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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급경영의 첫 단추, 아침독서로 채워요>

대청초 교사 김서영

 

새학년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는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시기라도 하듯 정신없이 돌아갑니다. 담임을 맡은 선생님들은 더욱 긴장을 해야 하는 때이기도 합니다. 한 해 아이들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우리 교사에게 3월은 참으로 소중하고 귀한 달이기 때문입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아이들과 만나고 소통하는 일을 도와 줄 참 좋은 동무가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이 동무는 선생님이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도와 줄 것이고,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을 심어 줄 것이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제 동무를 소개합니다.

 

   이름 : 아침독서 10분

   나이 : 10살(초등학교 3학년이네요. ^^)

   특징 : 친구를 가려 사귀지 않습니다. 친구가 되면 어제와 다른 내가 되게 도와줍니다.

 

침 독서를 만나고 얻은 기쁨 중 가장 큰 기쁨은 해마다 최고의 아이들을 만났다는 겁니다. 예전에는 한 해 아이들이 순하면 한 해 아이들은 엄청 별나서 저를 무척 힘들게 했었거든요. 그런데, 아침독서를 하고 나서는 제가 만나는 모든 아이들은 착하고, 친구를 배려하고, 도와주는 정말 괜찮은 아이들이었습니다. 10년 동안 모든 아이들이 한결같이 그랬습니다. 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침독서를 아이들과 하는 동안 제 마음이 아이들을 향해 더욱 열려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좋은 것을 이 땅의 많은 선생님과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독서라는 말은 이제 학교 현장에서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닙니다. 학교 단위로 아침독서를 실시하고 있는 곳들도 아주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의 독서력 또한 놀랄만큼 변했습니다. 10년 전에는 제가 아이들에게 책을 소개 해 주면 그 책을 모르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최신간 도서가 아니면 제가 소개해 주는 책을 알고 있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의 책읽기를 격려하는 어른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이런 변화가 가능했겠지요?

아침독서 시간에 단순히 책을 읽어라고 이야기 하는 것을 넘어서서 조금 더 질높은 책을 만나게 해 주기 위한 노력이 함께 한다면 아이들의 독서 수준을 한껏 올려 줄 수 있고, 요즘 아이들에게 무척 부족한 공감 능력을 키워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아침 독서를 대하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단단히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이 지면을 빌어 저학년 교실에서의 아침독서 이야기를 해 보려 합니다.

저학년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기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저학년 아이들은 책읽기를 그들이 도달해야 할 고지가 아닌 일상으로 느낀다는 점이 무척 반갑습니다. 이 아이들은 자신이 책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따지지도 않습니다. 책은 옆에 있고, 자기들은 그 책을 읽을 뿐이지요. 그들에게는 ‘나는 책을 좋아한다, 싫어한다’라는 식의 자기 최면은 없는 듯합니다. 그들에게 책읽기는 생활입니다. 단, 아침독서를 꾸준히 실천하는 선생님과 함께할 때 그렇습니다.

아침 독서의 성공을 위한 준비물 중 그 으뜸은 책입니다. 아침 독서 시간에 아이들 손에 책이 자연스럽게 쥐어지려면 아이들 손이 닿는 곳에 좋은 책으로 구성된 학급문고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담임을 맡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그들의 수준에 맞는 학급문고를 구성하는 일에 온 마음을 쏟아야겠습니다. 이 일은 일 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완성되지는 않겠지만, 3년, 5년, 10년을 거치면서 점점 구체적인 꼴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학급문고가 갖추어 졌다면 그 다음 준비물은 아이들과 늘 함께 책을 읽는 선생님이 되어주는 겁니다. 그들의 책을 함께 읽고 좋은 책을 소개해 줄 수 있는 선생님이 아이들 곁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좋은 책을 골라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선생님이 되어주신다면 우리 반 아침 독서는 성공, 대성공입니다. 책을 읽어주면 아이들은 공부시간과는 달리 긴장의 끈을 많이 늦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학년 선생님께서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라는 책을 읽어줄 때 반 아이 하나가 “나도 칭찬 들으면 잘 할 수 있는데...”라는 말을 혼자 내뱉는 것을 듣고 ‘내가 그렇게 칭찬에 약한 교사였나?’ 하고 크게 반성했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이 던지는 한마디 한마디가 교사인 우리를 가르치기도 한답니다. 그것은 우리의 교직 생활에 큰 선물이 된다는 사실을 함께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느 날 아침독서 시간, 아이들을 쳐다보니 그들의 손에 들린 대부분의 책이 제가 읽어주고 소개해 준 책이었습니다. 교사는 아이들과 책과의 인연을 연결해주는 ‘커플 매니저’가 되어 그들의 생각의 키를 키우고, 공감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읽히기 위해 함께 모여 공부한 선생님들이 있습니다. 좋은 책이 어떤 것인지 우리가 먼저 찾아보고 그 책을 사기도 했고, 도서관에서 빌리기도 했고, 서로서로 좋은 책을 돌려 보기도 하면서 아이들과 나눈 각 반의 이야기는 혼자서 할 때 보다는 여럿이 함께 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것을 깨닫게 했습니다. 좋은 책을 발견하면 우리 반 아이들에게 읽어주시고, 옆 반 선생님께도 추천해 주시면 더더 좋을 것 같습니다.

