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파스타 만들기 일공일삼 50
샤론 크리치 지음, 김영진 옮김 / 비룡소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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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상아 로지와 볼 수 없는 장애아 베일리의 진한 우정을 만났다. 한 편의 감동 드라마다.

이 책이 정말 좋은 점은 장애를 가진 베일리를 불쌍하게 묘사하지 않았다는 거다. 로지 또한 베일리에 대한 연민의 정 같은 것은 없다. 그 둘은 친구일 뿐.

일주일의 생일 차이를 두고 태어난 두 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줄곧 같이 자라고 같이 생활한다. 그 속에는 정말 진한 무엇인가가 흐른다. 가령 학교에 입학 할 때 로지는 베일리랑 같이 학교에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로지의 입학날은 엉망이 되고 만다. 그리고 베일리를 위해 로지는 일 년여의 공을 들여 힘겹게 점자를 배운다. 그들 사이에는 질투의 감정도 싹트지만 그 어떤 것도 그들의 우정을 무너뜨릴 수는 없다.

함께 등장하는 토렐리 할머니. 로지는 할머니와 함께 수프를 만들면서 또, 할머니와 베일리랑 같이 파스타를 만들면서 베일리에게 섭섭하고 토라졌던 마음을 다독일 수 있다. 많이 산 자의 축척 된 삶의 지혜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할머니. 훈계조의 타이름이 아니라, 요리를 하시면서 할머니의 어린 시절에 대해 툭툭 한마디씩 던지시는데... 그것이 너무 적절한 조언이었우며 로지에게 대단한 위로였다는 것. 인상적이었다.

할머니의 말씀 중에 기억하고 싶은 대목은

토렐리 할머니가 말하길, 누구한테 화가 날 때면, 너무너무 화가 나서 아주 못된 생각이 들고 심지어 그 사람을 막 때려 주고 싶은 마음마저 들 때면, 그럼 그 사람의 좋은 면을 생각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사람이 했던 좋은 말을 기억하고, 내가 그 사람을 왜 좋아했는지를 생각하라고.

이 책은 참 경쾌한 책이다. 장애아와 정상인의 우정이라하면 신파조의 무언가가 있을 법한데 전혀 그런 억지스러움을 찾을 수 없다.

거슬리는 것 하나가 있다면 이탈리아어를 중간중간 끼워 놓은 것. 이것 또한 번역자의 숨은 뜻이 있겠지만, 그리고 첫장에 미리 낱말 뜻을 다 풀어 두었지만, 그리고 문맥상으로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 책을 읽어나가는데 조금 껄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이 책에서 찾은 옥에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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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도도군 - 2007년 제13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48
강정연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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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에 얽힌 이야기

이 책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어른 ‘야’

-아이들의 독후감을 읽을 때 난 ‘야’가 그런 뜻인줄 몰랐다. ‘야’에게는 두 가지 이름이 있다. 밖에 나가면 ‘사모님’. 집 안에서 남편이 부를 때는 ‘야’

그리고 그의 남편 ‘그 인간’

-밖에서 사람들이 부를 때는 ‘사장님’, 집에서 ‘야’가 부를 때는 ‘그 인간’이다.

저녀석, 도도, 건방진도도, 초롱이

-이 책의 주인공 이름이다. ‘그 인간’은 나를 ‘저녀석’이라 불렀고, ‘야’는 나를 도도라 불렀다. 김기사의 ‘어머니’집에서 만난 미미는 도도에게 도레미파솔라시도의 ‘도도’에서 딴 이름이라 가르쳐주지만(‘야’가 키우다 버린 개로 라라, 파파, 미미가 있었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도도는 한사코 자신을 ‘건방진 도도’로 하고 싶다.

