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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이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가운데 저는 주목 신간을 고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소위 '광탈'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월드컵은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월드컵보다 더 재미있는 것이 책읽기라는 것은 변함 없죠!!


 

1. 쇠이유, 문턱이라는 이름의 기적

 













걷기. 단순히 두 다리로 걷는 행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걷기에는 오묘한 힘이 있다. 고민이 있을 때 혹은 생각이 풀리지 않을 때 밖으로 나가 걷다보면 고민에 대한 답을 찾거나 생각이 풀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걷기의 철학>,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등 걷기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책도 여럿 찾을 수 있다.

 

<쇠이유, 문턱이라는 이름의 기적>이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걷기가 가진 오묘한 힘을 믿는 듯하다. 그렇지 않으면 걷기가 아이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는 걷는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도보여행자로 손꼽히는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쓴 책이다. 그는 은퇴 후 콤포스텔라 길을 걸으며 절망의 나락에서 벗어난 그는 청소년 교화 단체 쇠이유(Seuil)’를 설립한다. 쇠이유는 세 달 동안 성인 동행자와 외국에서 2,000킬로미터를 함께 걷는 혁신적인 교육법을 가지고 있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쇠이유, 문턱이라는 이름의 기적>은 아이를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어른들의 노력과 사회의 문턱을 넘으려는 아이들의 의지가 담긴 책이다. 아이와 동행자의 생생한 증언과 각계 전문가의 설득력 있는 분석이 담긴 이 책은 앞으로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고민하는모든 이에게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걷기에 내재한 오묘한 힘을 느끼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2. 피파 마피아














한국 국가대표 축구에 있어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문제가 많은 월드컵으로 국민들의 뇌리에 박혔다. 감독이 공언한 말을 번복하는 것부터 시작해 실력을 배재한 소위 엔트으리라 불리는 선수 구성, 역대 최악의 경기력으로 월드컵을 마치고도 아무런 책임도 지려 하지 않는 축구협회까지. 인터넷 상에선 한국 축구계에 요즘 유행하는 말을 붙인 축피아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모습은 대한민국 축구계에만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피파 마피아>란 책이 나온 것을 보면 말이다. 이 책은 국제축구연맹 부패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 탐사보도의 결정판이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책은 흡사 마피아를 연상케 하는 조직범죄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축구의 핵심 영역을 장악했다. 회장 자리를 놓고 이전투구를 벌이며 오가는 뇌물, 월드컵 개최권이 카타르와 러시아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막대한 금품 수수가 이뤄졌다는 엄중한 의혹, 방송 중계권을 둘러싼 만성적인 부패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국제스포츠계에서 자행되는 범죄의 실상을 그 누구보다도 환히 아는 토마스 키스트너는 벌써 20년째 피파의 음험한 구석을 취재해온 전문기자다. 모든 것을 지배하면서 어떤 것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단 한 명의 보스가 군림하는 패밀리! 돈과 더불어 부패의 악취가 진동하는 철권통치 조직, 그 이름이 바로 피파다. 이익조직이 아닌 공익단체라는 명분을 내세워 수조 원을 주무르는 제프 블라터 체제의 실상을 철저하게 파헤친 이 책은 축구 본연의 아름다움을 되찾기 위한 끈질긴 열정의 산물이며, 피파와 국제스포츠계뿐 아니라 각국 스포츠계의 실상이 어떤지를 돌아보게 만드는 탁월한 르포르타주다. 이 책을 통해서 한국 축구계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3. 총을 든 아이들, 소년병

 













현대의 전쟁은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는 총력전이다. 이때 국가는 성인 남성의 숫자가 모자라다면 성인 여성, 그마저도 힘들다면 청소년까지 동원한다. 64년 전 우리나라에서 발발한 한국전쟁 역시 학도병처럼 청소년이 전쟁에 동원됐다. 전쟁은 이처럼 끔찍한 일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쟁의 위협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지만 다른 나라 중에는 여전히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곳이 많다.