1학년을 가르칠 때 2학기에 접어들면서 그림책 위주의 책읽기에서 글밥이 많은 글책으로 아이들의 읽기 수준을 올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조금 긴 책을 읽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도 제 책상 주위를 맴돌면서 왜 <<만복이네 떡집>>을 더 읽어주지 않느냐고 조바심 내는 아이를 보며 읽어주기의 힘을 느꼈습니다. 2학년 교실에서 읽어주었던 <<티키티키템보>>의 주인공 이름인 ‘티키 티키 템보-노 사 렘보-차리 바리 루치-핍 페리 펨보’를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큰 소리로 외우거나, 퇴근길 동네의 길모퉁이를 돌면서 이 이름을 외우는 아이들을 보며 읽어주기의 힘을 다시 느꼈습니다. 공부시간에 수업 내용과 관련 된 책들의 제목을 소개 해 주면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찾아오는 3학년 아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성장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함께 읽기, 책읽어주기, 책 소개해 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을 책 잘 읽고, 책 좋아하는 아이들로 만들어 고학년 선생님께 바톤 터치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아침독서 성공의 으뜸 공로자는 책이 아니라 바로 선생님이군요. 선생님이 우리 교육의 희망이라는 사실 잊지 마시고, 또 다른 아침독서 10년의 그림을 함께 그렸으면 좋겠습니다. 책읽는 아이가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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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14-03-01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희망찬샘님 글을 보고 "만복이네 떡집"을 구입했어요. 이제 초2되는 아이에게 읽어주었는데 아주 좋아하네요. 좋은 책 소개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희망찬샘 2014-03-01 15:55   좋아요 0 | URL
네, 아이가 좋아했다니 제 일처럼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거만한 눈사람 생각하는 분홍고래 3
세예드 알리 쇼자에 글, 엘라헤 타헤리얀 그림, 김시형 옮김 / 분홍고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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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게 있어서 눈은 설렘이다.

내가 사는 부산은 눈이 적어 일 년 동안 눈 구경을 한 번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그래서 눈이 오는 날, 아이들의 마음은 콩닥거릴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시절, 눈이 많이 와서 임시 휴업으로 인하여 학교 대신 동네 아이들과 손을 호호 불면서 종일 뛰어놀던 때가 그림처럼 떠오른다.

지금도 밖에 눈이 오면 하던 공부를 멈추고 아이들과 운동장으로 달려 나간다.

언제 그칠 줄 모르는 눈을 조금이라도 맞아 보기 위해서다.

눈사람, 눈싸움까지 할 수 있다면 그 날은 정말 잊을 수 없는 날이 된다.

이틀 동안 쉬지 않고 함박눈이 펑펑 내린 마을, 그 마을 아이들이 이 눈을 보고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눈이 많이 오는 것이 걱정인 어른들이 있는 곳에서도 아이들의 마음은 어느 곳이나 비슷할 것 같다.

세상에서 제일 큰 눈사람을 만들고 싶었던 아이들은 밥도 먹지 않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까지 커다란 눈사람을 만든다.

눈사람은 금세 아이들의 키를 훌쩍 넘었다.

