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김전일 단편집 : 흡혈귀 전설 살인사건
아마기 세이마루 원작, 사토 후미야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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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아류는 본가의 명성을 따를 수 없는 법. 몇 년 만에 돌아온 김전일의 추리가 조금 약해지긴 했지만 역시 김전일만의 멋과 재미가 여전한 걸작이다.

'흡혈귀 전설 살인사건'은 매너리즘이라고 해도 변명할 수 없을 정도로 기존의 작품들과 똑같은 스타일이다.
외딴 마을에 모여드는 주인공과 사람들, 마을에 떠도는 이런저런 이야기와 전설, 외부와 고립된 상태(전화는 불통, 자동차 타이어는 너덜너덜...), 과거의 비극, 원한과 복수..

하지만 여전히 통쾌한 김전일의 명대사들...
"할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수수께끼는 전부 풀렸다", "진범은 이 안에 있다"
그리고 용의자로 의심받는 미유키에게 불쑥 꺼내는 말, "너, 나 못 믿어!?"(개인적으로 굉장히 웃겼다.)

확실히 예전의 김전일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흥분과 스릴은 그리 많이 남아있지 않다.

그래도 이렇게 김전일의 추리를 추억할 수 있는 작품이 새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다.
그리고 추리는 틀에 박혔다고 해도 (작가가 언급했던 것처럼) 드라마틱한 면이 많이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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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사전 1
허영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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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사전'은 허영만씨가 '한국의 부자들'이라는 책을 읽고 '스포츠 조선'에 연재한 만화를 모은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문의 내용은 '한국의 부자들'이라는 책과 거의 똑같다.

작가는 원작의 내용을 재창조한다거나 어쭙잖게 자신의 생각을 끼워 넣는 식의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간결한 그림체와 이해를 돕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간단명료한 도표들, 몇 가닥의 선으로 그려낸 부자들의 생생한 표정과 손짓, 행동...
그래서 '부자사전'은 원작의 엑기스를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훨씬 쉽게 읽을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내용이 너무 상식적이라는 것이다.
현재보다 미래를 위해 허리띠를 조이고, 원칙을 고수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자비해져야 한다는 식이다.
'부자아빠 가난한아빠'에서처럼 귀가 솔깃해지는 내용을 원하던 독자들인 적잖이 실망할 것 같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미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하지 않는 우리(독자)들의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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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 사회 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살기
홍세화 지음 / 한겨레출판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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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귀족의 나라에서 아웃사이더로 산다는 것'이라는 부제목의 이 책은 프랑스에서 살았던 한 지식인이 외부인의 시각으로 한국사회의 불합리한 점들은 짚어내는 이야기다.(저자 스스로는 자신의 시각이 지식인이 아니라 '택시운전사'의 그것이기를 바란다고 한다.)

주된 내용은 조선일보의 무식한 권력; 그들이 기 소르망이나 피에르 라굴라같은 싸구려 정치꾼들을 남북관계에 정통한 석학으로 바꿔놓는 방법, 진정한 우익과 극우의 차이점, 제 3의 길에 대한 성찰 등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똘레랑스/엥똘레랑스라는 채에 걸러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외침들이 얼마나 우리 사회에 통할 수 있을까?!

이 땅의 시민들이 공무원의 노조결성을 탐탁지 않게 보는 이유는 공무원집단이 대표적인 귀족집단이기 때문이다. 주5일 근무제와 철저한 야근수당, 완벽한 복리후생 등의 혜택, 그리고 퇴직 후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연금을 받는 그들은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종의 특권층이 아닐까?!
파업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여건의 노동자들이 넘치는 이 땅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국민들이 (저자의 주장대로) 공무원 노조가 사회귀족을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까!?

저자가 생각하는 변화는 이미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너무나 느린 것이 답답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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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지음 / 은행나무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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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도 에세이도 아닌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인가?! 출간일은 2002년 5월. 아무래도 월드컵의 열기를 등에 업고 급조된 책인 것 같다.
첫 장을 열면 거의 열 장에 이르는 삽화가 나온다. 하지만 화질도 지저분할 뿐더러 간단한 설명 한 줄조차 없다. 독자들은 누구와 찍은 사진인지, 어느 팀에서 뛸 때 찍은 사진인지 알 수가 없다.
본문의 페이지 중간 중간에도 내용과 상관없이 크게 차지하고 있는 사진들을 볼 때면 단순한 분량 채우기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본문의 내용은 굉장히 훌륭하다.
홍명보가 겪은 월드컵의 회상, J리그에서 뛸 때의 감상, 일본의 축구문화에 대한 감탄과 동료선수들에 관한 짤막한 평가들, 그리고 자신의 축구인생과 한국축구가 나아갈 방향까지 언급하고 있다.
모든 내용들이 유용하고, 축구팬이라면 한번쯤 깊이 생각해볼 만한 것들이다. 그리고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모든 내용들을 무리하게 채워넣다보니 정작 홍명보 자신에 대한 내용은 많이 부족하다.
자신의 축구철학에 대한 의지와 유럽진출에 대한 아쉬움이 곳곳에 베어 나온다.
하지만 '영원한 리베로'라는 책제목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홍명보에 관한 내용은 빈약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첫사랑에 관한 아픈 추억같은 내용들도 전혀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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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 - Q Mystery 10
에어모스어리처 외 지음 / 해문출판사 / 198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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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는 프레드릭 포사이드의 최고작품 '재칼의 날'과 여러 면에서 비교되는 작품이다.(행여나 리처드 기어,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재칼'을 보고 '재칼의 날'을 떠올리는 독자가 없기를...)

개인적으로 평가할 때. '피닉스'는 나름대로 재미있는 작품이지만, 역시 '재칼의 날'에 비교하기에는 여러 모로 아쉬운 작품이다.
두 명의 공동작가, 에이모스 어리처와 일라이 랜도는 '재칼의 날'과 비슷하면서도 차별점을 갖는 작품을 쓰기 위해서 경쟁자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을 제거해나가는 '피닉스'를 주인공으로 한 것 같다. 하지만 수퍼맨같은 피닉스의 모습이 조금은 황당하기도 하고, 재칼에 비해서 현실감이 많이 떨어진다.

결국에는 권선징악의 결말에 걸맞게 피닉스 또한 수사관들의 추격에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한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역자들의 멘트가 압권이다. '피닉스가 불사조처럼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는 표현 말이다. 수사관들이 뻔히 지켜보는 앞에서 자살을 했는데 어떻게 다시 태어날 수가 있을까!?

혹시 '오페라의 유령2'에서처럼 아들로서 말일까? 아니면 '영웅본색2'에서처럼 쌍둥이동생으로서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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