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남자의 집짓기 -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 좋은집 시리즈
구본준.이현욱 지음 / 마티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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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텔레비젼을 통해 땅콩집을 본 적이 있는데, 이 집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지 책으로까지 출간됐다. 땅콩집의 주변엔 아파트들이 들어서 있어 동화책에 나오는 것처럼 알록달록한 이 집과 많이 비교가 된다. 집 안 내부는 더 예뻤는데 '이런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들까, 저런 인테리어를 할려면 비용이 얼마일까?' 라는 돈 계산부터 두드리게 된다. 우리에게 집은 더 이상 보금자리의 의미가 아니라 부동산의 가치가 더 우선시 되어버렸다. 이젠 수도권까지 몇억 단위가 붙고, 웬만한 돈 가지고는 전세집 찾기도 힘들어졌다. 그런데도 정부의 대책은 신통찮고, 집 없는 설움은 커지고, 아파트 값 변동에 울고 웃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우리나라 대표 주거지가 되어버린 아파트는 가장 인기가 있으면서도 또 가장 인기없는 모델이기도 하다. 판에 박힌 것 처럼 똑같이 찍어내는 구조에(주인의 의견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사는 사람의 개성은 묻어나오지 않고, 편리하기 하지만 이상하게도 정이 안 간다. 아파트에서 살아볼까 고려한 적도 있는데, 아이들이 전부 답답해서 싫다고 했다. 아파트에 사는 친척집에 놀러 가서도 밤에 잠도 잘 못자는 걸 보면서 포기했었다. 그래서 작지만 마당이 있는 집들이 우선순위가 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잘한것 같다.

 

 

구본준 건축기자와 이현욱 건축가가 땅콩집을 짓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아이들 이었다. 한창 뛰어 놀아야 될 아이들에게 그런 공간을 갖게 해주고 싶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생각중 하나가 '돈 모아서 나중에 마당이 있는 전원주택을 지어서 노후를 보내야지' 하는 것이지만, 그때는 아이들이 집을 떠날테니 마당을 잘 사용할수가 없게 될 것이다. 또 하나 잘못된 생각은 집을 처음부터 크게 지어 완성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비용이 커지고 부담이 생기니 자꾸만 미루게 된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큰 집 지을 생각 버리고, 가능한 능력 내에서 작은 집을 지으며 시작 하다가 나중에 필요하면 증축하거나 팔면 된다.  

 

 

그렇다면 땅콩집을 짓는데 드는 비용은 얼마일까? 이들이 들인 비용은 한명당 3억원으로 시공도 한달 밖에 되지 않았다. 3억이라는 돈을 모으는 것도 보통 사람들에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어쨌든 요즘 서울의 전세값이 3억 정도 한다니 이 돈으로 집을 짓는다는게 솔깃해지는 정보이긴 하다. 무엇보다 짧은 시공기간과 집을 움직일수 있고 해체도 가능하니 많이 놀라웠다. 내가 생각했던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는 땅콩 집 이었다.

 

 

 

도심에 단독주택을 짓기로 결심하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는데, 중점을 둔 것은 친환경 설계와 난방이었다. 어떤 재료를 썼는지에 따라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의 난방을 할 수가 있는데, 이를 실험해보기 위해 모든 냉난방에 전기를 썼다가 한달 전기 요금이 119만원이라는 폭탄고지서를 받기도 했단다. 어떤 자재가 얼마만큼의 에너지 손실을 가져오는지 집을 짓고 살아보고 비로소 실감했다고 하니 값비싼 수업을 받은 셈이다.

 

흔히 단독주택 하면 추운 겨울을 먼저 떠올린다. 외풍이 심해 보일러를 틀어도 금방 따뜻해지지도 않고 그만큼 연료를 더 써야 한다. 단독주택을 콘크리트로 지으려면 훨씬 더 많은 단열재를 써야만 하니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게 고민을 하다 만난 소재가 나무 였고 목조주택을 알게 됐다. 목조주택은 단열도 잘 되고 빨리 지을수 있을 뿐 아니라, 흔히 가지는 오해인 화재 위험도 다른 건축물들에 비해 크지 않았다. 미국과 캐나다는 단독주택의 90% 가량이 목조주택이라니 위험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겠다. 그리고 수명도 100년이 기본 이라니 가장 좋은 선택 아이템이다.