손과 발은 꽁꽁 얼어붙고 종일 굶은 탓에 배가 고프고 목도 말랐지만 눈사람을 완성해 가는 기쁨이 더 먼저였던 아이들은 머리까지 완성한 다음 각자 눈사람에게 선물할 장식품들을 가지고 온다.

새로 산 목도리, 촌장님이 쓰는 근사한 모자, 갖가지 장신구, 할아버지가 오래 쓰신 지팡이까지 모든 것이 동원된다.

큰 구슬 두 개는 눈이 되고, 사슬 목걸이는 코가 되고, 목에는 폭신한 새 목도리를 둘러 주고, 머리에는 촌장님 모자를 씌워 주고, 마지막으로 할아버지의 지팡이를 손에 쥐어주니 세상에서 제일 큰 눈사람이 멋지게 완성되었다.

그런데, 다음 날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까마귀는 시끄럽게 울지 말 것, 배가 고프니 먹을 것을 가져 올 것, 더우니 부채질을 하고 얼음을 가지고 올 것, 머리 위에는 햇빛 가리개를 해 줄 것 등을 눈사람이 요구하고 사람들은 눈사람이 시킨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더라는 것.

눈사람의 요구는 끝이 없고, 점점 희안해지기까지 하지만, 사람들은 매일같이 그 명령을 따르는 일이 벌어진다.

시간이 흘러 겨울이 가고 봄이 왔건만, 이 마을은 여전히 겨울이다.

해님이 봄을 맞을 준비를 하라고 사람들에게 말하지만, 사람들은 눈사람을 왕으로 모시고서는 봄을 맞기를 거절한다.

해님은 마을을 떠나고, 눈사람은 사람들의 마음에 봄이 자라지 않도록 나무를 전부 베어버리고 땅 위의 풀도 모두 뽑고 봄 제비는 멀리 쫓으라고 명령하고 사람들은 그렇게 한다.

마을은 추운 겨울 속에 있다.

옆에서 함께 책을 보던 아이에게 묻는다.

옳지 못한 일을 만나면 넌 어떻게 하겠느냐고?

“당연히 잘못이라고 말해야지요.”라고 자신있게 말하는 아이와 달리

세상을 더 살아보니 그런 것이 쉽지 않더라는 생각이 든다.

엉터리 ‘거만한 눈사람’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는 사람들,

해님의 따뜻한 햇살까지 거부하는 사람들이 참 어리석어 보이기도 하지만,

어쩜 그런 모습이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은 아닐까 해서 뜨끔하기까지 하다.

잘못된 우상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하나하나 깨달아 가면서 그 우상을 깨트려야 할 텐데,

보다 못한 해님이 마을 사람들이 원하지도 않는데 따뜻한 햇살을 보내어 눈사람을 녹이고,

마을 사람들의 얼어붙은 마음까지 녹여서 따뜻한 봄을 선물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 책을 통해 이란 작가의 작품을 처음 만났다.

서남아시아에 자리한 이란에도 우리나라처럼 눈이 온다는 사실이 새로웠고

책의 아랫부분에 적힌 그림같은 아랍어에도 눈길이 머문다.

‘안녕하십니까’ 대자보가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다.

우리나라 모든 이들의 마음에 안녕을 기원한다.

잘못을 잘못이라 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가능할 때 눈사람은 녹을 것이며,

우리는 좀 더 나아질 것이다.

앗쌀라무알레이쿰!(이 책을 읽는 모든 분들의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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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2014-01-09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란에도 틀림없이 눈이 올 테지요 ^^;;;
아이와 함께 깊고 너른 넋을 헤아리셨겠어요~

희망찬샘 2014-01-20 11:26   좋아요 0 | URL
다른 분 덕분에 읽은 책이지만, 책을 읽으니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어 참 좋아요.

수퍼남매맘 2014-01-15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신주 님이 인간의 감정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로 사랑과 분노를 들더군요.
거만한 눈사람에게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 가져야 할 게 바로 분노인 듯 해요.

희망찬샘 2014-01-20 11:26   좋아요 0 | URL
스스로 노예가 되지 않기! 그리고 분노! 작은 일에 분노하지 않고, 큰 뜻에 함께 분노할 수 있어야 겠어요. 그런데, 저는 항상 작은 일에 분노하니 그릇이 참 쪼잔한 듯... ㅜㅜ
 
부엉이 아파트 - 차이 깨강정 문고 1
김하늬 지음, 도리나 테스만 그림 / 스푼북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들과 책으로 소통한 이후, 학급경영이 많이 수월해졌다.

