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갭의 샘물 눈높이 어린이 문고 5
나탈리 배비트 지음, 최순희 옮김 / 대교출판 / 2006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끝없이 살기를 소망한다. 그 소망이 빚어낼 수 있는 불행이 있으니... 바로 이 책을 통해 만나 볼 수 있겠다.  

트리갭을 지나는 중에 샘물을 함께 마셨던 가족들과 말은 자신들이 시간이 지나도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 비밀은 그 물을 함께 마시지 않은 큰 아들의 가족(아내와 아이)을 떠나게 만들었고, 그 가족만의 비밀인 채로 남아 있게 된다. 그런데, 이 비밀을 두 사람이 더 알게 되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위니는 아주 더운 어느 날, 집 밖을 나섰다가 샘물이 솟아나는 곳을 돌을 막았다 떼어냈다 하는 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그 물을 마시고 싶어 하지만, 그 물을 마셔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듣게 된다. 죽지 않는다는 것, 늙지 않는다는 것은 저주 받은 일임을 잘 알고 있는 제시네 가족은 이 샘물 때문에 위니를 뜻하지 않게 납치(?)하게 된다.  

그리고 또 한 사람, 늙지 않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 비밀을 캐기 위해서 그 가족을 미행하여 드디어 정체를 알아 내게 된 노란 옷을 입은 사내는 위니의 가족에게서 위니를 구해주는 댓가로 숲을 얻게 되고, 그리고 그 샘물로 거액의 돈을 벌어들일 속셈을 가지고 있다. 결국 그는 그 비밀을 지키고 싶은 제시의 엄마인 매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는데... 아이들 작품에서 살인(그 정당성을 떠나서)을 만난 일은 잘 없었는데,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조금 야릇한 느낌이 들었다. 매는 납치범으로 쫓기다가 다시 살인범이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고 그로 인해 교수대에 사형당할 운명에 놓이게 되는데... 죽지 않는 것 때문에 한 자리에 오래 살지 못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결코 죽을 수 없는 그들의 정체가 밝혀진다면 어떻게 될까? 결국 위니는 한 번 더 가족의 걱정을 사게 되겠지만, 매를 대신하여 감옥 속에 들어가(솜씨 좋은 목수인 형 마일스가 감옥의 창문을 뜯어내고 매가 앉은 자리에 위니를 놓아두고는) 제시의 가족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 준다. 제시는 위니에게 트리갭의 샘물을 주면서 잘 보관하고 있다가 자기처럼 17살이 되면 그 샘물을 마시고 자기랑 떠나자고, 그리고 결혼도 하자고 이야기 하면서 샘물을 준다. 그 샘물을 잘 보관한 위니는 과연 샘물을 마시게 될까? 

이 책은 색다른 방법으로 어린 아이들에게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주는 참으로 대단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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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찬샘 2009-04-17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의미를 새롭게 알았습니다. 죽음이 두려워진 딸 아이... 할머니의 죽음을 겪은 뒤로 요즘 갑자기 죽음을 고민하는 모습이 걱정스러웠습니다. 그 때, 이 이야기를 들려 주고 죽는다는 것이 무섭고 나쁘지만은 않다고 이야기 해 주니 잘 이해하더라구요. 책의 힘은 대단합니다.
 
책, 세상을 탐하다 - 우리시대 책벌레 29인의 조용하지만 열렬한 책 이야기
장영희.정호승.성석제 외 지음, 전미숙 사진 / 평단(평단문화사)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가장 압권이라면 책사진들이 아닐까 싶다. 장소를 초월한 책읽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아찔아찔 쌓아 둔 책들도 현기증이 날만큼 아름답다. 단 하나, 글의 중간에(문장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두 페이지 분량의 사진과 설명이 들어 있는 것은 책읽는 것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편집자는 무슨 의도로 이런 편집을 선택하였을까를 생각해 보느라 또 맘이 복잡했다. 이 책을 읽는 이라면 먼저 중간중간에 놓여 있는 사진을 만나보시기를 권한다. 그 사진을 읽으면서 이 책에 대한 호감이 더욱 상승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나는 책을 통해 아름다운 자신을 가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골라 읽는 책들은 대부분 아름다운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고, 우리에게 아름답게 살라고 한다. 물론 양서를 잘 가려 읽을 능력이 있다는 가정하에서 말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나를 가꾸면 그 나가 모여 아름다운 가정, 아름다운 이웃,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나는 믿는다.  

