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와 버들 도령 그림책이 참 좋아 84
백희나 지음 / 책읽는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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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백희나 작가의 신작은 팬심으로 사는 이들이 많을 거 같다. 

신간 소식을 듣는 순간 어찌나 기쁘던지. 

책을 받고 보니, 제법 두꺼웠다. 

그러고 보니 가격도 제대로 안 보고 책을 주문했구나 싶다. 

가격이 좀 되지만,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님의 수고가 마음에 와 닿는다. 

살살이 꽃, 피살이 꽃, 숨살이 꽃. 옛이야기의 여러 장면에서 가끔씩 등장한다. 

한겨울의 상추, 진달래 화전... 이것도 옛 이야기에 나오는 '눈밭에서 딸기 구해오기'의 변주 같은 거다.  

어디선가 만난 이러한 소재들이 모여 탄생한 '연이와 버들 도령'의 이야기는 내게는 낯선 이야긴데, 

작가의 참고문헌을 보니 두루 읽히고 있는 이야기인가 보다.  

작가의 손끝에서 새로이 탄생한 이야기는 빛그림(사진) 한 컷 한 컷에서 오래 눈을 붙들어 둔다. 

이 책 보면서, 

'아, 나 그림책 사랑하는 사람인가 봐!'하고 생각해 본다. 

내 돈 주고 책 샀는데, 꼭 선물받은 느낌이다. 

이 책도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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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꿉놀이가 끝나면 사계절 그림책
황선미 지음, 김동성 그림 / 사계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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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님과 김동성 님의 멋진 조합이라니!

오랜만에 사계절 출판사 누리집에 들어갔다가 얼마 전 두 분의 온라인 북토크가 줌으로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일었다.

 

표지 그림 정말 마음에 든다.

아이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표현한  분할면!  

여섯 살인 아이는 열두 살인 언니가 놀아주지 않아 외롭다.

비가 오고 난 뒤 무지개가 걸리자 그 너머에 있을 것을 찾아 떠난다.

언니 말처럼 요정이 있을 지, 마법에 걸린 왕자가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아이는 무지개를 놓친 대신 해를 어깨에 걸고 서 있는 '지오'를 만나 친구가 된다. 

동물도, 인형도 소꿉놀이의 친구가 된다.

지오랑 풀을 가지고 놀기도 하고.

나무를 빙 두르며 가짜 결혼식도 올린다.

지오가 잡은 물고기를 소꿉놀이 도마에 올리고 장난감 칼을 가져다 대니 물고기가 파르르 떤다.

그 느낌에 놀란 나처럼, 나의 행동에 놀란 지오.

둘은 그렇게 헤어진다.

여섯 살 내가 열두 살 언니 나이가 되었을 때, 그 장소에 가서야 물고기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때, 그 지오는 어디에 있는 걸까?

열두 살보다 더 자란 언니는 지오 이야기, 물고기 이야기는 꾸며낸 이야기일 거라고 하지만,

동물들도 친구가 되어 함께 놀았다고 해서

그 판타지의 세계를 어찌 거짓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아이들 데리고 계곡 가서 소꿉놀이 했던 것도 떠오르고,

더 오래 전, 내가 뻥학년일 때 하던 소꿉놀이도 떠오른다.

 

그림이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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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들리나요
조아라 지음 / 한솔수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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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없는 그림책이다.

글자는 그림 속에는 존재하지만, 글로는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에게서 떨어져 나와 있는 한 아이.

외톨이 아이와 대비되게 아이가 올라가는 계단을 막는 무리들 뒤로

학교폭력없는 우리 학교, 왕따없는 우리 학교 라는 문구가 눈을 시리게 한다.

그림 전체 톤은 흑백.

우울한 분위기가 더욱 강조된다.

혼자 노는 아이가 그리는 음표가 가득한 세계

아이의 옆에는 이야기 나눌 수 없는 새와,

별 상관없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있다.