 

 

가장 중요한 '땅 확보'가 끝나면 건축가를 만나 집을 설계한다. 이현욱 건축가의 '땅 보는 법'에서 그 과정이 상세히 설명되어져 있다. 거실, 창, 지하실과 다락방 등 고려해야 할 것들이 자세히 나와있어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목조주택의 평당 공사비나 조경 공사비 등등 집을 완성시키는데 궁금한 질문들과 답도 있으니 웬만한 건 다 들어있다고 하면 되겠다.

 

그리고 땅콩집의 아쉬움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직접 살면서 없어서 아쉬운 공간들을 말하는데, 다용도실과 부엌의 별도 저장실은 아내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것 중 하나이고, 마당용 공구들 넣을 작은 공간도 없어서 아쉽다고 했다. 비용이 문제인데 단독주택을 짓는 분들에게 참고 사항이 될 수 있다.

 

 

책의 마지막엔 최종 금액이 나오는데 7억 3,350만원이 들었으니 한 집당 3억 6,675만원이 든 셈이다. 4억 가까이 들었으니 확실히 보통의 월급쟁이들은 선뜻 도전하기가 쉽진 않는 액수이다. 서울에 살면서 그 정도의 전세집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 생각해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내가 원하는 공간,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고 집을 만들어 줄수 있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집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것 같다. 부동산 개념이 아니라 내가 만들고 가꾼 흔적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집이기에 남다를 것 같다. 앞으로 땅콩집은 새로운 대안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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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끊고 성적이 올랐어요 - 자기주도학습 4000시간의 실험과 기적
정영미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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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학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렸다. 교육이 사회적 성공의 길로 가는 유일한 대안인 대한민국의 현실에서 학원과 과외를 안 시키는 건 아이에게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게 하고, 아이들 교육에 손을 놓는 인상마저 준다. 공교육만 시켜서는 아이의 성적을 상위권에 올려 놓는게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니, 사교육에 대한 환상과 열풍은 부모와 아이의 불안감 이라는 영양분을 먹고 쑥쑥 자라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과연 사교육이 아이의 성적을 올리는데 가장 나은 대안일까? 만약 그렇다면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대부분이 성적향상을 보여야 할테고, 우리나라 학생의 공부시간이 평균 13시간 이라니 그만큼 성적이 잘 나와야 할 것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공부한 시간과 성적이 비례하지도 않을 뿐더러, 사교육을 받는다고 성적이 꾸준히 오르지도 않는다. 그래도 우리가 사교육을 줄이지 못하고 새벽까지 아이들이 공부하는 건 모든 학생들이 이렇게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필기를 하고, 학원에 가서도 똑같이 선생님의 강의를 듣기만 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갖기가 힘든데, 이렇게 수동적으로 교육을 받다보니 자신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조차 고민하지 않게 된다. 어차피 해야 하는 공부라면 내가 공부하는 이유를 찾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부 방법을 알아가며 그 속에서 재미를 느껴야 한다. 이런 과정이 이 책이 말하는 '자기주도학습'의 이유이기도 하다.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하기 위해선 여러 조건이 지켜져야 하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사교육을 끊는 것이다. 실험에 참가한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에겐 어쩌면 모험과도 같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대학입시의 가장 중요한 시기에 익숙한 사교육을 끊는 다는 건 불안감을 가져올 수도 있었다. '자기주도학습'은 듣기만 하는 공부가 아니라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공부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기에, 사교육을 받으면 그 시간이 확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둘 다 병행한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었기에 과감하게 선택해야 했다.  

두번째로는 성적 상승을 간절히 원하는 마음가짐 이었다.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만 6개월에서 1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겪게되는 고통을 참아낼수 있을 것이다. 공부를 그저 해도 되고 안 해도 된다거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거나, 해 보고 안되면 말고 라는 식의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 세번째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 등 도와줄 멘토를 구하는 것이다.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나에게 용기를 주고 같이 기뻐해 줄 멘토가 있다면 긴 시간이 힘들지 않을 것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공부하는 '독학'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 해나가는 것이기에 특히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이를 학원에 맡기고 말로만 "공부 열심히 해라" 했던 모습 대신, 아이를 관찰하고 대화를 요청하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한다.