이 책은 이러한 책에 관한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진 작가들(우리 시대 책벌레 29인)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 읽으면서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탈레스에 대한 일화를 통해 인생의 방향을 잡았다는 파페포포의 작가 심승현님은 인생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공기를 마시는 것과 같이 중요하다고 했다.  

벤치에 앉아 책읽는 사람의 머리에서부터 나뭇잎이 자라 그 사람이 나무가 되고 그 나무가 베어 져 다시 책이 되고 그 책을 읽는 사람이 다시 나무가 되고... 라는 비빔툰의 작가 홍승우님의 <책과 나무>라는 작품도 인상적이었다.  

안 심심하려고 책을 읽는다는 개그맨 전유성님, 내 인생의 책으로 안도현의 <<연어>>를 꼽고 그 책에 얽힌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주는 피아니스트 이루마님, 책을 훔쳤노라고, 자신이 책도둑이었노라고 고백하는 성석제님, 책을 즐길 것을 권하는 시인 정은숙님, 책 속의 언어들은 부드럽고 견고하고 아름다운 보석이라는 작가 송경아님, 책읽기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한 다양한 인물과 사건을 만날 수 있어 틈만 나면 책을 읽는다는 공병호님, 가상의 도서관을 그려 본 허병두님, 척추를 세워 읽어야 할 책, 꼿꼿하게 읽어내어야 할 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문재시인, 독서는 세계를 향한 창을 여는 것이라고 말하는 홍세화님, 속독으로 인해 오독의 낭패감을 만났던 이야기를 통해 정독을 강조하는 하성란님, 책값이 그래도 싸다고 이야기하는 내가 좋아하는 옛이야기 작가 서정오님, 책을 통해 정신적 극장을 잘 유지하라는 도정일님, 평생 가슴에 품을 책 한 권을 만나는 것이 얼마나 축복 된 일인지 이야기 하는 이병률님, 다 읽은 책은 세상에 방출한다는 공선옥님, 도서관은 새로운 지식정보 사회를 살아가게 하는 '지혜의 등대'라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용훈님, 도구적 책읽기로 전락한 책읽기가 아닌 마음의 양식으로 강조되어야 하는 책읽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안찬수님, 문학하는 사람은 이 세상이 조금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는 입학면접 학생의 말을 인용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던 장영희님, 책벌레로 인생을 살게 된 것은 저주이지만, 그 저주는 또한 축복임을 이야기하는 조병준님, 어린시절 도서관의 추억을 들려주는 이명랑님, 페테 빅셀의 <책상은 책상이다>(언니가 들려주는 이 이야기가 얼마나 매력적이었는지,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 보았던 책이어서 이 책에 대한 언급이 무척 반가웠다.)를 통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다르게 생각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를 하는 최재봉님, 한 권의 책이 되고 싶다는 정호승님, 책이 아버지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는 오한숙희님, 좋은 책이란 새로운 생각과 자극을 주는 것이라는 원근님, 런던의 서점들을 드나들며 보낸 행복한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황대권님, 자연과학도로서 책과의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늦은 시기에 책과의 환상적인 만남을 했던 시간을 이야기 하는 함성호님!(와~ 많다.) 

