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세스 아카데미 해를 담은 책그릇 1
섀넌 헤일 지음, 공경희 옮김, 이혜진 삽화 / 책그릇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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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거위치는 프린세스>>를 읽느라 밤을 새웠다는 우리 반 예쁜 은진이가 생각나서 중고에 떴길래 한 권을 샀다.  

에스켈산의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대리석을 채취하여 상인들에게 파는, 물들지 않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몸이 약해 채석장 일을 할 수 없는 미리라는 소녀다. 왕자의 결혼상대가 에스켈산에 있다는 예언에 따라 나라에서는 에스켈산에 프린세스 아카데미를 세우게 된다. 배움의 기회가 전혀 없었던 소녀들에게는 글자 익히기부터 시작해서 경제, 외교, 사교...등의 교육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소녀들 사이에 오해와 이해의 시간들이 쌓여가면서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아카데미에서 올라나 선생님의 혹독한 가르침을 통과한 사람 중에 최고의 사람에게는 아카데미 프린세스의 영광이 주어진다. 미리가 모든 시험과 친구들의 선택까지 통과하여 아카데미 프린세스가 되어 왕자님을 알현할 때 특별한 시선을 받게 되지만, 왕자님은 왕자비를 선택하지 않은 채 산을 내려 가고 겨울을 나고 다시 아카데미로 오게 되는데... 

채석장의 돌인 대리석을 통해서, 함께 공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화 할 수 있는 채석장 말을 통해 미리는 올리나 선생님의 부당한 대우를 이겨 내기도 하고 책을 통해 알게 된 지식으로 상인들과의 부당거래를 개선하기도 하고, 또한 왕자비를 볼모로 잡아 한몫을 챙겨 보려는 도둑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도 하는 사건 하나하나는 책을 읽으면서 긴장감에 책장을 넘기게 한다.  

결국 왕자님의 선택을 받은 왕자비는 주인공인 미리도 아니고, 다른 에스켈산의 소녀도 아닌, 어린 시절 왕자님과 함께 보낸... 왕자비로 만들고 싶은 아버지의 욕심으로 에스켈산으로 들어오게 된 브리타가 선택되게 된다. 운명은 개척해 나가는 것?! 이라는 점에서 욕심에서 비롯되었다 할지라도 딸을 위해서, 혹은 자신을 위해서 브리타의 아버지가 선택한 방법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카데미 프린세스인 미리, 하지만, 왕자님의 선택보다는 페더와의 인연이 더 소중했고 아슬랜드의 왕궁보다는 에스켈산에 머물면서 산소녀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할 미리! 이야기는 모두의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 되고 있다.  

섀넌 헤일이 쓴 다른 책들도 이야기는 별개의 내용들이지만, 자연물과 대화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나온다고 하니 기대가 된다.  

6학년 정도의 여학생이라면 이 책에 홀딱 반할 만한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참 재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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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사이트 고민의 방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45
재클린 윌슨 지음, 닉 샤랫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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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보고 책을 고를 때가 있다. 그러면 실패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생길 때다. 바로 이 책의 작가인 재클린 윌슨이 그런 작가 중의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게는.  

책 속에는 참 멋진 선생님이 많이 나온다. 이 책의 스피드 선생님처럼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도 정말 멋진 선생님이 많이 있다는 사실, 모르는 사람도 많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 사실! 나는 그 스승님들을 보고 배운다. 책 속에서 그리고 실제에서. 그리고 그렇게 멋진 선생님이 되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말이다. 

스피드 선생님은 아이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은 마음으로 우리 반 인터넷 사이트 고민의 방을 만든다. 글 쓰는 사람, 댓글을 다는 사람의 이름을 다 비밀로 하면 좀 더 많은 이야기가 오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비밀방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아이들인지라, 누구의 고민인지 다 드러나게 글을 쓰기도 한다. 그리고 선생님의 헛다리 짚기로 사건이 엉뚱하게 풀릴 뻔 하다가 다시 제대로 풀리는 대목을 읽는 것도 참 재미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자기의 고민을 어디다 풀까? 아이들을 가장 병들게 하는 것은 그 고민을 풀 만한 곳이 마땅찮다는 거다. 그때그때 풀면 쌓이지 않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겠지만, 어디 그게 쉬운 일인가 말이다.  