 

<총을 든 아이들>은 전쟁의 참화를 겪고 있는 곳, 그곳에서도 다른 이가 아닌 아이들에게 포커스를 맞춘 책이다. 폭력과 무력충돌이 전 세계 수많은 아동의 일상이 되었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저자는 이 책에서 시에라리온 반군 혁명연합전선(RUF)의 전직 소년병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과 소집단 토론을 실시하여 소년병이 폭력과 무력충돌의 복잡한 세상에 발을 들이게 된 과정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본다. 또한 이 책은 소년병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곳곳에 그대로 실려 있다. ‘소년병 만들기부터 소년병 되돌리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데 끌어온 기든스의 구조화 이론은 절묘하게 아이들의 목소리와 얽히면서 소년병 문제를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어찌 됐든 책장을 덮고 나면 그들 목소리가 한참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이다.

 

 

4. 위험한 동거

 













재앙과 다름없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이후 안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높아졌다. 때문에 이제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핵발전소, 소위 원자력발전소라고 불리는 것에 관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나로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고리 핵발전소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 일 수밖에 없다. 까딱하면 죽거나 피폭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위험한 동거>는 핵발전에 관한 책이다.

 

위험은 전기를 타고 흐른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위험한 동거>란 책은 핵발전으로 말미암은 위험경관을 찾아 고리, 월성, 울진, 영광의 핵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송전탑 건설 반대 싸움을 통해 탈핵과 만난 밀양의 현장도 찾아 그 실상을 담았다. 또한 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핵발전과 함께 살아간다는 게 과연 어떤지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대한민국 핵발전의 현실을 알고 싶고,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함께 읽어봤으면 좋겠다.

 

 

5. 뇌의 배신

 













현대인은 끊임없이 뇌를 굴려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동하면서 끊임없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무엇을 한다. 나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뭔가 불안한 느낌에 스마트폰을 들거나 컴퓨터를 찾는다. 이런 현대인의 삶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 나왔다. 바로 <뇌의 배신>이라는 책이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뇌의 배신>은 무조건 열심히, 바쁘게 사는 것이 곧 성공의 길이라 생각하는 집단 최면에 걸린 현대인들에게 왜 휴식이 필요한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설명하는 책이다. 인간을 해방시킬 것이라 믿었던 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더 많은 업무를 하도록 만드는 굴레가 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업무를 이어갈 수 있게 된 우리의 삶은 아무 생각도 없이, 걱정 없이 멍하니 앉아 있는 소중한 습관도 빼앗기게 되었다.

 

스웨덴의 신예 뇌과학자인 앤드류 스마트가 일중독자들로 가득 찬 세상을 비판하며, 일하지 않는 무위(無爲)의 행동이 왜 나태하고 게으른 자의 시간 낭비라는 오명을 쓰게 되었는지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통해 추적한다. 또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는 뇌의 기저 상태인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를 내세워, 이 상태가 집중력과 창의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일을 수행할 때에나 성과를 내고 싶다면 꼭 이런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내 뇌가 나를 어떻게 배신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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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6월은 참 아쉬운 달입니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문입니다. 그리고 논문 지옥에 빠져야 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5월 주목신간은 이어집니다. 




1. 초신성의 후예

 














  인문학이나 사회과학 서적은 많은 수가 출판되고 있고, 그래서 접하기도 쉽다. 그에 비해 과학과 관련된 대중서적은 접하기가 쉽지 않다. 알라딘에서 과학 분야를 살펴보다 <초신성의 후예>란 책을 발견했다. <초신성의 후예>는 한국을 대표하는 천문학자 이석영 교수의 인생과 우주 이야기다. 이석영 교수는 2006네이처에 실린 타원 은하 별 생성 과정을 밝힌 연구로 전 세계 천문학계를 놀라게 한 젊은 천문학자다. <초신성의 후예>는 이석영 교수의 고백록이다. 이 책에는 우주 탄생의 신비와 밤하늘의 아름다움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과 유학 과정,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옥스퍼드 대학교에서의 경험담을 비롯해 일상 속 깨달음과 기쁨이 모두 담겨 있다.

