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 하트 6 - Front Line, 완결
정원용 지음 / 청어람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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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셋을 줄까, 말까 고민했으나 그래도 재미는 있었기에 주기로 했다. 작품성 있는 판타지를 원한다면 그리 권하고 싶지 않다. 시간 죽이기 위해서라면 적극(?) 권하긴 하겠으나 다소 중간중간 솔로 염장 지르는 신도 있으니 그 점을 미리 말해둔다.

제목처럼 여왕, 아니 왕비의 사랑이 스토리 전반을 이루는 로맨스 판타지다. 닭살스럽단 이유로 로맨스 소설을 즐겨보지 않는 내가 로맨스 판타지를 보는 건 참으로 이율배반적이지만 역시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내 나름대로 유추하고 있다. 그래, 솔직히 완결까지 기어코 본 내 자신이 스스로도 놀랍다.

주인공인 아넬리안은 인형같은 외모의 소유자이나 심술 궂고, 성격 좋다는 말은 결코 할 수 없는 천덕꾸러기 왕녀다. 어떠한 일로 타국에 팔려가듯 시집을 가게 되는데 이로인해 강한 힘(권력)을 얻기를 갈망한다. 그리고 남편인 로이드 왕자를 만나면서 그 욕망에 더욱 불이 붙는다.

그런 여주를 뭐라 할 수도 없지만 남주도 만만치 않다. 역시 외모는 볼만하나 무뚝뚝하다 못해 무관심한 책벌레에 체력도 별 볼일 없다. 정비의 소생이나 왕위에 전혀 뜻이 없던 그는 좌충우돌 여주로 인해 황제에 오르니 팔자 한번 기구하다 싶으나 어쩌겠나? 여주에게 반한게 죄지, 뭐.

이렇게 '미스 스트롱' 과 '미스터 플라워' 의 전형적인 모습인 이들의 독특한 사랑방정식이 참 재밌다.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직접 전장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여주 아넬리안을 보며 진정 사랑하는 여자는 세상에서 막을자가 아무도 없는 최강의 존재라는 걸 깨달았다. 꽃처럼 연약한 여자를 강철처럼 강하게 만드는 사랑의 힘은 정녕 위대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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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니 참 좋았다
박완서 지음, 김점선 그림 / 이가서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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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씨를 보면 참 대단하다란 생각이 먼저 든다. 나이 40이 넘어서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고, 이제는 국내에 널리 알려진 원로 작가 중 한사람이라니...존경할 수밖에 없다. 제법 다작을 하신 분이라 [그 많던 싱아...]와 [그여자네집] 이렇게 두권의 책을 통해 접할 수 있었지만 동화를(그것도 단편을) 쓰셨으리라곤 상상조차 못했기에 이 책을 접하고는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고 한편으론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 즐겁기도 했다.

서문에서 작가 스스로 밝혔듯이 이 책은 청소년과 젊은 엄마들을 주 독자층으로 겨냥하고 쓴 글의 일부라고 한 것처럼 그 내용은 쉽고 재밌었다. 그러나 정반대로 내게 많은 생각할 꺼리들을 주었다. 총 8편의 동화가 실려 있는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3편의 이야기들을 짤막하게나마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겠다. 

우선 [찌랍디다] 는 조선시대라는 배경 속에서 일찍 조혼(어린신랑&어른신부)하는 풍습에 대해 한 신부의 시댁에 대한 통쾌하고 재치있는 행동이었는데 이것은 '남아선호사상', '가부장제도' 에 대한 여성의 소리없는 반항이라고 할 수 있다. 남자와 같은 재주가 있음에도 그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그릇된 풍습에 일생을 저당 잡힐 수밖에 없는 그 시대의 여성들을 생각하며 마음 한편으로는 못내 씁쓸했다.