이 많은 분들 이야기 중에서도 특별히 김상욱 선생님의 글이 개인적으로 처한 상황 때문에 마음에 무척 와 닿았다. 우리 아이들을 키울 교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책을 통한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책읽는 제자를 키우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계신다는 뜻을 비추셨는데...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라도, 책을 자꾸 접하게 되면 책을 읽게 된다는 개인적인 경험에 의해서 선생님이 보시기에 학생들(교대생) 책을 멀리하는 것 같지만, 때로 그 중의 몇은 함성호님이 그랬던 것처럼 어느 순간 자신에게 다가오는 책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좀 더 일찍 책으로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났더라면 좋겠지만, 지금이라도 얼마나 다행인가를 느끼는 나처럼 말이다.   

사진작 중에 무척 인상깊었던 것은 얼마 전에 일어난 사건과 관련하여 화장실에서 앉아 책읽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남편이 화장실 화장지 위에 세워 둔 책 한 권이 위태로워 보인다고 생각하면서도 치울 생각까지는 못했는데, 찬이가 "엄마, 내가 그럴려고 그런 거 아닌데(야단 맞지 않으려고 방어벽을 미리 치는 고단수!) 책이 변기통에 빠져 버렸어."하는 것이다. 아~ 무척 소중하게 다루고 싶었던 책, <<아이를 잘 키운다는 것>>이 뜻하지 않게 몸이 불어 버리는 불상사가 생긴 것이다. 남편 왈~ 화장실용 책꽂이가 있을 것 같은데, 검색해서 그거 하나 사 주라!

이 책의 수입금은 전액 책읽는 사회만들기 국민운동 본부에 기증되어 기적의 도서관이나 북스타트 운동 등에 사용된다고 하니 무척 반갑다. 그러니 이 책을 많이많이 사서 읽고 좋은 일을 하시길, 서정오님 말씀처럼 그래도 책값이 싸니까 말이다. 치킨 한 마리 안 시켜 먹으면 책 한 권은 문제없이 사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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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30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찜했어요~~ 대박적립금 들어오면 바구니로 옮겨야죠~ㅎㅎ
우린 아들이 6학년 때 만든 책꽂이를 화장실 입구에 걸고 시집을 꽂아두었어요. 그런데 이용자가 없다는 거~ ㅜㅜ

희망찬샘 2009-01-30 11:21   좋아요 0 | URL
휘리릭 책장을 넘겨 본 남편은 이 책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네요. 어떤 분 말씀처럼 이 책의 '생각보다 가벼움'이 조금은 실망스러웠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가볍게 읽히는 책을 무척 좋아하는지라...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러고보면 책을 좋아하는 애독서가들이 무척 많아요, 그죠? 순오기님처럼 말이지요. 우리들에게도 지면 하나를 할애해 준다면 나름 할 말이 다 있잖아요. 그런 할 말들을 다 모아 둔 글이라고 보심 됩니다. 우리보다도 지명도 있는 사람들의 말이니 가치가 조금 더 높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한락궁이 / 원천강 오늘이 한겨레 옛이야기 4
엄혜숙 글, 이성숙 그림 / 한겨레아이들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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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꽃밭의 꽃대왕 한락궁이와 사계절의 선녀 원천강 오늘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나 보시라. 글을 얼마나 잘 썼는지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무척 사랑을 받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다.  