  출판사에 따르면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선정한 지식창조대상을 수상한 이석영 교수는 연세 대학교 천문우주학과 교수로 있으며 은하 형성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와 연세 대학교에서 강의한 우주론을 엮은 저자의 전작 모든 사람을 위한 빅뱅 우주론 강의(2009)는 지난해 KBS 인문 강단 락()에서 이루어진 4회에 걸친 저자 강연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기도 했다.

 


  나는 전체주의 혹은 파시즘에 관심이 많다. 학부시절 히틀러와 파시즘에 관한 권위자인 교수님의 강의를 들었는데,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파시즘이나 히틀러에 대한 책이 나오면 관심 깊게 보는 편이다. 이번에 히틀러에 대한 두 권의 책이 나와 관심을 끌었다.


 

2. 히틀러의 철학자들



 












  히틀러 개인이나 파시즘에 관한 책은 많이 봤는데, 히틀러의 철학자들에 대해 주목한 책은 이 책이 처음인 것 같다. <히틀러의 철학자들>철학자들은 히틀러와 나치스에 어떻게 동조하고 어떻게 그들에게 이용당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이 책은 아돌프 히틀러는 독일 국민의 의식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조하고 유대인을 절멸할 수 있는 명분을 세우기 위해, 나아가 아리안종의 세계 지배라는 야망을 이룰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칸트와 쇼펜하우어에서 시작해 피히테, 헤겔, 포이어바흐를 거쳐 니체로 이어지는 독일 근대철학 전통을 샅샅이 뒤지다시피 했다고 설명한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히틀러의 철학자들>은 나치스의 등장과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극한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 속에서 철학이 어떻게 정치의 추악한 도구로 변질되어갔는지, 또한 알프레트 보임러와 에른스트 크리크 같은 노골적인 나치의 부역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마르틴 하이데거와 카를 슈미트 같은 명망 높은 철학자들이 어떻게 나치스의 나팔수로 전락해갔는지 소설보다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3.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이언 커쇼가 지었고, 2000페이지가 넘는 히틀러 전기를 가지고 있지만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이란 제목을 보니 저절로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저자는 독일을 대표하는 역사서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제바스티안 하프너'라고 하는데, 제바스티안 하프너 사후 15년 만에 정식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책은 그의 굵직굵직한 저작 중에서도 단연 첫손에 꼽히는 대표작이라고 한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작은 판형, 부담 없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히틀러의 생애, 히틀러 현상의 배경, 히틀러 현상이 당대와 후대에 미친 영향 등을 놀랍도록 예리하게 분석한다. 그야말로 작으면서도 큰 책이다. 골로 만, 요아힘 페스트 등이 격찬하고, 독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히틀러 관련 서적으로 기록되고 있다는 것은 이 책의 가치에 대한 작은 방증일 뿐이다.

  또한 이 책은 문제적 인간 히틀러에 대한 책인 동시에 놀랍도록 명쾌한 현대사 개론서다. 빼어난 문장과 확신에 찬 목소리로 20세기가 어떻게 무너지고 재편되었는지, 지금 이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시간적, 지역적인 거리감으로 인해 우리에게 낯설거나 어려울 수 있는 문제들은 분야 전문가로 정평이 난 번역자 안인희가 맞춤하게 보충하고 풀이해 준다.

