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쿨 할아버지 잠깬 날 사계절 저학년문고 5
신혜원 그림, 위기철 글 / 사계절 / 199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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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을 가르칠 때 아이들이 이 책을 무척 좋아했다. 이 책 읽으려고 "예약"을 외치며 줄줄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쓸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 책에는 교과서에 실린 꽃담이 이야기(<내가 하나 더 있었으면>)가 실려 있다. 1, 2부로 구성 되어 있는데, 1부는 꽃담이가 펼치는 이야기로 <녹슨 열쇠>, <달빛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거야>, <내가 하나 더 있었으면>으로 구성 되어 있고, 2부는 네 개의 이야기가 단편 동화로 펼쳐진다.  

먼저, 1부를 들여다 보자. 이 책은 정말이지 동화적인 상상이 풍부한 책이며, 동화가 무척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하면서 동화에 취해 약간 나를 몽롱하게 만들어 버렸다.  

<녹슨 열쇠>를 찾은 꽃담이는 열쇠의 정체가 궁금해서 가족들에게 물어 보지만, 모두들 바빠 건성으로 대답하고 만다. 화가 난 꽃담이는 입을 닫아 버리고, 그걸 알아 챈 가족들은 꽃담이의 맘을 풀어 주려고 이런 저런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데, 그 말들에 꽃담이는 결국 '깔깔깔' 웃으며 다들 엉터리라고 말한다. 아빠가 그런 꽃담이를 보며 하시는 말씀  "이 열쇠는 꽃담이 입을 채운 자물쇠를 여는 열쇠구나!" 

<달빛 때문에>는 꽃담이의 꿈속 이야기다. 잠이 와서 못 견디겠는데, 찍찍이, 야옹이, 멍돌이, 음메소가 차례로 나타나 만지고 핥고 밟고... 그리고는 달빛 때문에 생각이 났노라며 들쥐, 들고양이, 들개가 되러 숲에 가는데 함께 가자고 한다. 음메소에게는 꽃담이가 선수를 쳐서 너도 들소가 되러 가느냐고, 달빛 때문에 가느냐고 짜증 섞인 말을 하는데... 그리고는 다시 푹 쓰러져 잠이 드는데! 이번에는 진짜 아빠가 학교 가라고 깨우는 거다. 꽃담이 왈 "아빠도 달빛 때문에 들아빠가 되고 싶은 생각이 났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거야>는 놀이터에 놀러 갔는데, 시소, 그네, 미끄럼틀이 더이상 쿵덕 거리지도, 흔들리지도, 미끄럽지도 않아 꽃담이를 즐겁게 해 주지 않았다. 그들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거야."라고 말을 한다. 더 이상 아이들의 마음을 맞춰 놀아주고 싶지 않다는 거다. 꽃담이는 너무 심심했고, 다시는 놀이터에서 놀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돌아서서 집으로 오는데 엄마는 혼자 책만 읽고 계신다. 자기를 쳐다 보지도 않고 말이다. 참고 참았던 눈물을 으왕~ 하고 터뜨리는 꽃담이. "엄마도 엄마가 하고 싶은 일만 해요?" "그럼. 나도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지." "좋아요. 그렇다면 마음대로 해요. 이제부터 나도 엄마랑 안 놀아 줄 거야!" 현명한 엄마의 대답은 "하지만 지금 하고 싶은 일은 꽃담이와 놀아 주는 일이야. 그게 바로 엄마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지." 라고 말하며 꽃담이를 꼭 안아 주신다.

<내가 하나 더 있었으면>에서는 꽃담이가 아빠의 심부름도 귀찮고, 학원 가는 것, 숙제하는 것도 귀찮아 "내가 하나 더 있었으면"이라고 말하자 꽃담이가 하나씩 더 생겨 모두 스무 명이나 되어 버린다는 이야기다. 자기 일을 실컷 해 준 것은 좋은데, 그 꽃담이들 덕에 아빠는 진짜 꽃담일 찾지 못하신다. 보통 이런 경우 다른 부모들과 달리 꽃담이 아빠의 대처 방법은 "우와! 예쁜 딸이 스무명이나 되어 너무 좋구나!"였다. 그리고는 1번 꽃담, 2번 꽃담... 하는 식으로 번호이름까지 달아주신다. 진짜 꽃담이는 15번 꽃담이가 되어 책상 밑에서 자게 되었는데. 15번 꽃담이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내가 너무 많은 건 싫어!'라고 생각했으니! 다음 날 19명의 꽃담이는 모두 사라졌을까? 