건반과 음표를 가르는 쥐들, 그걸 쫓는 고양이.

아이는 쥐일까, 고양이일까?

숫자로 본다면 고양이가 맞겠지만

아이가 가지는 위상으로 따지자면 쥐일 거 같다.

뒷표지의 음표 위에 딱 붙어 있는 새 두 마리처럼

아이에게도 옆에 딱 붙어 있을 친구 하나 생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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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 토토 The Collection 1
조은영 글.그림 / 보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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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독서 신문에서 이 책에 관한 기사를 읽고 책의 내용이 무척 궁금했다.

 

관련기사 http://www.morningreading.org/article/2021/07/01/202107011013001537.html

 

경마장!

아이들 어렸을 때 여러 번 간 기억이 있다.

경마장에는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쉬는 공간으로 제격이었다.

자전거도 타고, 조랑말 타 보는 체험도 하고, 여기저기 걸어도 보고, 가만히 앉아서 쉬어도 보고.

실제로 말들의 경주는 보지 못했다.

경마장은 시민들의 휴식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게 되어 있어서 이렇게 공원을 조성해 두는 거라고 들었다.

 

경마의 세계는 아이들의 세계가 아닌 어른들의 세계다.

돈이 걸려 있어서 밝고 맑은 이미지 보다는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할아버지와 경마장엘 간 아이는 자기의 말 인형, 토토를 닮은 9번 말을 응원한다.

마권을 사지 않았으니 9번 말이 우승한다고 해도 아이가 가질 이득은 없다.

할아버지는 마권을 샀고, 1등으로 들어올 말을 점찍었다.

7번을 외치는 할아버지.

앗, 할아버지. 안 돼요. 그 말은 똥구멍 냄새나 맡았던 말이란 말이에요.

"할아버지 우리 토토가 1등으로 들어왔어요."

토토가 이겼지만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슬퍼했다.

다음에, 또 다음에 할아버지를 따라 간 경마장은 재미가 없어졌고,

토토는 더 이상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말이 그 말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도 느껴지지만.

돈을 잃은 이들의 한숨소리도 들리는 듯하지만.

작은 기수들이 올라 탄 말들의 힘찬 말발굽 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강렬한 먹선 때문인 거 같다.

달려 토토~

달리는 것이 토토인지, 달리는 것이 내 마음인지.

 

토토라 이름붙인 말이 1등이 아니라 1등한 말을 토토라 불러 보고 싶어지기도 ...

2011년 발행, 2015년 초판 7쇄 발행이니 지금은 이 숫자가 더 높아졌으리라.

많이 읽히고 있는 책인 듯하다.

결코 가볍지 않은 책!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면 어떤 느낌을 받게 될지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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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방패
이정록 글, 강경수 그림 / 창비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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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벌레라니?

이런 것도 있나 싶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백합긴가슴잎벌레'다.

애벌레일 떄는 자기 몸에 똥을 누어 새와 같은 천적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시간이 지나면 몸에 있는 똥 덩어리를 떨어뜨리고 땅속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된다고 한다.

어른 벌레가 되면 다시 땅 위로 나와 백합이나 나리 잎을 먹고 산다고 하니, 이름도 그래서 백합_이 들어가나 보다.

비가 오자 똥이 다 씻겨버린 똥벌레!

천적으로부터 자기 몸을 보호할 무기가 사라져버렸다.

곤줄박이 날개 소리에 깨어난 똥벌레들이 똥방패가 벗겨진 친구에게 다가가

그 친구를 감싸안고는 자신의 아침 똥을 누어준다.

똥_으로 아이들에게 일단 한 번 먹고 들어가고.

진짜 이런 동물이 있다는 신기함에 또 한 번 먹고 들어가고.

그리고 친구에 대한 나눔, 배려의 따뜻한 마음에 또 먹고 들어가고.

두루두루 따뜻한 책이다.

똥방패는 정말 대단한 방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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