 


4. 서울과 도쿄사이




 










  고대에서 근대까지 우리나라와 일본은 수많은 관계 속에서 지냈다. 특히 일제강점기는 우리나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고, 해방 이후에도 친일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해 일제가 남긴 잔재를 아직까지도 가지고 있다. <서울과 도쿄사이>는 비슷한 듯 다른 한국과 일본의 미묘한 문화 차이, 한번쯤 곱씹어봐야 할 빨리빨리 문화 속에 숨겨진 한국문화의 유래와 가깝고도 먼 이웃나라로서 한국과 자주 비교의 대상이 되는 일본문화의 속살을 역사와 사회, 문화 등을 통해 비교해보는 책이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책은 과거 <드래곤볼><슬램덩크>,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에 빠져 일본에 대한 환상을 키웠던 현직 디자이너가 일본에 살면서 느꼈던 한국과 일본의 역사, 전쟁, 문화, 음식, 지진, (), 도시, 사람, 디자인그리고 앞으로의 미래를 주제로 양국의 문화를 비교하며 흥미 있게 풀어내고 있다.

 


5. 디지털 시대의 청소년 읽기

 













  나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는 삶을 살았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아날로그적으로 뛰어놀며 살았고, 중 학교 이후부터 나타난 디지털에 적응하며 디지털 시대를 살아왔다. 하지만 나와는 달리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청소년들은 어떤 삶을 살아갈까. <디지털 시대의 청소년 읽기>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청소년들의 온라인 생활이 특히 그들의 발달과 행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하는 책이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초적인 질문을 던진다. 청소년들은 어떤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사용하고, 그것으로 무엇을 할까? 청소년기에 맞이하는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데 테크놀로지가 도움이 될까,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까? 디지털 세계에서 이전에 볼 수 없던 새로운 행동이 나타날까, 예전부터 이어오던 행동이 디지털 세계로 옮겨갈까? 인터랙티브 테크놀로지를 사용하면서 청소년들이 감당할 기회와 도전, 위험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동과 청소년들이 어떻게 테크놀로지를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들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면서 일단 이 책의 기본 관점을 제시한다. 즉 온라인 환경은 문화 공간이고, 그 안에서 스스로 규범을 창조하고 공유하며 다른 청소년들에게 전달한다. 디지털 문화는 역동적이고, 사용자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고 전파한다. 기성세대가 우려하는 것처럼, 청소년들은 수동적이고 의식 없이 온라인 맥락에서 영향을 받는 존재가 아니다.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청소년들은 다른 청소년들과 연결하고 현실 세계와 온라인 세계를 결합하여 자신이 당면한 발달 과업을 해결하고 미래의 삶의 맥락을 창조하는 존재들이다. 따라서 우리 어른들은 그들이 스스로 창조에 기여했던 온라인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다시 영향을 받는 문화 진화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디지털 시대를 사는 청소년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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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세월호 참사로 인해 희생된 이들의 명복을 빕니다.


 




1. 자본의 핏빛 그림자, 테러

 



  필자가 중학교 1학년 시절 TV로 본 911테러는 큰 충격이었다. ‘테러라고 하면 흔히 정치적이거나 종교적인 이유로 벌이는 폭력적인 행위로 알고 있다. 하지만 <자본의 핏빛 그림자, 테러>에서는 테러에 관한 새로운 면을 보여준다. 이는 저자가 정치적 또는 종교적 틀을 벗어나 경제적 틀로 테러를 분석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테러의 신경제라고 표현한다. 저자는 테러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는지, 테러의 주도권이 어떻게 해서 제3세계에 주어졌는지, 테러를 둘러싼 엄청난 자금의 흐름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떻게 유지되는지 등을 설명하면서 테러의 신경제를 파헤친다.

 

 

2. 사랑은 왜 불안한가

 



  2012년 가을,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란 책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었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 남세스러울 정도로 파격적이고 관능적인 묘사로 점철된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됐는지, <사랑은 왜 아픈가>로 유명세를 얻은 여성 사회학자 에바 일루즈가 호기심을 가졌다. 그 호기심의 결과물이 바로 <사랑은 왜 불안한가>이다. <사랑은 왜 불안한가>의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바로 하드코어 로맨스와 에로티시즘의 사회학이다.

