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의 딸 - 할인행사
사이먼 웨스트 감독, 매들린 스토우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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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얼핏 개인의 인권과 국가권력의 기반에 관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본질은 인간의 탐욕과 광기에 관한 스릴러였다고 생각한다.
빗나간 사랑, 헛된 명예욕 등을 소재로 장대하게 시작한 이야기는 허무하게 끝을 맺는다.

원작의 이야기는 충분히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하지만 영화는 그 '스릴'에 대한 욕심이 지나쳤는지 상투적인 헐리우드적 요소들을 남발하고 있다.
일단 시작하면서부터 중심 이야기와는 상관도 없는 총격전과 격투장면 등의 액션이 양념처럼 등장한다.
브레너가 영화 중간에 용의자의 집에 들어갈 때 흘러나오는 음악은 지나치게 장중해서 오히려 우스꽝스럽기만 하다.
마지막 장면을 보면 화려한 폭발장면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결국 군대 내의 비정한 음모와 인간의 탐욕에 관한 그럴듯한 스릴러가 될 수도 있었던 작품이 액션도 스릴러도 아닌 애매한 분위기의 B급 영화가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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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비사 - 대우그룹 자살인가 타살인가
한국경제신문 특별취재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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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 자살인가 타살인가'라는 도전적인 제목의  이 책은 부제목이 알려주듯 한국경제신문에 '대우패망비사'라는 제목으로 연재되었던 특집기사물이다.
연재당시에도 상당한 관심을 끌었던 내용인데 이렇게 책으로 엮어져 나오니 무척이나 반갑기만 하다.(그것도 두 번째)

아쉬운 점이라면 몇 년간의 외국 도피를 끝내고 귀국한 김우중 전회장의 의견이 없다는 점이다.(하긴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기다리다 보면 또 몇 년 후에나 출간됐을 테지만)

국가적으로나 국민적으로, 대우라는 그룹의 직원들에게도 불행했던 사건이지만 '대우 자살인가 타살인가'라는 책은 존 그리셤의 소설보다도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때로는 현실이 허구보다도 훨씬 드라마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우사태는 대한민국의 국민성, 기업 환경, 정치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대우가 자살이건 타살이건 간에 그러한 비극을 만들어낸 원인은 김 전회장에게 뿐만 아니라 그 밑의 안일한 임원들,(김 전회장은 사장단회의에서 제발 연말에 일터지고 우물쭈물하지 말고 문제가 있으면 지금 당장 말해달라고 호소하는 장면은 읽고 있는 독자까지 가슴이 답답해지게 만든다.) 개념 없이 원칙만을 고수하던 고지식한 공무원들, 감사의 책무를 소홀히 한 회계법인들을 포함한 모두가 져야할 것이다.

'삼성전자 왜 강한가'같은 식의 칭찬일변도의 책이 아닌, 이렇게 현장감 넘치고 객관적인 기업관련서적이 앞으로도 많이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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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5-08-13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우와 같이 죽은자에게만 현장감 넘치고 객관적이 되는 한국언론이 우습게 느껴지죠. ^^

sayonara 2005-08-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맞습니다. 이렇게 멋드러진 글솜씨를 갖고 있으면서도 그 능력을 발휘할 상대는 꼭 만만해야 한다는 것인지... -_-;
 
식객 7 - 요리하는 남자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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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작가가 ‘식객’에서 펼쳐놓는 이야기는 단지 요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요리를 포함한 우리 민족의 먹을거리들, 전통음식들, 우리의 땅에서 나는 여러 가지 재료들...

7권에서는 특히 요리에 담긴 추억과 사랑에 관한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
죽는 순간까지 아들을 생각하는 어머니, 배트남전 참전 군인의 향수병을 달래준 양배추 김치,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은 막내 손자의 콜라병 등의 에피소드가 소개되는 식객 모임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일 년에 3일, 길어야 일주일만 맛을 볼 수 있는 옻순은 짧은 시간동안만 맛의 기쁨을 선사하는 기다림의 긴장과 스릴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산나물 철이 되면 관광버스를 대절해 와서 산을 뒤집어 놓고 가는 사람들의 극성을 비난할 수 없지만, 자연을 생각하지 않고 뿌리째 뽑아가거나 산에서 산나물을 삶아대는 식의 몰상식한 행동들은 반성해야 마땅하다.