2부에서는 이 책의 표제작인 쿨쿨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다.  

<쿨쿨 할아버지 잠 깬 날>에서 동물들처럼 겨울잠을 자는지 겨울에는 보이지 않던 쿨쿨 할아버지가 봄과 함께 아파트에 다시 나타나서는 다섯 개의 씨앗을 매일 하나씩 심고 가꾸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이야기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동화적인 상상이 풍부한 이 책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나 읽는 내내 가슴을 따뜻하게 하면서 작가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두었다.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차를 무서워 하지 않으면서 자연과 마음껏 놀 수 있다면, 동물들이 뛰어 다닐 공간이 많이 있다면, 아파트가 푸른 빛이라면,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다닐 수 있다면... 하는 식으로 말이다.  

<나무꾼과 사냥꾼> 이야기는 사냥꾼에게 쫓기던 사슴을 구해 준 나무꾼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은혜를 갚기 위해 선녀의 옷을 숨기라고 가르쳐 주는 사슴에게 도둑질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나무꾼은 그 일을 계기로 환경 지킴이로 거듭 난다. 마찬가지로 나무꾼의 도끼가 무섭다고 사냥꾼에게 자기를 숨겨 달라는 소나무도 고맙다며 사냥꾼에게 두레박을 타고 하늘 나라로 올라 가라고 하는데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는 도둑이 될 수 없다며 숲 속 나무 지킴이가 된다. 그로 인해서 숲 속의 동물들과 나무들이 모두 안심하고 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뱀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세상에 동물들이 처음 생겨났을 때의 이야기인데, 하늘님께서는 동물들에게 각자 하나씩의 재주를 주셨다. 특히 아름다웠던 '보들'이라는 동물은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긴 했으나 그 아름다움에 감사하기 보다는 뻐기고 다른 동물들을 업신여기고 했더란다. 보들의 말에 상처 입은 동물들의 불평하는 소리를 듣고 하늘님이 "앞으로 네가 다른 동물들을 깔볼 때마다 네 몸에 덮인 아름다운 털이 한 줌씩 빠질 것이다."라고 말씀 하셨지만, 보들은 나쁜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아름답던 털이 모두 다 빠진 보들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았다. 이에 뉘우친 보들이 달려가 사정을 하자 하늘님께서는 "좋다. 그러면 네가 친구를 하나 사귈 때마다 털이 한 줌씩 나게 해 주겠다. 그 대신 친구들이 너와 사귀고 싶지 않다고 말할 때마다 네 몸은 조금씩 길어질 것이다."라고 하신다. 맘이 상한 친구들의 맘을 다시 돌리긴 어려웠고 덕분에 보들의 몸은 자꾸 길어지기만 했더란다. 친구가 되어 주기로 한 두꺼비 할아버지는 친구라는 약속을 잊으면 아주 큰 벌을 받을 것이라는 경고를 하는데. 이제 더 이상 보들이 아닌 뱀이 두꺼비를 잡아 먹으려고 하면 두꺼비 등에서 나오는 독 때문에 혼이 나게 되었다(벌을 받았다)는 이야기였다.  

<신기한 열매>는 어른들이 읽었으면 하는 동화다. 나는 예전에 나이가 들면 더욱 철이 들거라 생각했는데, 어른들을 가만히 관찰 해 보면 아이와 같은 속좁음이라든지, 어른으로서의 존경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나 또한 꽉 막힌 어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참 많이 노력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 흐르면 그 사람됨의 그릇이 저절로 커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단한 노력으로 그릇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 아이들은 사고가 유연해서 내가 잘못 한 일은 무엇이라는 식으로 자신을 잘 되돌아 볼 수 있지만, 어른들은 자기 고집을 꺾기가 무척 힘이 드는 것 같다. 이 동화는 이러한 어른들을 반성하게 할 이야기였다. 하지만, 슬픈 것은 무언가 바뀌어야 할 것 같은 어른들은 이 동화를 절대로 읽지 않을 것 같은... 번개손은 어릴 때부터 거짓말 하고 약한 친구를 괴롭히다 나쁜 어른으로 자란다. 감옥을 제 집 드나들 듯 오가다 보니 이 세상에 번개손을 반겨 줄 사람은 어머니 뿐이신데, 잘못을 뉘우치고 어머니께 용서를 구하려 했으나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 그 어머니의 무덤에서 후회의 눈물을 흘리다 번개손도 그곳에서 숨을 거두었다. 사람들은 그를 가엾게 여기고 어머니 곁에 묻어 주고는 그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를 무덤 곁에 꽂아 두었다. 그런데 그 지팡이 끝에 신기하게도 빨간 열매가 하나 달렸다. 그곳을 지나가던 거지, 부자 노인, 강도는 그 열매를 따 먹고 자신을 돌아보고는 지금까지 산 것과 다른 방식으로 살기로 맘 먹게 되었더라는 이야기였다.  