  에바 일루즈는 <사랑은 왜 불안한가>를 통해 사랑하는 남녀의 침실을 본격적으로 해부한다. 일명 ‘BDSM’으로 불리는 현대의 은밀하고 괴이한기형적 사랑관계는 단순히 개인의 심리적 차원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 발달의 다층적 산물이라는 예리하고도 깊은 통찰이 돋보인다. 나아가 에바 일루즈는 지극히 내밀하고도 개인적인 행위로 여겨지는 섹스조차 실은 다분히 사회적인 행위라고 역설한다.

 


3. 그의 기쁨과 슬픔

 



  수년 전 언론에 대서특필됐던 쌍용자동차 사태를 지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쌍용자동차 사태의 전말을 제대로 알고 있다하더라도, 그 사태를 몸으로 겪은 이들의 이름을 아는 이는 몇이나 될까. <그의 기쁨과 슬픔>은 정혜윤이 쌍용자동차 선도투 중 스물여섯 명의 구술을 바탕으로 집필한 르포르타주 에세이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저자는 이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충격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해고자, 노동조합, 빨간 조끼, 머리띠, 투쟁 구호 등의 상징으로만 인식되던 집단에 대한 선입견이,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지는 과정에서 벗겨졌다는 것이다.

  ‘산 자’(해고되지 않은 자)죽은 자’, 희망퇴직자, (‘산 자였으나 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징계해고 된 자,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의 그날 이후그리고 그날 이전의 이야기를 다루는 이 책은, 한 개인으로서 감당할 수 없는 사건 앞에 놓인 평범한 인간들이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되는지, 그 선택에 따른 책임을 감당하는 방식은 어떠한지를 보여 준다. 개인적으로 나치에게 억압받았던 홀로코스트에게 쓰인 산 자, 죽은 자란 표현이 쌍용자동차 사태에도 쓰였다는 것을 읽고 왠지 모를 스산함을 느꼈다.

 


4.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개인적으로 걷는 것을 상당히 좋아한다. 집 주변을 걸으며 산책을 하다보면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고, 풀리지 않았던 의문이 풀리기도 한다. <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은 이런 걷기의 오묘함을 담은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프랑스 파리12대학 철학 교수이자 미셸 푸코 연구자로 잘 알려진 프레데리크 그로란 학자가 썼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그는 걷기를 철학적 행위이자 정신적 경험이라고 보고, 걷기가 우리 몸과 마음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 우리 삶에 얼마나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지, 제대로 걸으려면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을 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고찰해나간다. 크리스토프 라무르의 <걷기의 철학>이라는 책이 2007년에 나온 적이 있는데, 그 책과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기도 하다.

 


5. 마음의 그림자



 

  일반적으로 마음이나 의식은 인문학이나 심리학에서 다루는 주제다. 하지만 <마음의 그림자>는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마음에 대해 풀어나가는 책이다. 저자는 물리학, 수학은 물론이고 괴델의 논리학과 튜링의 컴퓨팅 기술, 생물학, 그리고 서양 철학의 근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플라톤의 이데아론까지 전방위 학문들을 어렵지 않게 거론하고 서술하면서 두뇌와 의식에 대한 탐구를 이끌어나간다. 출판사의 설명에 따르면 1부에서는 괴델과 튜링의 명제를 비교·조합하면서 "멈추지 않는 튜링 기계"의 알고리듬을 설명하여 컴퓨팅과 두뇌(의식)의 작동 상의 차이점을 서술한다. 2부에서는 고전물리학과 양자역학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마음과 의식을 기준으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비롯한 고전물리학을 심도 있게 고찰하고 비국소성, 반사실성, 양자얽힘이라는 양자역학에서 발생하는 심오한 현상들을 살펴본다. 인문학이나 심리학이 아닌 과학이 마음을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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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말그림입니다.

절히 원했던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드디어 시작합니다!!

3월에 출간된 도서 중 주목할만 한 도서 5권입니다.




