하들을 휘어잡지도 못한다. 소리치며 설득하고 무참히 살해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 속에 갇혀버린 대왕 알렉산더가 아닌 동성애에서 위안을 찾고, 부모의 그늘을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인간 알렉산더를 볼 수 있었던 점은 나름대로 좋았다.

하지만 너무 독특하고 낯설어서 도저히 이해할 수도, 쉽게 즐길 수도 없는 이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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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 특별편 11
아오야마 고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첫 번째 이야기 ‘중학생의 사각지대’는 중학교 체육부에서 일어난 사건으로 코난이 과학의 기초 원리를 이용해 간단하게 풀어버린다.

‘애증의 건배’는 과거의 원한과 복수에 얽힌 독살이 등장한다.

‘사라진 연인’의 트릭은 비교적 정교하긴 하지만 좀 조잡하다. 같은 시간에 두 곳의 장소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쌍둥이라는 식의 트릭은 초등학생 수준 아닌가!?(비유하자면 그렇다는 것, 스포일러 아님)

이밖에 ‘점술’에는 성명학을 이용한 추리가, ‘검은 코트의 도전’에는 한편의 허무개그같은 사건이, ‘명작의 덫’에는 문학과 기계장치(타이프라이터)에 얽힌 트릭이, ‘카운트다운’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시한폭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과학상식과 간단한 기계원리, 심리적인 허점 등을 트릭으로 이용하는 ‘코난 특별편’은 너무도 짤막해서 주인공들의 갈등과 드라마 같은 것은 기대할 수 없는 추리퀴즈같은 작품집이다.

킬링타임용으로 읽을 만하지만 본편에는 미치지 못하는 평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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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올해의 추리소설 실종
김성종 외 지음 / 신원문화사 / 1998년 7월
평점 :
절판


98년도에 가장 뛰어났던 단편 추리소설을 모아놓은 책이다. 전체적으로 수준이 높고 꽤 짜임새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다.

김성종의 '실종'은 작가의 명성에 비해 좀 밋밋하지만 마지막의 반전이 기억에 남는다. 대도시의 범죄에 대한 감흥과 말단 형사(소시민)들의 애환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두 사람이 가는 지옥'에는 코난, 김전일류의 트릭이 등장하는데, 간단하지만 재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핏줄'은 재미있지만 과연 추리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절대적인 사실, 진리를 기준으로 사건이 일어나고 추리가 진행되는데 갑자기 그 절대적인 사실의 예외가 발생한다. 한 편의 허무개그같다.

이 밖에도 추리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 가는 작품들이 몇 편 있다.
'달밤 이야기', '몰래 카메라'가 그렇다. '블랙 레이디'는 애드가 알렌 포의 괴기소설을 떠올리게 하는데 꽤 재미있었다. 그리고 '표적'은 한편의 사이코 스릴러다.

'신디 크로포드에 대한 전망'은 뒷표지에 나와있는 단 두 줄의 소개글이 이 작품의 완벽한 스포일러다. 출판사의 부주의함이 매우 실망스럽다.

'유리벽 속의 아내'는 역시 마지막의 반전이 놀랍고,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는 속담이 생각날 정도로 오싹했다.
'방문객' 또한 구성이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반전이 인상적이었다.

'애첩'과 '진정한 복수'는 가장 재미있게 읽은 작품들이다.
'애첩'은 짤막한 이야기 내내 반전과 재반전이 돋보이는 수작으로 중편이나 장편으로 다시 써도 될 것 같다.
'진정한 복수'는 완전범죄를 계획하는 남자의 이야기로 상투적인 시작을 했지만, 나중에는 범인과 피해자의 구분이 애매해지고 역시 반전이 뛰어나다.

98년도판은 올해의 추리소설 모음 중 가장 뛰어난 편에 속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소재와 작품성격이 너무 편협한 점이 아쉽다.
살인, 범죄ㅡ, 납치... 인간의 추악한 욕망과 탐욕, 배신과 복수, 섹스와 치정...(그래서인지 제목들도 하나같이 섬뜩하다.) 꼭 이런 것들만 추리소설의 소재가 되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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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30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죠 ㅠ.ㅠ

sayonara 2005-05-30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전 '올해의 추리소설' 시리즈 중에서는 (진정으로) 98년도가 최대의 수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물만두님께서는 어느 해의 작품집을 추천하실런지...?! ^_^

물만두 2005-05-30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류성희를 좋아해서 그 작가 나온 건 그냥 좋아요. 하지만 모두 그저그렇네요...
 
