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책 비룡소의 그림동화 77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최윤정 옮김 / 비룡소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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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네스트가 동생 빅토르와 책을 읽으며 책 읽는 태도에 대해 몇 가지를 가르쳐 줍니다.

글자를 모르면 그림만 보면 된다는 것과 책에 나오는 걸 그대로 다 믿으면 안 되고 나름대로 판단을 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러면서도 둘은 책속의 토끼들이 펼치는 신나는 이야기에 폭 빠지고 맙니다. 그래서 토끼굴 앞에 나타난 진짜 여우를 알아보지 못하고 말지요. 여우가 와락 달려들려고 할 때서야 비로서 그 사실을 알았으니까요. 순간적인 반사행동. 에르네스트는 책을 휘익 들어 있는 힘을 다해 여우의 머리통을 내리칩니다. 그리고는 정신 못 차리고 있는 여우의 주둥이에 책을 쑤셔 넣고 마네요. 놀란 여우는 책을 꽉 깨물었고 책에 이가 박혀서 책을 문 채로 달아나버립니다.

마지막 책의 유용성은 적을 물리칠 수 있다?! 정도로 해석할까요? 이렇게 내리쳐서 이기는 것보다는 책의 지혜로 얼마든지 적을 물리칠 수 있다는 정도로 책의 힘을 생각해 보면 될 것 같군요.

책은 정말 아름다운 것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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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책 속의 책 비룡소의 그림동화 121
요르크 뮐러 글 그림, 김라합 옮김 / 비룡소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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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과 표지가 달라졌다.

이 그림이 훨씬 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 같다. 표지를 잘 바꾸었다는 생각이 든다.

과연 이 책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을까?

책 본문에 들어가기 전에 책 제목이 점점 작아지면서 줄을 바꾸어 가며 책 속의 책 속의 책 속의 책 속의 책 속의 책.....이라는 말이 나와서 아이는 이것부터 재밌어 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느낌이긴 하지만, 이 책은 썩 재미있거나, 감동적이어서 교훈이 있는 책은 아니다.

그냥 많이 신기하고, 그래서 이런 책도 있구나 싶기도 하고, 아이의 기발한 생각들을 자극할 만하다는 것. 하긴, 이것만으로도 굉장한 가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선물 포장을 뜯어 보는 한 아이, 그 아이가 펼쳐보는 그림책 속에는 자기와 똑같이 생긴 아이와 토끼가 그려져있다. 그리고 그 안에 똑같이 생긴 작은 그림이 액자형태로 끝을 알 수 없게 계속계속 펼쳐져 있다. 돋보기를 들이밀어 보지만 끝을 알 수 없는. 빨간 알, 파란 알의 안경을 쓰고도 보지만...  마지막 책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책 속으로 혼자서 용감하게 들어가는 꼬마 아이.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이 그림들과는 다른 장면을 발견하는데 바로 이 그림을 그리는 화가다. 다음 장면을 그려야 하는 바로 그 장면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책 속의 책을 끝내지 못해서(아저씨는 책 속의 책을 그리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는데, 그림을 그리는 일을 계속 해야지 자신의 그림책을 만들 수 있는데, 그러다 보니 그림이 끝나지 않아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 그림을 멈추지 못하고 그래서 아이의 소원에 맞는 토끼가 아닌 고양이 그림을 그려 줄 수 없다. 이 때 아이다운 발상이 힘을 발한다. 아저씨에게 붓을 뺏어들고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하는 거다. 한없이 계속되던 책 속 책 여기서 끝나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돌아 나오고, 그리고 책 밖으로 탈출하여 책을 들고 가서 거울을 들여다 보니 책 속의 토끼가 고양이 그림으로 바뀌어 있다. 토끼를 타고 먼저 책 밖으로 나간 아저씨가 약속을 지킨 것!

참 이상해서 기억에 남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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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 - 진짜 살림꾼 장일순 우리 인물 이야기 20
김선미 글, 원혜영 그림 / 우리교육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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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알 장일순 선생님의 일대기를 다룬 위인전기다. 생전에 책 한 권 남기지 않으심이 안타까워 이렇게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 글을 쓰게 되었다는 이야기 아줌마 김선미님의 구수한 글을 따라 가다 보면 가슴 찡한 대목대목을 만나게 된다.

사람들이 사는 방식과 인생의 가치는 모두 다 다르다.

대성학교의 설립자이며, 한살림운동을 이끄시고 천주교회의 평신도 사도직을 성실히 수행하신 분.

