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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인 트릭이 오히려 신선한 추리걸작 - 정교한 추리와 놀라운 반전, 교과서 같은 추리소설
요즘의 추리소설들은 너무도 복잡하고 화려합니다. 매력적인 주인공들은 난해한 사건을 해결하는 동시에 세상의 부조리를 고민하기도 하고, 반전과 반전에 이어 또 다른 반전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게다가 순수한 의미의 '추리'소설들은 찾아보기 힘들고 의학 스릴러, 역사 스릴러같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은 그 구성이 너무 전통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선한 자극을 주는 작품입니다.
일곱 명의 미스터리 연구회 대학생들은 츠노시마라는 무인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들이 묵기로 한 '십각관'은 천재 건축가가 지은 저택의 별채로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났던 곳입니다. 그들은 각자 추리소설가의 이름을 닉네임으로 사용합니다. 반, 포, 카, 올치, 아가사, 엘러리, 르루. 그리고 그들은 차례차례 죽음을 당하고, 죽은 사람의 방에는 푸른 색 표찰이 붙여지기 시작합니다. 이 작품은 아야츠지 유키토 작가가 쓴 '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으로 이후 그는 <시계관의 살인>, <수차관의 살인>, <미로관의 살인> 등을 차례로 발표합니다.
1장 1절 첫 페이지에서 등장인물 중 한 명인 엘러리는 "추리소설이란 논리게임이며, 미스터리에 걸맞는 명탐정의 등장과 불가능 범죄, 깜짝 놀랄 트릭이 좋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걸작 추리소설에는 그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외딴 무인도에 있는 기괴한 건물, 십각형의 건물과 십각형의 테이블, 십각형의 컵, 의문의 연속 살인과 서서히 밝혀지는 과거의 비극 등이 음산한 분위기와 어울려 시종일관 흥미를 자아냅니다. 마치 '소년탐정 김전일'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를 읽는 것 같은 이야기는, 확실히 애거서 크리스티나 엘러리 퀸의 고전적인 걸작들을 생각나게 합니다. 가끔은 깊이와 재미를 두루 갖춘 사회파 추리소설도 좋지만, 추리소설 본래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런 작품이 역시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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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추리소설이란 단지 지적인 놀이의 하나일 뿐이야 - 책 속 밑줄 긋기 |
"나에게 있어 추리소설이란 단지 지적인 놀이의 하나일 뿐이야. 소설이라는 형식을 사용한 독자 대 명탐정, 독자 대 작가의 자극적인 논리 게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그러므로 한때 일본을 풍미했던 '사회파'식의 리얼리즘은 이젠 고리타분해. 원룸 아파트에서 아가씨가 살해된다, 형사는 발이 닳도록 용의자를 추적한다, 드디어 형사는 아가씨의 회사 상사를 체포한다, 이런 이야기는 좀 그만두었으면 좋겠어. 뇌물과 정계의 내막과 현대사회의 왜곡이 낳은 비극 따위는 이제 보기도 싫어. 시대착오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역시 미스터리에 걸맞은 것은 명탐정, 대저택, 괴이한 사람들, 피비린내 나는 참극, 불가능 범죄의 실현, 깜짝 놀랄 트릭……, 이런 가공의 이야기가 좋아. 요컨대 그 세계 속에서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거지. 단, 지적으로 말씀이야." (13쪽)
"지금 이 말은 극단론이지만 하고 싶던 말이기도 해. 불순하기 그지없는 경찰기구를 향해, 황금시대의 명탐정들이 구사한 것과 같은 화려한 '논리'나 '추리'는 흉내도 내지 못하면서 그것을 넘어서버린 수사기술의 승리에 손뼉을 칠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야…"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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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시리즈로 일본 미스터리계를 뒤흔든,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綾辻行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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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12월 23일 일본 교토(京都)에서 태어났다. 교토대 교육학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교토대 미스터리 연구회에 소속 중이던 1987년 <십각관의 살인>을 발표하면서 '신본격 미스터리'계의 기수로 주목받았다. 1992년 <시계관의 살인>으로 제45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하였다. 주요 작품으로 <水車館の殺人>(수차관의 살인), <迷路館の殺人>(미로관의 살인), <暗黑館の殺人>(암흑관의 살인)을 비롯한 '관'시리즈가 있으며, 그 외에도 <緋色の囁き>(선홍빛 속삭임), <霧越邸殺人事件>(무월저 살인사건), <殺人鬼>(살인귀) 등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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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각관'에 묵은 아가사, 반, 엘러리, 르루, 포, 카, 올치 - 그 이름을 따온 추리문학 대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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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름, 미스터리의 진수를 느껴보자! - '사요나라'님이 권한,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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