먼저 한락궁이 이야기 : 한락궁이가 아버지 원강도령을 찾아 나서는 고된 여정길 속으로 들어 가 보자. 사이좋은 친구는 한날 한시에 아기를 낳았는데, 아들 집에서는 원강도령, 딸 집에서는 원강암이라 이름 지어 어린시절부터 사이좋게 소꿉동무로 지내게 한다. 이들은 나이 들어 부부의 연을 맺게 되는데, 찢어지게 가난한 원강도령은 부지런하게 일하고 부자집 딸인 원강암이도 열심히 길쌈을 하며 금술좋게 잘 살았더란다. 어느 날 원강도령의 꿈에 죄를 벗었으니 서천꽃밭을 다스리라는 옥황상제의 명이 있으니 함께 가자는 남자가 나타난다. 원강암이도 같은 꿈을 꾸었던지라, 또 옥황상제의 명이라고 하니 거역할 수 없어 그 먼길을 같이 따라 나서는데, 마침 원강암이의 뱃 속에는 아이가 자라고 있어 길을 가기가 쉽지 않았다. 가던 길에 해동국과 서역국 사이에 있는 가장 큰 부자집인 자현장자의 집에 들러서 원강암이는 그 집의 종이 되어 남고 원강도령은 다시 길을 떠나게 되는데, 길을 떠나면서 빗을 반으로 갈라 증표로 남기게 된다. 원강암이는 아들을 낳아 이름을 한락궁이라 짓는데, 자현장자의 집에서 모진 설움 속에 고난의 종살이를 하게 되는데... 또한 자현장자가 자신의 아내가 되라고 하는 바람에 이중의 고통을 겪게 된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고 미루다가 한락궁이가 아버지를 찾아갈 나이가 되자 하늘이 도와 하루에 오천리를 간다는 흰사슴을 얻어 집을 나서는데... 자현장자의 천리동이 만리동이 개의 추적을 뒤로 하고 여러 어려움도 뒤로 하고 아버지를 드디어 만나게 되는데... 서천꽃밭을 다스리는 아버지에게서 환생꽃, 웃음꽃, 싸움꽃, 악심꽃, 선심꽃 얻어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 와 보니 어머니는 보이지 않는다. 웃음꽃, 싸움꽃, 악심꽃을 써서 자현장자에게 복수를 하고, 무덤에 묻힌 어머니에게 가서 환생꽃으로 어머니를 다시 살려 내고 마을 사람들에게는 선심꽃을 뿌려 아름다운 마음으로 즐겁게 살도록 하고는 어머니를 아버지에게 모셔다 드린다. 서천꽃밭을 다스리며 인간세상에 좋은 꽃향기를 보내주고 있다는 한락궁이 덕에 사람들의 마음이 늘 곱고 세상이 아름답게 된 것이라고 하니 수많은 어려움을 잘 이겨 낸 한락궁이가 무척 고맙다.  

다음은 원천강 오늘이 이야기 : 아이가 네댓살 무렵에 세상을 떠난 부모는 아이에게 학을 보내어 보살피게 하는데... 외딴섬에 아이 혼자 살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 해동국 사람들이 부모도 모르고 태어난 날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이 아이에게 하늘이 맺어 준 인연이니 함께 가자고 하면서 오늘을 태어난 날로 하자고 하고 이름도 오늘이라 지어준다. 어른들이 잘 보살펴 주었지만, 혼자 살 때는 몰랐던 일이 오늘이를 슬프게 한다. 바로 야단치는 부모지만 그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이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마을의 노부인이 꿈에 오늘이의 부모님이 나와 원천강(저승세계의 일부)에 살고 있다더라 전해 주니 오늘이는 당장 부모를 찾아 나서게 된다. 가는 길에 글만 읽어야 하는 장상도령, 한 줄기에만 꽃이 피는 연꽃, 여의주를 세 개 물고 있으면서도 용이 되지 못하는 이무기, 왜 항상 글만 읽어야 하는지 궁금한 매일이 아가씨의 길안내와 부탁을 들고 다음 길을 가고 또 간다. 그러다가 구멍이 난 두레박으로 물을 길으면서 울고 있는 선녀들의 딱한 사정을 듣고 구멍을 메워 주니 그 선녀들이 원천강까지 오늘이를 데려다 준다. 그 곳에서 원천강을 다스리는 신관과 선녀가 된 부모님을 만난 오늘이는 사계절이 함께 있는 원천강의 아름다움에 담뿍 취해 보고, 그리고 다시 인간세상으로 되돌아 간다. 돌아 오는 길에 매일이 아가씨와 장상 도령을 결혼하게 하고 이무기에는 구슬 두 개를 떨어 뜨려 욕심을 버리게 하고, 연꽃 하나를 떨어 뜨리면 나머지 줄기에 연꽃이 많이 달리게 될 거라는 답을 하나하나 다 가르쳐 주게 된다. 그리고 구슬과 연꽃을 얻은 오늘이는 착한 일을 하다가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하늘나라로 가서는 하늘 나라의 선녀가 되어 원천강에서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사계절을 인간 세상에 보내는 일을 맡아 하고 있단다.  

