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바꾸지 않아도 행복한 나라 타산지석 1
이식.전원경 지음 / 리수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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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내게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를 물어보면 나는 언제나 망설임없이 세 곳을 꼽았다. 이집트, 이탈리아, 영국...이 책을 읽게 된 것도 바로 그 영국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단순한 취지에서 읽은 이 책은 내게 영국이란 나라를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게 만들었고,  더욱 더 나를 영국으로 가고 싶게 만들었다.

단순히 안개와 비가 많은 섬나라, 신사의 나라, 한때는 해가 지지 않았던 나라, 여전히 왕실과 귀족이 존재하는 나라, 셰익스피어의 나라, 그리고 산업혁명이 시작됐던 나라...이것이 내가 아는 영국의 전부였고, 영국의 실체였다. 그러나 책 속에 영국은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넘어서 속속히 새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네가 알고 있는 건 단편적인 지식일 뿐 전부가 아니라는 듯...

안개와 비가 많은 섬나라로 생각했던 영국은 하루에도 사계절을 경험할 수 있을만큼 날씨의 변덕이 심하다고 한다. 주로 안개와 비가 온다고 생각하지만 영국은 그렇게 다양한 날씨를 가진 곳이었다.  또 신사의 나라라 불리울 정도로 예절바르지만 한편으로는 야만적인 본성(이것은 축구경기를 보면 알 수 있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처럼...

한때는 해가 지지 않았던 나라이자 대영제국으로 불리던 영국이었으나 현재는 무거운 세금과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하다. 잘 사는 선진국이라 생각했던 영국이 실상은 별로 그렇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소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투명하게 잘 유지되고 있는 조세제도와 요람에서 무덤까지란 말처럼 확실한 복지제도는 부럽기만 하다. 그렇기에 그들은 바쁘고 정신없이 살지 않고 느긋하게 여유를 즐기며(티타임과 정원을 가꾸며)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뿐만 아니라 영국은 전통을 중시하고 옛것을 소중히 여긴다. 그리고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만큼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귀족의 의무를 철저히 지키기 때문에 여전히 영국은 왕실과 귀족이 존재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또 산업혁명이 처음 시작했고, 의회제도를 처음으로 확립했던만큼 영국은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이다. 그리고 그 인권만큼 개와 고양이 같은 동물의 권리 또한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한 영국은 신문(언론)이 발달된 나라다. 다양한 층이 즐겨보는 신문은 공정하고 객관적이었다. 우리나라의 언론과는 전혀 다른 모습...그것이 영국의 또 다른 힘이었다.  그리고 문학의 나라이기도 했다. 셰익스피어, 코난 도일, 애거서 크리스티, 조앤k롤링 등...유명한 작가들이 많고 교육을 중요시 하기도 한다.

우리의 눈으로 보면 영국이란 나라는 변화에 둔감하고 현대사회에 지나치게 느리게 변화해 가는 듯 보일 수 있지만 이성과 합리, 전통이 한데 어울려 공존하는 그 힘과 여유로운 모습은 지금 우리가 가장 본받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영국, 진실로 바꾸지 않아도 행복하고 아름다울 나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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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6-01-16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만으로도 영국을 많이 안 거 같아요^^ 외국에 못 가봐서 그냥 다 좋아보여요.
다 이국적으로 보이구요...그래도 영국 음식은 진짜 별루래요..별루면 어때요?
한번이라도 가봤으면...합니다...ㅡㅡ

어릿광대 2006-01-16 0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엔 음식다운 음식이 없다고 이 책에도 나왔더라구요...역시 그래도 한번 가봤으면 하는 건 동감입니다^^
 
레플리카 7
최은혜 지음 / 자음과모음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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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신에너지를 담은 신비한 노래, 레플리카는 일종의 마법을 언어가 아닌 노래로서 발현시키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처럼 제목과 부제(당신에게로의 선율), 아름다운 표지에 끌려 읽게 된 이 로맨스 판타지는 서정적이었다. 마치 한편의 노래처럼...

사실 처음 1권을 읽었을 땐 "내용이 뭐 이래?" 라며 두번 다신 안 볼 것처럼 굴었으나 나로 하여금 기어코 끝을 보게 만들었으니...나도 모르는 무언가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알고보면 이유는 간단했다.