안타까운 조국의 현실로 인해 옥살이까지 하시면서도 감옥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고 말씀 하신 분. 지극한 제자 사랑, 나라 사랑, 자연 사랑에 끝없는 가르침을 주시는 분.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장일순 선생님에 대해 부끄럽게도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남편은 아~ 이 분에 관한 책 꼭 한 번 읽어보고 싶었는데... 라고 말하던데, 그것에 비하면 나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어린 일순의 부족함을 부족함으로 보지 않으셨던 할아버지, 자신의 그림과 글씨를 팔아 독립운동에 보탬을 주신 차강 박기정 선생님, 그리고 최보따리 해월 최시형 선생님은 장일순 선생님을 이끄신 정신적 지주였다고 한다.

지주로 살았지만, 없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고 언제나 그들을 따뚯한 맘으로 보살폈던 덕에 6*25 동란에서도 지주라는 이유로 가족들이 죽임을 당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의 보호를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 또한 가슴 찡하다. 머릿니 때문에 머리를 박박 밀었던 것이 빨갱이로 몰려 국군에게 죽을 뻔한 일이 되어 버렸는데, 십자가 덕에 목숨을 건진 이야기, 감옥에서 제대로 대우를 못 받아 억울한 정치사범이 방을 바꾸어 달라고 간수에게 소리치자 다 똑같은 귀한 사람인데... 하시며 그런 눈으로 사람들을 보았다면 당신은 정말 나쁜 사람이라고 일침을 가하여 감방을 순식간에 평정한 일, 소매치기를 감화시킨 일 등은 가슴에 오래 남아 있을 것 같다.

지학순 주교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신용협동조합을 이끌고 평신도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한살림을 이끄신 장일순 선생님. 자신을 낮추면서 높아지신 이런 분들의 삶이 우리 아이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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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커트니 비룡소의 그림동화 29
존 버닝햄 글.그림, 고승희 옮김 / 비룡소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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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다운 징징거림 - 엄마, 아빠, 우리도 개 한 마리 키워요. 예? 집도 지켜주고, 놀아도 주잖아요. 네? 밥도 챙겨주고, 산책도 시켜주고, 더러운 것도 다 치울게요, (그리고 목욕도...)

아이들다운 선택 - 아무도 안 데려가는, 그런 개는 없어요? 우리가 본 개들은요, 전부 우리말고도 데려갈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그리하여, 커트니가 아이들의 가족이 되었다. 엄마 아빠는 깨끗하고 잘 생긴 개로 골라 오라고 주문했지만, 아이들은 말을 듣지 않았고, 그래서 이 늙고 지저분한 떠돌이 개와의 만남이 떨떠름하다. 하지만, 커트니가 커다란 여행 가방(요술 가방이 아닐까?)을 낑낑대며 끌고 되돌아 온 순간부터 많은 것이 달라진다. 커트니는 주방장 모자와 앞치마를 꺼내 입고 요리를 하고, 연주를 하고 아기를 데리고 놀고, 집안 일을 돕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에 불이 났을 때는 집 안에 남아 있는 아기를 구출해 내기까지.

그리고 어느 날 사라져 버린다.

기억력 나쁜 부모 - 그것 봐. 그 개는 안 좋은 개라고 했지? 좋은 개를 고르라고 했는데도 말을 안 듣더니, 결국 이런 일이 생기잖니.

그리고 커트니는 잊혀지는데. (경찰 아저씨가 꼭 찾아 주겠다고 약속하셨지만.)

그 해 여름방학에 식구들은 바닷가에 놀러 가서 아이들끼리 작은 배를 타고 놀았다. 바위에 긴 줄로 배를 묶어 두었는데, 그만 줄이 끊어져 버렸다. 엄마, 아빠는 바라보고 있고 배는 멀리멀리 떠내려 가고. 그 때 갑자기 누가 배를 끌어당겨서 무래사장 쪽으로 무사히 보내 주었다. 그게 누구였을까? 이 책은 이렇게 끝난다.

나도 어린 시절 동물을 키우고 싶었지만, 엄마는 그걸 반대하셨다. 우리가 먹이도 주고, 청소도 하고 목욕도 시키겠다고 약속은 거창하게 했지만, 결국 나머지 일들은 엄마의 몫이었으니. 그래서 엄마는 동물 키우는 일이 많이 싫다고 하셨다. 그 때는 그게 정말 이해가 안 되더니, 이제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어린 시절 동물을 키우며 그 애틋한 마음을 함께 키우지 못해 나도 그런 마음을 내 아이에게 선물할 여유가 없는 것은 하나의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더구나 요즘은 공동주택에 살아 더욱 더 동물을 자유롭게 키우는게 쉽지 않다.

