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
박기범 글, 김종숙 그림 / 낮은산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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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문제아를 만드는 어른들의 삐딱한 시선이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 했던 작가는 이 책에서 ‘미친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미친 개를 만들어 버리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떠돌이 개는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쓰레기통을 뒤지고, 그러는 중에 동네 아이들과 어른들의 돌팔매질을 견뎌야 하고 또 그러는 중에 선한 눈빛은 살아남기 위해 강렬하게 변하게 된다.

사람들은 이런저런 말을 만들어 내어 이 개를 미친 개로 만들어 잡아 버리려고 하고.

이 책을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상황을 몰고 가는 인간의 비열한 면을 한 번 더 만났다. (하지만,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이 개를 썩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책에서 만나니, 불쌍하고 인간으로서 이 개에게 참 미안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최근 읽은 시튼 동물기가 겹쳐진다. 시튼은 모든 동물들의 삶은 비극으로 끝난다고 했다. 그리고 그 동물들과 인간에게 얽힌 이야기를 참 재미나게 풀어 두었는데, 이 책도 시튼 동물기의 한 편 같은 느낌이 막 드는 거다.

<<새끼개>>, <<어미개>>에 이어 세 번 째로 읽은 <<미친개>>. 나는 이 세 권 중에 다시 한 번 되짚어 생각 해 보니 <<새끼개>>가 가장 맘을 아릿하게 한 것 같다. 동심의 입장에서 쓰여졌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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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30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끼개 어미개만 봤는데 미친개도 나왔군요. 세 권 다 마음이 아플 것 같지만... 박기범 작가니까 봐야지요.^^
 
시리동동 거미동동 우리시 그림책 1
제주도꼬리따기노래·권윤덕 그림 / 창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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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꼬리따기노래’라고 적혀 있다.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를 생각하면서 아이는 책을 재미있게 읽는다.

그런데, 내가 턱 막힌 부분에서 아이도 질문을 한다.

“엄마, 토끼가 왜 날아?”

작가는 왜 토끼가 난다고 표현했을까? 아이의 상상력은 무한하다는 것을 이야기 해 주고 싶었을까?

단순화된 그림 속에 정감이 느껴지고, 엄마를 찾아 떠나는 아이의 모습에서 슬픔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슬픔을 생각하며 작가가 그림을 그렸을지는 몰라도 이 책을 읽는 아이의 마음은 한없이 따뜻해지리라. 한없이 따뜻한 것이 엄마의 마음이므로. 그 엄마의 마음을 찾아 떠나는 아이의 마음은 따뜻할 수밖에. 그 따뜻한 엄마와 함께 집에 들어와 밝히는 불은 더욱 따뜻하다. 돌담 위에는 까마귀가, 뒤꼍에는 토끼가 그리고 집과 담을 이어주는 곳에는 거미가 앉아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이 정겹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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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카페 개설 기념으로 열린 서평 이벤트에 참여하여 가족부문에 덜커덕~ 당첨 되어 책선물을 받았습니다.

내 맘대로 목록 고르고, 거기가 정말 갖고 싶은 DVD까지.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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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08-09-30 0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제가 눈독들이고 있던 '교실밖지리여행', '사계절생태도감'도 있군요. ^^

순오기 2008-09-30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계절홈피에서 카페개설 공지 떴던데 그냥 x표를 눌러버려서 몰랐네요.
하여튼 가족부분 당선하셨다니 축하합니다~~~ 책선물도 축하하고요.
칠칠단의 비밀과 걱정쟁이 열세살만 읽었네요~~ 칠칠단의 비밀은 내 초등시절에 읽었던 책을 아이들 초등때 다시보기 했어요. 그때의 감동만큼은 아니어도~ 처음 읽었을 때의 그 흥미진진함은 오래도록 내 가슴에 담겨 있었죠.^^
 
아씨방 일곱 동무 비룡소 전래동화 3
이영경 글.그림 / 비룡소 / 199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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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중 칠우 쟁론기(閨中七友爭論記)

                                                           작자 미상

 이른바 규중 칠우(閨中七友)는 부인내 방 가온데 일곱 벗이니 글하는 선배는 필묵(筆墨)과 조희 벼루로 문방 사우(文房四友)를 삼았나니 규중 녀잰들 홀로 어찌 벗이 없으리오. 