끝없는 잔소리가 공허하게 허공에서 사라지는 것과 달리 책을 매개로 하여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은 조금 더 깊이 생각한다. 스스로 그 책을 다시 읽게 되면 생각은 좀 더 깊어지고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책을 통해 아이들과 나누고 있는 이야기 중 제법 묵직한 이야기로 인권의 중요성, 장애우에 대한 편견 바로잡기, 그리고 왕따 문제 등이 있다. 한 번의 이야기에 모든 아이들이 변화하기란 불가능이니 나는 반복하여 다른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다르다고 나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나는 나의 책목록에 또 한 권의 책을 추가하게 되었다. 빛초롱과 친구가 되면서 우리 아이들도 빛초롱을 있는 그대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를 소망해 보면서 말이다.

누군가가 버렸을 책장 하나가 숲속 돌배나무에 기우뚱 서 있다. 책장은 비와 눈과 햇살에 바래졌고, 많은 동물들이 잠깐 머무르는 휴식처가 되었다. 그러다가 사냥을 나온 부엉이들의 눈에 띄어 부엉이들의 아파트가 되었다.

그곳에서 한 아가가 태어난다. 부리부리한 눈이 생명인 부엉이가 눈을 반쯤 감고(아니, 반만 뜨고, 아니아니 아니다! 반이나 뜨고!) 태어났다.

“우리 아가 눈은 빛나지도, 초롱초롱하지도 않지만……. 두 말을 따서 빛초롱이라고 지었답니다.”라는 엄마의 말 속에서 묘한 슬픔이 전달된다. 엄마의 간절한 소망을 담고 태어난 빛초롱은 게다가 밤이 아닌 낮에 울고 낮이 아닌 밤에 깊은 잠을 자는 ‘무언가 많이 다른’ 부엉이다. 또, 다른 부엉이들과 달리 사냥후 저축도 하지 않고 그 시간에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싶어한다. 빛초롱은 시인이기도 하다. 기쁨과 슬픔을 표현할 줄 아는 시인.

어른들은 말한다. “절대 (무언가 다른)빛초롱의 곁에 가지 말것. 함께 놀지도 이야기 하지도 말 것.”

아이들이 놀리는 소리에 밤에 깨어난 빛초롱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다 그들과 친구가 된다.

“해님도 달님처럼 커졌다, 작아졌다 하니?”

“매미가 노래하는 것을 들어 봤니?”

“개미도 등에 태워 봤는 걸.”

호기심 많은 꼬마 부엉이 아롱롱, 오롱롱, 마롱롱은 빛초롱과 한낮의 숲으로 모험을 떠난다. 빛초롱이 내민 오색 마삭줄을 물고 눈을 감은 채 낮하늘을 난다. 강한 빛에 눈이 멀면 안 되니까 말이다.

그리고 내려진 금지령. 서로 자신 때문이라고 미안해하는 부엉이들은 다른 곳에 갈 수 없는 대신 빛초롱의 이야기를 들으며 새로운 세계를 만나고, 꿈을 키운다. 멋진 놀이를 만들고 싶은 아롱롱의 꿈, 멋진 노래 만들고 싶은 오롱롱의 꿈, 멋진 아빠 되고 싶은 마롱롱의 꿈, 아이들의 친구 되고 싶은 빛초롱의 꿈을 말이다.

꾸준히 치료를 받아오던 빛초롱은 드디어 눈을 모두 다 뜨게 된다. 낮부엉이로 살지 밤부엉이로 살지 묻는 친구들에게 빛초롱은 말한다.

“난 밤낮이 바뀐 부엉이가 아니라, 밤낮을 모두 볼 수 있은 부엉이”라고.

이야기를 읽는 내도록 빛초롱을 친구로 맞이하면서 가슴이 따뜻해져온다. 

