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은 무슨 생각으로 이 작품을 ‘쥬라기 공원’이나 ‘고질라’와 비교했는지 모르겠다.
연기력이 어설픈 서양배우들의 연기, 미니어처임이 확실히 표시 나는 빌딩숲의 시가지, 일본의 구닥다리 괴수영화, ‘고지라 vs 키메라’같은 줄거리...
이 작품에 들인 CG의 분량이나 질적인 면이 ‘쥬라기 공원’보다 뛰어나다고 호언한들 실사화면과 따로 노는 용가리는 ‘우뢰매’ 수준에서 한발자국도 더 나아가지 못했다.
그리고 SF캐릭터에 무엇보다도 필요한 섬세함이 부족하기 때문에 용가리는 살아있는 괴수가 아니라 플라스틱 인형같다.(포스터의 괴수 용가리를 보고 있으면 그 조잡한 색깔과 제스처에 서글픔마저 느껴질 정도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라는 영화에서 고작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를 내세워 대단한 배우인양 홍보하는 것도 한국영화의 수준을 얼마나 초라하게 만드는 일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가리’를 한국영화가 발전하는 ‘과정’으로 본다면 감독의 노력과 집념은 의미심장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후속작인 ‘디 워’의 그래픽은 ‘반지의 제왕’에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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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onara 2004-10-12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론과 대중들이 적당히 추켜주고, 적당히 씹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지식인 1호'라고 한껏 칭찬하더니, 막상 '용가리'가 나오니까 '한국의 수치' 어쩌고 하질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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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07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버지의 모습...


sayonara 2004-10-08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감사합니다. 그런데 아버님의 복부비만이... ㅋㅋㅋ

물만두 2004-10-08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 아버지는 아직도 근육맨이고 만돌이가 복부가 좀 나오는 중입니다요. 젊어서 레슬링하셨걸랑요. 취미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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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가 원조 라스베거스편, 마이애미편에 이어 뉴욕편까지 나왔다. 이러다가 전국 방방곡곡판이 전부 나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뉴욕편의 첫회 ‘Blinx’는 마치 CSI의 아류를 본 느낌이다.
첫회라서 그런지 아직은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전혀 파악이 안된다.
9/11테러로 아내를 잃고 좀 우울한 성격인 테일러 반장만 눈에 띈다. 아내의 죽음 이후로 일중독자가 됐고, 늘 울적하고 어딘지 적적한 눈빛이다.
게리 시니즈 옆에 서있는 파마머리 여배우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사라 제시카 파커와 이미지가 비슷하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라스베가스편처럼 2~3개의 사건이 한 에피소드에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40분을 하나의 에피소드로 끌고가려니 긴장감이 좀 부족한 것 같다.
또한 연쇄살인이라는 사건 자체가 워낙 전형적인 범죄라 뉴욕편의 색다른 맛을 느끼기도 부족했고..

CSI가 이렇게 전국편으로 나가다가 시청자들이 일찍 질려버리지는 않을지, 시리즈의 노쇠화가 빨라지진 않을지 걱정이다.

한가지 부러운 것은 우리나라도 ‘수사반장:부산’, ‘수사반장:대전’처럼 드라마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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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4-10-07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말씀에 공감합니다...

sayonara 2004-10-07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설픈 후속편보다 그런식의 스핀오프가 아이디어도 좋은듯한데... 정말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드라마를 봤으면 좋겠습니다.

플라시보 2004-10-10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마다 출근준비를 하면서 케이블로 CSI : 라스베거스와 마이애미 하나씩을 보고 나옵니다. (그렇게 작을지어서 해 주더군요) 뉴욕도 나왔군요. 전편만 못하나본데 아쉽네요.

sayonara 2004-10-10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름대로 재미를 찾아보자면.. 심각할 정도로 울적한 분위기라는 것, 마치 CSI의 홍콩느와르판을 보는 것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우울한 분위기가 독특하죠.
식물인간상태의 피해자를 검사하면서도 공손하게 사과하고 설명하는 테일러 반장의 모습도 나름대로 매력이 있지만 그리섬 반장의 위트, 호라이쇼 반장의 불같은 카리스마에 비하면 좀 어색합니다.
 

[뉴스메이커 2004-09-24 14:27]

'일년 365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다. 1년 중 한가위를 가장 좋은 날로 인식했다는 증거다. 그 좋은 날 우리 선조들은 조상에게 예(禮)를 올리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했다. 그 예가 차례다. 차례는 조상숭배 의례의 한 종류로 시제, 묘제, 기제와 달리 약식 제사다. 차례는 다른 제사와 달리 아침에 지내 촛불을 켜지 않고 축문이 없다. 술도 한 번만 올린다. 약식제사이기 때문이다.