이러므로 침선(針線) 돕는 유를 각각 명호를 정하여 벗을 삼을새, 바늘로 세요 각시(細腰閣氏)라 하고, 척을 척 부인(戚夫人)이라 하고, 가위로 교두 각시(交頭閣氏)라 하고 인도로 인화 부인(引火夫人)이라 하고, 달우리로 울 랑자( 娘子)라 하고, 실로 청홍흑백 각시(靑紅黑白閣氏)라 하며, 골모로 감토 할미라 하여, 칠우를 삼아 규중 부인내 아츰 소세를 마치매 칠위 일제히 모혀 종시하기를 한가지로 의논하여 각각 소임을 일워 내는지라.

일일(一日)은 칠위 모혀 침선의 공을 의논하더니 척 부인이 긴 허리를 자히며 이르되...(중략)

이 이야기는 바로 이 규중칠우쟁론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재밌는 이 이야기를 유아 혹은 초등 저학년의 눈높이에 맞추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림도 크크크다.

빨간 두건 아씨에게는 손끝을 떠나지 않는 일곱 동무가 있었는데, 자, 가위, 바늘, 실, 골무, 인두, 다리미가 그들이다. 서로의 공을 자랑하다 아씨가 잠을 방해한다고 꾸짖자 어딘가로 숨어 버린다. 바느질을 하기 곤란해진 아씨. 곧 그것이 아주 나쁜 꿈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의 공을 무시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그 뒤로 일곱 동무는 더욱 신이나서 일하게 되었다는 그런 내용이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하면서 읽을 책이다.

이 책은, 한 6년 전쯤 학급문고를 모을 때 우리 반 아이가 자기는 꼭 ‘비룡소’책을 사도록 해 달라고 하면서 사왔던 책이었다. 그 때 처음 만났던 책이었는데, 다시 봐도 재미가 있다. 읽으면서 그저 ㅋㅋㅋ~ 그것 만으로도 족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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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9-30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너무 이쁜 우리 그림책이에요.^^
사실 그림책이라고 저학년용으로 취급하지만 고학년이 봐야 할 그림책도 참 많아요. 이 책도 그렇고요~
 
깃털 없는 기러기 보르카 비룡소의 그림동화 7
존 버닝햄 지음, 엄혜숙 옮김 / 비룡소 / 199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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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존버닝햄 작품이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는데, 이제야 책을 만나게 되었다.

플럼스터씨와 플럼스터 부인이라는 기러기 부부에게서 아기 기러기 여섯 마리가 태어났는데, 그 중 보르카는 깃털이 하나도 없었다. 엄마는 그런 보르카를 위해 포근한 회색옷을 지어 주지만, 그 회색 옷도 보르카를 모두와 같은 모습이 되게 해 주지 못했고, 다르다는 이유로 보르카는 자신이 없어지고, 남과 똑같이 공부도 할 수 없게 된다. 수영 수업을 하고 싶어도 잘 마르지 않는 털옷을 말리는 것도 힘이 들고... 형제들로부터도 놀림을 받는 것은 어린 보르카에게는 무척이나 견디기 힘든 일이었으리라. 날이 추워져 모두들 떠나갔지만, 보르카는 떠나지 않았고, 더욱 슬픈 것은 그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는 거다. 그러다가 크롬비호라는 배에 타면서 보르카는 새로운 친구(파울리라는 개, 매칼리스터 선장, 프레드)를 만나게 되고 자기 몫의 일을 하게 되면서 자신감도 얻게 된다. 템스강으로 들어 온 배는 일년 내내 온갖 기러기들이 살고 있는 커다란 공원인 큐 가든에 보르카를 놓아둔다. 이별은 슬프지만, 정말 다행스러운 것은 큐가든의 기러기들은 보르카를 이상한 눈으로 보지 않았다는 거다. 이상한 털옷을 입었다고 웃지도 않았으며 모두들 친절했다는 것. 그곳에서 런던에 올 때마다 보르카를 보러 오는 파울리, 선장, 프레드를 기다리면서 새로운 친구들을 다시 사귈 수 있게 된 보르카. 참 다행이다.

다르다는 것,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아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 중의 하나다. 보르카가 그 어려움을 이길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많은 친구들이 있어 정말 다행이다. 그리고 나와는 뭔가 다른 사람들에게 던질 나의 시선도 점검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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