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리 스프링어쇼'. 동네 비디오가게에서 우연히 빌려본 프로그램이다.
미국의 저질토크쇼, 최악의 비교육적인 쇼라는 욕을 들으면서도 가장 인기있는 토크쇼로 자리매김한 '제리 스프링어쇼'는 '토크'보다 '액션'이 더 많이 등장한다.
6개월을 사귀던 여자친구가 자신이 게이임을 고백하고, 친구의 애인과 같이 잤다는 고백, 자신이 10대콜걸생활을 했다는 고백 등 상당히 충격적인 개인사를 고백한다. 하지만 진정한 재미는 그 다음부터 시작된다. 주먹이 오가고, 머리털이 (한웅큼) 뽑히고, 의자가 날아다니는 '리얼 액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런 재미에는 진행자인 제리 스프링어의 말솜씨도 한몫한다. 지적으로 생긴 얼굴과 단정한 양복차림과는 달리 상당히 능글능글한 말솜씨를 자랑한다. 자신의 가슴에 뿌린 크림을 핥아보라는 여자출연자의 말에 "지금 다이어트 중"이라며 재치있게 빠져나간다.
하지만 편집이 상당히 아쉽다. 하이라이트 장면, TV판 삭제장면 등을 위주로 편집되어 있어 이 프로그램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무슨 내용인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지나치게 산만하고 단편적이다.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은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유지했음을 고백하는 아가씨의 약혼자가 등장하는 장면이었다. 약혼녀는 실실 웃으면서 수줍은듯이 그 사실을 고백하고... 약혼남은 어찌나 당황해하고 속상해하던지,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듯한 표정이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