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에 간 불도깨비 네버랜드 지식 그림책 5
김미혜 지음, 이광익 그림 / 시공주니어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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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칸 짜리 작은 집에서 살던 불도깨비 형제에게 바람이 속삭였습니다. "한양에 아흔아홉 칸이 넘는 집이 있는데 조선에서 가장 큰 집이야."

그 곳의 이름은 경복궁으로 임금님이 사는 집이었고, 궁금해진 불도깨비 형제는 구경을 가게 됐습니다.

동쪽엔 건춘문,서쪽엔 영추문,남쪽엔 광화문, 북쪽엔 신무문이 있는 궁궐은 한눈에 봐도 으리으리 했습니다.

신나서 경복궁으로 들어가려고 한 형제에게 옳고 그름을 가릴줄 아는 신령한 동물인 해치가 우렁찬 목소리로 이곳에 온 까닭을 물었고, 남쪽하늘을 지키는 광화문의 주작한테 말해보라고 알려줬습니다.

부릅 뜬 큰 눈과 네 개의 이빨 때문에 무서웠지만 친절한 면도 보입니다.

주작은 불씨를 갖고 궁 안에 들어갈수 없다고 해서 불씨 목걸이를 맡겨야만 했습니다. 아주 작은 불도 큰 화를 불러올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어린이 여러분들도 경복궁을 비롯한 유적지를 갈 땐 항상 조심해야 합니다. 음식물을 들고 들어가지 못하고, 동물들을 데리고 가지 못하는 것도 다 문화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규칙입니다. 이런 규칙을 잘 지켜야 우리 후손들도 문화 유산을 직접 보고 느낄수 있게 되겠죠?

영제교를 지나고 근정문으로 들어서니 임금님과 신하들의 모습을 볼수 있었습니다.

드므에 담긴 물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다 깜짝 놀랐는데 주위에 있는 동물 수비대가 웃음보를 터트렸습니다. 좀 창피하기도 했지만 이 곳은 신기한 구경거리가 참 많다고 불도깨비 형제는 생각했습니다.

사정전에 들어서니 임금님과 신하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랏일을 하는 임금님은 많이 바빠 보였는데, 혼자 있을 땐 책도 읽으며 수양을 쌓으십니다. 그런데 불도깨비 형제들은 방이 많은 걸 보자마자 숨바꼭질을 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이제 왕비님을 만나러 갈 차례인데, 왕비님이 사시는 교태전은 예쁜 꽃들과 나비와 매화,난초,국화,대나무,소나무,학,봉황 등 아름다운 무늬가 가득한 붉은 굴뚝이 있어 화사함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하루종일 돌아다녀 다리가 아픈 불도깨비 형제가 찾은 곳은 경회루 인데, 이 곳은 나랏일 하느라 수고하신 임금과 신하가 쉬는 곳입니다. 오늘은 큰 잔치가 벌어져서 강에 배도 띄우고 흥겨운 가락도 흐르고 있습니다. 이 모습을 보고있자니 불도깨비 형제의 피로도 확 풀리는 것 같습니다.

해가 늬엿늬엿 해지자 불도깨비 형제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왔을 때와 지금의 마음이 많이 달라진 모양입니다. 수호 동물들이 궁궐 곳곳을 지키는 모습도 멋지고 경복궁도 아름답기 때문에 이 곳에 더 있고 싶어집니다.

이 곳을 알려준 바람이 "불장난하고 싶지 않아?"라고 물어봐도 "우리는 불도깨비가 아니라 경복궁 수비대 도깨비야!"라고 말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불도깨비 형제들은 경복궁이 정말 좋은가 봅니다.

불도깨비 형제들의 경복궁 탐방을 보면서 이 곳이 이렇게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나 하고 놀라게 됐습니다. 조선왕조를 상징하는 제일의 궁궐인 경복궁 말고도 다른 4개의 궁을 더 알고 싶은 마음도 들게 합니다.