첫번째는 우선 내가 좋아하는 음악과 기숙사(?)를 소재로 았다는 것. 그리 노래를 잘 하는 것도, 제대로 연주할 줄 아는 악기도 없는 나는 유난히 음악에 약하다. 그 덕을 우선 이 책은 톡톡히 본 셈.

두번째는 사랑스럽고 아기자기한 사랑 이야기와 귀엽고 독특한 캐릭터들이었다. 가히 인간 폭탄이라 불리울 만큼 내세울 것 없고 먹을 것만 밝히는 여주인공 쥬느와 완벽하지만 쥬느와 만난 후 사정없이 휘둘리며 망가져가는(?) 남주인공 에안 이외에도 조연들의 캐릭터 설정 또한 만만치 않다.

그리고 중심이 되는 사랑이야기는 심히 닭살에 가까운 애정 행각을 벌여 솔로인 나로 하여금 책을 놓아버리고 싶은 충동을 종종 느끼게 하였지만 슬프면서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웠기에 때론 즐겁게, 때론 가슴 찡하게 볼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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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신서 48
김태웅 지음 / 평민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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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돌아온 뒤 그 감동에 취해 부랴부랴 영화의 원작을 찾았다. 그리고 원작을 보게 되었을 때 내 머릿속은 빠르게 영화와 비교해 나가기 시작했다. 영화와 원작은 같으면서도 달랐고, 다르면서도 같았다. 누구의 시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다.

'이(爾)'라는 말은 왕이 신하를 높여 부르던 호칭의 하나로 이 책에서는 궁중광대 공길을 연산이 부를 때 쓰는 말이다. 그렇게 궁중광대 공길은 임금 연산의 총애를 한몸에 받았는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은 실존했던 인물들과 배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보고, 하나의 작품으로 허구화 시켰다.

장생과 공길은 절친한 친구이자, 실력있는 광대였다. 그러나 둘의 인생을 지향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다. 장생은 광대로서 천하게 살더라도 자유로움과 광대다움을 추구하는 반면 공길은 권력에 의지해 천함을 극복하고 편하게 살고자 한다.  그렇다고 공길이 권력에 무작정 편승하고 편하게 살았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의 인생은 순탄하게만 돌아가지도 않았고 그저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마냥 흘러 흘러갔을 뿐...

그처럼 장생과 공길은 인생을 지향하는 방식은 전혀 달랐으나 둘은 천상 광대였다. 바람과 같이 자유롭고, 세상을 풍자하는...그들은 광대로서 살았고, 광대로서 죽었다. 그렇게 한 시대를 바람처럼 살다 바람처럼 갔다.

이 책과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역사를 보는 시각이었다. 역사란...언제나 승자에 의해서만 쓰여졌기에 패자는 언제나 악한이고, 그릇된 존재였다. 우리 역사에 폭군으로 유명한 연산군의 미치광이 같은 행위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일국의 군왕으로서의 느낀 고통과 번뇌와 함께 표현함으로서 더많은 감동과 안타까움을 가지게 했다.

한바탕 꿈과 같은 인생...그렇게 자유로운 광대처럼 내 소신대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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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1-15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왕의 남자> 원작이 있군요.
전 아직 영화도 안봤지만.... ^^. 영화 원작이 된 소설들에 관심이 많거든요. 저도 읽어볼께요.^^

어릿광대 2006-01-15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세요^^ 영화도 보시구요...참고로 이건 희곡이라는 거 잊지 마시고요...둘을 비교하면서 보면 재밌어요
 
시모츠마 이야기 - 살인사건 편
타케모토 노바라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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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만으로 아쉬워하던 차에 고맙게도 속편이 나왔다. 이름하야 '시모츠마 이야기-살인사건편-'

살인사건이란 제목만 듣고 추리소설처럼 어렵거나,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여전히 엉뚱한 우리의 두 소녀들의 유쾌하고 즐거운 일상을 보여주므로. 단지 거기에 살인사건이란 소재가 양념처럼 살짝 첨가되었을 뿐이다.

모모코와 이치고는 여전히 로리타와 폭주족 양키로서 자신들만의 개성에 충실했고 둘의 아웅다웅하는 귀여운 다툼도 여전했다. 물론 대체로 이치고가 모모코에게 자주 런치를 당하긴 했지만. 그건 그녀의 숙명과도 같으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그래도 솔직히 이치고 같은 사람이 곁에 있으면 왠지 한번쯤 괴롭혀주고 싶기도 할 것 같다.

