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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과! - 역사.생태.재배.다양성 ㅣ 생생 푸른 교과서 2
필립 마르슈네·로랑스 베라르 지음, 장 올리비에 에롱·필립 레즈 그림, 최인령 옮김 / 청어람주니어 / 2009년 2월
평점 :
서평도서로 신청하여 받은 책이다. 간혹 좋은 책을 골라 신청해야 하는데 책 욕심에 우선 신청해 보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한 번씩 어려운 책(내용이 어려워서 어렵거나, 내용이 안 좋아서 서평 쓰기가 어려운 책)을 만나는데 대략난감!
이 책도 받아 든 첫 느낌은 페이지는 얼마 되지 않으나 나를 무척 곤혹스럽게 할 어려운 책으로 느껴졌다. 그런데, 웬걸. 읽어보니 참 재미가 있다. 사과를 소재로 이렇게 다양하게 풀어내다니.
그러고 보니 우리 어릴 때 과일은 사과, 배가 과일을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을 것 같은데, 요즘은 과일의 종류가 무척 다양해졌다. 그 귀하디 귀해서 어떤 사람은 아끼다 똥이 되어 버렸다는 바나나도 무척 싸졌고, 다양해진 수입과일 못지 않게 더욱 다양해진 국내 품종들은 우리의 입을 무척 즐겁게 해 준다.
어릴 때, 국광이니 홍옥이니... 하면서 먹은 그 사과는 요즘 잘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부사는 건재하고 있고, 아오리는 맛있게 먹고 있다. (그런데, 내가 아는 아오리는 연두색인데, 이 책의 그림에는 붉은 빛이다. )
사과의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다고 한다. 먹기 힘들었던 야생의 사과가 과수원으로 넘어 오면서 많은 사람의 노고로 맛있는 열매로 재탄생 되었다는 사실.
또한 세상의 별난 사과들을 보면 사과의 모양이 무척이나 특이한 것들이 있는데 그 중 기다란 봉동이라는 것과 다양한 색깔들의 사과(우리는 흔히 연두와 빨강만 알고 있지만, 갈색도 있고, 보라도 있단다.)도 있고 분재용으로 재배되는 작은 열매를 맺는 야생종도 있다고 한다.
한국 재래 사과의 진짜 명칭은 능금인데, 이는 임금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그만큼 고귀한 과일로 인정을 받았던 것.
사과는 같은 꽃의 암수술의 가루받이가 아닌 다른 꽃의 암술과 수술이 만나 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데, 이로써 새 품종이 태어난다고 한다. 이러한 씨가 맺는 열매는 맛있을 수도 있지만, 형편없을 수도 있겠다. 이러한 씨들을 많이 심어 맛있는 열매를 찾아내고, 그 종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잘 자란 어린 나무에 가지들을 잘라 접붙이기를 한다. 맛있는 사과를 만들기 위한 연구자들의 무수한 노력들을 이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사과나무를 병들게 하는 많은 벌레들을 보면서 이러한 벌레들을 막아내고 매끈한 사과를 얻기 위해 (당연한 일이긴 하겠지만) 얼마나 많은 약들을 쳤을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사과파이, 사과잼, 사과주스 그리고 시드로(사과로 만든 알콜 음료)는 사과를 이용한 훌륭한 음식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사과 이야기.
책의 진행을 따라 간단하게 서평을 써 보았는데, 서평을 쓰면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은 이 책이 참 재미있고 유익하게 잘 구성되어 있다는 거다. 첨부되어 있는 보조교재(?)는 얼마나 환영받고 활용될지 의문이긴 하지만, 책 자체는 정말이지 괜찮았다.
사과의 역사와 생태, 재배법, 그리고 다양성에 대해 만나게 해 준 나는 사과!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동식물을 주제로 역사, 생태, 사육, 다양성을 생각하게 한다는 생생 푸른 교과서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 출간 된다고 하니 관심있게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