이번 주말 경복궁 나들이는 어떠신가요? 매주 화요일은 쉰다고 하니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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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타이 할아버지와 태권 손자 - 제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대상 수상작 웅진책마을
김리라 지음, 김유대 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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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우는 태국 아빠와 한국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어린이 이다. 당연히 태국 사람보다는 얼굴 색이 덜 까맣지만 한국 사람보다는 까맣기 때문에 짖궃은 아이들의 놀림을 받는데, 그렇다고 주눅든 적은 없다. 다만 같은 태권도장에 다니는 국동섭이 자신을 태국 간장이라 부르고 괴롭히는게 싫을 뿐이다. 나 보다 키도 크고 덩치도 크고 태권도도 잘 하는 국동섭에게 맞서지 못하는 자신이 싫을 뿐이다. 가끔은 아빠의 나라인 태국에 가서 살면 어떨까 싶지만, 그 곳에 가서도 "너희 엄마 한국 사람이라며?"라는 놀림을 받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괴롭더라도 참을 수밖엔 없는데, 대체 왜 국동섭은 나를 못 잡아 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다.

"내가 남보다 피부색이 까만게 어때서! 우리 아빠가 태국사람인게 어때서!!"  

그런데 눈이 펑펑 오는 크리스마스에 태국에 사는 할아버지가 오셨다. 처음으로 할아버지를 만난다는 생각에 관우의 가슴은 뛰기 시작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할아버지가 줄 선물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설마 손자를 처음 만나는데 선물을 안 사들고 오진 않겠지~더구나 크리스마스 이지 않는가~!! 태국의 인삿말인 '사와디캅'을 계속 외우면서 관우의 가슴은 점점 더 부풀어 오른다. 그런데 막상 만난 할아버지는 사진 보다 얼굴이 더 까매서 다른 사람같고 무섭기까지 했다. 그래서 외운 인삿말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당황했는데, 글쎄 할아버지의 입에서 "꽌우, 안뇽하시오. 방가습니다." 라는 한국말이 나오는게 아니겠는가. 할아버지도 관우에게 한국 인삿말을 해주고 싶었고, 그래서 손바닥에 적기까지 한 것이다. 비록 선물은 사오지 않아서 섭섭했지만 할아버지의 마음을 어렴풋하게나마 읽을수 있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오셔도 엄마 아빠는 일 때문에 바빠 제대로 모시지 못했고, 말도 통하지 않는 관우가 밥을 차려줘야만 했다. 엄마가 다 준비해 놔서 국만 데우면 됐지만, 말도 통하지 않는 할아버지와 있는 시간은 어색하기만 했다. 답답한건 할아버지도 마찬가지였을텐데, 손짓 발짓으로 대화하려 하고 관우의 기분을 좋게 해주려 노력한다. 관우에게 선물도 사주고 싶고, 관우가 먹는 건 같이 먹고 싶어하고 재미있게 지내고 싶어한다.  

하지만 관우는 할아버지에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는데, 국동섭이 또 자신을 괴롭혔기 때문이다. 이때 친한 친구 수호가 나서서 관우의 할아버지는 무에타이 선수라며 으름장을 놓는데, 이 말이 거짓이라 여긴 국동섭은 증명해 보이라고 한다. 수호의 거짓말 때문에 더 곤경에 빠진 관우는 이도 빠지고 나이든 할아버지를 국동섭에게 보여주는 순간을 상상해봤지만 아마도 더 심한 놀림으로 끝날게 분명했다.  

 