어쨌든 우연히 휘말린 고속버스 살인사건에서 어쩌다 보니 운 나쁘게도 용의자로 몰리는 이치고를 위해 모모코는 탐정처럼 수사해 나간다. 뭐, 단순히 이치고에 대한 우정 때문이라면 좋겠으나 사실은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역시나 모모코답다.

무엇보다 이번 편은 전편에 나온 캐릭터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모모코의 친할머니답게 독특한 사고를 가진 할머님은 한참 연하의 할아버지와 사랑에 빠졌고, 모모코의 하나님인 이소베님은 알고 보니 건담 마니아, 고속버스 살인사건의 범인 또한 역시나의 인물. 거기다 새로운 등장인물인 형사 아저씨와 경비 또한 이 책을 보는 재미를 더했다.

가장 주목해서 살펴볼 것은 이 책이 모모코와 이치고의 우정의 완결이자 그들의 자아를 찾는 여행이라 것이다.  그러므로 단순한 웃음 뒤에 숨겨진 진정한 이면을 보았으면 한다. 그렇게 나는 이 책을 덮은 순간까지도이 두 사람이라면 극과 극에 달하는 존재이면서도 영원히 우정을 계속 이어갈테고, 일반적인 가치관만을 강요하는 이 세상을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신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길을 찾아 앞으로도 쭉 걸어갈 것이라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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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6-01-14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영화도 있죠? 얼핏 봤던 거 같네요^^

어릿광대 2006-01-14 23: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편이 불량공주 모모코란 이름으로 만들어졌어요^^
 
빨간 머리 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클레어 지퍼트.조디 리 그림, 김경미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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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린시절 처음 애니메이션을 통해 알게 되고, 책을 접한 후 다시 이 책을 읽기까지 무려 1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12년이란 세월이 지나는 동안 그때보다 나는 키가 자랐고,  고집 쎄고 철없던 행동도 다소 누그러졌으며, 현실이란 그렇게 녹록하지만은 않다는 걸 배웠다. 그렇게 나는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었다.

다시 이 책을 집어 들었을 때, 다소 겁이 났다. 어릴 때 읽었던 그때의 그 감동을 느끼지 못 할까봐...내가 그때의 때묻지 않았던 순수함과 내 속의 앤을 잃어버렸을까봐...

그러나 좋은 책은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감동을 준다. 그렇게 주근깨 투성이에 빼빼 마른 체형을 가진 빨간 머리 앤은 12년이란 지난 세월을 훌쩍 뛰어 넘어 나를 다시 찾아왔다. 여전히 실수투성이에 수다쟁이인 모습으로...변함없이 낭만을 꿈꾸는 몽상가로...내게 다가왔다.

고아이면서 남보다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으면서도 앤은 늘 밝고 긍정적이었다. 또 특유의 기발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어떻게 된 사고구조를 가졌는지 매번 실수를 저지르면서도 그래도 같은 실수는 다신 하지 않는다며 늘 당당하고, 아무리 어려운 사건이나 일들이 벌어져도 슬기롭게 극복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것들을 사랑하고 아낄 줄도 안다. 그 모든 것들이 예쁘지도 않은 그녀를 사랑스럽게 만들고 주변 사람들(매슈아저씨, 마릴라 아주머니 등)을 행복하게 만드는 앤만의 비결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더 큰 것을 바라기 보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원하는 것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앤이 불행해진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아니, 앤이라면 어떤 불행이라도 기꺼이 이겨내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된다.

어른이 되어 메말라 버린 내 감성에 다시금 낭만과 상상이라는 비를 촉촉히 뿌려주는 앤의 이야기...언젠가 나는 다시 이 책을 집어 펼치리라. 그때에도 앤은 지금과 같이 늘 변함없는 모습으로 내게 더 많은 것을 안겨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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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6-01-14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앤 정말 열심히 봤었죠 ^^

어릿광대 2006-01-14 0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권도 읽어야 하는데...자꾸 관심이 다른 책으로 가요ㅜㅜ

kleinsusun 2006-01-1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릿광대님의 리뷰를 읽으니 이름이 생각나네요.매슈아저씨, 마릴라 아주머니.... 어렸을 때 TV 만화 보면서 마릴라 아줌마가 무섭다고 생각했는데...ㅎㅎ 저도 다시 읽어보고 시퍼요.^^

어릿광대 2006-01-15 0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그쵸? 그게 마릴라 아주머니의 사랑법인가 봐요...한번 다시 읽어보세요. 그때완 정말 다를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