아이들이 이 책을 보고 재미있다고 한 이유가 다 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덮었다. 저학년 아이들에게 책읽기의 맛을 느끼게 해 줄 참 좋은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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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생전 한겨레 옛이야기 21
장주식 지음, 조혜란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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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중고로 건진 책이 새책처럼 예쁘게 생겨 대단히 만족을 하며. 

이 책은 두 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책도 얇은데 두 편이 들어 있으니 아이들이 읽기 딱 좋게 잘 요약 해 두었다고 보면 되겠다.  

먼저, <허생전>. 대충 이야기는 알고 있으나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궁금하여 샀는데,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허생이 10년 글읽기를 기약하였으나 일은 안 하고 글만 읽는다는 아내의 푸념에 7년 글을 읽고는 집을 나서게 된다. 그리고 서울에서 가장 부자라는 변부자를 찾아가서 대뜸 돈 만냥을 꾸어 달라고 하고. 허생의 기죽지 않은 당당함에 나름 사람 보는 눈을 가진 변부자는 두 말 없이 돈을 빌려 주는데... 그 돈으로 허생은 사재기를 한다. 과일과 열매를 모조리 사 들이자 돈 만냥이 졸지에 십만냥이 되고, 다시 제주에 가서 말총을 몽땅 사들여 또 엄청난 돈을 번다. 그 돈으로 섬에 가서 나라의 모든 도둑들을 다 들어 와 살게 하니(돈 주고, 땅 주고...) 나라에 들끓던 도둑이 다 사라지고! 최부자에게 이자쳐서 갚을 10만냥을 제외하고는 모두 바다에 빠뜨렸더란다. (에고~ 그 돈 날로 주지.) 또 오랑캐를 쳐 없애는 걸 도와 달라고 찾아 온 대장군 이완에게 세 가지 방법을 알려 주는데, 첫째는 왕이 와서 세 번  찾아가 절할 수 있다면 제갈공명같은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는 것, 둘째는 굶주리는 백성에게 쌓아 두고 사는 자들의 땅, 곡식, 금은보화를 나누어 준다면 그 백성들이 나서서 나라를 구해 줄 것이라는 것, 셋째는 머리 좋고 집안 좋은 젊은이들을 뽑아 머리를 박박 깎고 오랑캐 옷을 입혀 오랑캐 나라로 보내어 그들의 학문과 풍습을 익히고 사귀게 하면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격이니 식은 죽 먹기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이 장군은 과연 허생의 이 제안에 어떻게 했겠는가? 다음 날, 그래도 대단한 자라고 생각하고 한 번 더 찾아가 도움을 구하려 했으나 허생은 간 곳이 없더란다.  

책을 읽다보면 박지원이 참 대단한 인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작품 속에서의 해학과 풍자가 대단하며, 그 은근한 비꼼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가 참으로 대단하고, 그리고 실학자로서 실사구시를 하나하나 잘 짚어 둔 점이 대단하다. 얼마 안 되는 돈으로 나라를 흔들 수 있다니 우리 나라가 참 좁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도 대단하며(그 당시에!), 그리고 나라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러지 못하는 나랏님과 벼슬아치들을 향한 냉소가 통쾌하다.  

허생전이 이런 가르침으로 가득하다면 이춘풍전은 놀고 먹는(기생집을 드나들며) 조선의 남자들에게 한 방 펀치를 먹이는 글이다. 명절이면 TV를 통해 보았던 마당극 이춘풍전이 머리 속에 펼쳐지면서 그 때 그 재미가 새록새록 되살아 나서 무척 신나는 글읽기였다.  