이런 관우의 사정을 알리 없는 할아버지는 무에타이를 가르쳐 달라는 손자의 말을 못 알아듣고, 오히려 관우가 하는 태권도를 어설프게 배우게 된다. 태권을 태꿍 이라 발음하며 발차기 등을 흉내내는데, 그때마다 관우의 시름은 더 깊어진다!! 그러다 아빠를 통해 할아버지가 진짜 무에타이 선수였고, 대회 도중 안타까운 사고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할아버지가 진짜 무에타이 선수였다는 건 분명 기쁜 뉴스 이지만, 계속 태권도 흉내만 내는 할아버지는 무에타이를 가르쳐 줄 생각이 없는것도 같다. 아무래도 아픈 기억이 있었으니까 당연하지만, 관우는 국동섭때문에 반드시 좋은 해결책이 필요했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만든 고추 모양 젤리를 먹게 되면서, 빨강 고추 젤리를 관우를 생각하며 만들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관우는 할아버지를 전보다 더 가깝게 느끼게 된다. 비록 겉은 맵게 보이지만 그 속은 꿀처럼 달콤하다고 자신을 생각하는 할아버지에게 고마움도 느끼고, 아픈 자신을 간호해주는 할아버지와 있는 시간이 어색하지 않고 기분이 좋았다. 거기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할아버지가 국동섭과의 일을 잘 해결시켜 주면서 관우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가지게 된다. 할아버지가 떠난 후에야 더 잘해 드릴걸 하는 후회가 든 것이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보고싶었기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편지도 쓰고 사진도 찍게 된다. 태권도복을 멋지게 입고 '태권!'이라고 외치는 사진을 받아 보게 되면, 할아버지도 "태꿍!" 하며 따라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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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넌 네가 얼마나 행복한 아이인지 아니
조정연 지음 / 국민출판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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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행복하게 자라야 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가난이라는 멍에는 아이들로 하여금 최소한의 인권마저 누리지 못하게 하고 때로는 생명마저 앗아가고 있다. 이 아이들이 바라는 건 좋은 집, 좋은 장난감, 비싼 음식이 아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고 굶지 않으며 비를 피할수 있는 집을 원할 뿐이다. 그리고 또래 친구들과 같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미래의 꿈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바랄 뿐이다. 아프리카,중동,동남아 등지의 어린이들이 겪는 끔찍한 상황을 보면서 슬픔을 넘어 분노가 치밀었다. 아이들을 존중하지 않는 어른들이 하루빨리 사라져야 할 테고, 그러기 위해선 모든 사람의 노력과 관심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아홉명의 아이들과 같은 상황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아미나타가 라쥬 아주머니 집에 하녀로 들어가게 된건 겨우 여덞살 때 였다. 엄마는 딸을 좋은 직장에 소개시켜 준다는 아저씨의 말을 믿고 아미나타를 맡겼지만, 좋은 집에서 돈을 많이 번다는 말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많은 소녀들이 아미나타처럼 거짓말에 속아 목숨을 건 항해를 했고, 리브르빌에 도착하자마자 낯선 곳으로 팔려갔다. 한달에 10파운드(2만원)라는 월급도 2년간 받아본적이 없고, 헛간에서 낡은 옷 한벌로 살며 주인집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고 온갓 허드렛일을 하는 아미나타. 부모들은 가난 때문에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잘 살게 해주겠다는 낯선 이의 말을 그저 믿을 뿐이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다른 나라로 보내져 중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그 중에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더 놀라운 건 라쥬 아주머니와 중개인들 같은 사람들이 처벌받기가 힘들다는 것인데, 그렇기 때문에 아미나타와 같은 아이들이 지금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낙타몰이꾼 알스하드의 이야기였다. 다른 사연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접해봤기에 그리 놀랍지 않았는데, 아랍 지역에서 벌어지는 낙타 경주를 위해 아이들이 동원되는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경주마의 기수는 어른인데 반해 낙타 경주의 몰이꾼들은 네 살에서 열다섯살 정도의 남자로, 이들 대부분이 주변 국가에서 유괴,인신매매,부모에 의해 팔려온 아이들 이라고 한다. 성질이 사나운 낙타 등에 타는 것도 아찔한데 무게가 가벼워야 더 빨리 달릴수 있다 해서 아이들을 굶기는 일이 다반사이고, 심지어 물조차 주지 않아서 영양실조에 걸리고 제대로 성장할수도 없다 한다. 두바이 처럼 부자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이 오락으로 인해 아이들이 유괴되어 굶고, 잘못하다 사고로 낙마해 다치거나 죽다니. 이 경기를 보러오는 관광객들은 이런 실상을 알면서도 즐기러 오는것일까? UN에 따르면 매년 120만 명의 아이들이 현대판 노예로 매매된다고 하는데, 그 숫자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120명도 아니고, 12만명도 아닌 무려 120만 이라니. 눈앞이 아찔해진다. 
  

