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충만했을 때 글을 쓰려고 했는데 그 동안 바빠도 너무 바빠서 글을 쓰지 못했다.
지난 2월 2일 해운대 전교조 지회에서 주최하는 '그림책' 연수에 다녀왔더랬다.
김해에 근무하시는 조의래 선생님의 명성을 익히 들었던 터라 후배를 살살 꼬셔서 상당 중학교 도서관으로 갔다.
'조기 마감 예상, 선착순 접수'라는 문구에 서둘러 접수를 했더니, 1등이란다.
모인 사람은 대충 봐도 40은 훨씬 넘겠다. 다른 교실에서 책걸상을 가져와서 여기저기 많이들 앉으셨다.
어떤 분은 앞서 받은 연수에서 주최측에서 강사를 소개하시면서 이번 연수에 조의래 선생님을 모시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해운대 지회장님께서는 조의래 선생님 연수를 들으시고 너무 감동 받으셔서 이번에 이 연수를 기획하셨다고 한다.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가 되기 시작했다.
연수학점 없는 종일 연수에 이만큼 모이신 선생님들 열정도 참으로 대단했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ㅎㅎ~
조의래 선생님 강의를 들으면서 읽고 싶은 책을 또 많이도 담아 두었다. 전집 도서도 사지 않건만, 매월 20만원 30만원이 넘는 돈을 책값으로 결제하고 있는 게 우리 집 경제 수준에 무리라는 판단하에 올 목표를 책 좀 적게 사기로 잠정적으로 정해 두었건만, 선생님은 또 나의 결심을 흔들리게 만드신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라는 고민보다는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 되어야 하고, 그 보다는 왜 읽어야 하나를 먼저 생각해 보라 하셨다. 나도 나는 왜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드에게 왜 책을 읽히고 있나를 계속 생가해 본다.
책을 좋아했던 동서양의 위인들이 읽었던 공통적인 책들을 읽는다면 우리도 그들처럼 위대해질 수 있지 않겠냐시면서 문사철(=인문학, 문학, 역사, 척학)에 관한 이야기를 위인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들려 주셨다. 그러는 과정에 제법 묵직한 책들(내 수준에는)을 접해보아야겠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셨다.
강의를 하는 내도록 풀어주신 책 중에서 관심을 가지고 메모한 책을 잠깐 담아보면 다음과 같다.
이 책은 철학입문서로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한다. 철학하면 골치아프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재미있는 에피소드들과 함께 철학에 접근해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참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배구에 집중에서 배구에 살고, 배구에 죽는 후배가 어느 날 찾아와서
'형님, 책 하나 추처해 주이소~" 해서 권했더니, 머리를 설레설레 흔들어서 철학자들과 관련한 이야기들을 몇 개 들려 주고는 "그 이야기가 다 이 책에 들어있다 아이가. 함 읽어봐라."하셨단다. 고개를 갸웃거리면 가져 가더니, 다음 날 눈이 뻘개서 왔길래, '점마 점마, 또 밤새 술 먹었구나.' 했는데, "형님, 어제 형님이 준 책 읽느라 날 샘 샜다 아입니꺼~ 2권도 있습니꺼? 2권도 퍼뜩 주이소."하더란다. 교사 한 명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이 하나를 변화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성희 선생님과 같으셨다. 이제 초임지로 부임한 이 젊은 남선생 아래 딸릴 아이들이 얼마나 많겠냐며 그 때 무척 기쁘셨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물론 그 때 후배에게 들려주셨다는 책 속 이야기를 우리에게도 들려 주셨다. 이 책 읽어 보고 싶다.
날마다 몇 장씩 읽고 있던 책이었다. 이 책도 다시 열심히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게 한다.
폐족으로서 자녀들이 해야 할 일이 책읽기였다고 말하는 다산 정약용.
읽던 맛과 달리 책에 대해 듣는 맛이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존경심을 가지고 읽어보리라 맘 먹었다.
서가에 꽂혀져 있는 <강의>도 읽어야 할 목록 순서에서 상위 순서로 자리를 옮겨 보아야겠고, 앞의 세 책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고 살펴 보아야겠다.
아이들에게 게임이 아닌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움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그림)자료들과 함께 살펴본 내용들은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뇌를 단면으로 자르면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과도한 영상에 노출 된 뇌는 최고 고등 기능을 수행하는 겉뇌의 활동을 멈추게 한다. 모리 아키오 교수에 의하면 게임할 때의 뇌는 치매상태의 뇌와 같다고 하니, 이 책을 관심있게 살펴보면 아이들을 책읽도록 설득하는 말을 할 때 근거 자료 제시에 도움이 될 듯하다.
선생님은 앞선 시대를 산 위인들을 몇 분 모시고 오겠다 하시면서 여러 이야기를 풀어주셨는데,
세종처럼 읽으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얻을 수 있고,
제갈공명처럼 읽으면 세상을 구하는 지혜를 구할 수 있고,
박지원의 허생처럼 읽으면 온 우주의 기운을 담아낼 수 있고,
정약용의 말에 의하면 책을 제대로 읽으면 가문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하셨다.