Snowcat Diary 2
권윤주 지음 / 호미 / 200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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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아주 더웠던 여름, 단지 덥다는 이유로 방학 내내 두 달 동안 현관문 밖을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는 스노우캣, 누우면 걸려오는 전화, 샤워할 때 걸려오는 전화가 귀찮아서 안받을 수도 있다는 스노우캣, 봄이 끔찍스러운 이유는 어딜 가나 온통 뽀시시한 파스텔 톤의 옷들 때문이라며 굳이 검정색이나 회색 옷을 찾는 스노우캣...

살다 보면 누구나 이렇게 무작정 게을러지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어렵고 거창한 일도 아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이 갖고 있는 조급함과 긴박감은 이런 휴식을 방해한다.

반복되는 생활과 쫓기는 일상 속에서 스노우캣처럼 여유를 부리는 것이 쉬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이런 여유가 그립다.
그럴 때는 이 책을 펼쳐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원한 여백과 강요하지 않는 내용 속에 빠져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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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05-05-16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은 마린블루스... 각권 3도 접수하시더니... 스노우캣 다이어리도 !!
저의 하루 일과 중에 하나도 스노우캣 다이어리 일기 한꼭지와 업데이트 사진을 보는 것이지요~!!

sayonara 2005-05-17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상의 활력소라고 할 수 있죠. 특히 요즘은 유머가 좋아서 '마린 블루스' 쪽에 더 끌립디다. ㅎㅎㅎ
 
언더씨즈 + 언더씨즈 2 - [할인행사]
제프 머피 감독, 스티븐 시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언더시즈' 1편과 2편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보다 더욱 크게 느껴진다. 긴장감의 정도, 주연배우의 돋보임, 악당의 카리스마, 줄거리의 템포 등 모든 면에서 말이다.

마지막 항해중인 전함 미조리호에서 펼쳐지는 스티븐 시걸의 화려한 액션은 최근의 흥행작 '엑시트 운즈'같은 CG과다의 작품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절도와 힘이 있다.
특히 카리스마 넘치는 악당 크릴(토미 리 존스)과의 대결은 그 현란한 칼부림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다.

이에 비교하면 고속열차 위에서 벌어지는 2편의 액션은 스티븐 시걸의 요란한 손놀림이 허무하게 느껴질 만큼 밋밋하다.

이는 무엇보다도 케이시 라이벡과 대결을 벌이는 악당의 카리스마 차이 때문이다.
1편에서 사이코역을 맡은 게리 부시와 2편에서 비슷한 역을 맡은 에릭 보고시안의 차이는 별로 없다.
하지만 1편의 토미 리 존스와 달리 2편의 빠박이 떡판 악당은 처음부터 라이벡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며 쫄아있다.

토미 리 존스는 광기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육회를 질겅질겅 씹을 때부터 뭔가 한가닥 할 것 같더니만 마지막의 제스처와 칼부림은 닳고닳은 액션 배우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카리스마까지 엿보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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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5-15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2편까지는 그럭저럭 봤는데요^^

눈보라콘 2005-05-15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2편도 상당히 재밌게 봤는데요. 에릭 보고시안은 지명도는 낮지만 비 헐리우드 영화쪽에서는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배우랍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 분야에서는 다이하드 3편이 최악이던데..

sayonara 2005-05-15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에릭 보고시안은 1편의 토미 리 존스만큼이나 뛰어난 배우죠. 하지만 1편과 너무 비교하다보니 2편이 더욱 불만스럽더라구요. 뭐, 스티븐 시걸의 요즘 작품들과 비교해 본다면 '벤허' 수준이겠지만... -_-;
진정한 최악의 속편은 '동방불패2'입니다. 전 제목을 갖다 붙인 아류작인 줄 알았다는... -_-#

물만두 2005-05-15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동방불패2...정말 최악중의 최악이죠 ㅠ.ㅠ

sayonara 2005-05-15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악의 최악을 훨씬 초월한 작품이죠.
전 '동방불패2'가 컬트영화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