제사나 차례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어동육서(魚東肉西) 등 제사상 차림을 표현한 말이다. 많이 듣기는 했는데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겠고 어떻게 나온 말인지도 모르겠다는 사람이 많다. 이는 상차림의 유래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우선 차례상은 5열로 진설한다. 제일 앞줄에는 과일을, 둘째줄은 나물과 채소를, 셋째줄에는 전과 적을, 넷째줄에는 탕, 다섯째 줄에는 메(밥), 갱(국) 등이 올려진다. 각 열은 조상이 먹던 음식을 순서대로 표현한 것이다. 즉 앞의 과일은 수렵-채집 시대에 먹던 음식을 의미한다. 제수상차림은 일반적으로 우주와 인간 사회의 모든 현상과 생성-소멸을 설명하는 음양오행설을 따른다. 음양오행설이 과학적이 아니라는 이론도 있지만 우리 조상들은 차례상에도 그들이 생각한 일정한 규칙을 지키려고 했던 것이다.

차례상에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하는 식으로 방위를 맞추려 한 것이다. 땅에 뿌리를 둔 음식은 음(陰)을 상징한다고 생각해 그 종류의 수를 짝수로 맞추려 했고 그 외의 음식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라 해서 양(陽)의 수인 홀수로 맞췄다.

차례나 제사 때 향을 피우는 것은 부정을 깨끗이 하는 정화 기능과 신성을 상징한다. 향을 피우는 것은 인간 삶의 더러움을 털어내고 조상신이 와서 앉을 수 있는 순수한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다. 신화를 보면 용궁에 다녀온 수로부인의 몸에서 향내가 났다는 기록이 있다. 신선계를 그린 그림에는 향연이 자욱한 것을 볼 수도 있다. 향이 신계(神界)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향은 신과 인간의 교통매개체이기도 하다.

술잔을 올릴 때는 모사 그릇에 술을 나누어 붓는다. 모사 그릇에는 모래가 담겨 있는데 이는 땅을 상징한다. 땅 속에 있는 조상을 부르는 의식인 셈이다. 이 의식은 향을 사르며 하늘에 있는 조상을 부르는 행위와 대응된다.

첫째 줄의 과일을 놓을 때는 동조서율(東棗西栗), 조율이시(棗栗梨枾) 순이다. 동조서율의 의미는 〈가례집람〉에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원리로 설명돼 있다. 대추의 붉은 색은 해를 상징해 동쪽에 두고 밤은 한자에서 보듯 서쪽에 심은 나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 서쪽에 놓는다는 것이다. 조율이시는 대추는 동쪽에 밤은 서쪽에, 대추-밤-배-감의 순으로 놓는다는 것이다. 밀양박씨 문중에서는 이를 대추는 씨가 하나니 왕을 뜻하고 밤은 한 아람에 세 톨이니 3정승을, 배는 씨가 6개니 6판서를, 감은 씨가 8개이니 팔방백 즉 팔도관찰사를 뜻한다. 하지만 문중에 따라서는 '조율시이'로 대추, 밤, 감, 배의 순으로 놓기도 한다. 최근에는 조율시이 순서로 놓는 집안이 더 많다고 한다.

과일의 종류는 원래 짝수로 맞추도록 돼 있다. 이는 땅에 뿌리를 둔 지산(地産) 즉 음산(陰産)이기 때문에 음수인 짝수로 놓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시대 이후로는 홀수로 놓는다. 이유는 명확지 않다. 과일 숫자는 귀함을 뜻하는 양(陽)의 수인 홀수로 놓는다. 이때 과일의 위아래를 깎아 놓는데 잘 괴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조상이 드실 수 있도록 정성으로 다듬는다는 의미가 있다.

둘째 줄은 삼색나물과 식혜, 김치, 포 등이 올라간다. 삼색 나물은 역시 귀함을 뜻하는 양의 수인 홀수로 놓는다. 김치도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 올리는데 이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만을 올리는 것이 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이에는 양념이 발달하기 전부터 굳어진 상차림이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셋째 줄에는 전과 적을 놓는다. 생선 중에 장어는 올릴 수 없다. 이유는 장어가 용을 상징해 왕조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제수는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는 두동미서(頭東尾西)에 따른다. 음양오행설에 따라 동쪽은 남쪽과 더불어 양의 방향이다. 동쪽은 해가 솟듯 소생과 부흥을 뜻하고, 암흑과 소멸을 상징하는 꼬리는 서쪽을 향하도록 했다.

넷째 줄은 탕의 자리다. 어탕-육탕-계탕. 이렇게 3가지를 올린다.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나 생선은 하늘에서 얻어진 천산(天産)이기 때문에 양의 숫자인 홀수로 놓는다. 탕에 건더기만 떠서 놓는 것은 조상이 먹기 편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다섯째 줄에는 메(밥)와 갱(국)을 신의 수대로 놓는다. 그런데 평상시 밥과 국 놓는 위치와 정반대다. 즉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이다. 이를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한다. 이는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다름을 의미한다. 추석에는 메와 갱 대신 송편을 올린다. 제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떡이다. 곡식으로 만든 가장 정결한 먹을거리라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특히 송편은 둥근 달과 알곡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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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rpoll 2004-09-25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유익한 정보예요. 저는 차례상 올리는거 잘 몰랐거든요 ^^;
사요나라님 즐겁고 뜻깊은 명절 보내세요 ^0^

sayonara 2004-09-25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장손인데 차례상 차리는 것이 늘 헷갈리더라구요.
이글을 읽으니 유래를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되더군요. 역시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는 놀라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