새엄마가 생길 것 같아 고민인 홀리, 게다가 그 새엄마가 이야기 책에 나오는 나쁜 엄마가 아닌 좋은 엄마가 될 것 같아 고민이란다. 이게 무슨 고민이야? 할지 모르겠으나 책을 읽어보면 홀리의 고민을 제대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좋아하는 여자 친구에게 어떻게 고백할까로 고민인 그렉. 그 또래의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행복한 고민 중의 하나가 되겠다. 무시무시한 악몽 때문에 고민인 클레어의 고민을 스피드 선생님은 어떻게 풀어 주실까? 또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이라는 생각으로 고민인 윌리엄.우리 곁을 떠나 다른 여자에게 간 아빠를 그리워하는 사만사, 엄마를 학대하는 아빠 때문에 고민인 리사, 장애 때문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는 나타샤는 학예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고민을 가지고 있다. 선생님과 친구들이 함께 풀어가는 이들의 고민. 그 해결의 통쾌상쾌발랄함을 느끼고 싶으신 분이라면 당장 이 책을 찾아 보시길. 읽어 후회 없을 책으로 강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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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출판사 2009-01-14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봄봄출판사입니다. 연락할 방법을 몰라 여기에 글 올립니다. 혹시 희망찬샘님 이 글 보시면 제게 메일 부탁드립니다. bbb@bombombook.com 고맙습니다.
 
에밀은 사고뭉치 동화는 내 친구 72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논장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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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엄청난 말썽꾸러기 이야기다. 

잠자리에서 항상 책을 읽어주는데, 어느 날 딸아이가 오늘은 이야기를 들려 주어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엄마가 지은 이야기여야 한다는 거다. 상상력이 부족한 엄마가 가장 먼저 떠올린 분이 바로 린드그렌 선생님. 린드그렌 선생님은 딸 아이에게 이야기를 들려 주시다가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라는 이야기를 지으셨다는데... 싶은 것이, 나도 딸아이에게 이야기 들려주기를 잘 할 수 있다면 위대한 작가가 될 수 있을텐데...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날 이야기는 잘 들려 주었냐고? 천만에! 그냥 깩꼬닥 잤다는 사실.  

이 이야기는 바로 삐삐의 작가인 린드그렌 선생님의 작품이다.

삐삐의 이야기가 그 시대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출판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던데, (하지만, 아이들을 열광시켰다지!)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 당돌한 꼬맹이 때문에 가슴이 콩닥콩닥 거렸다. 어린 아이들이 에밀을 따라한다면 정말 큰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수프 단지 속에 머리가 들어가 뺄 수 없었는데, 겨우 단지가 쪼개지면서 빼 낸 머리를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동생의 말에 한 번 더 단지에 머리를 집어 넣어 붙여 둔 단지를 산산조각 내 버리는 아이, 국기 게양대에서 저 멀리 다른 마을을  보게 해 준다면서 국기 대신 동생을 매달아 두질 않나, 창고의 창문에 널빤지를 걸쳐 두고 창문에서 창문으로 건너가질 않나(떨어지면 어쩔려고), 그러다가 도둑을 잡기까지 하는 에밀의 맹활약~(저얼대 어린이는 따라하지 마세요! 하는 경고 문구를 책 앞에 붙여 두어야 하지 않을까?) 

이 책은 중학년 정도가 읽기에 적당할 것 같다. 글자도 크고 페이지도 많지 않다. 그리고 어느 새 읽었는지 눈치 채지 못하고 읽다보면 다 읽어버리는 그런 책이기에 아이들에게 책의 재미를 들이게 할 책으로도 왔다!!! 라는 사실. 참 재밌었다.  

하여튼 에밀은 너무 정신없다. 하지만, 이렇게 정신없는 에밀이 이 다음에 자라 마을 회장이 된단다. 학교에 다니게 되면 사고를 치지 않겠다는 에밀. 그러면서 한 마디는 잊지 않는다. "그렇다고 너무 믿지는 마세요." 

책에는 나오지 않는 이야기지만, 에밀이 만약 잘 자랄 수 있었다면 그것은 그래도 에밀이 최고라고 믿어 준 엄마 덕이 아닐까 싶다. 에밀에게 보내는 엄마의 끝없는 믿음의 눈길.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어야 할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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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미소 난 책읽기가 좋아
크리스 도네르 글, 필립 뒤마 그림, 김경온 옮김 / 비룡소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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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아주 유쾌하고 기분 좋은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다. 책을 다 읽고 표지를 보니 아이들의 얼굴이 울상이다. 왜 그럴까? 이야기 속으로 들어 가 보자.