'자기주도학습'의 목표는 비단 성적 향상만이 아니라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하는 이유가 단순히 좋은 대학,직장을 얻는게 아니라 어떤 목표를 정하고 노력을 쏟아 붓고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경험을 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험을 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어떤 문제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성실하게 임할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 공부를 통해서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한층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자기주도학습'은 공부 습관을 만들어주는 프로젝트 이기도 하다. 계획과 실천의 중요성을 알게 된 아이들은 공부할 거리를, 알아야 될 내용들을 스스로 찾게 된다. 스스로 찾아낸 내용만이 온전히 자기 것이 된다.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이 초반에 성적이 하락한 건 공부습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학원과 학원 스케줄에 익숙했던 참가자들에겐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공부한다는 사실 자체가 고통이었고, 사교육을 끊자 남게 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했다. 공부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했기에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던 것이다.  

이런 우여곡절을 통해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찾게 된 아이들은 놀랍게도 초반의 우려와는 달리 꾸준한 성적 향상을 보였다. 공부하는 이유와 방법에 대해서 몰랐던 아이들이 이제는 스스로 찾아서 공부하게 되었고 시간을 알뜰히 쓰며 공부를 하게 됐다.상위권에겐 공부하는 즐거움을, 중위권에겐 즐거움 뿐 아니라 참다운 나 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하위권에겐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아 준 '자기주도학습'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충분히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는 방법이다. 아이들에게 뚜렷한 목표와 동기부여를 만들어주는게 가장 중요한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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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옆에 직업 옆에 직업 - 생생 직업현장 들여다보기 교실 밖 지식 체험학교
파트리시아 올 지음, 권지현 옮김, 세바스티엥 무랭 외 그림, 김나라 감수 / 미세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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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고 직업을 갖게 된다. 그럼으로 인해 사회는 돌아가기 마련인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는게 개인으로선 가장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세상엔 수천,수만개의 직업이 있는데 이 책엔 그 중 230가지의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기업,병원,공항,항구,공연장,도시,농촌,법원,건설 공사 현장,학교,출판사,스포츠 센터,미술관,방송국을 통해 그 안에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과 직업의 특징을 알아보면서 난 나중에 어떤 직업을 갖게 될지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꼭 여기에 소개되지 않아도 세상엔 정말 많은 직업이 있으니 적어보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 공장이나 마트, 놀이 공원엔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지 찾아 보는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책에서 소개한 230개의 직업 중 <출판사>와 <미술관>을 탐방해보자. 

   

지금 읽고 있는 <직업 옆에 직업 옆에 직업>은 미세기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이 책은 파트리시아 올 작가가 글을 쓰고 세바스티엥 무랭씨가 그림을 그렸다. 그런데 이름에서 보듯이 외국 작가들이기 때문에 번역가가 꼭 필요하다. 그 뿐 아니라 책의 전체적인 디자인을 결정하는 아트디렉터, 글과 이미지를 편집하는 편집 디자이너, 사진작가, 책을 만드는 기획 편집자와 주제에 관한 자료를 모아주는 자료 담당자의 손도 거쳐야 한다. 거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원고의 잘못된 정보는 없는지 문법에 맞게 썼는지 확인해주는 원고 교정자가 있고 제작 담당자의 관리도 필요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책은 인쇄업자가 종이에 인쇄하고 각 서점에 배포된다. 그리고 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도록 하기위해 홍보도 하고 유통도 해야 한다. 이처럼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후에야 책 한권이 완성돼 독자들의 품으로 올수 있으니 지금 읽고 있는 책 한권이 달리 보인다. 책은 작가가 쓰는 거라고만 생각했지, 한번도 그 과정을 떠올려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쳐간 사람들의 수고가 있기에 우리는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작가의 책도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이 더 재미있는 건 단순히 직업 나열에만 그치는게 아니라 그 직업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싣고, 비슷한 직업도 소개하고 직업을 가지기 위해 필요한 팁도 주기 때문이다. 꿈을 이룬 전문가 작가에선 <해리포터> 시리즈를 만든 영국의 조앤 K.롤링 작가가 소개됐는데,<스포츠 센터> 편의 운동선수 소개엔 우리나라의 박태환 선수의 프로필이 들어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한국판에만 들어있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반가웠다. 내게 익숙한 직업 뿐 아니라 알고 싶지만 접하기 어려웠던 직업들을 만날 수 있고, 인터뷰를 통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생생한 정보도 얻을 수 있으니 여러모로 즐거운 직업 탐방기다.