확실히 우리 세대는 300원어치 순대국에 밥을 말아먹던 절박함은 느껴본 적 없지만, ‘식객’의 여러 에피소드들을 통해서 요리의 깊이와 음식의 소중함, 그에 담긴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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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엑스 2 : 넥스트 레벨 SE - 아웃케이스 없음
리 타마호리 감독, 피터 스트라우스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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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아쉬운 것은 1편의 ‘진짜’ 트리플 엑스 젠더 케이지가 나오질 않는다는 것이다. 날렵한 근육의 삐딱한 말투, 익스트림 스포츠 매니아인 젠더는 아웃사이더 같은 007 분위기를 풍기며 새로운 타입의 첩보원상을 보여줬다.

그런데 2편의 트리플 엑스는 통통하고 짜리 몽땅한 것이... 뭐라고 표현하기 난감한 스타일이다.
새로운 트리플 엑스라고 하기에는 전혀 액션 체질이 아닌 것 같다. 9년 동안 복역하면서 운동장을 12바퀴씩 뛰었다는 몸같지도 않고 말이다.(매일 뛰었던 건 아니고 자주 걸렀나 보다.)

하지만 주인공을 제외한다면 액션만큼은 화끈하기 그지없다.
신나게 질주하는 자동차와 기차, 화끈하게 포탄을 쏘아대는 탱크, 어쨌든 쉴새없이 몸을 날리는 주인공 트리플 엑스...

그리고 아이스 큐브가 내뱉는 유머들도 꽤 재미있다.
애국심으로 설득하려는 기븐스에게 “아직도 그런 말이 먹히느냐?”고 빈정대는 장면, 탈옥한 뒤에 출소한 남자들이 가장 원하는 걸 자기도 원한다고 말하는 장면과 바로 다음 장면에서 햄버거를 허겁지겁 먹는 장면 등이 기억에 남는다.

CG과다의 화면이라도 화끈한 액션을 즐기기 원한다면 이 작품은 제격이다. 하지만 30인치 이상의 화면과 DVD가 아니라면 제대로 즐기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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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 리버 - 상 밀리언셀러 클럽 11
데니스 루헤인 지음, 최필원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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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마치 제임스 엘로이의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어린 시절의 비밀을 간직한 지미와 숀, 데이빗, 그리고 그들의 아내와 딸, 친척, 딸의 남자친구와 전 남자친구, 의붓어머니, 동생...
잠깐만 정신을 흐트러뜨리면 등장인물들이 머릿속에서 뒤죽박죽되어버릴 정도다.
(왜 출판사는 등장인물들을 소개하는 페이지를 넣지 않았을까?!)

하지만 작품의 분위기와 비극적인 사건들을 음미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끼게 하는 문장들이 독자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케이티의 장례식 장면을 읽으면서는 어느 스릴러 소설에서 딸의 성찬식에 기뻐하는 아버지의 마음과 딸의 죽음에 애통해하는 가족들의 심정을 이처럼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술집에서 술에 취해 춤을 추고 있는 케이티를 보며 데이빗은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지, 미래가 얼마나 짧은지(?!) 생각하는데, 그런 감흥은 읽고 있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행복은 순식간에 찾아왔다가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지만, 슬픔은 고스란히 가슴 속에 자리를 잡는다는 인생의 교훈을 너무 가혹한 경험을 통해서 배우게 된다.
부디 현실세계의 독자들은 좀 더 쉽게 깨달았으면 하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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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08-1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는 그냥 볼만하다...정도였는데. 영화 보다는 책에 대한 평들이 더 나은것 같네요.

sayonara 2005-08-11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삶과 운명을 반추하는 분위기의 작품을 좋아하신다면 만족하실 겁니다. 영화는 아직 못봐서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