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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그린맨 vs 심술통 떼돈 공갈 팍팍써 - 판타지 과학환경동화
조너선 리 지음, 노은정 옮김 / 삼성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우리 아이에게 더위가 시작 되기 전에 들려 준 말이 있다.
"전기를 많이 쓰면 지구가 자꾸자꾸 뜨거워 진대."
이산화탄소 농도가 어떻고 프레온 가스가 어떻고, 오존층이니 온실효과니 하는 설명을 알아 들을 수 없는 나이라 자세한 설명은 하지 못했지만, 이 한 마디로 아이는 에어컨이 전기 먹는 하마라는 걸 이해했고, 그리고 더워서 땀을 쫄쫄 흘리면서도 작년에 그렇게 에어컨 틀어 달라고 징징대던 일을 올해엔 반복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다 에어컨을 틀면 "엄마! 전기 많이 쓰면 지구가 자꾸 뜨거워진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에어컨을 틀어?"하고 물을 정도다. 그리곤 더워 죽겠는데도, 돌아가고 있는 선풍기 보면 "선풍기 끄까?"하고 묻는다. 우리 아이 지금 5살이다. 크~ 말빨 제대로 먹혔다.
여러 환경책을 읽다 보면 환경의 심각성이 느껴지면서 우리의 생활습관을 많이 반성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표지에 제목이 한 가득이다. 그리고 삽화도 무척 특이하다. 게다가 더 특이한 것은 작가의 프로필이다. 1997년생의 어린이 환경 운동가인 조너선 리. 한국인 아버지와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지금은 홈스쿨링으로 공부하고 있다. 한국 이름은 이승민. 아이가 쓴 글이니 글의 완성도야 뭐 그렇고 그런 내용이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 다 읽고 나서 정말 깜짝 놀랐다. 작가의 상상력이라는 것이 이 아이에게도 정확하게 적용 되었고, 그리고 그 상상력이 어린아이이기에 가능한 그 어떤 특별함이 눈에 띈다. 이야기의 구성도 앞뒤 내용이 아귀가 딱딱 맞으면서 치밀하며 그 속에 녹아 들어있는 환경 과학 상식들이 무척이나 심도가 깊다. 11살 아이가 쓴 글이라는 것이 정말이지 믿어지지 않는다. 그 넘치는 상상력에 탄복했다.
판타지 과학환경 동화라~
정의의 편에 서 있는 대표 인물은 고그린맨(초록나라 환경지킴이 고그린맨-일명 초환지 고그린맨)과 천재 과학자 짱슈타인 교수다. 이에 맞서는 인물로는 심술통 공해박사가 있고 그를 도울 지지자로 떼돈 석유통회장과 공갈 진둑이 의원이 있다. 공해박사가 초록 나라를 위협할 만한 사건 사고들을 만들면 짱슈타인 교수는 이를 해결할 대안책을 마련하고 고그린맨은 어려움에 맞닥뜨려 문제를 해결 해 낸다. 이전에는 무분별한 석탄, 석유 등의 화석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던 초록나라 사람들도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고 나무를 많이 심고, 재활용에 앞장 서고, 공해 물질을 내는 많은 것들의 사용을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제함으로 인해 아름다운 초록 나라를 가꾸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사람들을 부추겨서 좀 더 많이 쓰고 좀 더 편리하게 살자고 부치기고 꼬드기는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공갈 진둑이 의원과 석유통 회장이다. 그리고 개인적인 복수심으로 사람들을 골탕 먹이려는 심술통 공해 박사까지! 하지만 우리의 초록나라는 고그린맨과 친구들이 잘 지켜 나가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몇 사람의 활약 보다도 사회 구성원 하나하나의 의식이 바로 서는 것이다.)
모두 10장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야기가 무척 재미나고 맛깔스럽다. 게다가 삽화를 조너선 리가 직접 그려서 더욱 친근감이 가는 책이다. 그림을 잘 그리지는 못하지만, 아무 꺼리낌없이 무척 자신감 있게 그린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다. 훌륭한 삽화가의 그림보다도 이 그림이 책을 좀 더 맛깔스럽게 살려 주는 것 같다.
아이들이 무척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멋진 환경동화책이며 게다가 또래 친구가 지었다는 사실에 더욱 반가운 맘으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생각은 서로 통할테니까 말이다.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