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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렁이 카로 - 쉐퍼 선생님의 자연 학교 ㅣ 사계절 아동교양 문고 8
이마이즈미 미네코 지음, 강라현 옮김, 김우선 그림 / 사계절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독일 메르딩거 초등학교에서 지렁이 카로와 셰퍼 선생님과 아이들이 이루어낸 꿈같은 이야기.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지구 살리기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대성공이다.
선생님에 의해 아이들이 변하고, 아이들에 의해 부모가 변하고, 이런 어른들의 변화는 마을을 변하게 했다. 이 마을에 세워질 계획이었던 쓰레기산(매립장)은 아직도 세워지지 않았고, 죽어갔던 자연이 서서히 되살아났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만나게 되었다.
그 가운데는 셰퍼 선생님과 지렁이 카로가 있었으니...
1. 지렁이 카로
아침 일찍 등교한 아이들은 점심시간 없이 오후 1시에 6교시를 끝내고 집으로 간다. 하지만, 그 때까지 아무 것도 안 먹으면 배가 고프고, 그래서 집에서 과일이나 샌드위치, 음료수 등의 간식을 싸오게 된다. 아이들이 싸 오는 간식의 포장지는 학교의 쓰레기통을 넘치게 했는데, 이런 결과들이 곧 투니베르크 산에다 쓰레기 매립장을 만들게 했다는 소식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어도 조금 놀라기만 할 뿐 쓰레기를 줄여야겠다는 의지가 없었다. 셰퍼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 문제를 해결 할 좋은 방법을 묻자 재활용과 분리배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은 그 방법을 잘 알고 있었고, 조금은 실천을 하려고 했으나 이내 그런 행동들에 대해 일관성과 지속성을 지켜 나가지 못하고 그저 편리한 생활로 되돌아 간다. 우리가 지금 그러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넘쳐나는 쓰레기통을 보면서 셰퍼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조금 특별한 숙제를 주신다. "내일부터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릴 사람은 20페니히(약 100원)를 가져와야 한다."는 것. 부모님의 항의가 있었지만,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을 따를 수 밖에 없었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그 돈을 받아서 "너희가 조금 전에 버린 캔과 팩을 하나 만드는데 20페니히가 든단다."하고 말해 주었다. 아이들이 날마다 학교에 버린 1년 치 쓰레기를 돈으로 따지면 중고차를 한 대 살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라니. 그 날 이후 아이들은 빵과 과일은 도시락에, 음료수는 병에 담아 와서 먹었고 일회용 용기에 간식과 음료수를 담아오는 아이가 사라졌다.
하지만, 셰퍼 선생님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아이들은 정말 알고 있는 걸까? 그래서 아이들에게 지렁이 카로를 친구로 만들어 주어야겠다는 마음을 먹으셨던 것.
자, 그럼 카로를 만나 볼까?
아이들이 언제나 관찰할 수 있는 지렁이 카로의 집을 만들어 준 후, 낙엽층에는 의도적으로 유리조각, 플라스틱, 요구르트병 등을 넣어두었던 것. 아이들은 카로가 하는 놀라운 일을 눈으로 직접 보았고, 유리조각이나 플라스틱들이 썩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게 되면서 많은 사실을 알게 가게 되었다. 아이들은 지금까지 버려웠던 쓰레기 중 카로가 좋아하는 것과 카로가 먹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들을 알게 되었다. 카로가 먹을 수 없는 것이 진짜 좋지 않은 쓰레기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에 카로와 로티(이 녀석도 지렁이)를 넣어두면 이 흙이 퇴비로 바뀌고 식물을 쑥쑥 자라게 한다는 것을 아이들은 눈으로 확인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산 교육이 이루어진 셈이다.
학교에서는 카로를 키우면서 카로를 이용한 공부를 전교과에 걸쳐 실시한다.
카로의 몸마디 모양 글자 카드 공부, 수학 시간 문장제 문제에 카로 등장, 음악 시간에는 <카로의 노래>를 부르고, 체육 시간에는 <카로의 노래>에 맞추어 카로 인형을 뒤집어 쓰고 춤을 춘다. 메르딩거 초등학교 아이들이 카로와 좋은 친구가 되는 동안 아주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메르딩거 초등학교는 쓰레기를 줄이면서 교실마다 넘쳐나던 쓰레기통이 이제는 학교 전체에 하나만 있게 되었고, 그 쓰레기통마저도 텅텅 비게 되었다고 한다.
1986년에 계획되었던 쓰레기 매립장 계획은 선생님과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노력으로 1988년에 중단되었으며 이제 아이들은 학교를 넘어서 학교 바깥의 숲과 밭에 카로의 보금자리를 만들게 되었다.
2. 4만 5000그루의 나무
개발이라는 것이 늘상 그렇듯이 이곳 또한 기계화 되면서 경지가 정리되고 그 과정에서 토지는 비료와 농약으로 오염되고, 나무는 깎여서 동물들은 보금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셰퍼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꽃밭가꾸기에서부터 나무심기까지 많은 일들을 해 내신다. 때로는 나무를 몰래 심었다는 이유로 벌금을 내기도 하고, 쓸데없는 짓을 한다고 많은 사람들의 비난도 받았지만, 멈추지 않았고, 그리고 사람들을 설득했으며 참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어 들였다.
시민들에게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흐르는 하천을 직접 관리하도록 하는 '하천의 양부모 제도'는 하천을 청소하거나 관리하고 냇가에 나무를 심고 그 모습의 변화를 관찰하고 보고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많은 나무가 심겨지게 된다. 셰퍼 선생님의 나무심기 운동은 처음에는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였지만, 살아가는 것을 힘들게 하는 일이 아니라 다함께 잘 살아갈 수 있는 일임이 증명되면서 더욱 더 성공하게 된다. 선생님은 자연을 지키는 일을 평생의 과제로 삼고자 했으며 4만 5000그루의 나무를 심는 놀라운 일을 해 내게 된다.
가지치기를 하고 난 후의 가지들을 쌓아 올려 만든 '베니에' 울타리는 생태계의 파괴를 되돌렸으며 어린 묘목들을 더 잘자라게 해 주었다. 베니에 아저씨의 아이디어가 놀라운 일을 해 낸 것이다.
3. 우리들의 '율레'
율레란 '젊은이와 생명체의 보금자리'라는 뜻의 독일어 머리글자를 딴 이름이다. 율레는 어른들이 하는 일을 관찰하거나 도와주면서 물건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또 일하는 방법을 놀면서 배우기도 한다. 작은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을 하고 그 활동을 하면서 배워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멋지다.
농업, 포도 재배, 양 사육, 양봉, 임업, 원예, 전통 공예, 둥지 만들기 등의 작업을 통해 일하면서 배우는 아이들은 건강한 어른으로 자라게 된다.
그들이 한 감자 기르기는 수확 후 시장까지 열었고, '동물의 보금자리 만들기' 동아리는 동물들을 위한 도움을 주면서 숲의 비밀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남다르다. 포도도 키우면서 놀이도 하는 아이들은 얼마나 신이 날까? 그리고 마을에 온 사람들에게 안내를 하는 관광 가이드 동아리 아이들은 마을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리라 생각이 든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행복하게 해 주는 동아리', '꿀벌 키우는 동아리'...
자연은 우리를 도와 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우리가 자연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율레의 구호>
거짓말 같은 이 이야기는 정말이지 참말일까? 책을 읽으면서 감탄, 또 감탄을 하였다.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자꾸 숙제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