  

미술관에도 다양한 직업들이 존재했는데 문화 행사 기획자, 예술 사학자, 경비원, 전문안내원, 미술품 감정사, 예술품 관리자가 있고 오래된 그림이나 조각 같은 작품을 복원하는 예술품 복원 기술자도 근무하고 있었다. 예전에 TV를 보니 이런 복원 기술자들이 부족해 소중한 문화 유산이 더디게 복원되고, 그만큼 방치되는 작품들이 많아 안타깝다는 소식이 나왔었다. 고도의 기술과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의 문화를 알아야 하니 정말 힘든 일 같지만 그만큼 보람이 큰 직업 같은데, 잘 알려지지 않는 직업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술자가 많이 부족하다니 정부가 나서서 육성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지만 경매를 통해 살수도 있는데 이땐 미술품 경매사가 필요하다. 이 직업 역시 우리나라엔 많지 않지만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점점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된다.  

각 직업군의 대표적인 직업들을 그려내 한눈에 보여주기 때문에 자칫 복잡하게 느껴질수도 있을텐데, 그림이 깔끔하고 군더더기가 없어서 그런지 보기에 어지럽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색감이 좋고 디테일한 부분을 잘 그려넣었기 때문에 실제 현장 모습을 간접경험할수 있게 해줬다. 전반적인 소개 그림 이외에 각 직업의 세밀한 설명에선 다른 그림체를 보여주기 때문에 질리지도 않았던 것 같다. 외국 작가가 쓴 것이기 때문에 우리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도 좀 있을순 있겠지만 대략적인 그림을 떠올릴수 있었고 흥미있게 볼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각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편하게 생활할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다. 병원엔 의사와 간호사만 일하는게 아니라는 걸 알게됐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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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까만 망토 - 신통방통 에너지를 찾아 떠난 더불어 사는 지구 34
박경화 지음, 손령숙 그림 / 초록개구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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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규모 정전사태로 큰 난리가 났던 적이 있었다. 정부의 전력 수요 예측 실패와 부적절한 대응으로 많은 시민들이 불편과 함께 경제적 타격을 입은 초유의 사건이었다. 많은 피해상황을 지켜보면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도시 생활이 어떤 것인지도 직간접적으로 경험 할수가 있었다. 딱 하루만 전기가 없이 생활해야 한다면 여러모로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컴퓨터로 업무를 볼수도 없고, 지하철은 운행을 멈춰 이용하지 못할 테고, 휴대폰 충전도 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게 될 것이다. 어두운 밤거리를 밝혀주는 가로등과 화려한 네온사인을 자랑하는 거리의 풍경은 사라질 테고 집에서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으니 어쩔수 없이 일찍 잠자리에 들 것이다. 잠자는 시간 까지도 전기를 써야만 하는데 여름엔 에어컨을, 겨울엔 전기 매트를 틀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물이 꼭 필요한 것 처럼, 현대인의 생활에도 전기는 꼭 있어야만 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처럼 소중한 전기를 우리는 얼마나 알고 쓰는 걸까? 또 얼마나 올바르게 아끼며 쓰고 있을까? 