1. 자크 랑시에르, <사람들의 고향으로 가는 짧은 여행>















<사람들의 고향으로 가는 짧은 여행>은 문학의 정치성에 대한 새로운 고찰로 우리나라 문학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프랑스 철학자 자크 랑시에르의 책이다. “짧은 여행은 아마 문학으로 떠나는 여행인 듯하다. 목차에 나와 있는 워즈워스, 뷔히너, 릴케 등의 이름에서 문학이란 단어를 떠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출판사가 제공한 책 소개에 의하면 이 짧은 여행은 우리에게 이미지와 지식, 유토피아와 실재, 문학과 정치 사이에서 다양한 관객들을 다시 생각해보도록 하는 책이다. 이 짧은 여행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던져줄지 기대된다.



2. 서윤영, <꿈의 집, 현실의 집>












<꿈의 집, 현실의 집>은 서윤영 건축가의 책으로 한국 근대 건축의 사회사를 다루고 있다.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 소개에 따르면 <꿈의 집, 현실의 집>은 근대부터 현재까지 한국인이 살아왔던 집의 역사를 희망주택과 저렴주택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집의 역사를 단지 건축학적 관점이 아닌 인간의 욕망이라는 관점으로 분석하여,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집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집을 가지는 것을 일평생 소원으로 가지는 이들이 있을 만큼 집에 대한 욕망은 대단하다. 집의 역사를 인간의 욕망이라는 관점으로 분석했다는 <꿈의 집, 현실의 집>의 내용은 과연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3. 박윤석, <경성 모던 타임스>













<경성 모던 타임스>는 동아일보의 박윤석 기자가 20119월부터 20129월까지 약 1년간 신동아에 연재한 '잃어버린 근대를 찾아서'를 묶은 책이다. 이 책은 '한림'이라는 가상 인물을 관찰자이자 서술자로 앞세워, 근대의 중심기라 할 수 있을 1920년대 조선의 역사적 사건을 비롯해 당시의 사회문화상을 폭넓게 아우르는 독특한 형식의 다큐멘터리다. 1920년대는 일제에 의해 강점당한 후 10년이 지난 시기로, 일제가 무단통지를 접고 문화통치를 한 시대다. 그래서 모던 걸, 모던 보이라는 당대의 문화를 향유하는 새로운 인물상도 등장하는 시기다. 일제에 의해 식민지화된 조선이지만, 그 나름대로의 문화를 향유하는 1920년대 조선인들의 모습을 <경성 모던 타임즈>가 어떻게 그려내고 있을지 호기심이 인다.



4. 지그문트 바우만, <빌려온 시간을 살아기기>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는 우리 시대 대표적 지성인 지그문트 바우만의 책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2008년의 미국발 금융 위기를 계기로 지금까지 일부 제시되어온 자본주의에 대한 관점과 개념을 포괄적으로 재점검한다. 그는 자본주의에 대한 역사적 분석 작업을 통해 우리를 현대 자본주의에 대해 놀라운 통찰로 이끈다. 자본주의가 19세기는 생산자 사회였지만 21세기는 소비자 사회로 변했다는 것이다. , 자본은 이제 노동이 아니라 신용을 착취하고, 우리는 결국 주체적으로 노동하는 건강한 삶대신 빌려온 잉여적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에 나온 짧은 글에서 비친 바우만의 통찰은 이 책을 당장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자본주의의 한계에 대한 바우만의 통찰이 어떨지 기대된다.



5. 전창훈, <한국 사회는 에너지 문제를 넘을 수 있나>













<한국 사회는 에너지 문제를 넘을 수 있나>는 과학기술자이자 에너지 박사인 전창훈의 저서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에 의하면 저자는 '에너지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부터 한국 사회는 에너지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접근법과 함께 한국 사회 에너지 문제 해결의 혜안을 이 책에 제시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계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고 원전을 점차적으로 줄여나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도리어 원전을 늘이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원전은 수많은 안전사고가 일어나는 우범지대이기도 하다. 이런 사태는 이는 에너지에 대한 깊은 고찰 없이 싸고 유용하다는 이유로 원전을 마구잡이로 지은 탓에 일어난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에너지에 대한 고찰을 해볼 수 있는 매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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