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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 양장본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아버지'나 이 책 '가시고기'같은 책들을 경멸하기는 하지만 감동적으로 읽었다고 하는 독자들까지 싸잡아서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워낙 각박하고 따뜻한 사랑이 사라져버린 요즘 시대에 이런 소설을 통해서라도 감동을 충전(!)받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한 심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별 하나조차 아깝다고 생각하는 소설이다.
왜 이 땅의 아버지들은 꼭 불치의 병에 걸려야만 가족들에게 사랑을 확인받을 수 있고, 아들의 죽음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야만 하는 것일까?! 꼭 그런 식의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어야만 아버지의 사랑은 감동이 되는 것일까!?
우리들은 평소에 아버지가 벌어다주시는 돈으로 밥을 먹고, 옷을 입고, 학교를 다닌다는 사실에는 왜 감동하지 못한 채 당연한 일들처럼 받아들이는 것일까?! 그런 식의 일상적인 보살핌과 사랑이 그리도 얄팍한 것일까!?
이런 신파소설을 읽고나서야 '그래, 오늘부터 아빠한테 잘 해드려야지!'하고 다짐할 정도로 가벼운 것일까!?
극단적인 상황에서만 서로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가 무감각해진 것일까!?
'가시고기'에 대한 독자들의 감동은 이런 것 같다.
자신과 같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쌍코피가 터질 정도로 밤새워 공부하는 애인에 감동하는 사람들 말이다. 만약 진실한 사랑이라면 애초에 그런 고생을 하지 않고 처음부터 꾸준하게 잘 해왔을 것이다. 자신을 그런 극단적인 벼락치기로 몰아넣지 않고 말이다.
-너무 억지스러운가!? 그렇다. 그러니까 '편집자 서평'이 아니라 '독자서평'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