다른 것이 나쁜 것은 아닌데, 우린 때로 그것을 이상하게 볼 때가 있다. 난 우리에게 건강한 정신과 신체가 허락된 이유는 그렇지 못한 친구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라는 의미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갈 때 이 세상은 더 아름다워질 것이다. 빛초롱을 친구로 받아들인 아롱롱, 오롱롱, 마롱롱이 더 행복해진 것처럼 나와 조금 다른 친구들을 만날 때 우리 아이들도 그러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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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이혁이 2012-11-2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생님의 이 글을 보여주고 싶은 분이 있어 퍼갑니다~ 6학년 담임을 맡으시는 또다른 선생님께로요~~
출처는 꼭 밝혔습니다. 혹 불편하시면 삭제할게요~~^^;;

2012-11-21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22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제부터 나도 환경지킴이 이렇게 해봐요 세트 - 전4권 - 이렇게 해봐요! 이제부터 나도 환경지킴이
J. 안젤리크 존슨 글, 카일 폴링 그림, 해밀뜰 옮김 / 꿈터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아침독서신문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개인적인 필요 때문에 환경과 관련 된 책들을 제법 많이 찾아 읽었다. 근사하고 멋진 책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른다. 아이들에게 이런 책들을 통해 간접적인 언어로 환경을 지켜 나가야 하는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었다.
  그런데, 꿈터에서 나온 ‘이제부터 나도 환경 지킴이’ 시리즈는 이런 환경에 관련된 고민들을 좀 더 직접적인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다는 이 책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진 그림을 통해 우리에게 해서는 안 되는 것들과 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를 콕콕 짚어 이야기 한다.  
  우리는 ‘이미’ 많이 알고 있지만, ‘여전히’ 실천에 소극적이다. 습관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이런 환경지킴이 실천법들은 우리가 어린이들에게 공을 들여 가르쳐야 할 사회적 약속이다.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잘 안 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줄여 나가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응원해 줄 책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참 잘했어요!’에서 제시하고 있는 바람직한 제안들은 환경에 대한 무딘 우리의 감각을 일깨워주고, ‘안 돼요, 안 돼!’에서는 금해야 할 것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꼭 알아 두세요!에서 마음 다지기를 한 번 더 하면 이제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내가 해야 할 분명한 실천 목록들을 정리 해 볼 수 있게 된다.
  『초록지구를 만드는 친환경 우리집』을 읽으며 시장이나 마트에 갈 때는 반드시 장바구니를 챙겨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초록지구를 만드는 친환경 우리 학교』에서는 재생지나 이면지의 사용으로 많은 나무들을 보호해야겠다고 다짐했다.『초록지구를 만드는 친환경 쇼핑』에서는 아나바다의 필요성을 다시 느끼며 착한 소비를 생각했다. 『초록지구를 만드는 친환경 우리 동네』에서는 메일 청구서를 통해 우편물에 드는 비용을 절감하는데 작은 힘을 보태기로 했다. 책을 읽는 내도록 환경지킴이로서의 부족한 나의 점수에 마음이 따끔거렸다. 아마 이 책을 찾아 읽은 이들은 나처럼 마음이 따끔거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자꾸 신경 쓰이게 될 것이며, 책의 내용을 따라 살아가려는 작은 노력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우리 함께, 알고 있었으나 잘 실천하지 못했던 것들을 ‘지금 바로’ 시작하면서 그런 미안한 마음을 달래보자. 
  학교에서 알뜰장터가 열리던 날, 손때 묻은 책을 사서 깨끗이 손질해 우리 반 학급문고에 꽂아두고 환경지킴이가 된 듯하여 뿌듯했던 기억, 주인을 찾지 못했던 새 옷을 중고시장에서 건져서 우리 아이에게 입히며 돈을 번 듯한 기분이 들었던 그 때를 생각하면 미소가 번진다. 늘 그렇게 살진 못해도 여러 사람들이 가끔 그렇게 살아보면 참 좋겠다. 그런 힘들이 모여 그런 생활습관들이 많이많이 몸에 배면 참 좋겠다. 그런 ‘가끔’이 모여 ‘자주’가 되는 날, 그리고 일상이 되는 날, 우리는 조금 더 오래 지구의 주인으로서 살게 될 것이다.
  꿈터의 ‘이제부터 나도 환경지킴이’시리즈(전4권)를 따라 지금부터 시작해 보자.
  
