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나는 돌아가야만 한다
내 시의 유일한 자양분은 그리움
그리워하려면 멀리 있어야 하므로
그런 사람들이 있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말끔히 정돈하고, 모든 사안에 대해 해결책과 모범 답안을 알고 있는 사람들. 누가 누구와 연관되어 있고, 누가 누구와 한편인지, 목적은 무엇이고, 어디로 향하는지 단번에 파악한다. 오로지 진실에만 인증 도장을 찍고, 불필요한 사실들은 문서세단기 속으로 던져버린다. 그리고 낯선 사람들은 지정된 서류철에 넣어 별도로 분류한다. 단 1초의 낭비도 없이 딱 필요한 만큼만 생각에 잠긴다. 왜냐하면 그 불필요한 1초 뒤에 의혹이 스며든다는 걸 알기에. 존재의 의무에서 해방되는 순간, 그들은 지정된 출구를 통해 자신의 터전에서 퇴장한다. 나는 이따금 그들을 질투한다. - 다행히 순간적인 감정이긴 하지만.
유고시집<충분하다>중에서
- P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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