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꼬마 철학자 우후 난 책읽기가 좋아
간자와 도시코 글, 이노우에 요스케 그림, 권위숙 옮김 / 비룡소 / 199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경험에 의하면, 6-9세까지의 아이들은 이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도 호기심도 참 많다. 그들은 다소 엉뚱할지도 모르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세상을 탐구하고자 한다. 그런데 그런 질문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흔하지 않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과학적인 사실이나 어떤 현상에 대한 이해가 아니라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종종 어른들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에 의한 창의적인 질문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사실을 동원하여 지식을 전달하려고 애쓴다. 예를 들어 밤하늘에 떠있는 별에 대해 묻는다면, 지구 행성 우주를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때로는 인터넷이나 책에서 정보를 찾아가면서- 아이의 궁금증에 대응한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런 아이들의 궁금증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꼬마 곰 우후는 세상에 대해 궁금한 것이 참 많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곰이다. 그런데 우후가 궁금한 것들은 단순하거나 과학적인 사실에 대한 것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것들이다. 우후가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런 질문에 대해 주위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를 살펴보면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아이들에게 필요한 ‘대화’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엉뚱한 질문에 대해 “그게 아니지!”라고 답하거나 창의적인 질문에 대해 단답형으로 일축하는 부모의 반응은 호기심으로 가득한 아이에게는 좌절감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자신이 궁금해 하는 것은 모두 쓸데없는 것이고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아이들은 더 이상 궁금증을 떠올리거나 질문을 하는 것을 즐기지 않게 된다. 질문은 사고발달에 필수적인 것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것이다. 아이들이 질문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꼬마철학자 우후가 좋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질문은 자신의 생각을 찾기 위한 과정이자 모험이지 답을 구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질문에 대응하는 답이 꼭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 세상에 답이 없는 질문도 있다는 것. 그렇지만 질문에 꼬리를 무는 또 다른 질문을 통해 답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이다. 그리고 질문에 꼭 어떤 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또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져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잃어버린 질문을 재발견하고 잊었던 호기심을 되찾기를 원한다면, 꼬마철학자 우후와 함께 신나는 궁금증 놀이를!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이에자이트 2008-11-27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흔히들 마음은 안 늙는다고 하는데 실제론 마음이 육체보다 더 먼저 늙는답니다.그 기준은 모르고 생소한 대상에 대해 알고 싶은 호기심이 생기는지,아니면 싫어하는지 하는 것이죠.늙을수록 호기심이 없어지고 모르는 대상에 대한 적대감이나 혐오가 짙어진다고 하네요.그리고 변화에 적응을 잘 못하면 정신상 노인!!그런데 저는 호기심이 엄청나게 많답니다.오늘도 광주시내에 돌아다니는 고양이 모자에게 다가가서 아줌마...애는 언제 낳았수? 하고 물어보는데 그냥 멀뚱멀뚱 바라보기만 하더라구요.고양이가 저에게 더 호기심이 있는지 찬찬히 쳐다보더군요.

가시장미(이미애) 2008-12-01 17:36   좋아요 0 | URL
음 그런가요? ^^ 전 주위에 워낙 소년 소녀 같은 분들이 많으셔서 육체가 먼저 늙는다고 생각하고 지냈답니다. 하기야 제가 그런 과라 그런 분들하고 어울리고 사귀는 탓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환경탓이 아닌가해요.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마음의 여유나 생각의 정도에 따라 호기심의 정도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더라구요.
소년처럼 호기심을 갖고 고양이에게 말을 건네는 노이에자이트님은 어떤 일을 하시고 어떤 생활을 하시는지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ㅋㅋ 아마 그 고양이도 그런 생각을 해서 쳐다보지 않았을지.. ^^ 전 예전에 고양이 무서워했는데 얼마전부터 좋아하기 시작했어요. 친한 동생이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 자주 보다보니 정이 가더라구요. 노이에자이트님도 고양이를 좋아하시나봐요?

