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하트 Angel Heart 10
츠카사 호조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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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헌터’에서처럼 이번에도 카오리의 잃어버린 언니 사유리가 나타난다.
다른 점이라면 이미 카오리는 이 세상에 없고, 사유리는 카오리를 꼭 닮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카오리의 심장을 갖고 있는 아샹이 잘 지내고 있는지 감시하기 위해 료의 집에 쳐들어오고, 그녀를 인간답게 살게 해주겠다며 뉴욕으로 데려가려고 한다.(하지만 이미 거대한 조직의 후원을 받고 있는 아샹은 부족한 것이 없다.)
이래서야 ‘시티헌터’의 아류밖에 더 되겠는가!?

확실히 ‘엔젤하트’는 그림도 멋있고 재미도 있다. 하지만 ‘시티헌터’에서 느낄 수 있었던 주인공들간의 끈끈한 애정, 무조건적인 신뢰, 미묘한 긴장감을 느낄 수 없다.
-아무리 좋게 보려고 해도 아샹은 카오리를 대신할 수 없는, 연인이 아닌 의붓자식이니까 말이다. 실제로 아샹이 나오는 장면보다 회상 속의 카오리, 꿈속의 카오리가 더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시티헌터’의 세계관으로 또 다른 배경을 창조했다던 작가의 공언은 고작 스스로의 작품을 모방하는 수준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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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 바디스, 역사는 어디로 가는가 2 - 인류의 운명을 바꾼 스캔들과 배신, 재판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 정초일 옮김 / 푸른숲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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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역사'란 퀴즈 프로그램의 정답이나 공휴일의 의미를 지닌 기념일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그 이상의 것이라고, 깊이 탐색하고 이해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이 책을 말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단편적인 사건은 그 이면에 인간의 추악함과 거짓된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그런 점이 잘 나타난 이야기는 3장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건’이다. 마리 앙투와네트의 정신적 게으름과 프랑스 대중들의 막무가내 오해로 빚어진 비극을 읽고 나면, 직접적인 역사적 사실 이면의 갈등과 증오가 어떤 식으로 표출되는 계기가 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과거의 역사를 이해함으로서 우리가 현대의, 동시대의 사건들을 이해하는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

인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존재인지, 대중들은 믿고 싶어하는 것은 기억을 조작해서라도 쉽게 믿어버리는 존재인지 그리고 이런 식의 편견과 게으른 오해가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물론 그 오해의 많은 부분은 멍청한 왕비와 안일한 태도의 왕실이 자초한 것이지만.)

단순한 사건들의 나열이 아닌, 표면적 사건 속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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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26

[책갈피속의 오늘]1877년 이사도라 덩컨 출생

“내 인생은 오직 두 개의 동기를 갖고 있다. 사랑과 예술이 그것인데 이들은 끊임없이 싸운다. 왜냐하면 사랑도, 예술도 나의 전부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현대무용의 개척자 이사도라 덩컨의 삶은 자신의 말대로 치열하게 그녀를 요구한 ‘사랑’과 ‘예술’에 바쳐진 생애였다.

그녀는 1877년 5월 2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네 아이를 데리고 이혼한 덩컨의 어머니는 그녀를 임신했을 때 냉동한 귤과 샴페인만 먹었다고 한다. 자서전에 덩컨은 이렇게 썼다.

“어머니 자궁 속에서부터 나는 춤췄다. 귤과 샴페인은 아프로디테의 음식이었으므로.” 삼류 무용수로 살다 22세 때 가축수송선을 타고 유럽으로 건너간 그녀에겐 새 세상이 열렸다. 엄격한 격식에 따른 전통 발레에 익숙해 있던 유럽에서 그녀의 춤은 충격이었다. 님프처럼 거의 옷을 걸치지 않고 맨발로 춤을 추는 그녀를 보려고 군중이 쇄도했다.

