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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나무
M. 아가다 지음, 이미정 그림, 박홍근 옮김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M. 아가다 수녀님이 지으신 책이고, 출판사도 바오로딸 출판사이다. 종교적 색채를 지닌 책이라 종교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권해야 하나 조금 망설인 책이다. <서머힐스쿨>에서 닐 서머힐은 아이들에게 종교교육을 시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적은 바 있다. 종교적 의사를 표현할 수 없는 아이들에게 종교를 강제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그의 의견에 “으음~”하고 고개 끄덕인 적이 있다. 그런데 한 번 더 생각해 보니 종교교육이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믿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지만 옳고 그름에 대한 이야기, 선에 대한 이야기, 나눔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기에 도덕성 교육이라는 점에서는 무척이나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 <빵나무>도 그런 시각에서 접근 해 본다. 우리 옛 이야기에서도 이와 비슷한 내용의 글들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빵나무>는 아무리 가진 것 많아도 나눌 줄 모르는 사람과 가진 것은 없으나 마음이 부자라서 없는 가운데 나누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부잣집에 가서 하룻밤 묵을 것을 부탁하다 문전박대 당한 마누엘이 일곱 가족이 사는 통나무집에 가서 따뜻한 음식과 자리를 제공 받고는 감사의 선물로 세 개의 씨앗을 남기고 떠나면서 가을이 되어 열매가 노랗게 익을텐데 따서 가루로 만들어 빵을 만들라는 메모를 남긴다. 어머니가 내준 스프는 가족들이 내일 먹을 음식이었다. 언제나 배불리 빵을 먹기를 소원하던 아이들은 모든 것을 내어 준 어머니 덕에 이제 맛있는 빵을 실컷 먹을 수 있게 되었다. 작은 사랑이 큰 열매로 돌아오는 것이다.
가끔가다 보면 아이들 중에 양보하는 것을 무척 억울해 하는 아이가 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난 “너희들이 지금 이렇게 쌓은 작은 마음이 나중에 큰 기쁨이 되어 돌아올 날 있을거란다.”라고 이야기 한다. 무조건적인 양보는 요즘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지 모르겠으나 이런 마음들이 없다면 이 세상을 살아가기란 참 힘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아이들에게 이러한 이야기를 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어 줄 것이다.
(*마누엘 :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뜻)
학년말에 학급문고를 기증했던 아이들에게 책을 되돌려 주는데, 이 책을 돌려주지 못해서 아이에게 늦게 돌려주었다. 우리 반 홈페이지에 "선생님, 빵나무 돌려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글을 보고 도대체 '빵나무'가 뭘까 궁금해진 우리 아이들~ 이 책을 다시 사게 되면 아이들의 관심있게 읽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