노이에자이트 2008-12-06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답장이 늦었습니다.저는 동물이라면 개나 고양이는 물론이고 새나 양서류,파충류도 좋아합니다.여건만 된다면 큰 구렁이나 악어도 기르고 싶습니다만 그럴 수는 없구요.동물들도 호감형 외모를 가진 사람을 좋아한다고 하는데 저에게도 유독 동물들이 잘 온답니다.그래서 저도 호감형이로구나...하고 깨닫게 되었지요.고양이 하나도 안 무서워요.개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지요.개와 고양이를 함께 기르면 정말 하루도 안 웃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힐 정도로 재밌답니다.

가시장미(이미애) 2008-12-10 14:41   좋아요 0 | URL
와우~!! 정말 동물을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 전 양서류 파충류는.. 넘 무서운데 ㅋㅋ 고양이나 흔하게 키울 수 있는 강아지 조차 키워본 적이 없어요. 다른 친구들 집에 놀러가서 재롱을 구경하면서.. 종종 키우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여건이 되질 않아서요. 사실 여건보다는 진심으로 동물을 사랑하고 보살펴줄 자신이 없는 것 같아요. 이것저것 신경쓸 일들이 많잖아요. 한 두번 봤을 때는 귀여워도 정들어서 몇 년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다 신경써줄 자신이 없더라구요. 그나저나 동물도 좋아하는 호감형이라고 하시니.. 정말 궁금해지네요. ^^

노이에자이트 2008-12-13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그만 햄스터 같은 것을 키워보세요.별로 손도 안가니까요.저도 한 3년 키워봤어요.수명이 그 정도 밖에 안되는 동물이라서요.

가시장미(이미애) 2008-12-13 16:46   좋아요 0 | URL
햄스터는 싫어효! 쥐잖아요. -_ㅠ 어렸을 때 지하 단칸방에 살면서 쥐들의 습격을 너무 많이 받은지라..쥐만 생각하면 무서워요. 쥐하면 떠오르는 MB도 싫어효. ㅋㅋ

노이에자이트 2008-12-13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길러보면 괜찮은데...그러면 고슴도치는요?

가시장미(이미애) 2008-12-13 20:13   좋아요 0 | URL
고슴도치를 애완동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노이에자이트 2008-12-14 2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동물의 왕국에서 나오는 커다란 호저 말고 애완용이 있어요.한 번 검색해 보세요.귀어워서 미칠 정도예요.

가시장미(이미애) 2008-12-15 13:53   좋아요 0 | URL
아 그래요? 검색해봐야겠네요. ^^ 노이에자이트님을 미치게 하는 고슴도치라 ㅋㅋ
 
너도 하늘말나리야 -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1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마리의 새가 나뭇가지에 오도카니 앉아 있는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세 아이가 만났다. 사람과 사람사이에는 오고가는 대화가 없어도 통하는 것이 있는 법, 세 아이가 서로를 알아 본 것은 서로의 내면에 있는 그림자의 모습이 비슷하기 때문일까? 아니면 직감적인 끌림이었을까? 그 끌림이 서로의 그림자를 비슷한 모양으로 만드는 것을 가능하게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만이 알고 있는 슬픔을 통해 다른 사람의 슬픔을 보게 된다.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자신의 슬픔을 인정하는 과정에는 고통이 뒤따른다. 가면을 쓰고 자신의 슬픔을 들키지 않으려고 가시를 세우는 미르는 부모님의 이혼을 통해 가족이 해체되는 슬픔을 겪고, 어른스럽고 대견한 모습을 보여주는 소희는 부모와 헤어져 언제 떠날지 모르는 할머니의 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또, 어머니를 잃은 후 말을 잃어버린 바우는 세상을 향한 소통의 통로를 차단하고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엄마를 그린다.