[굴비 한번 쳐다보고] 는 지독한 자린고비의 세 아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그는 자식들에게 많은 재산을 남겨 주었지만 정작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주지 못해 그 아들들의 인생을 헛되게 낭비하게 만들었다.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하려해도 그들은 모자람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큰 실패를 경험했다. 그렇게 세상엔 물질(돈)보다 더 중요한 것(경험, 감정 등등)이 많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산과 나무를 위한 사랑법] 은 한 고장의 산이 관광객과 산을 보호하잔 사람들로 인해 큰 몸살을 앓고 한 선생과 제자가 그에 대해 논의를 하는 내용이었다. 이 두 사람의 대화는 자연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사람은 살기 위해 끊임없이 자연과 대적해야만 하지만 결국 사람과 자연은 하나의 공동운명체라는 것을 잊지 말아햐 한다고. 그러나 자연의 마음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호라는 목적으로 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그렇게 사람이 살기 위해선 제대로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알아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작가는 8편의 짧은 동화를 통해 내게 참으로 많은 말을 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 난 작지만 아주 소중하고도 중요한 삶의 이치들을 깨닫게 됐다. 보시니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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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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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구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 사람들 수만큼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재한다. 아무리 그 사람 하는 행태가 마음에 안 들어도 "이봐, 당신! 진짜 그렇게 막 살아도 되는 거야?" 라는 둥 그의 삶에 관여할 권리는 누구도 없다. 그러나 호어스트, 이 사람은 정말 잔소리라도 퍼붓으며 관여하고 싶어진다. 아니, 제대로 된(내 기준에서) 인간으로 만들고 싶은 욕구가 새록새록 생긴다. 물론 그에게 받아 들여질 거란 생각은 눈곱만큼도 들지 않지만.

호어스트는 이렇게 게으르다 못해 귀차니즘에 허우적대는 사람도 세상에 존재하다는 새로운 사실을 내게 보여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남들이 보기엔 엉망인 듯 보이는 삶을 살면서도 저리 당당하고도 확고하면서 유쾌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려 주었다. 어떤 면에서 보면 그는 진정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것이 좋은 쪽이라고는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음에도.

얇고 다소 실속 없단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 이 책은 보는 내내 나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제멋대로에 한심하게 보일 수 있고, 거기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주변에 민폐라 할 수 있는(페트부인과 이웃남자의 입장에서 보면) 사람이지만 타고난 유머와 긍정적인 마인드의 소유자였다.  그래서 밉지 않았다. 오히려 운도 지지리 없고 머리가 벗겨진 그가 사랑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한 걸 보면 내 눈에 콩깎지가 씌인도 단단히 씌인 거겠지.

개인적으로 그를 본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차피 한번 왔다 가는 세상인데 좀 더 이기적이라도 즐겁게 살다 가야 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호어스트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며 자유롭고 여유롭게 살아간다. 또 유쾌하게 삶을 즐길 줄도 안다. 주변의 시선에 늘 자유롭지 못하고 얽매이고, 제대로 즐길 줄 모르는 한심한 나로서는 그가 무척 부럽다. 아니, 그처럼 살고 싶기도 하다. 물론 그로 인해 남을 괴롭게 하면 안되겠지만.

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다. 늘 유쾌하고 즐겁기만 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려고 스스로 노력할 수는 있다. 평범한 일상도 얼마든지 특별하게 변화할 수 있다. 난 내 나름의 방식으로 나만의 작은 즐거움을 찾아야겠다. 지루한 나의 일상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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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최종길 지음 / 밝은세상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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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이대로라도 평생... 사랑한다." 식물인간 상태인 아내에게 끊임없이 사랑을 속삭이는 남편을 보면서 그의 희생과 사랑에 얼마나 감동하고, 얼마나 많은 눈물을 쏟았는지 모른다. 세상엔 저렇게 사랑하는 사람도 있구나. 가슴 속에 뜨거운 것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라오는 것 같았다.

그의 상황은 소설이 아닌 현실이었다. 지금 나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땅에 살고 있는 사람의 엄연한 또 다른 현실.  지금까지 내가 이렇게 건강하게 웃고 있을 때, 그처럼 세상에  절망하고 울고 있는 사람이 있을 거란 생각을 한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저 내게 주어진 것들을 누렸을 뿐 그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행복인지조차 난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그 또한 그랬다. 자기에게 이런 일이 닥치기 전까지 매일 같은 일상에 소중함을 미처 몰랐다고 했다.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녀가 차려준 밥이 그 어떤 진수성찬보다 맛있는 음식이었다는 걸 몰랐다고. 그렇게 사람이란 어리석다. 잃고나서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는 슬프고도 가여운 존재, 그게 사람인가 보다.

그의 아내에 대한 희생적인 사랑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아름다웠던건 그의 가족이었다. 사랑이 넘치는,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자신들 살기에도 빠듯할텐데도 노후보험까지 털어 치료비를 보태주고, 뇌와 혈압에 좋다고 옥수수 수염과 호두를 구해다주는 형제들의 우애와 아픈 며느리를 자식처럼 돌보고, 손주들을 챙기는 어머니의 모습은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저런게 진짜 가족이지, 기쁨도 슬픔도 함께 하는 가족. 그들이 있기에 적어도 그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버티고 견뎌낼 수 있었을리라.