이렇게 건방진 도도는 변덕맞은 ‘야’의 집에서 호강하며 살다 변덕맞은 ‘야’에 의해 김기사 어머니의 집에 버려지고, 또 다시 ‘야’의 변덕에 집에 불려 가지만, 스스로 건방진 삶을 살기로 맘 먹은 이상 탈출을 꿈꾸게 된다. 그렇게 해서 휘청거리의 뭉치와 누렁이를 만나게 되고, 그리고 미미가 그랬던 것처럼 동반자를 찾아 사람들 사이를 헤매게 된다. 그러던 중에 편의점 아가씨에게 잡혀서 팔려 갈 뻔한 위기도 맞지만 무사히 탈출하여 동반자로 상자 할머니(상자를 주워서 팔아 먹고 사시는)를 동반자로 선택해 나름 만족한 삶을 살게 되는데... 그러던 중 비오는 날 할머니의 리어카와 오토바이가 부딪히는 바람에 정신을 잃고 마는데, 깨어보니 동물 보호소다. 삶을 자포자기한 채 죽을 날만 기다리던 도도는 휘청거리에서 만났던 뭉치를 한 번 더 만나는 행운을 얻는다. 뭉치의 조언으로 무언가 새로운 삶에 도전해야 함을 느끼고 자신을 돌보기 시작하는 도도에게 정말이지 새 삶이 열리게 된다. 보청견으로 선택되어 훈련을 받게 된 거다. 그곳에서 초롱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되고 그리고 새로운 동반자로 수진씨 가족을 만나게 된다. 수진씨와 엄마의 귀가 되어 주는 거다. (이 책을 통해 농아자가 아기의 울음 소리를 듣지 못해 아이가 울다가 귀에 눈물이 자꾸 들어가면 그 아이도 부모처럼 농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보청견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도와줄 수 있단다. 아이가 울면 엄마에게 달려가 그 사실을 알려 주는 거다.) 그리고 그들은 동반자에서 진정한 가족이 되었다.

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책 속의 말을 조금 옮기자면

미미 덕에 내 처지를 정확하게 안 것도 행운이고, ‘어머니’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야’에게서 무사히 탈출한 것도 행운이고, 누렁이와 뭉치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상자 할머니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동물 보호소에서 다시 뭉치를 만난 것도 행운이고, 지은씨 눈에 보청견 후보로 띈 것도 행운이다. 이 모든 게 행운이다. 나는 정말 행운의 개다! (이 말이 무슨 말인지는 책을 읽어보면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나는 건방진 도도군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읽어볼 만한 책으로 추천하다.

*잠깐, 버려지는 개들에 대한 애도의 맘도 잠시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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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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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아하는 작가의 참 좋아하는 책이다.

앤서니 브라운의 책에는 숨은그림찾기가 있어서 좋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좋다.

이 책의 내용은 아이들과도 무척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수업 내용에 활용도 해 보았다. 이 책을 소개 해 주었을 때 반 아이 하나가 “선생님 앤서니브라운이 지은 책에 킹콩이라고 있어요.”해서 찾아 본 기억이 있다. 그렇게 해서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니 킹콩을 보고 감동한 이후 고릴라를 작품 속에 등장시키고 있다고 되어 있었다. 앤서니 브라운에게 있어 고릴라는 아주 특별한 의미고, 그래서 특별한 이름(윌리)을 가지고 작품 속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 책에는 바쁜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 하는 딸아이가 나온다. 생일날 고릴라를 선물 받고 싶은 고릴라 열광팬 한나는 결국 고릴라 인형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고. 바쁜 아버지는 이런 한나의 마음을 돌볼 여유가 없다. 그런데 던져 둔 고릴라 인형에게서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거다. 고릴라 인형이 점점점점 커지더니 정말 고릴라가 된 거다. (함께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인형의 놀란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한나는 그 고릴라와 함께 많은 여행을 한다. 아빠랑 함께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었던 일을 고릴라가 다 해 주는 거다. 그리곤 아침. 한나는 환상적인 꿈을 꾸었고!!! 흥분과 아울러 실망도 찾아 왔겠지. 하지만, 이런 한나를 정말 기쁘게 해 주는 일이 있었으니, 아빠와 함께 동물원 나들이가 이루어졌다는 것. 가족간의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부모들은 자녀들의 말에 얼마나 귀를 기울여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잘 배웠다. 그리고 이 책은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지금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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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리야, 물가에 가지 마! 비룡소의 그림동화 108
존 버닝햄 글 그림, 이상희 옮김 / 비룡소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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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닝햄의 책이다. 이 책-내게는 어려웠다. 작품 해설을 보고서야 아하~ 했다. 존 버닝햄은 책에서 우리 어른들의 행동을 꾸짖을 때가 많이 있다. 이 책도 그런 꾸짖음이 가득한 책이다.

<<엄마 학교>>라는 책을 읽고 건진 한 마디가 있는데, 그게 무엇인고 하니 아이가 엄마를 찾으면 열일 다 제쳐 두고 당장 달려가야 한다는 거였다. 나는 항상 “잠깐만, 이것만 하고.”라고 말하는데, 이 책을 읽고는 그걸 참 많이 반성했다. 그래도 아직 완전히 고치진 못했지만.

이 책도 이런 마음을 담고 있는 것 같다. 아이는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부모는 아이의 그런 마음을 전혀 살피지 못한다. 한 마디로 아이와의 눈높이 맞추기에 실패한 부모의 이야기이며 이것은 바로 나 자신의 이야기라 뜨끔하게 한다. 아이의 무한한 상상력을 감당하기엔 어른의 그릇이 너무 작은 걸까?

