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크 3
나민채 지음 / 청어람 / 200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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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읽게 되었을 때 나의 반응은 그야말로 충격과 경악 그 자체였다.

이젠 흔하게 되어버린 차원이동물을 이용했음에도 그 기본적인 틀을 과감하게 박살냈다고 할까.

여타 다른 판타지를 살펴보면 차원이동 했을 경우 인간(귀족, 평민, 노예 등)이나 기타 종족(드래곤, 마족, 드물게 엘프)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런데 이 소설은 오크(일명 몬스터)로 변한다.

좀 더 설명하자면 오크라 함은 판타지에 자주 등장하는 존재이나 주인공들에게 사정없이 당하는 몬스터의 한 종류라 볼 수 있다.

그야말로 독특한 발상이 아니던가!!

그러나 이 책은 그와 달리 그리 유쾌한 책만은 아니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의 잔인함과 잔혹함, 이기적인 면모를 여실하게 보여 주어 읽는 내내 속을 거북하게 만들었다. (심하면 인간인 것에 대한 환멸감이 든다 --;) 

인간이 아닌 몬스터의 입장에서 인간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을 보여 다소 불쾌했으나 인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것만으로 이 책은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판단되는 판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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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바케 - 에도시대 약재상연속살인사건 샤바케 1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 손안의책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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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부제(에도시대 약재상 연속 살인사건)만 보면 이 책은 추리 소설로 착각할 듯 싶다.

그러나 추리 소설처럼 머리를 싸매고 볼 필요는 전혀 없다.

어느 분이 먼저 리뷰에 쓰셨든 만화 '백귀야행' 을 소설로 옮긴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니, 오히려 내 생각엔 만화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에 더 가깝다 생각한다.

소재로 보면 '백귀야행'에 가깝지만 느낌은 '세상이 가르쳐준 비밀' 쪽이라고 할까?

그래서인지 이 책의 요괴들은 대다수 사납고 흉폭하기 보다는 귀엽고 유쾌하게만 보인다.

도련님을 걱정하며 잔소리와 과보호를 하는 요괴 행수 두명과 다소 건방져(?) 보이기는 하지만 도련님의 친구가 되어주는 병풍 요괴, 길 안내를 해주는 방울 아가씨를 비롯해 도련님에게 간식을 얻어먹는 기타 요괴들...무섭다기 보단 친근함이 더 느껴진다.

이런 요괴라면 몇 마리쯤 데리고 살아보고 싶어진 달까. (비록 간식비용이 만만치 않겠으나^^)

더불어 주인공인 도련님 또한 밥만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병약한 미소년이 아니던가.

등장인물들이 이러니 그들이 풀어가는 사건의 과정들도 무겁다기 보다는 가볍게 여겨진다.

다소 의외였다면 마지막에 도련님의 비밀 아닌 비밀이었달까. (이건 직접 읽고 확인 하시라~)

어쨌든 한번 읽기 시작하면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걸 느낄 정도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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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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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여자, 돈과 인생의 사고방식 하난 마음에 쏙 든다.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니...이만큼 자기 주장 강한 제목도 찾기 힘들잖아? 가뜩이나 돈앞에서 솔직하지 못한 여성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에 비하면 솔직하구만. 

게다가 화끈하기 그지 없는 행동력과 추진력은 더욱 더 본받고 싶어 진다. 단지 며칠 이불 싸고 고민하다 빠르게 정리하고는 곧바로 저질러버리는...그 과감성이란. 머뭇거리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보다야 백배, 천배 더 나은 방법 아닌가.

직업이 방송작가여서 그런지 몰라도 진짜 글 하난 잘 쓰고,  적절한 비유와 예시까지 빠뜨리지 않는다. 덕분에 난  빨간 펜으로 연신 밑줄 긋는 여자가 되고 말았다.

본인은 철인 3종 경기에 출전한 선수처럼 매일매일이 힘들었다지만...타고난 유머감각까지 풍부한지 책을 읽는 나는 마냥 유쾌하기만 했으니...좀 미안해진다. 그러나 그럴수밖에 없었던 건 역시나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솔직한 그녀의 사고방식.

자신을 빈대와 닮았다 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라 돈이 마약처럼 좋다는 둥, 자기를 시기하는 사람들의 말도 적당히 맞받아 친다. 그녀가 3년동안 1억이란 돈을 모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그런 그녀의 사고방식 덕분이 아닌가 한다.

그 과정에서 그녀는 말한다. 1억을 모으면서 돈을 제대로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인생을 올바르게 사랑할 줄 알게 되었고,  세상을 진심으로 사랑할 줄 알게 되었다고.

그렇다. 그녀의 지난 3년은 그녀의 말처럼 단순한 돈 모으기가 아니라 그녀의 진짜배기 삶을 위한 밑천을 만들기 위한 투쟁의 시간이었을지도 모른다.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너는 정녕 이 빛나는 청춘을 스스로 정한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살고 있느냐."고.