 
양귀비 재배가 유일한 수입원 이었던 아프가니스탄에선,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갑자기 밭을 압수해감에 따라 빚에 허덕이는 가정이 많아졌다. 대부분 마약밀매상에게 빚을 진 농민들은 더 이상 돈을 벌 수단도 없고 정부의 보상도 없었기에 눈물을 머금고 돈 대신 딸을 팔게 됐다. 결혼 할때 신부측에 돈을 줘야 하는 이른바 신부값이 있는데, 빚대신 어린 소녀를 데려감으로써 신부값을 치르게 되는 셈이다. 아이들이 물건이 아님에도 이런 일은 많이 발생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어린 소녀의 미래는 완전히 바뀌게 된다. 팔려간 아이들이 좋은 대접을 받으며 살지 못하리라는 건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가난 때문에 쓰레기 마을에서 살며 쓰레기 더미에서 음식을 찾고 쓸만한 물건을 찾는 아이들이 있다. 심한 악취와 위험한 치안, 해로운 공기는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고 쓰레기를 뒤지는 일이 학교 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과가 되게 만들었다. 우리돈 100원 때문에 죽고 죽이는 일이 벌어지는 그곳의 삶은 얼마나 지옥같을까. 그곳 아이들의 삶이 되풀이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어린 소년의 손에 들린 진짜 총 만큼 이상한 것도 없다. 우리 아이들이 장난감 총으로 뿅뿅 소리내며 놀 때, 시에라리온의 아이들은 실제 총을 가지고 끔찍한 전쟁을 치러야만 했다. 차마 입에 담을수도 없는 대학살을 겪은 것도 큰 충격일 텐데, 살기위해 내가 겪은 고통을 다른 사람들에게 해야만 하는 그 심정은 또 어떨까. 나쁜 어른들은 전쟁의 총알받이로 쓰기위해 소년병을 만들었고 마약에 중독되게 했다. 환각증세를 겪는 아이들은 잔혹한 짓도 서슴치 않았고, 계속 약을 하기 위해 학살에 앞장섰다. 자신의 이름도 잊어버린채 살인기계로 거듭나게 된 아이들을 과연 살인자라고 말할수 있을까. 아이들을 이용한 어른들의 추악함 때문에 보지 않아도,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경험한 아이들에게 과연 잘잘못을 따질수 있을까 싶다. 이미 그 아이들도 또 다른 피해자 이니 말이다. 

이 외에도 노동을 착취당하며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는 아이들이 많이 소개되어진다. 이 모두가 거짓이었으면 싶을만큼 안타깝고 참혹한 사연들 이었는데, 지금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슴을 무겁게 했다. 아무리 먹고 살기 어렵다고는 하나 반드시 지켜줘야 할 규칙이라는게 있다. 아이들의 작고 여린 어깨를 보면서 아무런 뉘우침도 죄책감도 못 느끼는걸까. 이 아이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웃음을 되찾을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이런 아이들을 돕는 기관에 기부를 하고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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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되는 탈무드 이야기 공부가 되는 시리즈
글공작소 엮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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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탈무드는 수천 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오던 유대인의 생활,법률,교훈 등을 묶어 책으로 만든 것이다. 사람들은 인구도 적은 유대인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업적을 쌓는 걸 보면서 그들의 교육에 특별한 점이 있을거라고 여겼는데 실제로 그러했다. 유대인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탈무드 속에 담긴 정신과 지혜를 가르친 후에야 교육을 시킨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관심을 얻게 된 탈무드는 이제 유대인들 뿐 아니라 전세계 인들에게 특별한 감동과 살아가야 할 지혜를 가르쳐주며 꼭 읽어야 할 책 중 하나가 됐다. 인류의 정신과 가치를 담고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은 수천년 이라는 시간동안 많은 이들에게 깨달음을 전해주었다.  

'나무를 심는 이유' '여우와 포도밭' '굴뚝 속의 두 형제'같이 익숙한 이야기들이 탈무드에 속한 이야기라는것도 새삼 알게됐고, 솔로몬 왕의 지혜로운 판결이나 노아의 방주처럼 성경책 속에 담긴 이야기들도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게해주고 싶은게 부모 마음인데, 그런면에서 탈무드 는 가장 신뢰가 가는 책이 아닐까 싶다. 수천년 동안 읽혔다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검증된 셈이니 말이다. 내가 어린 시절 읽었던 탈무드를 내 자식들이 읽게 되고, 나중엔 손자 손녀들이 읽게 될 터이니 탈무드 만큼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책의 표지와 디자인만 달라질 뿐,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지금까지 그러했던 것 처럼 계속해서 전세계인들에게 읽힐 것이다.  