요즘 우리 작은 아이는 한창 만화책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아이가 그린 추상화 수준의 그림을 맞추기란 쉽지 않을 때가 있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알아보려고 애쓰면서 아이가 불러주는 “옛날에 옛날에~”로 시작하는 대사를 열심히 적어주고 있노라면 이런 것도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작은 기쁨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셜리의 엄마, 아빠가 좀 쉬고 셜리와 놀아주지 말고, 쉬기 전에 놀아주면 참 좋겠다. 그러다가 예쁜 딸이 상상의 나라로 완전히 사라지면 안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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렝켄의 비밀 - 미하엘 엔데 동화전집 1 동화 보물창고 1
미하엘 엔데 지음, 베른하르트 오버딕 그림, 유혜자 옮김 / 보물창고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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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좋아하는 작가의 단편집이라는 말에 덥석 책을 샀다. 그리고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들에게는 어쩜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단행본 <<마법의 설탕 두 조각>>에서는 주인공 아이의 이름을 ‘룅켄’이라고 아주 어렵게 썼던 기억이 난다. ‘렝켄’이라고 쓰는 것이 훨씬 편안해 보인다.

머리말을 대신하여 쓰여진 <분명히 밝혀 두자면>에서부터 엔데의 매력이 풀풀 풍겨 나오기 시작하더니 별의별 신기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끈기 최고 트랑퀼라 거북이>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단행본도 있으니 저학년 아이들이라도 재미있게 책과 만날 수 있겠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과 <<냄비와 국자 전쟁>>처럼 말이다. (2편이 <<마법의 수프>>던데, 아마도 <<냄비와 국자전쟁>>의 다른 제목이지 싶다.)

<조그만 광대 인형>에서는 똑같은 말이 반복하여 나와서 또 읽는 재미를 더한다. 손때 묻은 장난감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한 번 더 이야기 해 주는 글이다.

<렝켄의 비밀>은 단행본으로 따로 리뷰를 써 두어서 생략하고.

잘난척쟁이 <벌거벗은 코뿔소>도 엔데 특유의 대단한 풍자가 들어 있다. 동상(겉모습)만 남긴 채 아주 볼품없는 모습의 알맹이만 데리고 도망가는 코뿔소의 모습이 얼마나 우스운지.

<괜찮아요>에서는 잘못된 아이의 행동을 그때그때 지적해 주지 못한 어른이 만나게 되는 봉변을, 자기랑 함께 있는 한 사람들이 자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나중에야 알게 된다는 나젤큐스와 눈앞에서 자신을 볼 때만 사람들이 자신을 인식한다는(눈앞에서 사라지면 잊혀지는) 니젤프림. 두 형제는 그러한 운명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사는데...<니젤프림과 나젤큐스>. 이 글을 읽으면서 작가는 정말로 대단히 머리가 좋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혀꼬이는 이야기>는 읽으면 정말 혀가 꼬여서 웃기다.

<모니의 걸작품>도 정말 웃겼는데, 어제 6학년 우리 반 아이가 모니와 같은 일을 해서 나를 웃기게 만들었다. 미술시간, 배색에 대해 공부하면서 티셔츠 접기와 넥타이 접기를 가르쳐 주고, 사인펜과 색종이를 이용해서 색을 멋지게  입혀 보라고 주문을 했다. 색이 ‘티미’하니까 색연필은 절대 쓰지 말라고 했는데, 박모군이 열심히 티셔츠에 색연필 작업을 한 거다. “야, 내가 하지 말라고 했는데, 우째 그래 말을 안 듣냐?” 했더니, 위기모면 대응법을 발휘한다. “위로 색종이 다 붙일 건데요.” 나 원 참~ 색종이 붙일거면 색연필 색칠은 왜 하냐구요? 모니가 한 일이랑 박모군이 한 일이랑 비슷하다. 차이라면 박모군의 일은 선생님에게 ‘‘나, 원, 참~’‘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모니가 한 일은 걸작품의 창조과정이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 (동심을 잃은 선생 밑에 살고 있는 박모군이 불쌍한 순간이었다.)

마지막 이야기인 <리붐 라룸 빌리 바룸>-정확한 뜻은 모르겠지만, 수염이 긴 할아버지는 빌리의 끊임없는 질문에 짜증내는 법 없이 정말 잘 대답해 주시고, 그리고 이야기의 원점으로 돌아와서 똑같은 질문을 하면 똑같은 답이 나간다며 이야기를 마무리 하신다.

다시 되짚어 보니, 이 책 정말 읽을 만하다. 2편도 조만간 사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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