덧붙여--->>>수업에 활용하면 좋을 독서지도안 4편을 출판사와 함께 구상하여 보았습니다. 교사를 위한 수업지도안과 어린 독자들을 위한 워크북이 11월 중 제작 된다고 하는데요. 이 자료와 함께 선생님들의 아이디어를 보태신다면 녹색성장과 관련한 유의미한 수업을 구상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권해보니 1학년 아이들이 좋아라 합니다. 직접적인 언어들을 마음 속으로 받아들여서 아직 환경의 깊은 의미를 모르는 우리 아이들이 무언가를 생각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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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8 0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1-01 19: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가 만난 아침독서 신문

  좋은 책을 사고 싶은데, 무엇을 사야 할지 막막하다. 이럴 때 나와 같은 평범한 독자는  믿을만한 단체의 권장도서 목록을 찾게 된다. 지난 호에는 아침독서용 추천도서 목록 653권이 발표되었다. 평소 아동들 책에 관심이 많은 이상순 선생님(장산초)은 선정된 도서의 목록이 많은 참고가 되었다고 한다. 

  아침독서 신문은 책에 대한 안목을 한층 키워 주었을 뿐만 아니라, 독서 운동을 앞서 실천하셨던 강승숙, 강백향, 최은희 선생님 같은 분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주선해 주었다. 나를 전혀 모르실 그 분들이 무척이나 친근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는 것은 그분들이 쓰신 책을 읽고, 또 그분들이 소개하신 책을 통해 그 교실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꼭지는 바로, 아이들의 생활이나 학습과 관련한 지도를, 책을 통해 하고 계신 이 선생님들의 글이다. 선생님들이 소개해 주신 책에 대한 정보는 무척이나 신뢰할 만했다. 뿐만 아니라 ‘책 놀이터’에 소개 된 책들을 보면서 내 마음을 사로잡는 책들을 만나는 것도 큰 기쁨 중 하나다. 한쪽 귀퉁이에 붙어 있는 ‘책동네 소식’까지도 그저 소홀히 볼 수 없는 정보다. 잘 살펴보면  여러 단체 등에서 주최하는 독후감쓰기 대회 등을 통해 좋은 책을 얻을 기회를 덤으로 만날 수도 있다.

  아침독서 운동의 가장 큰 매력은 엄마까지도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는 우리학교 학부모 임**씨는 강승숙 선생님의 ‘삶을 가꾸는 글쓰기’가 자녀의 글쓰기 지도에 고민인 학부모에게 특히 유익한 정보였음을 이야기 한다.

  이** 선생님(위봉초)은 2면의 ‘우리말 마당’ 꼭지의 내용에 실린 일반적으로 잘못 사용하기 쉬운 말을 앞으로도 계속 실어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또, 삶이 바쁘다는 핑계로 서점 한 번 가는 것이 여의치 않은 현실에서 아침독서 신문은 서점을 항상 곁에 두는 다리 역할을 해 주고 있다고 김** 선생님(위봉초)은 말한다. 권** 선생님(서울 윤중초)은  아침독서신문만큼 아이들과 교사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이렇게 다양하게 소개해 주는 정보지가 없음을 들어 신문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이** 선생님(장산초)은 교사와 아동의 사례글에 대한 비중을 높였으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아침독서를 하면서 아쉬운 점 중 하나로 책 읽은 후의 감상을 정리 해 볼 수 있는 좀 더 적극적인 대안에 대한 고민을 아침독서에서 함께 해 주면 좋겠다는 제언을 해 주셨다.

  일반 독자인 김**씨는 중등용 신문의 기사들은 책을 좋아하는 일반 독자가 읽기에도 손색이 없다고 한다. 처음엔 주로 독서운동에 관한 캠페인성 기사와 간단한 책 소개로 그리 흥미롭지 못했는데, 갈수록 다양한 내용으로 기대감을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침독서운동이 지속적인 문화운동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부모들을 독자층으로 흡수하는 문제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인터넷 서점의 우수고객들을 대상으로 아침독서신문을 우편물 속에 넣어 무료 배부하는 방안도 모색해 보면 좋겠다고 한다.

  독서마저 오락이 되면 안 된다는 절대 절명의 명제에 등대가 되어주는 신문이라는 문** 선생님(위봉초)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여 보며, 끊임없는 고민 속에 거듭 새롭게 날 아침독서신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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