물려 받은 많은 재산을 다 탕진한 춘풍은 아내에게 각서를 썼건만, 나랏돈을 빌려 장사 하러 간다고 평양으로 가서는 기생 추월이의 꾐에 빠져 일 년 만에 모든 돈을 몽땅 털리고 그 집 머슴이 되었더란다. 이 사실을 안 아내는 평양감사로 떠나는 뒷집 참판에게 부탁하여 남장을 하고 비장 자리를 얻어 평양으로 함께 떠나게 된다. 그 곳에서 추월이를 혼내주고 돈을 다시 이자를 조금 쳐 돌려 받고는 집으로 돌아 와 있는데... 이 놈의 정신 못 차린 서방, 춘풍은 거들먹 거리며 돈을 벌어 온 양 한다. 여전히 집 떠나면서 아내의 머리채를 흔들었던 버릇을 버리지 못하였으니 꽤심하기 그지 없다. 부인은 다시 비장의 차림으로 춘풍을 골려주고는 비장의 옷을 훌훌 벗어 버리는데, 춘풍은 이제 부인의 손 안에 있을 수 밖에!!! 춘풍은 진심으로 빌고 용서를 청하고는 버릇을 고치고 부인을 잘 받들어 모셨더란다.   

이런 요약 된 글, 풀어 쓴 글이나마 아이들이 접해 본다면 그 시절에 대한 이해를 좀 더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읽어 손해 없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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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이 봄봄 어린이 2
김일광 지음, 김재홍 그림 / 봄봄출판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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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정말 좋아하는 아이라면 나보다도 이 책을 읽는 마음이 더욱 짠~ 할 것 같다. 어릴 때 엄마가 동물 키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셔서 동물을 잘 키우지 못했고, 그래서 나도 그 때 엄마처럼 우리 아이가 강아지 같은 거 키우자 해도 도리도리 하는 형편인지라 개에 대한 어떤 애정 같은 것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순둥이도 눈에 박히고, 순둥이의 어린 네 새끼, 튼실이, 떼쟁이, 얼룩이, 희동이의 모습 하나하나가 눈에 콕콕 들어 온다. 

짖지 못하는 개라~ 순둥이는 짖지 않아 벙어리 개인줄 알았는데, 짖을 일이 없어 짖지 않았을 뿐이라는!!!-가능한가?-(세상 만사 다 되돌아 보면 눈감아 주지 못할 일 무엇 있겠냐는 작가의 뜻이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순둥이는 자기 새끼가 위험에 처한 순간에 처음으로 짖었더란다.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아저씨는 말하지 못하는, 아니 안 하는 순둥이와 마음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이며, 순둥이에게서 새끼를 떼어 내면서도 마음 아파하고, 그 새끼들이 살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찾아주는 그런 멋진 아저씨다. -이런 아저씨 또한 있을까?

우리 반에 강아지를 무척 좋아하는 혜진이에게 이 책을 보여 주면 얼마나 좋아할까! 살아있는 듯한 개와 그의 새끼들. 그리고 아저씨의 얼굴표정들을 보면서 그림 작가가 누굴까 살펴보니, 유명한 책에 그림을 많이 그리신 분이다.  

저학년 책으로 분류해도 좋을 만큼 글 내용은 무척 짧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압축미가 발휘되는 듯하다. 글과 어우러지는 멋진 그림은 한 편의 시를 감상한 기분이다. 이 책이 무척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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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31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재홍선생님 그림이군요~ ^^
희망찬샘, 책가족 신간평가단으로 선정되었던데요~ 축하합니다!

희망찬샘 2009-01-31 06:07   좋아요 0 | URL
책을 읽으신다는 분은 그림 작가 이름까지도 다 알고 계시더라구요. 아~ 그 분! 하고 말이죠. 순오기님도 그 놀라운 분이시군요. 책읽는 가족 신간평가단 되어서 저엉말 기뻐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순오기님과의 만남! 작년에 순오기님 알게 되어서 책이 더 많이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계속 친하게 지내요. 멋진, 언니!!!
 
고개 너머 할미꽃 우리나라 그림책 4
이상교 지음, 김수경 그림 / 봄봄출판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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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에 얽힌 이야기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이야기로만 듣던 그 할미꽃이 무척 궁금했는데, 실제로 보았을 때, "아, 할미꽃이 저렇게 생겼구나. 그래서 그런 이야기가 생겨났구나."하며 한참을 들여다 본 기억이 있다.  

그 할미꽃의 모양새가 궁금한 아이라면 이 책의 표지를 보면 되겠다. 뽀송뽀송한 솜털까지 어찌나 잘 그려 두었는지... 물론 궁금하면 인터넷 검색으로도 얼마든지 금방 찾을 수 있겠지만, 이렇게 다시 그림과 함께 이야기로 만나니 더 좋다.  