앞으로 남은 20대의 이 빛나는 시절,  내가 갈 길의 해답을 찾은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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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자'보다 '적금통장'이 좋다
강서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6월
품절


레즈비언도 아니면서, 왜 나의 시선은 항상 여자를 향했던 걸까.
이런 말이 있다.
길을 가다가 남자는 여자를 보지만 여자는 남자가 아닌 다른 여자를 본다는...-27쪽

인류 역사 100만 년을 헤쳐오는 동안 우리 인간의 유전자 가운데 유일하게 더 강해진 것이 무엇인지 아는가? 그건 바로 우리 인간의 기본 속성으로 남아버린 이기적인 유전자라고 한다. 전적으로 그 말에 동의한다. 너나 할 것 없이 서로 잇속을 챙기기에 바쁜 세상이니까. 그런데 호모사피엔스라는 학명을 갖고 태어난 인간 중에서도 XX 염색체를 가진 여성은 한 가지 유전자를 더 갖고 있다는게 사회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것은 '선택받는' 유전자란다.-28쪽

이제 막 느낌이 좋은 사람을 만났을 때 가장 미련을 떠는 것이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될까 생각하는 일이다.
지금이 아니면 결코 누릴 수 없는 떨리는 행복.
그의 손짓 하나에도 가슴이 설레고 눈빛 하나에도 달콤해지는 판타스틱한 느낌을 100% 만끽하는게 최고다.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철저히 그에게 취해보자.-37쪽

그렇다. 원하는 게 있다면 공상가가 되지 말고 현실에 발을 딛고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분명히 원하는게 있으면서 정작 그걸 갖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남들이 치열하게 흘린 땀으로 굴러 가는 이 사회에서 그저 무임승차해 보겠다는 얕은 수작이 아니고 뭔가?-44쪽

제 아무리 부잣집 딸이라도, 부자 남편을 둔 여자라도 늘 쓸 돈이 부족하다고 하는 것은 단지 한심하다고 욕할 수만은 없다.
돈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돈은 삼성의 이건희 회장에게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에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일테니까.-70쪽

독일의 어느 대학에서 물리학을 강이하는 노 교수가 그랬단다.
인류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핵을 연구할 것이 아니라 여자들의 질투심을 연구하는게 더 빠를 거라고.
무한한 능력을 자랑하는 질투의 힘이야말로 인간을 끊임없이 살아 꿈틀거리게 할 유일한 에너지원이라고.-89쪽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건 '페미니즘'의 문제가 아니라 '리얼리즘'의 문제라는
...(중략)
'옛날 옛날에'로 시작해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 끝나는 건 동화 속에나 존재하는 것일 뿐, 현실에선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 일이니 어서 꿈 깨라는 말이다.-119쪽

왜 여자들은 돈 이야기하는 걸 껄끄럽게 생각하는 걸까. '어떻게 말해?'라는 말 속에는 말해 봐야 먹히지 않을 거라는 패배주의가 한몫을 차지한다. 하지만 더 얄밉게 도사리고 들어앉아 있는 건, 여자가 돈 이야기를 하는 건 돈독이 잔뜩 올라보여 볼썽사납다는 생각이다.-128쪽

'땀보다 값진 것은 업다'라는 말이 위선인가 아닌가의 기준은 어쩌면 그 말의 시시비비보다는 유효성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적어도 그런 개소리가 약이 되어주는 한 그것은 진실이다. 때론 위선처럼 든든한 아군도 없지 않던가.
-218쪽

똑같은 이슬이라도 풀잎이 머금으면 목을 축일 수 있는 신선한 물이 되지만 독사가 머금으면 독이 된다는 것을.
똑같은 돈이라도 악한 부자의 손에 들어가면 더 큰 탐욕을 낳아 사회에 해를 끼치지만, 선한 부자의 손에 들어가면 사회의 그늘을 따뜻하게 보듬는 귀한 물질이 되는 것임을.-2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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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모츠마 이야기 - 양키 소녀와 로리타 소녀
타케모토 노바라 지음, 기린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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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개를 주어도 아깝지 않을 소설.

다소 만화같이 억지스럽고 황당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유쾌하고 즐겁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 책을 쓴 작가가 남자라는 사실! (대체 어디서 이런 소녀같은 감성이 나온 거야??)

줄거리를 짧게 정리하자면 로리타 패션의 모모코와 폭주족(오토바이를 좋아하는)이치고란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소녀의 독특한 우정.

그러나 그들의 우정은 눈살을 찌푸리기 보다는 유쾌하고 즐겁다.

또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두 소녀의 그 뚜렷한 개성이 부럽기까지 하다.

어쩜 저렇게 한없이 사람들의 시선에서 자유롭고 당당할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에 맹목적으로 매달릴 수 있는 그 용기!!

가장 배우고 싶고,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이 책은 모모코의 시점에서 쓰였는데 그녀의 제멋대로인(그러나 확고한)사고방식은 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왠지 본받고 싶달까?)

극과 극의 취향을 가졌음에도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보고 받아들이며 우정을 키우는 모모코와 이치고.

둘의 우정은 별나기 보다는 따뜻하고 아름답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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