아이들이 즐겨 보는 전래동화 전질에서는 쉽게 만나지 못했던 이야기여서 무척 새로웠고 아버지를 혹은 부모님을 찾아 나서는 한락궁이와 오늘이의 모험의 길이 흥미진진하였다. 남의 어려움을 몰라라 하지 않는 오늘이에게서도 배울 것이 있고, 욕심을 버리면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이무기와 연꽃의 이야기에서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우리 옛이야기가 언제나 그렇듯이 악을 망하고 선이 이긴다는 이 사실은 아이들에게 어쩜 더 큰 용기를 줄 수 있는 좋은 가르침이 되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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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할미 - 서정오 선생님이 들려주는 우리 신화 우리나라 그림책 1
서정오 지음, 이강 그림 / 봄봄출판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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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신 할미라는 책 제목이랑 어울리지 않게 표지에 나온 두 여인의 모습이, 너무 아리따운 젊은 여자다.  

둘 다 아주 예쁘다는 것은 공통점이지만, 한 명은 허리에 두 팔을 올리고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심술궂어 보이고 한 명은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이 한없이 선해 보인다. 이 두 여인 사이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들이 태어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아이들은 엉덩이에 파란 몽고 반점을 달고 나온다. 자라면서 사라지는 이 몽고반점에 대해 과학적으로 만나 보려면 멜라닌 색소가 어떻고 저떻고가 되겠지만, 신화로 만나보면 삼신할미가 어서 나가라고 아이의 엉덩이를 탁 쳐서 생긴 멍자국이라는 거다. 그 삼신할미와 관련 된 우리 신화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읽어 보는 맛이 잘 살아난 그림책이다.  

아기를 내려주는 삼신이 없었던 옛 사람들이 옥황상제에게 삼신을 달라고 빌게 된다. 인간세상과 달리 동해바다 용궁에는 용왕의 아내가 삼신이었는데, 백성들에게 자식을 점지해 주느라 정작 자신은 늘그막에  자식을 얻었더란다. 늦게 얻은 자식이 귀하다 보니 고이고이 키우다가 버릇을 제대로 잡아 주지 못해 용궁백성들의 원성을 살 지경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동해용왕이 딸을 상자에 가두어 땅 세상으로 보내 버리는데 어머니는 딸에게 땅에는 삼신이 없으니 그곳에서 삼신의 일을 하라고 하지만, 미처 삼신이 해야 할 일을 가르치지 못 한채 보내고 만다. 그 덕에 이 망나니(?) 딸은 삼신의 노릇을 제 대 로 못 하게 된다. 할아버지에게 아이를 점지해 주거나 남자에게 아이를 점지해 주니 말이다. 거기다 어떤 집은 아기 밴 지 석달만에 또 어떤 집은 아기 밴 지 삼년만에 아기를 낳게 되어 집집마다 울음소리와 한숨소리가 끊이지 않게 되었더란다.  