희망 없는 마을의 아이들에게 무언가에 열정을 갖게 하여 그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은 선생님은 그 방법으로 아이들에게 말을 하나 사 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마을 아이들은 너무 가난하여 그들이 저금한 돈으로 말을 사기란 불가능이다. 선생님은 교육부에 도움을 요청해 보지만 쉽지가 않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군청에 도움을 요청해서 천 프랑의 보조를 받게 된다. 아이들의 저금통과 선생님이 모아 둔 돈을 털어서 말을 사러 가게 된다. 그곳에서 미소짓는 말 한 마리를 전재산을 털어 사게 되는데...

수의사인 나는 말이 미소짓는 법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말이 고통스러움을 호소하는 표현이라는 것을. 드빌셰즈 백작이 선생님과 아이들을 속이고 다 죽어가는 말을 팔았다는 사실을 알고는 무척 화가 났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고 모른 척 할 수 없어 말을 수술 해 주는데....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말의 내장의 구멍 난 곳을 빨리 찾아 2군데를 수술 해 주고, 말이 스스로 일어서기를 기다린다. 말도 아이들의 간절한 눈망울을 보고 모른 척 할 수 없었는지 힘을 내어 우뚝 일어서게 된다.

말의 치료비를 걱정하는 선생님에게 나는 파렴치한 작자에게 직접 치료비를 받겠다고 이야기 한다. 말 사육장으로 가던 중 시위에 참여했다가 성과 없이 터덜터덜 돌아오는 마을의 어른들을 만나기는 했으나 아이들에게서 그들 또한 희망을 보리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드빌셰즈 백작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것에 대한 언급은 없이 여운을 남기고 끝나지만, 우리는 충분히 뒷이야기를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런 류의 인간들은 약자에게는 음흉하지만, 강자에게는 발발 기고 말 거라는 것을. 멋쟁이 수의사 선생님 홧팅~

교과서에서 배웠던 박완서작 <달걀은 달걀로 갚으렴>의 내용이 살짝 겹쳐졌다. 저금통을 털어 무언가를 사러 간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아이들의 동심을 상처 입히는 어른은 꼭 벌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해 진다. 나도 초등학교 6학년 때인가, 학급에서 금붕어를 같이 키우기로 했던 날, 선생님 심부름으로 어항을 사러 갔던 일이 기억 난다. 제법 큰 어항의 한쪽 구석에 녹이 슬어 있었는데... 주인인지 점원인지는 그걸 알지 않았을까? 내가 어리고 어리숙해 보이니(아마 그랬으니 나를 속이지 않았을까?) 대충 불량품 아무 거나 판 것 같아 여러 차례 바꾸러 다니면서 무척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정직하게 살기! 그것이 세상 사는 지혜 중 하나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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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이야기꾼 구니 버드 동화 보물창고 5
로이스 로리 지음, 미디 토마스 그림, 이금이.이어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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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비한 윌러비 가족>>을 참 재미있게 읽고는 작가의 다른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했더니 순오기님이 추천 해 주신 책.

으~ 그 책! 읽다가 재미 없어서 그냥 팽겨쳐 둔 책인데! 하면서, 그 때 내가 제대로 된 분위기에서 책을 못 읽은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제대로 살펴 보았다. 정말 그랬다. 이 책은 참 대단한 이야기 책인데, 왜 그걸 몰랐을까?

구니 버드는 이상한 아이다. 잠옷 차림에 카우보이 부츠, 초록색 쫄쫄이 위에 발레 치마 등의 복장부터 심상치 않다. 그 구니 버드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황당무계하기 이를 데 없다. 자기가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차이나에서 왔다고 하지를 않나, 나폴레옹을 구해 준 덕에 프린스와 팰리스에 가서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얻었다고 하질 않나, 교향악단을 지휘했다고 하지를 않나... 하지만, 구니 버드의 이 이야기들은 모두 뻥이 아닌 사실이었다는 사실. 이 사실 속에는 재미있는 상황들과 말놀이들이 숨어 있으니.

구니 버드는 2학년이다. 2학년 아이들이라! 음. 조금만 방심하면 통제불가능이 될 가능성이 높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싶어 안달을 하며, 잠시만 한눈 팔면 말콤처럼 코에 무언가를 박아놓을 위험도 있고, 남의 말을 들어주기보다는 자기 말만 하고 다른 짓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구니 버드의 이야기가 어떤 일을 벌였을까?