나래는 정전이 되어 깜깜한 집안에 혼자 있던 중, 한 남자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깜짝 놀란 나래는 울음소리의 정체를 찾아 나섰는데 까만 망토를 두른 꼬마 남자아이를 발견하게 된다. 훌쩍훌쩍 우는 꼬마는 자신을 '어둠의 신'이라 소개하고, 누나인 '밤의 여신'이 지구를 떠날지도 모르기 때문에 슬퍼서 운다고 했다. 옛날 사람들은 해가 지면 잤기 때문에 자신이 어둠을 만들면 곧바로 누나가 온 하늘에 까만 가루를 뿌렸는데 요즘 사람들은 밤에도 낮처럼 환하게 살기 때문에 어둠을 만들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자신이 도시의 불빛을 피해 어렵게 어둠을 만드는 동안 누나는 기다리다 지쳤고,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새벽을 맞으니 자꾸만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지구를 떠나기로 결심했단다. 졸지에 누나와 헤어져야 하니 이 꼬마 '어둠의 신'이 우는 것도 납득이 됐다. 하지만 나래의 입장에선 왜 밝게 사면 안되는 건지, 그게 왜 잘못인지 선뜻 납득이 되지 않았다. 밤에도 할게 많으니 환하게 불을 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도 우는 꼬마를 보니 마음이 안쓰러웠고, 그래서 누나가 떠나지 않도록 작의 희망을 찾아 떠나기로 했다.  

꼬마와 나래가 처음 간 곳은 바로 전깃줄 속 이었다. 그 곳에서 만난 빛을 통해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 지는 지를 추적해 나가는데 시작은 발전소였다. 그 곳에서 '물의 요정'을 뵙고'불의 신'과 '우라늄 동자', '태양 아줌마','바람왕자'까지 차례로 만나게 된다. 이들이 하는 일은 지구에 사는 인간들의 편의를 위해 자연에서 전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물을 이용한 수력 발전,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 발전, 그리고 우리나라 전기 가운데 약 40%를 생산하는 원자력과 태양열을 이용하고 풍력발전까지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고 있었다. 전기 스위치를 딸깍 하고 올리면 불편함없이 사용할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처럼 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자원이 사용되는 것 같아 놀라웠다.  

그런데 이 연구를 앞으로 더 가열차게 해야 할 상황이 됐다. 전기를 만들어 낼수 있는 자원은 한정되어 있지만 사용량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대체 에너지를 만드는게 인류의 중요한 문제가 된 것이다. 화석연료는 앞으로 길어야 200년안엔 사라질 테고, 원자력 발전은 독성 핵폐기물의 처리 방법이 없고 방사선과 안전면에서 여전히 불안감을 주고 있다. 일본 대지진의 참사로 벌어진 방사능 전파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그만큼 위험부담이 크고 많은 부작용이 있는 방법이다. 설사 100% 안전하다 하더라도 앞으로 60년 뒤에는 우라늄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되니 영구적인 에너지원이 될 수도 없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기를 만들어 내기 위해 많은 생태계 파괴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의 희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깨끗하고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만들어 내야하고, 더 중요한 건 전기를 쓰는 사람들의 자세가 달라져야 한다는 걸 깨닫게 됐다. 

식물이나 미생물 같은 생물체에서 얻은 연료인 바이오매스도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많은 식물을 필요로 함에 따라 결국 생태계 파괴가 불가피 하고 지구의 식량부족 상황을 놓고 보면 턱없이 값비싼 연료이다. 그래서 태양열과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를 만들거나 난방이 필요 없는 패시브 하우스,헬리오트로프 같은 아이디어가 넘치는 집 등이 속속 개발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전기소비를 줄이는 일은 몇몇 사람의 노력만이 필요한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협조와 노력이 있어야 지금의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길이 열리고 희망이 보일 것이다. 그러면 '어둠의 신'과 '밤의 여신' 힘들어하지 않아도 될테고, 나래도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구는 그만큼 병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가로등에 붙어 있는 '전기는 국산 이지만 원료는 수입 입니다' 라는 글귀를 마음속에 되새긴다면 집에서도, 공공장소 에서도 전기를 아끼는 습관이 몸에 배지 않을가 싶다. 거창하고 대단한 일을 하라는게 아니라, 냉장고 문을 한번 덜 열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의 플러그를 빼고, 환한 대낮엔 불을 켜지 않는 것 등을 하라는 것이다. 개인과 정부가 전기사용을 조금씩 줄여나가는 것 부터가 올바른 전기 사용법이 아닐까 싶다. 어둠을 환한 낮처럼 생활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바꿀순 없지만, 무분별한 사용은 결국 자신과 후대에게 독이 되어 돌아온다는 걸 한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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킁킁이가 간다! 1 - 아무거나 잘 먹는 동물 개똥이네 책방 9
최현명 지음, 윤보원 그림 / 보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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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친숙하고 사랑받는 동물들은 목이 긴 기린, 코가 손인 코끼리, 귀여운 판다 곰 등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온 동물들이다. 반면 너구리나 오소리 등 우리나라의 야생동물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자주 접할수 있는 기회도 없다. '킁킁이가 간다' 시리즈는 바로 우리나라 생태계에서 서식하고 있는 야생동물들을 소개함으로써 아이들에게 배움과 즐거움을 줄수 있는 책이다.  