그와 비례해 병원에 대해서는 분노가 치밀었다. 사람이 죽을 것 같은데도 병원비를 닥달하다시피 요구하는 그들의 모습은 냉혹한 현실을 보는 듯해 씁쓸하기 짝이 없었다. 물론 전부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현실적으로 병원이 그들의 사정만 봐줄 수 없다는 것은 너무 잘 안다.  그러나 정 떨어질 것 같은 냉정함엔 감정을 갖고 있는 인간으로선 순수하게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사람이, 사랑이 기적을 만든다고 한다. 또 사람이 살아가는 건 미래는 지금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희망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게 나는 믿고 있다. 그의 희망은 반드시 보답 받으리라고, 그의 사랑이 분명 커다란 기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더불어 내 주변의 공기처럼 함께 있어주는 사람들을 축복처럼 여기고 소중히 할 것이다. 그리고 말해주리라. 사랑한다, 더 많이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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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06 0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해요~
 
씁쓸한 초콜릿
미리암 프레슬러 지음, 정지현 옮김 / 낭기열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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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이렇게 입맛이 씁쓸한 책도 참 드물다. 그만큼 내가 주인공 에바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다는 것이고, 에바와 같은 시기에 같은 고민을 나 또한 겪어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 누구나 한번쯤은 에바와 비슷한 고민을 했을 것이다.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인공 에바의 문제는 모두 자신이 뚱뚱하다는 인식에서 파생된다. 뚱뚱하기에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상처받기 전에 먼저 돌아선다. 또 뚱뚱한 외모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늘 속으로 전전긍긍하며 신경쓰고 두려워한다.  정작 자신의 생각만큼 주변은 그렇게 신경쓰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렇게 이 책은 사춘기에 들어가면서 커지는 외모에 대한 소녀의 관심과 그 심리를 참 잘 표현했다.

그렇다면 에바는 왜 이렇게 지나치게 뚱뚱해졌을까? 그건 그녀가 단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자신 스스로 식욕을 억제하지 못하기에 더욱 그렇다. 개인적인 생각으로서 좀 더 심리적으로 접근하자면 그녀의 폭식(?)에 가까운 증세는 자신과 부모님에 대한 불만의 표출로 보인다. 끊임없이 자신을 비하하고,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아버지와 묵묵히 그걸 묵인하는 어머니의 모습에 불만을  품지만 그것을 제대로 표현할 길이 없어 어쩌면 먹는 걸로 대신하게 된 것이 아닐까?

그렇게 스스로를 자학하던 에바는 미헬과 프란치스카와 함께 하면서 조금씩 변화해간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동안 자신을 얽매고 있던 족쇄(외모 콤플렉스)를 벗어던지고 이제야 앞으로 한걸음씩 걸어나가게 된 것이다. 그처럼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는 건 참으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남으로서, 인연을 맺음으로서 이렇게 변화할 수 있으니까.

에바는 결코 못나고 뚱뚱하기만 한 아이가 아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누가봐도 숱도 많고 예쁘다. 또 춤도 잘 출 뿐만 아니라 그녀 안에는 스스로도 눈치채지 못하는 열정이 있다. 단지 자신이 그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자신에 단점인 외모만을 열등감으로서 드러냈을 뿐이지. 결국 그녀는 그것을 극복했고 새로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리고 더욱 눈부시게 빛날 것이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예쁜 구석이 하나쯤은 있다. 우리 모두 스스로에게 자신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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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아이 2006-05-03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쁜 구석 하나쯤은 있다는 말이 조금은 위로가 되네요^^;;

어릿광대 2006-05-03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람이 단점만 있겠어요? 누구나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죠.

가넷 2006-05-10 1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ㅎㅎ 이주의 마이리뷰가 되셨네요.ㅎㅎ

어릿광대 2006-05-10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야로님!! 살다보니 이런 일이...ㅜㅜ

마늘빵 2006-05-1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와 축하 축하. 나두 당선되는거 좋아하는데. 넘 길게 잡다하게 사소하게 많이 써서 안 뽑아주나봐. 흥.

어릿광대 2006-05-1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에요. 아프락사스님의 리뷰 종종 읽는데 그편이 좋아요. 자신과 연결시켜서 쓰는게 얼마나 재밌는데요.^^

놀자 2006-05-11 0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릿광대님 축하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