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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ㅣ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7월
평점 :
나는 이 책을 자꾸 진천당이라고 이야기 했었다.
왜 전천당이 입에 붙지 않는지.
현재 이 책은 9권까지 나왔다. 인기가 있다는 소리다.
도서관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다. 아이들이 좋아한다.
먼저 읽은 동료도 재미있다고 했다.
인기 도서라고 해서 도서구입 했는데 읽어보지 않아 책에 대해 말할 수 없었다.
이번에 읽어보려고 3권까지 빌려왔다.
1권을 읽었다.
재미는 있는데, 이게 뭔가 모를 묘한 느낌이 있다.
그래도 재미있으니 2권도 읽었다.
여전히 술술 읽혔다.
그런데 이 묘한 느낌의 정체는 뭘까?
내가 읽은 책들은 지금까지 선악이 분명했다.
내가 아이들에게 책읽기를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가 책을 읽고 감동하면서 공감 능력을 길러 바른 인성을 기르도록 하자는 것.
다양한 목표 중 내가 가장 으뜸으로 삼는 목표가 바로 이거다.
그런데, 책이 잔소리 하는 듯한 책, 표면으로 교훈이 드러나는 책 보다는
내면에서 울리는 깊은 감동이 있는 책이 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재미가 감동으로 이어지는 책, 그렇게 아이들의 사랑을 받을 만한 책을 먼저 가려 읽고 권했을 때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름 희열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아이들에게 권할만한가?
음....
굳이 권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재미있다고 찾아 읽을테니 권해 보지는 않으련다.
머리는 하얗고, 그 흰머리에 진주 비녀를 여러 개 꽂았고,
몸집은 크고, 얼굴도 하얀데 입술을 붉게 칠한 표지모델(?)인 전천당의 가게 주인인 베니코 여사님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그 색깔이 조금 모호하다.
나름의 간절한 열망을 가진 이들에게 전천당의 신비한 과자를 오늘의 동전을 받고 건넨다.
위기를 모면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는 일단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봐야겠지?
그 과자의 맛은 무척 훌륭하기에 사람들
(아이들,혹은 어른들-어린이 책에 어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도 이 책이 조금 특이하다고 느껴지는 지점이다.)은
눈으로 취하고, 맛에 취한다.
그리고 꿀꺽꿀꺽 과자를 먹고 욕망하는 바를 성취한다.
그런데, 그 끝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많다.
인물들은 과자 상자의 바닥같은 곳에 적혀져 있는 작은 글씨를
과자를 다 먹은 후 신기한 일을 겪고 난 다음 그 마술같은 일이 효력을 잃거나 이상하다고 느끼고 나서야 발견한다는 것.
*주의사항* 이라는 글을 그렇게 보이지 않도록 표시해 두다니, 왠지 속은 느낌이 드는 것은 나만의 마음일까?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라고 한다면 욕심 금물 혹은 행운을 조심하지 않으면 바로 불행으로 바뀔 수 있다 정도?
간절히 원하는 이들 눈앞에 나타나는 가게 전천당.
(전천당이 천당의 앞이라는 뜻일까?)
그런 가게가 내 눈앞에 나타난다면 나는 과연 무엇을 소망하게 될까?
이 책은 재미는 있는데 감동이 함께 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나의 기준의 권할만한 책은 아닐 수도 있지만,
영리한 독자라면 이 책을 읽고 곰곰 생각해 볼 여지 또한 충분히 존재한다.
진짜의 맛이 아닌 가짜의 맛에 취해서는 인생이 꼬일 수도 있고...
자신의 삶을 이끌 사람은 바로 자신이어야 한다는 눈을 뜨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3권도 읽게 될 거 같다. ----> 읽으려 했는데, 굳이... 싶어 접기로 했다. 반납 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