이 책은 탈무드 중에서 멀리 생각하기, 다르게 생각하기,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가치 있게 생각하기, 편견없이 생각하기 로 크게 나누고 그에 어울리는 이야기들을 간추려 소개하고 있다. 큰 단락마다 '생각하기'가 들어가는데 이게 바로 탈무드의 가장 큰 힘이 아닐까 싶다. 유대인 속담엔 '물고기를 잡아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라'라는게 있는데 이 말처럼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무드가 좋은 교과서이자 삶의 지침이 되는 것이다. 이야기들 대부분이 단순함에 머물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창의적인 생각을 북돋아 주기 때문에 감탄하게 되고 깊이 빠져들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도록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이야기 중간마다 유대인들의 삶 전반에 대한 이야기가 짤막하게 나오고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서도 알려줘 더 많은 정보를 얻을수 있었다. 유대교와 기독교의 차이점, 예루살렘, 유대인 학살과 히틀러 등 유대인들의 역사 전반 중 중요한 것들이 나온다. 그런데 다른 민족보다 끔찍한 수난의 역사가 있는 유대인들이 이제는 팔레스타인들을 대상으로 같은 일을 저지르고 있는걸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든다. 가자지구에서 고통받고 있는 민간인들을 도와주려는 국제 구호물자를 실은 선박을 공격하고, 그 과정에서 선박에 탄 민간인들이 총에 맞아 죽는 걸 보면서 많이 화가 나기도 했다. 유대인들이 나라 없이 살면서 받은 설움과 아픔을 이제는 다른 민족에게 주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했다. 아직도 현재진행중인 아랍민족과 이스라엘 민족의 중동전쟁과 분쟁을 보면서 탈무드를 만든 유대인들이 정작 탈무드의 가르침을 외면하지는 않나 라는 생각까지 든다. 물론 이스라엘에게도 나름의 입장이 존재하겠지만 그간의 행태를 보면 낙관적인 미래를 예상 할수가 없어 더 가슴이 아프다. 부디 그곳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탈무드의 가르침이 실현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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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그리다 - 화가들이 사랑한 '나의 어머니'
줄리엣 헤슬우드 지음, 최애리 옮김 / 아트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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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화가들이 화폭에 담은 어머니의 모습은 다른 모델들 과는 다른 분위기가 풍긴다. 친밀한 가족이기에 가능한 그 무엇, 어머니에 대한 애정과 따스함이 화가의 개성어린 화풍으로 그려져 오랜 세월이 흘러도 사라지지 않는 '어머니'를 남긴다. 시대와 문화, 모습 등이 달라도 '어머니'라는 말이 주는 느낌은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느낄수 있는 것이다. 끊임없이 자식들에게 사랑을 주는 어머니 라는 존재는 신이 나약한 인간에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알브레히트 뒤러 부터 톰 필립스 까지 소개한 이 책은 많은 화가들이 나오는만큼 자세한 설명 대신 간단한 이력과 어머니에 대한 소개와 관계를 짧게 보여준다.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카미유 피사로, 에곤 실레 처럼 익숙한 화가들은 괜찮았지만 이번에 처음 본 화가들 경우엔 더 많이 알고 싶고 어머니 그림 이외의 다른 작품도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화풍도 잘 알수 있고 이력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더 풍부한 감상을 할수 있을테니 말이다. 그런 면이 아쉬웠지만 이 책은 화가들이 그린 어머니 그림을 다룬 것이기에 그 외의 것을 바란다는 건 욕심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머니 그림은 많은 사전지식이 필요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동받으며 감상할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많은 정보가 자칫 불필요한 소개로 느껴질수도 있다. 그림 속엔 어머니에 대한 화가의 애정이 잘 녹아있기 때문이다.


  

종교화와 초상화가 특기인 렘브란트는 많은 자화상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런데 자신의 얼굴 말고도 어머니도 많이 그린 모양이다. 초기작인 '토비트와 염소를 든 안나'에 그려진 안나의 얼굴은 그의 어머니의 얼굴이라는게 정설인데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어머니의 얼굴에서 영감의 원천을 찾았던 모양이다.