딸 아이는 특별한 나만의 개를 못 키우는 대신 특별한 강아지 인형을 하나 키우는데 요즘 그 인형이 없어져서 밤마다 잠자리가 조금 서운한가 보다. 어서 그 인형이라도 빨리 찾아 주어야겠다. (둘째 낳는 병원에 할머니랑 강아지 인형 들고 왔다가 병원 로비에 인형을 두고 가는 바람에 할머니가 새로 하나를 사 주셨다. 그 인형을 무척이나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데, 또 인형을 생각하니 <<알도>>가 떠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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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선생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40
패트리샤 폴라코 글 그림,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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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보면 흑인 얼굴을 한 콧수염 난 사람좋게 생긴 선생님이 아이들과 손을 잡고 웃고 있다. 이 분이 이 책의 우리 선생님인가 보다. 책을 펼치니 이 선생님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교장선생님이란다. 링컨 선생님은 너무 멋지고 근사하신 분이다. 아이들과 몸으로 놀아줄 줄도 아시고, 그리고 아이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릴 줄도 아시고.

아이들의 문제행동에는 다 그 원인이 있다. 그걸 잘 알면서도 아이의 무례한 행동, 나쁜 언동을 보면 그 아이의 마음으로 들어가기가 무척 힘이 든다.

어제는 반 아이에게 한 대 맞았다. 뭐~ 맞았다는 표현이 좀 그런가 몰라도 하여튼 무지 불쾌했다.

사건의 개요를 설명하자면, 전담 수업을 마치고 아이 하나가 씩씩 거리면서 와서는 아무개가 자기가 교실로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교실 문을 잠그고 또 자기를 때렸다는 거다. 그래서 참았는데, 또 때려서 자기도 한 대 때렸다고 이야기 한다. 말을 들어보니 아무개 잘못이 크다. 그래서 아이의 팔을 힘껏 잡았다. 눈을 위로 치켜뜨고 화를 막 내고 한 번 더 싸우려고 해서 꾸짖었더니 나를 한 대 치는 거다. 아주 살짝이긴 했지만.

아무개는 우리 반에서 가장 키가 작은 아이다. 5학년 선생님이 그 아이 때문에 속을 많이 끓였다는 소문을 듣고 첫 날 아이 손을 잡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들에 대해 이야기 해 주었다. 싸우지 않기, 울지 않기, 밥 안 먹고 사물함에 들어가지 않기(사물함은 제법 크고, 아이는 1, 2학년 정도의 체구라 사물함에 쏙 들어간다.)... 약속을 지켜주면 선생님이 너를 확실하게 보호해 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아이는 지금까지 아주 잘 해 주었다. 너무나도 착한 우리 반 아이들은 이 아이랑 너무 잘 지내 주었다. 아이의 얼굴에 언제나 함박 웃음이 가득한 걸 보고 나는 내가 참 좋은 선생이구나 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으니.

그런데, 이 아이가 요즘 들어 말을 안 듣는 거다. 알림장을 쓰라고 해도 뻗대고 안 쓰고, 친구들에게 화 내고 때리고 씩씩 거리고. 사실 너무 작아서 한주먹감도 안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 아이 하나쯤이야 해결(?)수 있다. 복도에 두 아이를 불러내서 잘못했으니 사과하라고 해도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 아이의 모습을 보니 너무 안쓰러워서 니가 잘못했는데, 왜 사과를 안 하냐고 말하는데 감정이 북받쳐서 목소리에 울음이 섞인다. 그러니 옆에 선 아이가 자기가 잘못 했단다. 그게 더 속상하다. 분명히 잘못하지 않았는데, 니가 왜 사과를 하냐고 또 화를 냈다. 우리 반 아이들은 이 아이의 특성을 잘 이해하니까 맞으면서도 같이 때리면 또 화를 낼까봐 몇 번을 참았다는 거다. 참다참다 저도 화가 나서 끝까지 참지 못하고 한 대를 때려 준 것이 미안하다는 거다. 내가 미쳐~ 하면서도 이렇게 고운 아이들 데리고 사는 것도 복이고, 이 아이도 이렇게 좋은 친구 만난 게 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제 안 해 와서 아침부터 혼 난 것이 맘에 걸려서 친구에게 더 고약하게 했나... 싶다가... 1교시에 숙제 매일 안 한 거 반성문 써 오라고 했더니 2교시에 자존심 상한다고 미안하다 말 못한 거 친구에게 선생님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다 적어와서 또 한 번 맘이 놓였다.

이 책은 우리 반의 아무개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싸움대장 유진의 마음을 잘 다스려 주고 유진이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 준 링컨 선생님. 모든 선생님이 다 포기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으시고 아이의 마음을 다스려주시는 분. 그래, 아이는 아이라는 것. 그것을 한 번 더 일러 주신다.

맘씨 고운 아이들 덕에 맘 고생하지 않고 잘 살고 있는 나는 매일매일 감사를 드린다. 우리 반 아이들의 이런 고운 마음씨는 그 본성도 본성이지만, 행복한 책읽기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따뜻한 마음을 선물받고, 선생은 아이들의 책을 읽으며 아이들을 이해할 눈을 선물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내게 참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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