세 아이가 처한 상황은 따뜻하고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그것과는 너무 다르다. 그래서 그들이 감당하기엔 지독하게 무겁고, 무서운 것이다. 그것을 나누기 위해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친구-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뿐 아니라, 바라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행복해지는 친구- 그리고 서로를 아픔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바라봐주는 관심과 시선일 것이다. 그런데 다가가고 싶어도, 마음을 열고 싶어도, 쉽지 않은 이유는 자신의 상처를 먼저 바라보게 되는, 그래서 또 다른 상처가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가시를 세우고 있던 미르가 아버지의 재혼 소식을 전해 듣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길을 걷다가 주저앉았을 때, 따뜻하게 건넨 소희와 바우의 손길을 따라 어느 숲속에서 가슴을 치며 울부짖는다. 그 사건을 계기로 그들은 알아간다. 모두가 아픔을 이겨내고 버텨내기 위해 가면을 쓰기도 하고, 가시를 세우기도 하고, 자기를 보호하기 위해 마음을 닫기도 하면서-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서로를 지켜봐주는 따뜻한 시선이 원동력이 되어 자신의 상처를 보듬게 되었을 때 그들은 말한다.  “너도 하늘말나리(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꽃)야”라고..
엄마, 이 꽃 이름이 뭔 줄 아세요? 하늘말나리예요. 진홍빛 하늘 말나리는 꽃뿐만 아니라 수레바퀴처럼 빙 둘러 난 잎도 참 예뻐요. 다른 나리꽃 종류들은 꽃은 화려하지만 땅을 보고 피는데 하늘말나리는 하늘을 향해서 핀대요. 어쩐지 간절하게 소원을 비는 모양 같아요. -P159

이 책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고, 아이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난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미해결된 과제는 생채기로 남을 수 있고,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 어린이 된다고 해서 어느 순간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릴 수 없는, 유년기의 상처는 마음 속 깊은 곳에 남아 아프지 않게 연고를 발라달라고 애원하기도 한다. 그 연고는 ‘사랑’일 것이다. 타인이 보내주는 사랑이 아닌, 자신에 대한 ‘사랑’- 자기애는 시간을 거슬러 동심에 남은 생채기를 어루만져줄 귀한 치료제가 될 것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ekomamang 2008-04-18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주세요..

가시장미(이미애) 2008-04-18 15:49   좋아요 0 | URL
아이들과 수업 다 하고 나면 빌려줄께 ㅋㅋ 어제 수업하는데 애들이 읽으면서 막- 슬퍼서 울었다고 하더라. 너무 이뽀 으흐 두 팀 수업 더 하려면 5월은 되어야 겠는걸? :)

순오기 2008-04-18 0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처에 바르는 연고는 '사랑'! 너무 멋진 발견인데요~
자신을 사랑하는 1인 -하늘말나리 순오기 올림.^^

가시장미(이미애) 2008-04-18 10:08   좋아요 0 | URL
정말요? 와우! 순오기님 하늘말나리라고 불러드릴께요 ㅋㅋㅋ
저 어렸을 때 나리꽃을 참 좋아했는데, 하늘말나리와 나리를 구분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 책 읽으면서 차이가 있다는 걸 알았답니다. 으흐
나리꽃.. 참 예쁜데, 도심에서 발견하는 건 참 어려운 꽃이라 아쉬워요.
 
고양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채지충 글.그림, 정영문 옮김 / 창해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어떤 대상의 특성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평가되고, 판단된다. 이 책의 저자는 고양이를 사랑하고, 고양이를 오랜 시간 관찰하고, 고양이의 행동으로 그 특성을 파악했다고 생각된다. 모든 대상이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겠지만, 고양이만큼 자신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동물이 드물기에 필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가슴에 와 닿을 것이다.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유연하고, 민첩하고, 느긋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사람과 함께 해온 동물이지만, 쉽게 길들여지지 않고, 변화하는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자신의 본능에 충실한 면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고양이형 인간이 이 시대에 적합한 인간형이라고 말한다. 듣고 보니, 내가 가지지 못한 특성을 고양이에게서 찾을 수 있다면, 고양이형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고양이의 행동은 유연한 사고에서 유래되는가? 사실, 그건 알 수 없고, 중요하지 않다. 필자는 궁극적으로 고양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비슷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행동이 사고에서 유래되지는 않지만, 행동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런 사고를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사고를 바꾼다면, 더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고양이와 비교하여 자신의 행동을 분석하고, 그 행동을 유발한 사고를 이해한다면 더 나은 자신이 되지 않겠는가?