이 분들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잔뜩 들었는데, 모두 다 책에서 그 내용을 가져오셨다. 책을 정말 많이 읽으셔서 말씀도 어찌나 잘하시던지...
선생님은 그림책을 연구하신 분이니까 선생님이 추천하신 그림책들도 관심있게 살펴보려 한다.
우선 소개해주신 많은 책들을 알고 있어서 기뻤고, 조금 생소한 책들은 따로 담아 두었다가 천천히 살펴보아야겠다.
스마트한 요즘 아이들과 함께 읽어보면 참 좋을 그림책 하나 소개 받았다.
학기초에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좋을 책이다. 한 권 살 생각.
책을 왜 읽어야 하나를 생각하게 하는 책 목록 (3월의 도서)에 이 책을 추가해 보아야겠다.
평소 그림책에 관심이 있던지라 선생님이 소개해 주시는 많은 책들이 익숙하다. 조금 아는 이야기들을 더 깊이 들을 수 있어 정말 좋았다.
그림책은 읽어주어야 하는 책이라는 말, 공감한다. 귀로 들으면서 눈으로는 그림을 보아야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책을 읽힐 때, 주제별, 작가별로 묶어주는 것이 책읽기를 심화확장 시켜줄 수 있다고 말해왔었는데, 선생님은 이를
깊이 읽기와 겹쳐 읽기라고 표현하셨다. 깊이 읽기는 작가 읽기고, 겹쳐 읽기는 주제 읽기다.
작가를 소개할 때, 작가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해줌으로써 아이들 마음 속으로 작가를 초대하게 해 주라 하셨다.
<<까마귀 소년>>을 지으신 야시마 타로에 관한 이야기들도 아이들에게 들려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간 그림책 공부 모임을 하셨다는 선생님은 처음 모임이 가지에 가지를 쳐서 커졌고 그 모임들이 생산해 낸 많은 자료들이 교육에 유의미하게 사용되기를 바란다 하셨다. 안내해주신 곳에 가면 작가들에 관해 정리 해 둔 자료도 찾을 수 있고, 수업 활용자료들도 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어떤 분은 모임의 자료를 그대로 가져다가 마치 자기가 생산해 낸 자료인양 쓰셔서 (활용이 아닌 도용!) 모임 선생님들께서 마음을 다친 일도 있다고 이야기 해 주셨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다.
천천히 둘러보면서 자료를 구하면 좋을 곳. 선생님들이 살펴보면 좋겠다.
학생사모 http://www.edunpark.com/
창의인성넷-창의인성교육-창의인성자료실-독서교육길라잡이를 살펴보면 선생님이 중심이 되어 만드신 좋은 자료가 가득한 자료집이 pdf 파일로 올라와 있으니 그것도 살펴보아야겠다. http://www.crezone.net/webBook/p1st/P1st(W)/EBook.htm
새로 바뀐 교과서는 텍스트들이 대부분 그림책이라고 한다.
앞으로 바뀔 3, 4학년 교과서도, 5, 6학년 교과서도 그림책을 텍스트로 많이 가지고 오게 될 것이라 한다.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 완성된 구조의 텍스트를 제시할 수 있으려면 그림책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좋은 작품을 아이들에게 알리려면 동화는 그 중 일부를 가지고 와야 하는데, 그렇게 동강내어 가르치는 것보다 그림책의 완성도 높은 본문을 당겨오는 것이 훨씬 낫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 해야 할 공부들은 끝이 없겠다. 다 해 논 밥, 떠먹는 일이라도 열심히 해야겠다. 선생님이 만들어주신 자료 들락거리면서 말이다.
그리고 들려주신 이야기들의 감동을 전할 수 없음이 안타깝다.
교실 밖 아이들을 만난 이야기에서는 독서치료라는 말을 한 번 더 실감하면서 그림책의 놀라운 힘을 다시 느꼈다. 자신의 시간을 쪼개어 학교를 잘리거나 스스로 나온 아이들과 삶을 이야기 하시는 선생님, 시베리아(우즈베키스탄??? 아, 모르겠다! 하여튼)에서 오신 교포 1세대, 2세대... 하여튼 우리 말이 서툰 그 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실 때 그림책을 이용한 이야기들은 가슴 찡했다.
학교 도서관 담당교사를 교직을 수행하시는 동안은 계속하시겠다는 선생님은 전담 시간을 연속 세 시간으로 몰아 두고서는 그 시간에 학부모 도서 도우미 어머들과 독서토론 모임을 이끄신다고 하셨다. 그 금쪽같은 시간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난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처음에는 여자 분인 줄 알고 갔는데 남자 분이셔서 놀랬다.
그리고 선생님이 하시는 이 아름다운 일에 나도 조금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뻤다.
좋은 가르침을 받은 뜻있는 시간이었다.
그 분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나 자신까지 덩달아 자랑스럽게 느껴졌던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