참다 못한 땅사람들은 다시 옥황상제에게 빌게 되고 옥황상제는 명진국에 사는 천왕보살 지왕보살의 일곱 살 난 따님아기를 삼신으로 삼으려고 일곱선녀를 시켜 삼신 공부를 잘 시켜 땅으로 내려 보내게 된다. 공부를 잘 했으니 당연히 일도 잘 하게 되는데... 하지만 땅에 두 삼신이 있으니 성질 까칠한 옛 삼신의 텃세를 새 삼신이 견뎌 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옥황상제에게 삼신을 하나만 두시라고 둘다 간청하게 되고. 결국 삼신의 역할을 묻는 시험에서 새 삼신이 통과하게 되는데... 용왕의 딸은 저승으로 가서 죽은 아기를 맡아 기르게 되었더란다. 이렇게 하여 땅세상에 다시 내려 온 새 삼신은 집집마다 아기를 잘 점지 해 주었는데,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일손이 부족했고, 아기 낳는 일을 도와 주던 산파 할머니들이 죽어 삼신이 되어 다시 땅세상으로 내려 오게 되어 집집마다 삼신할미가 있게 되었다는 내력을 담아 둔 그림책이다.  

서정오 선생님이 글을 쓰셨다는 이 책을 통해 대조적인 두 삼신을 보는 재미가 있고, 더군다나 용왕 딸인 옛 삼신이 남자에게 아기를 점지해 주는 대목에서는 아이들이 한 번쯤 웃고 넘어갈 만하다. 그림체도 무척 깔끔하다.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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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전 재미있다! 우리 고전 1
이혜숙 지음, 김성민 그림 / 창비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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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의 '재미있다 우리 고전 시리즈'를 수집하고 있다. 지금 여섯 권을 모았다.  

우리가 흔히 이런 정도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다 읽었을 것이며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면서 이야기 해 보라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 하기를 힘들어 한다. 중요 대목들은 다 알고 있지만, 제대로 된 책으로 만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한 점에서 창비의 우리고전 시리즈는 한없이 반갑다.  

구비전승 문학이라는게 워낙 갈래가 많고 입으로 전해 내려오다 보니 중간 흐름은 각양각색이다. 현재 나와 있는 어린이 전래 그림책만 해도 출판사마다 이야기가 조금씩 다른데, 아이들은 그 부분에 대해서 무척 이상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가령 <<여우 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면서 호리병을 던졌다고 하면 '내가 읽은 책은 구슬이었는데...' 하는 식으로 왜 이야기가 다르냐고 따진다. 전해 내려오다가 호리병도 되고 구슬도 된다고 이야기를 해 주는데... 토끼전 또한 많은 이본이 있고, 저자가 어린이와 청소년이 읽기 쉽도록 하기 위해 그러한 이본들을 최대한 참고하여 새롭게 고쳐쓰기도 했음을 밝혀 두고 있다.  

이 책에서는 토끼가 용궁에 두 번 잡혀 간다. 두 번을 다 무사히 탈출하는 지혜가 놀라운 반면 두 번이나 토끼에게 당하는 용궁 사람들이 한없이 어리석어 보인다. 첫 번째 별주부에게 잡혀가서 간을 두고 왔다고 거짓말 해서 다시 육지로 달아나는 것까지는 모르는 아이들이 없을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영리한 토끼를 두 번 잡아가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두 번이나 데려 갈 수 있었는지를 만나보는 재미가 있다. 토끼의 꾀를 넘어서는 여우의 교활함이랄까 치밀함이랄까...  

책의 두께는 부담스럽지 않아 읽기가 쉽고, 알고 있는 듯하나 정확하게 잘 알고 있지 못하고 있는 이야기를 정확하게 만날 수 있어 좋고, 이러한 이야기들의 결말은 쓴 사람에 따라 달라져서 여러 형태를 취하기도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게 잘 써둔 해설이 있어 더욱 좋은 책이다.  

두 번이나 용궁에서 탈출 했으니 토끼는 영웅이 될 법도 하다. 그 영웅담을 다 늘어놓기 너무 힘이 들어 한 권의 책으로 써서 후대에 남기려고 하는 토생원의 지혜가 놀라워라. 이렇게 하여 이야기책으로 남은 것은 '토끼전', '별주부전', '토처사전', '토공전' 따위고 노래로 지어진 것은 '수궁가', '토별가' 등이라고 마무리 되어 있다.  

아이들이 가볍게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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