하지만 그것은 결코 쉽지 않으리라. 고양이가 고양이다운 이유는, 고양이이기 때문인데, 인간으로 태어나, 고양이답기를 원한다는 것은 미치지 않고서야 가능할 수 있겠는가? 마찬가지로 나와 다른 인간형의 모습이 그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내가 지금까지 나로 존재할 수 있었던, 나만의 ‘통일성과 연속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일 것인데, 그것을 바꾸는 것도 불가능할 수 있다. 마치,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상대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바꾸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변한다. 모든 만물이 변화 듯이, 통일되고 연속되는 무엇은,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변화의 중심에 자신이 서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도 자신밖에 없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은, 그것이다. ‘고양이처럼 변화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바로 알고,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라!’는 것!


모든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을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이고, 살고자하는 이유라는 것을 잊었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nekomamang 2008-03-26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고양이 고양이~~!!!

가시장미(이미애) 2008-03-28 18:24   좋아요 0 | URL
은경이 은경이 은갱이~~!!!
 
미운 돌멩이 - 주제별 동화선집 5, 주인 된 '나' 주제별 동화선집 5
어린이도서연구회 엮음 / 오늘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짧은 단편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가지고, 한 권의 책으로 엮어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이 그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 표지가 예쁘고, 컬러풀하지 않고, 예쁜 그림이나 삽화가 그려져 있지도 않지만,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듯이, 13명의 작가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재미있고, 신선하고, 충만한 기쁨을 선사해준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이거 내 이야기네?’, ‘이건 내가 읽은 우화와 내용이 조금 다른데?’, ‘내 친구도 이런 아이가 있던데..’ 하는 생각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한 소재를 다루고 있다.


그 이야기들은 모두 하나같이 ‘스스로 생각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쉽게 생각하고 지나치면 너무도 쉬운 것들이지만,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해보면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과 생각이 하나로 수렵되는 것이 결코 좋은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짧은 동화로 전달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더불어 ‘나만의 생각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남들이 모두 1이라고 할 때, 내가 2라고 생각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2가 될 수 있는 이유나 근거를 적절히 제시할 수 있을 때, 그것이 내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듣는 것이고, 내 자신에게 떳떳할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순간,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의 경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토론수업이나 철학수업이 위에서 말한 것들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런 ‘앎’은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하는 수업시간을 통해서만 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치판단을 유도하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해주는 양서를 읽는다면, 어린이 스스로도 충분히 책을 통해, 그런 ‘앎’을 알아갈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두껍지 않지만, 두껍다고 여기고, 조금씩 천천히, 여러 번 반복하면서, 고민하면서 읽어도 좋을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사고의 크기가 달라지는 만큼, 혹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달라지는 만큼, 다른 생각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간다면 더 없는 수확이 될 것이다.


* 초등학교 4-5학년에게 적당하고, 책 한권에 대한 감상이나 질문보다는 하나하나의 단편에 대한 느낌, 생각, 질문을 터놓게 하고, 함께 대화를 나눈다면, 평소에 몰랐던 자녀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레이야 2007-08-06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동화도 있었군요. 조근조근 소개, 고맙습니다.
꾸욱^^

가시장미(이미애) 2007-08-08 03:16   좋아요 0 | URL
자녀분이 있으신지. 모르겠네요. 초등학교 4-5학년의 자녀가 있으시면..
꼭 읽어보게 해주세요. ^-^ 전 소장했다가 나중에.. 제 자녀가 그 나이쯤 되면 이 책 읽게하려구요. 으흐 너무 많이 남았지만, 그 때까지 기억하고픈 책이랍니다. ㅋㅋ
 
킬러 고양이의 일기 난 책읽기가 좋아
앤 파인 글, 베로니크 데스 그림, 햇살과 나무꾼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재미있고 쉽게 읽혀지는 동화, 하지만 결코 그것만으로 이해되어서는 안 되는 동화, 고양이의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때 더 진한 감동과 머리의 떨림과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람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고양이는 자신의 입장을 사람들에게 전하지 못한다. 자신이 왜 새를 죽일 수밖에 없었는지, 그리고 죽은 쥐를 집으로 물고 들어올 수밖에 없었는지, 죽은 토끼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올 수밖에 없었는지, 아무리 노력해도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이해가 안갈 뿐이다.