남편은 딸 아이에게 우리 전래 동화를 읽어주면서 감정이입을 너무 하다가 훌쩍이는(눈물로든, 가슴으로든)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심청전을 읽으면서는 심청이보다는 심봉사에게 감정이입을 하며 부성을 이야기 하더니, 은혜갚은 호랑이를 읽으면서는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대해서 또 많은 생각이 드는가 보다. 할미꽃 책 또한 그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홀어머니 고생해서 곱게 잘 키운 세 딸을 시집 보내었는데, 나이들어 부자집으로 시집 간 큰 딸, 작은 딸 집에 갔다가 크게 대접 받지 못하고 되돌아 어려운 살림을 살고 있는 막내딸 집에 가던 길에 눈길을 만나 그대로 쓰러졌는데, (간밤 꿈이 안 좋아) 어머니를 찾아 보려고 나선 막내의 눈에 눈밭에 쓰러진 어머니가 발견 되고, 고이 묻어 드렸더니 그 무덤가에서 고개 숙인 꽃이 피어났더라는 이야기. 물론 이야기 책에 따라서 내용의 일부분들은 조금씩 다르다. 딸아이들이 어머니를 붙잡아 두고 싶어 했지만, 시부모님의 눈치를 보는 것 같아 엄마가 그냥 집을 나서고, 그런 엄마가 걱정되어 딸 아이가 모두 엄마를 다시 찾아 나서서 엄마를 발견한다는 식으로 구성 되어 있는 책이 있는가하면 딸 아이들 마음 속에서 이미 엄마를 냉대하고 있다고 표현 해 둔 책도 있다.  

어쨌거나 할미꽃 이야기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다 주고 말년에 불쌍한 생을 마감하는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네 어머니들의 인생이 어쩜 이 할미꽃의 어머니같은 것은 아닐지 생각 해 본다. 우리가 바로 그 매정한 딸들이 아닌지도 생각해 본다. 부모 살아계실 적에 효도를 다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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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9-01-30 0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은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가 손녀를 키워 시집보낸 이야기로 나왔어요.
어쨋든 효를 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읽히니까 실천하면 되겠지요~~ ^^

희망찬샘 2009-01-31 06:17   좋아요 0 | URL
보통은 어머니가 늙어 할머니가 되어 시집 간 딸네 집으로 가는 걸로 나오더라구요. 순오기님 말씀에 또 뭘 잘못 읽었나(가끔 오독하는 경우도 있으니)다시 책을 봤네요. 어머니로 나오는군요.
 
돋움, 온전한 사랑의 시작 휴먼스토리즈 1
주경희 지음, 이형진 그림 / 웅진씽크하우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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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에 나오는 아기들을 다 돌보아 줄 수 없어 그를 대신 할 사람으로 엄마를 세상에 보냈다는 말이 있다. 우리 첫 아이를 낳았을 때 들은 이 말이 얼마나 가슴에 와 닿던지. 그래, 제대로 좋은 엄마가 되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하느님의 심부름꾼인데 말이다.  

이 책은 가수 이상우씨의 가족 이야기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 승훈이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부모의 이야기이며, 승훈이의 달팽이 걸음이지만, 전진하고 있는 과정을 담은 내용이었다.  

이 책을 보면서 다시 느낀 것은 엄마는 정말 대단하다는 거다. 우리 엄마를 보면서도 참 많이 그런 생각을 했지만, 승훈이 엄마는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아들의 장애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술을 먹으며 괴로워하는 아빠와 달리 아이를 위해 아주 빨리 무게 중심을 잡은 거다. 눈물은 가슴에 차곡차곡 모아 두었다 자라나는 승훈이의 모습을 보고 기쁨의 눈물로 승화시킬 줄 아는 지혜로운 엄마다. 하느님께서는 정말 제대로 승훈이에게 엄마를 골라 주셨다.  

승훈이네 가족 이야기는 TV로도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TV를 안 보고 산 지가 오래 되어 TV로는 접하지 못했지만, 동화로 풀어 둔 이 이야기에서 충분히 엄마, 아빠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다. 아니, 어찌 그 마음을 다 느낄 수 있을까마는 아주 조금이라도 느껴볼 수는 있었다. 책을 덮으며 하는 말, 어른들이라면 다 한 마디씩 이런 말 하지 싶다. "아, 고녀석 참 잘 생겼다."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그래도 승훈이는 정말 복 받은 아이다. 세상의 많은 장애아들이 가족들의 사랑을 못 받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실정에 비추어 보면(어쩌면 돈이 없어서도 그 아이를 제대로 돕지 못하는 가족도 많지 않을까 싶다.) 부모로부터 받는 사랑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도움도 빠지지 않으니 말이다.  

어려움을 잘 이겨낸, 아니 앞으로 놓인 난관들도 잘 이겨 낼 승훈이 가족을 위해 "파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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