먼저, 절대로 말하지 않는 펠리시아를 말하게 했고, 산만하기 짝이 없는 말콤을 집중하게 했으며, 아이들 각자에게 자기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며 말할 수 있는,모든 아이들이 이야기꾼임을 알게 해 주었다. (우와! 대단한 구니 버드)

첫째 이야기 : 구니 버드는 어떻게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아빠 고든 그린과 엄마 바바라 그린은 아이를 낳으면 자신들의 이름을 넣어 아이의 이름은 ㄱ, ㄷ을 포함하는 이름으로 짓고 싶어 한다. 여러 이름을 생각해 보지만 맘에 안 들었는데, 아이를 낳고서는 그 아이가 여행지에서 본 어떤 새를 닮았다는 것을 생각해 내고는 사진첩을 찾다가 앨버트로스라는 새가 때로는 구니 버드라고 불린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그렇게 이름을 지었더란다. 이 이야기에서는 이야기에서 무척 중요한 등장 인물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들의 주요 등장인물은 구니 버드라는 사실을 한 번 더 못 박아 둔다. 이야기의 사이사이 친구들이 질문할 시간도 주어 가면서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주는 구니 버드의 센스어린 이야기 진행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 이야기 : 구니 버드는 어떻게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타고 차이나에서 왔을까? 선생님은 차이나에서 워터타워까지는 절대로 차를 타고 올 수 없다고 하시지만, 구니 버드는 자신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이야기 한다. 지도를 찾아보니 미국내에 여러 곳에 또 다른 차이나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 되었고. 그렇다면 양탄자는 또 무슨 말? 트럭에 고양이와 함께 있던 구니 버드가 양탄자 속에 들어 가 있는 고양이를 꺼내려 하다 자기도 그 양탄자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그만 양탄자가 차에서 떨어져 땅으로 떨어지게 되었다는 것. 그 짧은 순간에 분명 양탄자는 날았다는 사실은 분명 거짓이 아닌 게 확실하다. 고양이는 그 때 사라져 버렸고, 이 사건든 구니 버드의 또 다른 이야기를 낳는다.

세 번째 이야기 : 프린스와 팰리스와 다이아몬드 귀걸이 이제 이야기에 몰입하게 된 아이들처럼 선생님도 이야기에 빠져 들어 구니 버드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구니 버드, 나폴레옹은 1769년에 태어난 프랑스의 황제란다." "나폴레옹은 개 이름인데요." 라는 식의 문답. 구니 버드는 이야기에 긴장감이 필요함을 알고 청중의 반응까지 살펴가며 이야기를 새롭게 이끌 줄 안다. 선생님은 이야기 중에 들러리로 나오는 인물을 부차적인 인물이라고 한다는 것을 설명해 주기도 한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 프린스는 왕자가 아닌 강아지 나폴레옹을 키우는 옆집 아저씨의 이름이며 팰리스는 궁전이 아니라 아이스크림 가게 이름이고 감옥은 놀이판 안에서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면 구니버드의 모든 이야기들이 엉터리가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구니 버드와 함께 재미있는 말놀이 세계에 빠질 수 있게 된다. 

네 번째 이야기 : 구니 버드는 왜 교향악단을 지휘했을까? 학교 가는 길에 길 잃어 방황하는 버스 기사의 질문에 구니 버드가 성실하게 길 안내를 했더란다. 이쪽으로, 저쪽으로! 하면서 말이다. 그 버스는 교향악단을 태우고 공연장으로 가는 길이었으니 구니 버드가 길 안내를 하면서 손으로 이쪽 저쪽을 가리킨 것이 결국 지휘를 한 격이 되었다는 것. ㅋㅋㅋ~

다섯 번째 이야기 : 사랑스러운 캣맨이 암소에게 사로잡혔다 에서는 고양이가 암소에게 맘을 빼앗긴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 캣맨이란 두 번째 이야기에서 양탄자를 타고 구니 버드랑 함께 날았다가 사라졌던 바로 그 고양이의 이름이다.

낯선 세계로 들어서게 되면 아이들은 주눅 들게 마련인데, 우리의 주인공 구니 버드는 주눅 들기는 커녕 교실을 접수 해 버리고 만다. 선생님까지도 말이다. 물론 구니 버드가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의 허용적인 태도 덕인 것도 같다. 아이의 장점을 이상한 눈초리로 보지 않고 인정해 주면서 살려주는 민주적인 선생님이 있었기 때문에 구니 버드의 재미있는 이야기 시간도 허락된 것이니까.

다시 한 번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니, 시시한 이야기가 아닌 것을. 이야기 속에 또 다른 이야기를 숨겨 놓을 줄 아는 작가의 치밀한 계산력도 무척이나 놀랍다. 또 다른 구니 버드 이야기도 나와 있다고 하니 궁금해진다. 다른 분들도 한 번 읽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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