 

" 나는 고양이라고, 고양이가 죽은 생쥐를 물고 들어오는 것은 당연하잖아! " 라고 하소연한다. ' 도대체 인간들은 왜 자기 멋대로 자기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일까? ' 라는 생각이 1인칭 고양이시점으로 서술되고 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그의 하소연이 타당하다는 것을 생각하며 웃음 짓게 한다. 하지만 책을 덮고 나서는 나름대로 꽤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한다. ' 나도 고양이와 비슷한 경험이 있지 않아? 나도 내 입장을 이해해주지 않는 사람이 서운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닌걸. '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될 때, 이 책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는 것, 재미로 읽고 웃고 넘기면 그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고양이와 사람사이의 관계에서는 당연하다.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니, 우리가 동물들의 마음을 어찌 알겠는가? 하지만 생각해보라.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서로의 입장과 서로의 심정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인가? 만약 그것이 쉬운 일이라면 인간 세상에는 평화와 안식만으로 가득해야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그렇지 않다. 삭막하고, 서글프고, 혼란스럽고, 이해 안 되는 것투성이다. 물론 그것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것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다. 서로의 입장과 처지를 잘 알고 있다 고해서 모든 것이 수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의 사정이고, 남의 생각이다. 물론 그것이 나의 입장과 나의 생각과 대립되지 않을 때에는 그나마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입장과 나의 생각과 대립될 때 상대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 자신의 입장을 합리화시키는 것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이다. 그것이 다소 타당하지 않다 고해도 자신의 인식 안에서 적당히 타협이 이루어지면 그만이다. 자신과 관련된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평한 시각을 갖는 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시야를 가리는 것은 너무도 쉽다. '눈 가리고 아옹!' 하고 적당히 모른척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가?!

 

이 동화책에서 고양이가 영웅이 되는 마지막 내용 또한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가 토끼를 죽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밝혀졌을 때 고양이의 주인 꼬마아이는 고양이가 자신의 집으로 토끼를 물어온 것은 토끼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토끼를 다시 잘 묻어달라고 부탁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해석한다. 그래서 구박만 받던 고양이는 순식간에 영웅처럼 대접을 받는다. 하지만 고양이는 토끼를 묻어주기 위해서 집으로 데려온 것이 아닐 가능성이 더 크다. 그는 새를 죽었을 때도, 죽은 쥐를 물고 왔을 때도, 자신의 본능에 충실했다고 이야기한다.

 

즉, 자신은 원래 그렇게 생겨먹었으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인정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행위를 그렇게 좋게 포장해서 해석해주는 꼬마아이가 고마울 뿐이다. 그래서 자신은 말을 할 수 없으므로 그들이 판단에 어떤 의사도 전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합리화시킨다. 그것이 바로 '눈 가리고 아옹!' 하는 행위가 아니겠는가? 그런 행위를 통해 우리가 자신의 입장만을 고수하여 다른 사람 혹은 동물들에게 무리한 요구나 지나친 기대를 갖고 있었으면서도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 적은 없었는지 반성해 보아야한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영엄마 2005-12-0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저도 이 책 재미있게 봤어요~ 말 그대로 "본~능에~ 충실해~~ " ㅎㅎ

가시장미(이미애) 2005-12-07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 전에 리뷰 저도 봤답니다. ㅋㅋ 본능에 충실해도 될까요? 저 지금 할일 많은데 졸음이 쏟아지는데..... ㅠ_ㅠ 충실해도 될까요? 휴..

2005-12-07 0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시장미(이미애) 2005-12-07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안녕.. 요.. ^-^

bookJourney 2007-12-06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시장미님, 안녕하세요? 블로그이름과 사진이 인상적이어서 들렀는데 ... 리뷰도 인상적이에요. 소개해주신 이 책과 <제 이름을 불러주세요>는 담아갑니다 =3==33

가시장미(이미애) 2007-12-07 01: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 덕분에 오래전에 썼던 리뷰를 다시 읽어보았네요.
아..예전에는 짧은 동화를 읽고도 정말 많은 생각을 하고, 긴글을 썼었네요.
요즘은 그게 참 쉽지가 않아서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중 하나랍니다.
단풍을 연상케하는 깜찍한 아이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해주시길..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