1편은 잡식동물인 너구리,오소리,반달가슴곰,불곰,멧돼지에 대해 다루었다. 야생소년 킁킁이와 동물박사 땃쥐 아저씨가 야생동물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외모,습성,먹이 등 다방면의 정보를 알려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살고 있는 야생동물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수 있게 해준다. 

 

책의 두께도 얇고 그림도 상세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흥미를 계속 유지시켜줄수 있다는게 장점 같다. 그리고 이렇게 한 페이지 안에 중요한 정보들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배울수 있게 해준다.

반달가슴곰은 큰 몸집 때문에 둔해보였는데, 나무도 잘 타고 골짜기도 잘 건너고 산비탈도 잘 뛰어다닌다는게 놀라웠다. 이렇다보니 나무 위에 새 둥지처럼 쉴 곳도 마련한다는데, 땅바닥에도 조릿대를 깔아서 쉰다고 한다. 그리고 눈이 나쁜 대신 귀가 밝아서 300미터 밖에서 나는 발자국 소리도 들을수 있고, 1킬로미터 밖에 있는 먹이 냄새도 쉽게 알아차린다. 잡식동물이 눈이 나쁜 이유는 사냥을 하지 않고 주위에 있는 먹이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냄새는 잘 맡게 됐고 눈은 사용하질 않아서 시력이 나쁘다고 한다. 그래서 곰 처럼 덩치는 커도 눈이 작은 것이다.  

또 잡식동물은 먹이가 없는 겨울동안엔 겨울잠을 자야만 하는데 멧돼지는 나무 뿌리나 벌레를 먹으며 지내고, 너구리는 자다가도 날씨가 따뜻해지면 나오니 예외의 경우이다.

개마고원에 사는 불곰은 자랄수록 몸이 무거워서 나무를 잘 못타고, 반달가슴곰이랑 다르게 어깨에 혹이 불룩 솟아 있다는게 큰 차이점이다. 우리나라가 통일이 되어 불곰을 가까이에서 접할수 있었으면 좋겠다.  

  

개과 동물인 너구리가 갓 낳은 새끼는 곰 새끼와 외모가 비슷하다고 하니 신기하다. 그런데 너구리는 발톱이 약해 굴을 잘 못 파서 오소리가 파 놓은 굴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오소리 집에 더부살이를 하는 모양이다.  

힘이 워낙 세서 꽁꽁 얼어붙은 땅을 파헤칠수 있는 멧돼지는 요즘 이래저래 사는게 힘들어 보인다. 개발로 인해 산엔 먹을게 없으니 도심으로 내려오게 되고, 사람들은 큰 피해를 입으니 어쩔수없이 죽여야 하는 관계가 되었으니 말이다. 모두가 잘 살수 있는 자연 환경을 바라는건 너무 큰 욕심일까.

개발 앞에서 점점 자연의 푸르름이 사라지고 있고, 그만큼 생태계는 위협받고 있다. 어쩌면 이 책에 소개 된 다섯 동물들이 영영 사라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우리 주변엔 이런 동물이 살고 있단다" 가 아닌 "살았었지"로 말하게 될지 모른다.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야생동물들에 대한 관심과 보호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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