 

섬세한 얼굴 표현에 비해 다른 곳은 대충 스케치한 모습이 인상적인 이 그림은 앵그르의 어머니이다. 색칠 없이 연필로만 그렸는데 이 그림은 아들을 보러 프랑스에서 로마로 온 어머니의 짧은 방문을 기념해 그린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자 아들 곁에 가고 싶다는 절절한 편지를 보내온 어머니가 드디어 아들을 만났는데 자주 보지 못하니 얼마나 아쉽고 걱정스러웠을까 싶다.

 

헨리크 로다코프스키의 어머니 마리아의 인자한 미소는 따스함을 준다. 어머니의 그림을 그린 화가들은 당연히 사이가 좋았는데, 어머니에게서 전폭적인 지지와 도움을 받는다. 아이의 재능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좋은 교육을 받도록 해주고 끊임없이 잘될거라는 용기를 북돋아 준다. 세상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단 한 사람, 어머니 만은 나를 최고의 화가라고 인정해준다면 실패가 두렵지 않을 것이다. 부모로, 친구로, 때로는 모델로 자식들을 돌보는 어머니의 응원과 도움이 있었기에 그들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작품을 남기게 된 것이다.

 

남성 화가들이 대부분인 미술계에서 베르트 모리조는 꾸준한 활동과 노력으로 인정을 받게 된다. 그녀의 어머니는 딸들의 교육에 열성적으로 참석 시켰는데 이 그림은 언니 에드마와 책을 읽어주는 어머니를 그린 작품이다. 어머니의 든든한 뒷받침과 교육열이 있었기에 그녀는 남자들의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낼수 있었던 것 같다. 베르트 모리조가 어머니와 친구 처럼 지냈듯이, 훗날 낳은 딸 쥘리와도 가장 좋은 벗으로 함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쥘리도 어머니의 그림을 그렸을까?

 

외국에선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회색과 검정의 배열 제 1번' 이 어머니의 초상화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라고 한다. 이 초상화는 처음부터 어머니를 그리려고 했던게 아니라 새 그림을 그리려 준비하던 아들이 모델이 나타나지 않자 어머니 애나 마틸다 휘슬러에게 대신 부탁한 것이라고 한다. 석 달 동안 수십 차례나 모델을 서면서 완성한 이 작품을 애나는 무척 자랑스럽게 여겼는데 그녀는 아들의 예술적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황실미술학교에 입학 시키며 열성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 아들이 자신의 모습을 그렸으니 뿌듯하고 자랑스러 웠으리라.

 

폴 고갱의 어머니 알린-마리 고갱의 젊은 시절 모습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란색을 곁들여 그렸는데, 수록된 진짜 사진과 비교하면 얼굴 윤곽이 조금 차이가 난다. 고갱은 사진을 항상 가지고 다녔다는데, 같은 사진을 그림으로까지 그렸던걸 생각하면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컸던 것 같다.

 

마르크 세갈이 그린 어머니 페이가-이타 세갈은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는 것 같다. 세갈은 우리 가족이 가난을 면한 것은 어머니의 수고 덕분이라고 했는데, 왼쪽 구석에 작게 그려진 아버지와 많이 비교 된다. 가정에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한것이 어머니임을 짐작할수 있는데, 세갈의 여러 말에서 애정을 느낄수 있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어머니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나를 따뜻하게 안아 젖 먹이고 어르던 그 가슴을 기억할 때면 나는 달이라도 붙잡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라고 했는가 하면  자서전에선 어머니의 무덤 곁에 있는 자기 모습을 그린 스케치를 실으며 "말해주세요, 어머니. 다른 세상에서,낙원에서,구름저편,어디든 계신 곳에서. 제 사랑이 어머니께 위로가 되나요?" 라고 했단다.

세상에서 가족 만큼 내 편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가족이기에 때론 상처를 받거나 아픔을 당하기도 한다. 내가 꾸는 꿈을 친구나 타인이 반대하는 것 보다 가족이 안된다고 말릴 때 더 상처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가족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이해해주고 성원을 보내준다면 그 어떤 왕도 부럽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부모님, 특히 어머니는 가장 큰 지원군이다. 그 아름다운 마음을 충분히 알았던 자식들은 자신의 재능을 살려 그림으로 남겨 오래도록 잊지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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