덩컨이 영국 극작가 버나드 쇼에게 “당신의 머리와 나의 몸을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완벽하겠죠?” 하고 말을 건넸다가 “그 반대의 경우는 생각해 보셨나요?” 하고 면박을 당했다는 일화는 ‘멍청한 미인’과 ‘못생긴 천재’에 대한 유머로 회자된다. 그러나 덩컨은 ‘멍청한 미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하나의 단순한 동작을 만들기 위해 수년간의 노동과 조사를 거듭했다. 스스로 “내 춤의 스승은 니체”라고 말하며 인간의 영혼을 가장 자유롭게 표현하는 고도의 예술로 춤을 확립했다.

“인생의 10%가 아니라 전부를 던져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녀는 사랑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행복하지는 못했다. 독신을 고수하면서도 연인들과의 사이에서 두 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1913년 보모와 함께 나들이를 나갔던 아이들은 차 사고로 모두 목숨을 잃었다.

슬픔을 딛고 일어선 그녀는 러시아에서 15년 연하인 시인 세르게이 예세닌을 만나 1922년 결혼했다. 그러나 3년 뒤 예세닌마저도 권총 자살로 덩컨의 곁을 떠났다.

지상의 삶과 끝내 화합할 수 없었던 이 ‘아프로디테’는 죽음까지 극적이다. 1927년 드라이브를 하러 친구의 스포츠카에 탔다가 목 뒤로 넘긴 빨간 스카프의 끝자락이 자동차 바퀴에 끼는 바람에 목이 졸려 숨졌다.

차에 오를 때 그녀가 친구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이랬다.

“안녕, 나는 영광을 향해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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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스파이의 묘비명 동서 미스터리 북스 116
에릭 앰블러 지음, 맹은빈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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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역자후기에도 언급됐지만 많은 점에서 ‘추운나라에서 온 스파이’와 비슷한 작품이다. 주인공은 혼신의 힘을 다해 자신이 맡은 일에 임하지만, 자신이 그 임무의 진정한 주인공은 아니었다는 식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야기의 전개는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 같다. 래제르브라는 호텔을 무대로 각국에서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
어쨌든 자신의 잘못도 아닌데 외부의 사정으로 막다른 길에 몰린 한 평범한 인간의 절박한 심정을 느낄 수 있는 첩보 스릴러였다.

이 책에서도 동서 출판사의 무심함은 그대로 드러난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 중의 한 사람인 시믈러의 정체를 등장인물 소개란에 ‘XX자’라고 완벽하게 밝혀놓았다.
결국 독자는 이 수상쩍은 남자가 단지 ‘XX자’일 뿐 결코 스파이는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시믈러의 정체는 이야기가 3/4쯤 진행된 시점에서 밝혀지는데 말이다.-

이 책에는 두 편의 단편이 더 수록되어 있다.
‘에메랄드빛 하늘의 비밀’은 유산과 독살에 얽힌 이야기다. 짤막하고 간단한 트릭의 작품이지만 한 번 읽어볼만하다.
‘세일링 클럽’은 담담한 문체로 인간의 권태로움과 악마성, 잔혹한 본능에 관해 놀랍도록 섬세하게 표현한 단편 결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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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일반상식 - 2007년 최신판
대은기획 엮음 / 시스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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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눈이 편안한 편집체계이다. 하얀 종이에 선명한 명조체 글씨, 그리고 회색음영으로 추가된 부가설명... 푸른색의 제목과 검정색의 해설은 눈이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본문의 내용 또한 스파상식, 서박사상식같은 유명교재들과 비교해서 크게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편집진은 국사부문을 보충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며, 매 챕터의 뒷부분에 있는 문제의 해설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문제의 대부분이 기출문제로 수록되어 있어서 다른 교재를 몇 번 본 수험생이라면 너무 쉽게 풀 수 있을 것이다.
국문학, 국어 분야의 내용 또한 그리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 다른 종합상식교재들에 비하면 꽤 나은 수준이다.

상식과목은 한 권으로 공부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만약 이 책을 주교재로 선택했다면 좀 더 얇은 상식문제집이나 최신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상식교재를 부교재로 함께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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